[천성인성] 2천년 넘는 역사 속에서 최초의 미국인 교황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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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열광시킨 새교황 레오 14세

제267대 교황으로 8일(현지시간) 미국 출신인 레오 14세(로버트 프랜시스 프레보스트 추기경) 교황이 선출되자 그의 출신지인 미국과 그의 활동지인 페루에서 축하와 환호의 물결이 일고 있다. 2000년이 넘는 가톨릭 역사에서 미국인이 교황으로 선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레오 14세 선택은 미국의 글로벌 파워에 맞서 균형을 잡으려는 경향이 있는 교회에서 ‘미국 출신 추기경은 선출될 수 없다’는 통념을 뒤집은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레오 14세 교황의 고향인 미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는 놀라움과 기쁨을 감추지 않으면서 새로운 교황에게 축하를 보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시카고 대교구 주교좌 성당인 ‘홀리네임’ 대성당에서는 낮 미사가 진행 중이었고 교황이 선출되자 축하 종소리가 울려 퍼졌다. 이곳에 현장학습을 나온 인근 가톨릭 학교 학생들은 음료를 움켜쥐고 뛰어오르며 “교황 만세”라며 환호했다.

페루 가톨릭계는 이날 미국 출신이지만 귀화를 통해 페루 국적도 갖고 있는 레오 14세 교황의 탄생에 기뻐하며 들썩였다. 새 교황이 과거 교구장으로 사목했던 페루 치클라요 교구는 이날 새 교황 선출 소식이 전해진 뒤 곧바로 성명을 내고 “레오 14세 교황 선출을 환영하며 기쁨을 함께 나누고 싶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레오 14세 선출 직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그가 첫 번째 미국인 교황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은 정말로 영광”이라며 “아주 흥분되는 일이며, 우리나라에 큰 영광”이라고 축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지난달 29일 취임 100일 기념행사를 위해 미시간주로 이동하면서 차기 교황에 대한 취재진 질문에 “내가 교황이 되고 싶다.

그게 내 넘버원 선택이다”라고 농담한 바 있다. 그는 이어 “모르겠다. 딱히 누가 되길 바라지는 않지만, 뉴욕에 훌륭한 추기경이 있다. 어떻게 되는지 지켜보자”고 덧붙였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뉴욕의 추기경은 티모시 돌런 추기경으로 이번에 선출된 레오 14세 와는 다른 인물이다. 시카고 대교구 총대리를 맡은 래리 설리번 주교는 대성당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오늘은 시카고와 미국에 흥분되는 날”이라고 밝혔다. 시카고의 성 투리비우스 성당의 윌리엄 레고 신부는 NYT에 미시간주에서 레오 14세 교황과 젊은 신학생 시절 함께 공부했다며 “내 동급생이 교황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그들은 좋은 사람을 뽑았다. 그는 항상 가난한 이들을 의식하고, 그들을 돕고자 하는 마음을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

새 교황의 둘째 형인 존 프레보스트는 ABC 방송에 새 교황과 콘클라베 직전에 한 통화에서 “나는 ‘네가 첫 번째 미국인 교황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고 했는데 그(동생)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그들은 미국인 교황을 선택하지 않을 거야’라고 하더라”라고 전하기도 했다. 레오 14세 교황의 큰 형인 루이스는 “반은 예상했고, 반은 그렇지 않았다. 아직도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말했다. 레오 14세 교황이 한때 수학한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인근의 가톨릭 사립대인 빌라노바대 총장인 피터 도노휴 신부는 MSNBC와의 인터뷰에서 “학교의 모든 구성원이 축하하고 있다. 캠퍼스에서 몇 시간 째 축하 종이 울려 퍼지고 있다”고 전했다.

◦… 페루도 열광 “새교황은 페루 시민권자이다.”

미국 못지않게 남미 페루도 열광이다. 페루 일간 엘코메르시오와 RPP뉴스 등 현지 주요 매체는 레오 14세 교황 선출 소식을 일제히 주요 뉴스로 다루며, 교황이 과거 페루에서 주로 활동하며 페루 국적까지 취득했다 는 점을 부각시켰다. 현지 RPP뉴스는 페루 정부 당국을 인용, “(교황이) 치클라요에서 페루 국적을 취득했으며, 유효한 시민권을 지금도 가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레오 14세 교황은 콘클라베에서 새교황으로 선출된 후 바티칸 광장에 모인 수만 신도와 관광객들을 상대로 첫 연설에서 페루에서 사목한 경험을 나누기도 했다. 원래 연설 초반에 이탈리어로 말했으나 페루 사목과 관련한 연설 대목에서 스페니시로 할 정도였다.

디나 볼루아르테 페루 대통령은 환영 입장문을 내고 “저와 우리 정부는 가톨릭교회 새 교황에게 형제애와 존경의 인사를 전한다”며 “교황께서는 가장 어려운 이들에게 가까이 다가오셨고, 페루 국민과 함께 겸손, 사랑, 신앙심을 바탕으로 삶을 나눴다”고 강조했다. 페루 통계청에 따르면 12세 이상 국민 중 76%가 가톨릭 신자(2017년 기준)로 분류된다. 페루 인구는 3000만명 규모다. 한편 세계 각국 정상들도 축하 메시지를 잇달아 내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축하 메시지에서 러시아와 바티칸 간 지속적인 건설적 관계 발전에 대한 확신을 표명했다고 타스 통신이 전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과 안토니우 코스타 정상회의 상임의장 등 유럽연합 (EU) 지도부는 공동성명에서 “레오 14세 교황 성하의 가톨릭교회 수장 선출을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밝혔다. 독일의 프리드리히 메르츠 총리도 “교황이 이 어려운 시기에 전세계 수백만명의 신도에게 희망과 방향성을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 레오14세 교황은 어느 스포츠 팬인가?!

신임 레오 14세 교황이 시카고 출신인 까닭에 시카고를 연고로 한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 리그 소속팀인 화이트삭스와 컵스 가운데 어느 팀의 팬인지도 화제가 됐다. 레오 14세 교황을 배출한 시카고가 열광하고 있는 가운데, 교황이 평소 시카고 컵스 팬인지 화이트삭스 팬인 지에 대한 논쟁도 치열하게 전개됐다고 로이터통신이 8일 보도했다. 특히 시카고는 프로야구에 대한 충성도가 어느 곳보다 강한 곳으로 유명하다. 그런데 이 도시는 두 개의 프로 구단을 보유하고 있다. 시카고 컵스와 화이트삭스다. 시카고에서 사람들이 가장 먼저 던진 질문 중 하나는 컵스 팬인지 화이트삭스 팬인지다. 컵스와 화이트삭스 팬을 가르는 경계가 명확한 것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북부 주민은 홈구 장인 링글리 필드가 북부에 있기 때문에 컵스를 응원한다. 남부 주민들은 화이트삭스의 구장이 남부에 있어 대부분 화이트 삭스를 응원한다. 양측의 팬들은 처음에는 새 교황이 서로 우리 팬이라고 주장했다. 컵스의 구단주인 톰 리케츠는 축하 성명을 발표한 뒤 “교황이 리글리 필드를 방문하면 언제나 환영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컵스는 오후 들어 리글리 필드에 현수막을 내걸고, 교황이 컵스 팬이라고 선언했다. 그러나 지금도 시카고에서 살고 있는 동생 존 프레보스트는 “교황은 항상 화이트삭스의 팬이었다”고 밝혀 논쟁이 종식됐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애초 새코위츠 신부는 이날 회견 에서 “레오 14세 교황은 컵스 팬이라고 이미 들었다”고 전했지만, 둘째 형 존은 시카고 기반 WGN 방송에 “그는 컵스 팬이었던 적이 없다. 어머니가 컵스 팬이었지 그는 항상 화이 트 삭스 팬이었다”고 확인했다. (바티칸의 교황은 모든 스포츠를 좋아합니다.)

◦… 레오 14세 교황, 아메리카 출신 2번째 교황?

미국의 시카고 출신 로버트 프로베스트 추기경이 제 267대 교황으로 선출되자 미국 언론은 물론 세계의 많은 언론들은 일제히”미국 출신 최초의 교황”이라고 보도했다. 바티칸 역사상 최초의 미국인이 교황으로 선출됐으니, 미국 언론으로서는 당연한 것이다. 현대에 들어서 그동안 바티칸은 미국 출신 교황을 ‘금기시’ 해왔다. 왜냐면 세계최대 강국 인 미국에서 교황이 선출되면 그 영향력이 극대화 되기 때문에 자연적으로 이런 환경을 피하고 싶었던 것이다. 그런데 세상이 변한 것이다. 하지만 바티칸의 공식 발표는 “레오 14세 교황은 전임 프란치스코 교황(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출신)에 이어 두 번째 아메리카 대륙 출신 교황”이라고 선언했다. 부차적으로 “최초의 북아메리카 출신(일리노이 출신) 교황”이고, “레오 13세 이래 122년 만에 레오 교황명을 선택한 교황”이며, “12세기 하드리아노 4세 이래 866년 만의 영미권 출신 교황”이라고 밝혔다.

신임 레오14 교황은 미국인이지만 미국적인 아닌 사목자로 알려져 왔다. 오랫 동안 남미 페루에서 빈민자들을 도우며 살아왔다. 어찌 보면 전임 프란치스코 교황이 교향 남미 아르헨티나에서 불쌍한 사람들과 함께 생활한 환경과 일맥상통한다고 볼 수 있다. 한편 레오14 세 교황을 배출한 시카고는 전통적으로 가톨릭 세가 강한 곳이다. 미국인 20% 가 가톨릭 교도인데 비해 시카고는 30%가 가톨릭이다.

전세계 가톨릭 인구는 약 14억 명 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는 전 세계 인구의 약 17%에 해당한다. 그렇기에 지난 2024년 프란치스코 교황의 아시아 순방 당시 엄청난 인파가 몰린 것도 놀 라운 일이 아니다. 동티모르에서는 전체 인구의 거의 절반이 교황이 집전하는 야외 미사에 참석했다. 그 전 해에는 교황이 아프리카 2개국 순방의 일환으로 콩고민주공화국을 찾았을 당시 뜨거운 태양 아래 킨샤사 공항에서 열린 미사를 보고자 1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모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토록 엄청난 규모의 인파와 열정을 끌어들일 수 있는 능력은 교황과 가톨릭 교회가 전 세계에 지속적으로 미치는 영향력을 보여주는 하나의 지표일 뿐이다.

교황은 가톨릭 신자 뿐만 아니라 바티칸 시국과 그 통치 기관인 교황청을 이끄는 지도자 이기도 하다. 교황청은 국제법상 주권을 지닌 완전한 주체로 인정된다. 다시 말해, 유럽 연합(EU)은 물론 184개국과 외교 관계를 맺고 있는, 국제 사회의 공식적인 참여 주체인 것이다. 교황은 국가와 정부의 수반이자, 10억 명이 넘는 신자들의 지도자로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영적 지도자 중 하나다. 교황청은 UN에서 상주 옵서버 지위를 갖고 있는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협상 테이블에 참여할 수 있다. 비록 전면적인 투표권은 없으나, 회의에 참석하고 논의의 흐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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