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예방, 생선이 ‘명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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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랜드에 사는 에스키모인들은 유럽인보다 심장질환에 덜 걸린다고 한다. 이들이 즐겨 먹는 생선 속에 풍부한 ‘오메가3 지방산(‘생선 지방’)’ 때문일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된 뒤, 생선 지방의 효능에 대한 연구가 ‘봇물 터지듯’ 쏟아졌다. 최근에는 심장질환뿐만 아니라 정신분열증·조울증·우울증·치매 등과 같은 정신질환 증세를 개선하는 효과도 있다는 연구 보고가 이어지고 있다.

자살을 기도했다가 병원에 입원한 사람 50명을 임상 실험한 결과 혈중 생선 지방의 농도가 높은 사람일수록 자살 의지가 약하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연구진은 이에 대해 ‘생선 지방 섭취가 늘면서 뇌조직에 있는 세로토닌(serotonin)이라는 물질의 기능이 활발해져 우울 증세가 개선된 것이 자살에 대한 욕구를 감소시켰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세로토닌은 뇌에서 감정을 조절하는 기능을 담당하는 화학 물질인데, 양이 적어지면 일부 사람들에게서 우울증이 나타날 위험이 높아진다고 알려져 있다.

‘경계성 인격 장애’라는 정신질환이 있다. 정서 및 행동, 대인관계가 매우 불안정해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선상에 있는 인격 장애를 말한다. 현재 이를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약은 없다. 그런데 올해 초 미국 정신의학회지에 발표된 한 연구 결과에서는, 이 환자들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8주 동안 한 쪽은 매일 생선 지방 캡슐을 먹도록 하고, 다른 한 쪽은 가짜 약(placebo)을 투여하는 임상 실험을 했다. 연구 결과 매일 생선 지방 캡슐을 섭취한 그룹의 증세가 현저하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정신병 치료제로 사용되는 대다수 약들이 부작용이 심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렇다 할 부작용 없이 치료 효과가 나타난 이 연구 결과는 연구진을 들뜨게 만들었다.

1주일에 적어도 한번 이상 생선을 섭취한 노인들이 ‘치매’ 증세가 적게 나타났다는 보고도 있다. 생선 지방이 뇌에서 염증이 생기는 것을 막아주고, 뇌 발달과 뇌 신경세포 재생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인 것으로 유추되고 있다. 또 임신 전후에 생선을 많이 섭취한 산모가 ‘출산후 우울증’이 적게 나타났다는 연구 결과도 나와 있다.

과다 섭취하면 ‘과출혈’ 부작용

지난 세기 동안 서양인들의 식습관은 크게 바뀌었다. 특히 생선 섭취가 줄어들었는데, 우울증 환자의 수는 100배 가량 증가했다고 한다. 또 생선 소비가 많은 국가에는 우울증 환자가 적다고 한다. 생선 지방이 정신질환에 대해서도 효능을 발휘한다는 것을 믿게 만드는 증거들이다.

그런데 한 가지 걱정되는 것이 있다. 환경 오염으로 인해 생선에서 ‘수은’ 성분이 검출되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생선을 너무 많이 섭취하면 정상적인 혈전(피떡)의 작용을 방해해 ‘과출혈’ 현상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적당한 섭취량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생선 지방이 많이 함유된 어류로는 청어·고등어·정어리·참치·송어가 있는데, 영국의 심장병협회는 이들 생선을 1주일에 두 토막 정도 섭취하라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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