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외동포재단 ‘갑질’ 논란…‘한국어교사 학술대회’ 관계자들 부글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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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외동포재단 , 지원금 빌미로 사사건건 강압적 횡포에 억장 무너져

‘더 이상 참을 수가 없다’분통

■ 재단의 전현직 관계자들 지원금 가지고 밀당 ‘텃세’
■ 학술대회에 재단 연결 교수를 추천 강행 지시까지

한국정부에서 미국 등 재외국가에 파견된 공관이나 기관의 관계자들은 한결같이 “우리들은 재외동포들을 돕기 위해 나온 공직자”라고 자신들의 사명을 강조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 일부 공직자들은 한국정부의 지원금 등을 기회로 “갑질” 행세를 하는 바람에 해외 한인단체들이 수모를 당하는 경우가 발생해 문제가 되고 있다. 지난 8월 1일부터 6일까지 남가주 지역에서 개최된 미주한국학교총연합회(KOSAA,회장 용승, 이사장 최정인)가 주최한 창립 40주년 기념 제23차 한국어교사학술대회를 두고 지원기관인 재외동포재단(이사장 김성곤, 이하 “재단”) 측으로부터 사사건건 ‘갑질’을 당해 “재발 방지” “관련자 사과 요구” 등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KOSAA 측은 이와 유사한 재단측의 “갑질”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성진 취재부 기자>

미주한국학교총연합회(KOSAA)는 지난해 12월부터 40주년 기념 학술대회 주제를 정하고 강사 섭외 등 준비를 진행해 왔다. 그런데 재단에서 지원하는 학술대회 및 해외연수 파견 강사를 LA주재 영사나 재단 관계자들이 지신들과 친분이 있거나, 연관이 된 교수나 학자들을 연결시켜 왔다. KOSAA의 최정인 이사장에 따르면 올해 학술대회를 두고도 재단의 LA주재 이 모 영사가 학술대회 강사 선정에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없는데도 아예 특정 교수를 정해 놓고 시작하면서 몇 사람이 와야 하는데 재단 지원은 강사 2~3명 파견 비용인데 전체 4명 중 1명은 총연합회에서 항공료부터 전반 경비를 책임져라 했다는 것이다.

또한 재단 측은 이들 강사 팀들을 LA 학술대회가 끝난 후 라스베가스까지 갈 수 있게 학술대회 일정을 조정하라 했고 연장으로 하는 라스베가스 경비는 총연합회에서 부담하라는 지시까지 내렸다는 것이다. 결국 KOSAA에서 재단측이 요구하는 강사 1명 추가 비용에 $2,000을 부담할 수 있다는 절충안을 제시했으나, 재단측은 이를 수용치 않고 해당 교수 파견 자체를 취소시켰다. 그리고 KOSAA은 40주년 기념 학술대회 책자(400 페이지 분량)에 수록할 LA총영사 축사와 대회 개회식에서 공관장 참석 축사 등을 요청했으나, 이에 대한 협조를 거의 하지 않했다. 그 뿐 아니라 재단 측은 교육 관련 단체 인사들을 상대로 하는 LA총영사관 관저초청 행사에, 유독 KOSAA의 중요 임원인 이사장을 배제 시켰다는 의혹도 나왔다. 본보 취재진이 이와 관련해 KOSAA 관계자들을 접촉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2월에 재단의 LA파견 이 모영사가 강사를 소개했다. 한국의 C모 교수였다. KOSAA 측에서 C 교수의 평가를 살펴보았는데 실력자로 알려졌다.

재단의 이 모 영사는 원래 2명의 강사를 지원해주는 것이 관례였는데 올해는 3명까지 지원이 가능하다고 했다.  그런데 이 영사는 C 교수는 파견 강의에 보통 2명의 강사를 대동한다고 하면서 그중 1명의 강사 비용을 KOSAA에서 보조하기를 제안했다. KOSAA이사회 측에서 그 강사 비용으로 $2,000을 보조하기로 방침을 정했으며, 이 모 영사에게 통보했다. 얼마 후 이 영사는 KOSAA 측에 ‘한국의 C 모 교수가 $2,000 보조 비용에 대하여 언짢게 생각한다”면서 $2,000비용 부담은 “적은 액수”라고 했다는 것이다. KOSAA은 재정 형편상 그 이상의 비용은 무리라고 했다. 그러자 이 모 영사는 문제의 “C 교수가 학술대회 강사로 참가하지 않겠다”라고 전해왔다. 이에 KOSAA측은 ‘취소를 하는 수밖에 없다’면서 C 모 교수의 학술대회 강사 계획은 취소됐다. 그후 KOSAA와 이 모 영사간에는 냉기류가 흐르게 되었다.

보조 비용 적다고 파견 교수 계획 취소

KOSAA는 졸지에 계획된 C교수가 불참하는 사태를 만난 대체 강사를 섭외하는데 힘들었으나 다행히 프로그램에 다른 교수를 섭외 했는데, 마침 정문성 교수와 전영은 교수는 KOSAA 측의 대회 취지에 적극 찬동하면서 강사료도 사양하면서 학술대회 강사로서 충분한 준비와 열성을 보여 주었다. 전화위복인 셈이다. KOSAA와 이 모 영사간에는 냉기류는 재단 본부에까지 파급되어 본부 담당자들은 물론, LA파견 전직 영사들이 한 통속이 되어 KOSAA 상대로 이메일 등으로 비난을 하기까지 이르렀다. 이들은 재단과 KOSAA와의 소통과 관계에서 최정인 이사장을 배제하는 행위를 하기도 했다. 특히 최근 교육단체 인사 초청 총영사관저 만찬회에 KOSAA 회장과 부회장은 초청하고 최정인 이사장은 고의로 배제시키기도 했다. KOSAA는 이번 40주년 기념 학술대회 책자와 기념 행사를 두고도 ‘왕따’를 당했다.

특히 올해 학술대회는 ‘세계를 품은 한국어 통합 교육’을 주제로 다양한 교육 과정을 대면과 비대면 방식으로 제공하는 400페이지 책자를 제작했다. 팬데믹이 진정되면서 대면 수업으로 전환하는 학교 환경에 맞춰 한국어 수업 준비법, 디지털 수업 도구 및 학습콘텐츠를 이용한 최신 한국어 교육 법 등을 상세히 수록했다. 이같은 학술대회 책자 축사 수록 요청과 대회 참석 기념 축사 요청은 지난 5월 이후 2차례나 총영사와 만났을 때 ‘축사 보내주겠다’고 했지만 결국 보내지 않아 40주년 기념 책자에서 총영사 축사는 누락됐다. 그리고 학술대회 개회식에 참석 여부도 알려주지 않고 대회 몇 일 전에야 ‘영상 메시지로 보내겠다’는 통보를 받았다. 이같은 사태에 KOSAA일부에서는 “영상 메시지를 방영하지 말자”라는 말까지 나왔다고 한다.

이같은 협조사항은 원래 학술대회를 지원하고 후원하는 재단 측이 협조를 해야 하는 사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단의 LA파견 이 모 영사 등은 물론 LA 한국교육원 측도 ‘나 몰라라’ 하였다. 학술대회가 끝나자 재단의 김성곤 이사장이 전후 사태에 대한 문제가 야기되자 KOSAA측에 전화를 걸어와 “갑질” 문제와 관련 소통문제를 논의하면서 사태를 봉합하기에 이르렀다. KOSAA측은 “언제까지 우리가 재단 측에 휘둘려 활동해야 하는가”라며 “이번 계기에 재단측에게 재발방지와 관련자 책임추궁과 사과를 요구할 방침”이라는 입장이다. 한편 이같은 사태를 인지한 한 교육관련 단체 P이사는 “재외동포재단은 연간 700억원 예산을 주물르면서 마치 자신들이 선심을 뿌리며 이를 기회로 ‘갑질’을 자행하는 것이 오늘 어제가 아니다”면서 “새 정부에서 하루 빨리 재외동포청을 설립해 지난 동안의 부조리를 개혁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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