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완중 전 LA총영사… ‘나성에 가면’ 체험수기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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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많고 질곡진 이민역사 속에서 숨쉬고 있는해외동포들의 애환을…

맨주먹 하나로 이룩한 기적에

찬사의 박수 갈채를 보냅니다.

국내 동포사회에서는 아직도 미주동포들을 색안경을 쓰고 보는 층이 많다. ‘조국을 배반하고 이민 간 계층’으로 보는가 하면, 일부에서는 ‘미제국주의에 편승한 부류’로까지 간주하기도 한다. 현재 전세계 해외동포가 약 750만명인데, 유독 미주 250만 동포사회를 편향적인 시각으로 보는 층도 많다. 이런 분위기에서 미주 동포사회의 어제와 오늘의 진면목을 수록한 수기를 한국 정부 공직자인 외교관이 펴내어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까지 LA총영사로 활동하다가 본국으로 귀임해 현재 외교부 기획조정실장을 맡고 있는 김완중 전 LA총영사가 ‘나성에 가면’(부제: 한국 밖의 한국, 출판 컬처플러스)을 출간했다. 이 책에서 김 전 총영사는 LA에서 활동하면서 경험한 한인 이민사회와 미국 문화의 여러 모습을 소개하고 있다. 하지만 단순한 소개가 아닌 이민사로서나 외교 정책 자료로서도 귀담아 들어야 할 역사적 소재가 저자의 솔직한 체험에서 울어난 진솔한 표현으로 LA 한인사회와 미국사회를 기록했다.

이민 외교 정책 자료 역사적 소재

김완중이 책에 담겨진 52편의 이야기에서는 미주한인이민 1세기가 넘나든 역사에서 드라매틱한 사실 적인 장면 들로 읽는 사람들이 애환과 함께 감동을 느끼게 한다. 소설이 아닌 실화이지만 모든 이야기가 사실이기에 가슴을 저미게도 하고 분노감도 나오고 희망도 보인다. 특히 김 전 총영사는 이번 수기집 ‘나성에 가면’에서 이민사회 한인 이야기를 많이 소개하고 있다. 국내외로 존경을 받는 도산 안창호 선생의 미국에서의 활동과 가족 이야기, 우리 현대사에서 해외 최대 한민족 네트워크를 이룩한 대한인국민회와 이를 이끌어간 당시 이민 선조들의 조국독립운동, 한인 2세 등 차세대의 정체성 고민, 한인 입양아 문제 등을 국내 동포들은 물론, 세계에 퍼저 있는 한인들에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무엇보다 김 전 총영사는 “미주독립운동의 선조들이 묻힌 로즈데일 공원묘지, USC 한국학연구소가 과거 도산 안창호 선생 가족이 머물던 집이라는 사실, 대한민국의 공군의 발생지가 된 캘리포니아 윌로스의 항일 비행학교 사적지 등이 상징하는 한인들의 피땀과 애환을 국내 동포들에 알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LA동포 출신으로는 최초의 재외동포재단 이사장으로 활동하다 지난해 임기를 마치고 돌아온  한우성 전 이사장은 “이 책은 해외동포들의 마음을 비춰주는 작은 거울이다”면서 “세계 각지에서 색조는 다를지언정 같은 향기의 무궁화로 피어난 한인들의 삶을, 한 사람 한 사람의 이야기를 들춰 내어 조명해주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평가했다. 또한 한 전 이사장은 “ 이 책이 나라 안팍의 청소년 들에게도 감동과 희망을 선사하는 카타르시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인국민회 기념재단의 윤효신 이사장은 “이 책은 캘리포니아에서 도산 안창호 선생을 만나고 대한인국민회를 재발견하는 역사 산책의 길라잡이가 될 것”이라면서 “20세기 초반 7천 여 명의 초기 미주한인들은 오렌지 한 개를 따더라도 애국하는 마음으로 똘똘 뭉첬다며 그 중심에 대한인 국민회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강원삼 뉴욕 총영사는 “김완중 전LA총영사의 수기는 해외동포와 호흡을 같이하며 그들의 눈높이 에서 함께 고민하고 애환을 조금이라도 덜어드리려는 우리 외교관들의 자화상이기도 한다”면서 “한 외교관의 역사 인식과 공인으로서의 사명감이 어떻게 해외동포에 대한 진정 어린 관심과 사랑 으로 이어지는지 잔잔한 감동을 느끼게 한다”고 말했다.

“감동과 희망의 카타르시스 될 것”

책_web김 전 총영사는 “이 수기를 통해 질곡진 우리 역사 속에서 오늘을 숨 쉬며 내일을 열어가는 80만 LA 동포를 비롯한 750만 해외 한인의 마음을 전하고, 영사의 입장에서 바라본 한계 국가의 절실한 고민을 담아 내고자 했다”고 말한다. 그는 이 수기에서 “우리 해외동포는 이제 경제적 빈곤으로 인한 가난과 배고픔, 양반과 상놈으로 나누어진 신분제의 속박, 잦은 외세 침략으로 인한 생존권 침탈 등과 같은 고통스러운 역사의 쇠사슬을 끊고 글로벌 한인으로 세계 속에 우뚝 섰다”고 선언하고 있다. 그래서 그는 “미주 동포들은 100년 미주이민사의 최대 수난인 4.29 폭동에서도 살아남아 ‘한강의 기적’을 미주 땅에 건설한 한인이다”이라고 자신 있게 말한다. 김 전 총영사는 30년 경력의 외교관으로 외교부 본부 근무를 시작으로 일본, 미얀마, 뉴욕에서 영사로, 페루, 싱가포르에서 참사관 겸 총영사로 근무했다. 최근에는 문재인 정부 초대 LA총영사로 근무했다.

2010년 페루 근무시에는 KBS 인간극장 ‘완중씨의 페루 외교 일지’에 주인공으로 출연했다. 2012년 싱가포르 근무시에는 소말리아 해적들에 납치된 ‘제미니 호’ 한국인 선원이 풀려나도록 현지 선사 를 통해 석방 협상을 지원해 우리나라 선원 4명 모두가 피랍 582일만에 가족들의 품으로 무사히 돌아 오는데 가교 역할을 했다. 김 전 총영사는 외교 현장을 발로 뛰며 접하게 된 도산 안창호 선생의 독립운동과 가족 이야기를 비롯해 파차파 캠프, 일제 강점기 대한인국민회, 그리고 100년 뒤에 일어나는 한인들의 남모를 정체성에 대한 고뇌, 한미관계, 영사업무와 자국민 보호 등에 대해 느끼고 터득한 내용을 틈틈히 글로 써왔다고 한다. 한편 김완중 전 총영사는 2017년 12월28일 LA총영사로 부임해 2020년 5월12일 귀임했다.

그는 이 책을 통해 “평생 영사로서 역사적 죄인의식 속에서 살아온 저의 반성문이 조국 대한민국의 포용적 재외동포 정책에 작은 물결이 되길 소망한다. 2020년 5월 몸은 LA를 떠나 왔지만, 여전히 마음의 짐은 LA를 떠날 수 없었다”면서 “이제야 비로소 80만 LA 동포 한 분 한 분께 고개 숙여 작별 인사를 드릴 수 있게 되었다”라고 인사했다. 결론적으로 김 전 총영사는 이 책을 통해 “더 이상 해외동포를 각자 스스로 알아서 살아남아야 하는 방임의 대상으로 여겨 저서는 안될 일이다. 750만 해외동포가 정의로운 대한민국의 공통 분모로서 세계 어디에 살든지 품격 있고  보다 인간다운 삶의 주인공이 되도록 이제 모국이 손을 내밀 때가 왔다”고 말한다. 이 책은 미주동포나 해외동포들이 더 이상 “국내 동포로부터 버려진 형제가 아니다”라는 새로운 각성을 주는 ‘소리’의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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