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대법원 ‘상호관세정책’ 위법 판결 ‘거센 후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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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 기본 관세 10%-15% 부과 맞불 작전
◼ 핵심 경제 정책 타격…‘레임덕 현상 가속화’
◼ 대법원판결 뉴욕증시, 3대지수 일제히 상승
◼ 1,300억불 관세 환급 지급 여부에 촉각곤두

미국 연방 대법원이 2월 20일 트럼프 행정부의 광범위한 관세정책에 대해 6대 3으로 위법 판결을 내리며, 헌법상 의회의 고유 권한인 관세 부과 권한을 행정부가 남용했다고 명시했다. 워싱턴 포스트(WP)지는 이번 판결로 트럼프의 핵심 경제 정책이 타격을 입었으며, 대통령이 판결에 가담한 대법관들을 강하게 비난하는 한편, 즉시 전세계를 대상으로 한 10%~15%의 새로운 글로벌 관세 부과를 2월 24일부터 실시한다고 발표하며 맞대응으로 행정 명령에 서명했다. 미 월가의 르네상스 매크로 리서치 경제 전문가 닐 더타는 블룸버그에 “트럼프가 관세 위협을 다시 강화하지 않으면 사실상 ‘레임덕’처럼 보일 것”이라면서 여전히 남아있는 불확실성에 대해 우려했다. 한편 LA총영사관(총영사 김영완)은 한국 기업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대법원의 상호관세 위법 판결에 대해 24일 긴급 온라인 세미나를 개최했다.
<성진 취재부 기자>

미국 연방대법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부과한 상호관세(Reciprocal Tariffs) 조치가 위법하다고 6대 3으로 판결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부과의 근거로 내세운 국제비상경제권한법 (IEEPA) 이 대통령에게 광범위한 관세 부과 권한을 부여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존 로버츠 대법원장은 다수 의견서에서 “대통령은 무제한적인 금액과 기간의 관세를 일방적으로 부과할 수 있는 비상 권한을 주장하지만, 헌법은 관세 부과 권한을 명백히 의회에 부여하고 있다”고 명시했다.

이번 재판부 과반 구성은 보수 성향의 존 로버츠, 닐 고서치, 에이미 코니 배럿 대법관 이 진보 성향 대법관 3명과 합류하여 6대 3의 위법 판결을 확정지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판결을 “국가의 수치”라고 비난하며, 다수 의견을 낸 대법관들을 향해 “충성심이 없다”고 공격했다. 판결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법 122조(국제수지 위기 시 권한) 등을 활용해 전 세계 모든 수입품에 대해 10%의 보편적 기본관세를 새로 부과하겠다고 발표하며 맞불을 놓았다.

트럼프 “국가의 수치” 판결 비난

이번 대법원 판결로 이미 징수된 약 1,300억 달러 이상의 관세에 대한 환급 여부는 하급심에서 추가로 다뤄질 예정이며, 상당한 법적 공방이 예상된다. 이번 판결로 인해 지난해 체결된 미국-유럽 간 무역 합의(EU 수출품 관세 15% 상한 등)의 법적 근거가 흔들리게 되었다. 이에 따라 유럽의회 무역위원회는 2월 23일(월) 긴급 회의를 소집하여 해당 합의의 유효성을 재평가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이 핵심 정책으로 추진해 온 글로벌 관세가 대법원에서 위법하다는 판결을 받자 당일(20일) 뉴욕 증시는 일제히 상승했다. 관세전쟁으로 위축됐던 글로벌 교역이 되살아날 것 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그동안 시장을 지배했던 극도의 불확실성이 줄어들면서 위험 자산을 선호하는 분위기가 확산된 영향인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물가 안정에 대한 기대가 달러 약세를 이끌었고, 동시에 미 재정적자 우려 가 채권 금리를 끌어올리며 채권 가격을 압박했다.

징수된 1,300억불 관세 환급 비상

이날 뉴욕 증시 3대 지수는 모두 뛰어올랐다. 다우 평균은 0.5%, S&P500 지수는 0.7%, 나스닥 지수 는 0.9% 올랐다. 이날 주식시장은 실망스러운 경제지표로 하락 출발했다. 미 상무부는 지난해 12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2.9% 상승했다고 밝혔다. 변동성이 심한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PCE 가격지수도 전년 동월 대비 3.0% 올라 두 지수 모두 전문가 예상을 웃돌았다. 근원 PCE가격지수는 미 중앙은행이 연방준비제도가 인플레이션 여부를 판단할 때 특히 중요하게 고려하는 지표다.

증시는 대법원 판결 이후 방향을 바꿨다. 트럼프 정부가 수입품에 부과한 광범위한 상호 관세 조치가 법적 근거를 상실하면서 좌절되자 관세로 더 높은 비용 부담을 안고 있던 기업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중국산 상품을 많이 판매하는 아마존은 2% 이상 뛰었고, 판매 제품 상당수를 해외에서 수입하는 홈디포와 파이브 빌로우도 상승했다. 미 자산 운용사 아전트 캐피털 매니지먼트 포트폴리오 매니저 제드 앨러브룩은 CNBC에 “관세는 아마존에서 판매되는 상품 가격을 올리고 사람들은 그런 상품을 덜 구매하게 된다”면서 “더이상 그 문제에 직면하지 않는다는 점이 흥분의 원천”이라고 했다.

반면 미 달러화 가치와 국채 가격은 떨어졌다. 주요 6국 통화 대비 미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0.18% 떨어진 97.68을 기록했다. 경제 불확실성이 낮아지며 안전 자산인 달러에 대한 수요가 줄어든 영향이 반영됐다는 평가다. 또 관세가 사라지면 수입품 가격이 떨어지고 인플레이션 우려가 낮아져 연준이 금리를 공격적으로 올릴 필요가 줄어들게 된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대법원 판결 이후 대체 법안을 활용해 전 세계 대미 수출품에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면서 불확실성이 완전히 사라졌다고 보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 또 이날 대법원은 기업들이 이미 정부에 낸 관세 환급 문제에 대해 언급하지 않으면서 정부가 환급 문제를 어떻게 처리할지도 향후 시장의 또 다른 변수로 꼽힌다. 미 월가의 르네상스 매크로 리서치 경제 전문가 닐 더타는 블룸버그에 “트럼프가 관세 위협을 다시 강화하지 않으면 사실상 ‘레임덕’처럼 보일 것”이라면서 여전히 남아있는 불확실성에 대해 우려했다. 미 투자 자문사 FBB 캐피털 파트너스 애널리스트 마이클 브레너는 CNBC에 “이제 하급 법원이 정부가 대규모 환급을 지급하는 문제를 어떻게 처리할지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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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회 권한을 행정부가 남용”

워싱턴포스트(WP)지는 금번 대법원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정책을 ‘권한 남용’이라며 기각한 것에 대한 영향을 이슈별로 분석했다.

1)대법원이 트럼프 관세를 기각한 것에 대한 의미는;

대법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도입한 광범위한 관세 대부분이 무효라고 판결했지만, 이는 소비자들이 갑자기 가격 하락을 보게 된다는 뜻은 아니다. 대법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거의 모든 국가의 상품에 관세를 부과하기 위해 수십년 전 제정된 비상법을 근거로 권한을 남용했다고 판결했다. 이제 관세의 운명은 불확실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주요 경제 정책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며 다른 법률을 통해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2)이번 판결이 미국 소비자에게 미치는 영향과 향후 전망은 …

이번 판결로 트럼프 대통령이 발동한 모든 관세가 철회되는 것은 아니다. 대법원 판결은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 International Emergency Economic Powers Act)에 따라 부과한 관세에만 적용된다. 여기에는 유럽연합(EU) 국가 수입품에 대한 15% 관세, 베트남 수입 품에 대한 20% 관세 등 특정 국가 대상 관세가 포함된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도입한 관세의 대부분을 포함하지만 전부는 아니다. 철강, 알루미늄, 자동차에 대한 관세와 같은 특정 산업별 관세는 유지될 것이다.

3)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관세는 지난해 내내 물가 상승에 기여했으나, 일부 분석가들이 초기에 우려했던 것만큼 크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예일예산연구소(Yale Budget Lab)는 단기적으로 관세 비용으로 인해 평균 가구가 약 1,800달러의 손실을 볼 것으로 추정한다. 제롬 H. 파월(Chair Jerome H. Powell)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지난 12월 관세로 인한 가격 상승 이 인플레이션 초과 상승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으며, 이는 Fed의 목표치인 2%보다 완고하게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IEEPA 관세가 사라진다 해도 소비자들이 쇼핑 비용에서 즉각적인 큰 폭의 완화를 느끼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텔시 어드바이저리 그룹(Telsey Advisory Group)의 수석 상무이사 겸 소매 분석가 조 펠드먼(Joe Feldman)은 “일반적으로 가격이 한 번 오르면 다시 내려가지 않는다”며 “약간의 완화 효과는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관세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큰 상황에서 기업들은 가격 인하를 꺼릴 수 있다. 지난 해 수개월간 많은 기업들은 관세 부과를 예상하고 수입품을 비축했다. 이는 상품 원가 상승분을 상쇄하기 위해 가격을 인상하기 전까지 버틸 수 있는 완충 역할을 했다. 지난해 말 들어 많은 기업들의 사전 비축 재고가 바닥나기 시작했지만, IEEPA 관세 폐지가 향후 발생했을 가격 인상을 막을 가능성도 있다.

4)개인이 환급을 받을 수 있나?

관세는 대부분 수입업체가 세관 및 국경 보호국 절차를 통해 납부 한다. 개인 소비자는 결국 비용 증가 형태로 일부 수수료를 부담하지만 관세를 직접 내지는 않는다.따라서 개인이 환급을 받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왜냐하면 개별 업체가 가격 인상분을 고객에게 환급할 가능성은 희박하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여러차례 관세 수입(12월 중순 기준 약 2000억 달러)을 미국인들에게 경기 부양 수표로 지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관세 수입금은 재무부로 귀속되며 사용 전에 의회의 배정이 필요하다는 점 등이 계획에는 여러 어려움이 내재되어 있다.

5)기업들이 관세 납부액에 대한 환급을 받을 수 있을까?

가능성은 있다. 수입업체들이 국경에서 납부한 관세를 조정하고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절차가 이미 마련되어 있으며, 기업들이 지난 몇 달간 납부한 관세에 대해 이 제도를 활용해 이의를 제기할 수도 있다. 그러나 정부는 환급이 이루어질지, 어떻게 진행될지, 기업에 환급금이 지급되기까지 얼마나 걸릴 지에 대해서는 아직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대법원은 환급 문제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판결 발표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대법원이 환급 문제를 다루지 않은 점을 비판 했다. 그는 “앞으로 2년간 소송을 통해 해결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기업들은 잠재적인 환급 절차를 준비 중이며, 일부는 법원 판결 전부터 환급을 받기 위해 CBP에 청원을 시작하기도 했다. 선착순으로 처리되길 바라는 욕심에서다. 미국 최대 유통업체 중 하나인 코스트코는 지난 11월 말 관세 당국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며 환급 권리를 보장받기 위해 별도의 법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6)관세 정책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법적 차질로 트럼프가 관세 정책을 단순히 포기할 가능성은 낮다.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들은 이미 관세 부과를 위한 다른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대법원 구두 변론 후 트럼프는 기자들에게 자신의 팀이 “‘2차 전략’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철강, 알루미늄, 구리 등 특정 산업에 대한 관세 부과처럼 더 전통적이지만 느린 관세 시행 방식도 존재한다. 이러한 관세는 일반적으로 정부 조사를 거쳐 시행되며,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부과한 국가별 관세보다 더 구체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판결 후 금요일 정부가 별도의 법률인 제122조를 활용해 10%의 글로벌 관세를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해당 법률은 150일간 관세 부과를 허용한다.그는 또한 불공정 무역 관행에 적용되는 제301조에 따라 “여러 건의” 새로운 관세를 부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워싱턴 D.C. 소재 홀랜드 앤 나이트(Holland & Knight )법률사무소의 국제무역 변호사이자 전 미국무 상무 대표부 법률고문을 지낸 패트릭 칠드레스(Patrick Childress)는 트럼프 행정부가 다른 법률을 활용해 약 5개 월간 최대 15%의 관세를 임시로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기간 동안 트럼프 행정부는 별도의 법률을 통해 조사를 진행하며 특정 국가에 대한 관세 부과를 검토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칠드레스는 “이것이 행정부가 선택할 가장 유력한 경로라고 본다. 속도 면에서 유리하기 때문이다. 관세 인상·인하에 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으며, IEEPA 관세와 유사한 국가별 관세 로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백악관이 결국 이 방식으로 관세를 처리한다면, 소비자에게는 별다른 변화가 없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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