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민주평통 30년사’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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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A평통 30년사’ 간행에 관련된 위원들이 편찬작업을 소개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평통의 역사가 1981년에 시작된 이후 평통 자체의 기록서가 LA평통(회장 최재현)에서 처음으로 출간해 앞으로 평통의 발전 연구에 도움이 되고 일반인들에게는 참고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민주평화 통일 자문회의 LA협의회(회장 최재현ㆍ이하 LA평통)는  지난 29일 그동안 편찬 작업을 벌여 온 ‘LA민주평통 30년사’(이하 ‘30년사’)를 언론에 일차 공개됐다. 이날 ‘30년사’ 편찬위원회(위원장 조인하)는 LA평통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해 11월에 시작한 ‘30년사’ 편찬작업을 완료해 오는 4월에 출판 기념회를 통해 국내외로 무료 배포하겠다고 밝혔다. 평통 측은 오는 4월10일까지 역대 자문위원들을 대상으로 공람 기간을 갖고 ‘30년사’에 들어간 내용에 대한 확인 작업을 거친 후 공람이 끝나는 대로 본격적인 인쇄 작업에 들어가 오는 4월25일께 출판기념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약 6만달러 예산이 들어간 ‘30년사’는 2권짜리 양장본으로 총 500페이지 분량으로 2,500권이 출판될 예정이다. 하지만 이같은 ‘30년사’는 애초의 기획 취지와는 변질된 부문도 있어 앞으로 정식 출간되면 논란이 예상되고 있다. 성진(취재부 기자)

최재현 LA평통회장은 지난 29일 류동목 간사의 사회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이번 LA평통 30년 사는 전 세계적으로 모델이 된다고 자부하고 싶다”면서 “과거를 반성하고 좋은 것은 따라 할 수 있도록 타민족의 모범이 되는 사초가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번 ‘30년사’의 편찬을 대표한 조인하 편찬위원장은 “이 책은 동포들의 귀감이 되고 애국정신을 고취시키고 국가위상을 높이기 위해 발간했다”고 취지를 밝혔다.  ‘30년사’ 발간에 총괄 집행을 담당한 이창건 정책담당 부회장은 “전체 500여 페이지에 달하는 30년사가 간행될 수 있는  것은 ‘기적같은 일’이라며 가장 힘든 일은 재원 조달이었다”면서 “우선 조인하 편찬위원장이 5,000 달러를 기탁하였으며, 지방자치단체로는 경북 지사가 5,000 달러 등을 포함해 국내 지자체 등에서의 협찬 및 광고 업체 60여개로 재원이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이 부회장은 “애초 예산은 5만 달러로 책정했으나 자료 수집 등등의 비용이 증가되어 6만 달러 선으로 조정했다”면서 “애초 최재현 회장은 비용이 안되면 ‘집이라도 팔겠다’는 각오로 출판에 열의를 보였다”고 소개했다. 이어 그는 “출판을 위해 국내업체 등과 LA지역 등에서 모두 5개 업체로부터 신청을 받았다”면서 “출판을 위해 긴급사항 등을 고려해 LA업체 로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30년사’를 실제로 책임 집필한 민병용 고문은 “이번 ‘30년사’가 출간할 수 있었던 것은 평통 사무실에 1기만 제외하고는 지금까지 모든 서류와 관련 자료들이 보관되었기 때문이다”면서 “최재현 회장 등을 위시한 팀워크로 가능했다”고 말했다.
또 그는 “LA평통 과거사를 정리하면서 시대에 따라 정치적 영향이 있었음을 인식했다”면서 “집필자로서 당시의 상황을 있는 그대로 보수와 진보에 치우치지 않고 충실히 써내려 갔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30년 LA평통의 역사를 80년대는 ‘정착기’ 90년대는 ‘성장기’ 그리고 2000년대는 ‘통일지향기’로 구분했다”고 설명했다.


 “사관 정신으로 편찬”


류동목 간사는 “이 책에는 칭찬받을 일도, 칭찬받지 못한 일도 기록됐으며, 앞으로 30년 평통의 장래를 펼 수 있도록 가미하거나 조작된 사항이 없다”고 강조했다. 또 이날 류 간사는 “4월 10일까지 공개 열람기간을 거쳐 오ㆍ탈자와 내용상 미진한 부분을 수정 한다”며 “이날까지 전직 자문 위원들이 사무실로 찾아와서 내용을 반드시 확인하고 잘못된 점을 알려 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그리고 류 간사는 “잘못된 사항을 접수하면 관련 위원회에서 검토해 시정하는 작업을 할 것” 이라고 밝혔다.
이번 ‘30년사’는 LA평통의 32년 역사 일지, LA 한인사회가 펼쳐온 한반도 평화통일 운동,역대 회장 주요 활동, 30년사 화보, 1기~15기 자문위원 명단 및 사진, 주요 참고자료 순으로 구성 됐다.  
또 ‘30년사’에는 각종 통계 자료도 수록되어 있다. 역대 자문위원 역임 횟수, 각 기마다 대통령 표창 등 포상자 명단도 수록되었다. 수상자 명단을 보면 평통의 지난동안 포상 기준이 어떠했는가를 가늠할 수 있다.
통계자료에 따르면 지난 30년을 통해 위원들의 연임이나 재연임 율은 50%에 달했다. 1981년 시작 된 제1기 이후 현재 15기까지 위촉된 LA평통자문위원 수는 총 2653명에 달했다. 이 중 연임을 제외하면 실제 총 위원 수는 1162명이다. 이 중 5회(10년) 이상 14회(28년) 이상 연임자는 127명이며 15기 현재 위원인 사람도 26명으로 이들의 위촉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현재의 15기 평통위원 중에서 5회 이상 연임자는 이청광(14회), 하기환(10회), 서영석(9회), 윤희성(9회), 조봉엽(9회), 길옥빈(8회), 김홍서(8회), 이창건(7회), 조익현(7회), 조인하(7회), 강금자(6회), 김경재(6회), 김정혜(6회), 이상원(6회), 정진철(6회), 조남태(6회), 조상하(6회), 최경란(6회), 리처드 구(5회), 김기현(5회), 김병수(5회), 김용근(5회), 민병용(5회), 임승춘(5회), 임태랑(5회), 최재현(5회) 위원 등이다.
이중 최다 연임 위원은 이청광 위원(6-7기 회장)으로 무려 1회기만을 제외하고 14차례나 역임해 무려 28년간 위촉되었다. 그는 제 12기에 3회 연속 연임제한법 때문에 단 1기만 제외되고 1기부터 15기 현재까지 연임을 이어가고 있다. 최다 연임 회장은 1,2,3,4기 회장에 위촉된 이관옥 (작고) 씨로 총 8년간 역임했다.
LA평통 측은 ‘30년사’를 2500권 간행하여 LA지역 전,현직 자문위원 1600여명을 비롯해, 국내외 평통 협회 312 개소, 청와대 및 각 행정부처 지자체 등에 무료 배포한다고 밝혔다. 이번 집필은 민병용 고문이 담당했으며, 고영아 전 중앙일보 논설위원이 감수를 맡았다.


역사적 의미 부족


한편 이같은 ‘30년사’에 대해 일각에서는 ‘6만 달러라는 거액을 들여 만든 책이 자료집에 불과 했다’면서 ‘역사 일지로는 손색이 없으나 ‘LA평통 30년사’에 역사적 의미를 부각하는 점에는 미비 했다’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LA평통의 14기 시절의 박철웅 부회장은 30일 “평통 사무실에서 일차 열람했다”면서 “이번 것은 단지 LA평통의 자료집이지 ‘30년사’로 불리기에는 미비점이 너무 많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편찬작업 관계자에게 14기 중요 활동 사항에 대한 자료를 제출했는데 이를 너무 소홀히 한 점도 있다”면서 “특히 천안함 폭침 관련한 14기 평통의 활동과 통일교재 발간 등 사업에 대해 반영을 하지 않은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 전 부회장은 이번 ‘30년사’ 발간 비용이 6만 달러라는 점에 대해 “나도 14기 시절에 출판 관계 업무도 담당했는데 이번 출판에 6만 달러가 지출됐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면서 이처럼 출판비가 과도하게 지출된 점은 앞으로도 논란이 될 소지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번 ‘30년사’ 출판에서 편집과 출판을 담당한 사업체는 현재 LA평통 위원인 임희안 위원이 운영하는 ‘거손’ 광고회사인 것으로 밝혀졌다. 한마디로 자신들 위원에게 일거리를 준 셈이다. 누가 보아도 공개경쟁이 아닌 “자기사람 봐주기”로 비쳐지고 있다. 평통 측은 ‘원래 국내업체 4개사가 신청을 했지만 긴급사항에 대치하기 위해서 LA회사로 정했다’고 이유를 내세웠으나 이는 객관성을 지니지 못한다. 이같은 사항을 인쇄업자들에게 문의하면 금방 탄로가 나는 사항이다.
이번 ‘30년사’를 편찬한 발행인 LA평통의 최재현 회장은 “타 민족에 모범이 될 사초”라고 규정했고, 조인하 편찬위원장은 “동포들의 귀감”이라고 표현했고, 집필자인 민병용 고문은 “있는 그대로 충실히 썼다”고 했으며 류동목 간사는 “앞으로 30년 평통을 보면서 어디까지나 사관의 입장에서 편찬했다”고 강조했다.
과연 이들 편찬 주역들이 강조한 내용에 얼마나 부합했는가는 출판 후에 평가가 내려 질 것이지만 일차 열람을 통해 분석한 바에 따르면 여러가지 문제점이 노출되고 있다. LA평통에서 강조한 ‘사초’ ‘귀감’ ‘충실’ ‘사관’과는 거리가 있다.


“출판비 6만달러 과도 지출”


평통의 역사를 담은 책이라면 우선 평통 발전에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고 이를 통해 우리사회의 통일이념 고취와 민주화에 기여하는 지침이 세워져야 한다. 이념 성향에서도 보수와 진보에 대한 건강한 관점에서 보아야 하는데 이번 ‘30년사’는 단편적으로 취급한 면이 많았다. 이는 역사성과 시대성을 제대로 보지 못했기 때문으로 보여진다.
지난 29일 기자회견 장소에서 대충 훑어 본 일차 편찬본에서 LA평통의 탄생 및 발전과정과 1980∼2010년대 까지의 연대별 주요활동을 기록했으며 각 분야별 현황 및 주요사업 등이 일목요연하게 정리 돼 있어 기록서로서 충분한 가치를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LA평통의 단편적인 기록 일지를 종합적으로 분류해 정리한 것 이상의 역사성으로는 부족하다.
아쉬운 점은 평통의 존재와 전통의 의미를 한국의 현대사 적 의미에서 실록의 역사성을 기록하지 못했다는 점과 그리고 평통의 특성상 역대 회장들의 생생한 증언이 수록되지 못한 것 등이다. 매 회기마다 대통령으로부터 임명된 회장들의 역할은 일반 위원들이 공유치 못한 평통 역사의 한 부문인 것이다.
한편 이번 ‘30년사’에 보면 축사를 보내 온 인사들 면모가 국내 지자체 책임자들로 거의 채워져 있었으며, 정작 축사를 해야 할 LA평통의 역대 회장들 중에서는 한 명도 초청되지 못한 것은 문제가 된다.  LA지역이나 미주 지역 보다는 국내 인사들로 대부분의 축사 페이지를 채웠다는 것도 문제 이다.
이번에 축사 인사 중에는 ‘충청권광역경제발전위원회 김화진 사무총장’이 포함됐는데 다른 축사 인사들과 비교해 형평성에도 문제가 된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일부에서는 “현 최재현 회장이 충청도 출신이기 때문이다”라는 소리가 나오는 것도 문제다.
애초 축사에 오바마 대통령과 이명박 대통령 그리고 박근혜 대통령도 계획을 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실제로는 진척을 시키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서도 평통 내부 일각에서 ‘최 회장이 ‘평통30년사’ 발간으로 자신의 재임을 위한 업적으로 이용하려고 했다’라는 구설수도 나오고 있는 것도 문제다.
이번 ‘평통 30년사’ 발간 계획이 지난해 발표됐을 때 동포사회 일각에서 지난날 평통의 고질적 병폐인 ‘낙하산 인사’ 등을 포함해  ‘삥땅사건’ ‘방북 활동 중 김일성 찬양 사건’ ‘홀인원 파동’ 등 사건에 대한 기록을 어떻게 표현하는 가에도 관심을 두어왔다.
이번 ‘평통30년사’는 500페이지 편찬작업에 5개월 정도 소요됐는데, 이정도 시간으로 30년사를 편찬을 한다는 것은 누가 보아도 무리한 작업이다. 이를 주도한 현 15기 평통이 자신들의 임기 중에 30년사가 발간되어야 한다는 무리수를 둔 것으로 밖에는 다른 변명이 있을 수 없다고 볼 수 있다.  무리수에는 문제가 따르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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