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스토리> 이승철 공연 취소 해프닝 ‘어처구니없는 이유를 알아 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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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은 6월 들어 첫 주말 금요일이었다. 헐리웃에서 조그만 소매상을 하는 새미 정(46)씨는 오후 4시 쯤 상점일을 제수에게 맡기고 상점을 나섰다. 평소 좋아하는 가수 이승철이 LA에 온다기에 135달러 입장권 2매를 구입해 아내와 함께 오랜만에 “문화생활”을 하려했다. LA다운타운 스테이플스 센터 주변은 주말 기분으로 들 떠 있었다. 건너편에 주차장에 25달러 비용을 내고 주차했다. 그리고 근처 이탈리안 식당에서 아내와 오랜만에 근사한 외식도 즐겼다. 이승철 공연이 오후 8시이기에 7시에 식당 문을 나서 공연장인 노키아 극장(Nokia Theatre)으로 갔다. 그런데 무언가 이상했다. 극장 앞에 관객들의 표정이 이그러져 있었다. ‘Lee Seung Chul postpned’(이승철 공연 연기). 옆에서 부인이 “뭐, 이런게 있어! 아니 공연 당일 날 연기라니…말이 되요!”라고 신경질 적인 소리에 부아가 올랐다고 기자에게 밝힌 정씨는 “모처럼 아내와 좋은 시간 보내려 했는데 죽 쒔다”고 말했다. 지난동안 한국의 대형가수들이 미주공연에서 ‘펑크’를 내는 일이 있었으나, 이번처럼 공연 당일에 ‘취소’ 사태를 벌이기는 처음 있는 일이다. 한국연예계의 불상사이고 미국 동포사회에서도 ‘꼴볼견’이라고 볼 수 있다.
이승철 공연취소 사태 파문으로 한인연예기획사들의 무분별하고 기획성 부재로 인해 계속 물의를 야기시키고 있는 문제점들을 짚어 보았다. <성진 취재부 기자>

본보는 약 3개월 전에 발행된 신문 지령 967호(2015년 2월 22일자)에서 ‘기획진단- 국내 연예인 미주공연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국내 연예인들의 미주공연 취소 사태를 진단한바 있다.
이번 이승철 LA공연취소가 “비자문제”라고 밝혀졌는데, 주최 측 KRB 뉴욕 라디오 코리아(사장 권영대)는 당일 5일 LA시간 오후 3시 42분에 ‘이승철 콘서트 날짜 변경’이란 제목으로 보도자료를 발표하면서 “가수 이승철의 데뷔 30주년 기념, 미주 투어 콘서트의 날짜가 변경됐습니다”라고 하면서,
<6월 5일 금요일 오후 8시, LA 노키아 극장에서 개최될 예정이었던 이승철 콘서트는 7월 24일 금요일 오후 8시, 동일한 장소, 노키아 극장에서 열립니다. 6월 9일 화요일 오후 8시, 애틀란타 콥 에너지 퍼포밍 아트 센터에서 개최될 예정이었던 콘서트는 8월 8일 토요일, 동일한 장소, 콥 에너지 퍼포밍 아트 센터에서 열립니다. 6월 12일 금요일 오후 8시, 뉴욕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개최될 예정이었던 콘서트는 8월 1일 토요일 오후 8시, 동일한 장소,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열립니다. 공연 연기로 불편을 드린 점 깊이 사과 드립니다. 문의는 KRB 뉴욕 라디오 코리아 (718) 358-9300 으로 하시기 바랍니다.>라고 밝혔다.
사과가 먼저가 아니라, 공연 연기 공지를 먼저 했다. 왜 연기를 해야 하는 설명도 없이 간단하게 연기 일정만 나열했다.

팬들 무시한 공연연기발표

한마디로 어처구니없는 이유였다. 연예인의 미국 공연에서 가장 기본적인 사항이 ‘공연비자’인데, 이같은 비자가 공연 당일까지 받지 못했다는 것은 기획사나 주최 측 그리고 당사자인 이승철 모두 책임이 있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한국 연예인들은 미국에서 공연을 할 때 P3비자(공연비자)를 받아야 한다.  P3비자는 주한 미국 대사관의 심사와 미국 음악인협회 등의 허가를 받아 발급된다.
공연비자는 공연자의 수준이 뛰어나야 한다는 객관적 증명과 과거 미국 출입국시 관련법 준수여부와 출신 국가에서의 전과여부 등도 심사를 받게 된다.
이같은 공연비자는 보통 적어도 3개월 정도 시간을 갖고 수속을 펼쳐야 한다. 그렇다면 LA노키아 공연을 위해 최소한 5월에는 비자를 받았어야 했다. ‘데뷔 30주년 월드 투어’라면서 소위 한국의 대형가수라는 이승철이 공연 당일에 공연장에 온다는 것은 그 만큼 미주공연자체에 관심조차 없는 형식적인 공연이라는 발상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최소한 수일 전에 미리 와서 리허설 준비도 마치고 언론을 통해 사전 홍보가 있었어야 마땅했다.

지금까지 LA한인사회에서 이루어지는 국내 연예인공연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현지 기획을 담당하는 사람들의 실력과 수준과 신용에 관한 문제였는데 이번에도 똑같은 실수가 저질렀다는 점에서 문제가 심각하다.
지난 10년 동안 일부 언론사를 포함해 공연 주최 측이나 연예기획자 또는 기획사들이 기획했던 국내 연예인들의 공연이 공연비자를 받지 못하거나, 입장료 판매가 저조해 공연이 갑자기 취소되는 사태가 잇따랐던 것도 원인은 공연기획 면에서의 불찰이라고 볼 수 있다.
이번에도 공연이 취소되자 “투어 준비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았다. 또 “티켓이 많이 안 팔려 공연을 미뤘다” 등의 루머성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주최 측은 “단순 비자 문제가 맞다”면서 “환불을 요구할 경우 12일부터 전액 환불해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연기된 공연을 기존에 구입했던 티켓으로 관람할 수도 있다”고만 덧붙였다. 한마디로 팬들에 대한 예의가 전혀 없었다.
이승철의 기획사인 진엔원 뮤직웍스도 문제다. 비자문제에 대해서 미리미리 신경을 썼어야 했다. 미국 현지 기획 주관자에게만 맡길 것이 아니라, 적어도 상항 전개는 알고 있었어야 했다.
이미 한국의 많은 대형 기획사들은 아직도 LA에는 전문성과 재정과 실력을 지닌 연예기획사가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아직도 현지의 일부 기획자들은 “사기꾼” 소리를 듣고 있어 유명 연예인 들은 그와의 미주 공연을 기피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 공연기획 관계자는 이같은 연예인들의 콘서트가 연이어 취소되고 있는 이유로 일부 기획사들의 전문성 부족과 연예인 소속 기획사들의 무성의한 태도를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출연진과 스태프 등 공연비자(P1)를 받기 위해서는 충분한 시간을 두고 준비해야 하는데도 기획사들이 졸속으로 준비를 하는데다 연예인들도 무리한 스케줄을 소화하다 공연비자를 받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공연기획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한국의 유명 연예인이 미국에서 공연을 하기 위해서는 기획, 섭외, 비자, 홍보, 티켓 판매 등 최소 6개월이라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예정된 공연이 취소될 경우 가장 큰 피해자는 공연을 기다려온 한인 팬들이다. 특히 일부 팬들의 경우 공연을 보기 위해 타주에서 비행기와 호텔을 예약했다 갑작스러운 취소로 인해 낭패를 보는 경우도 종종 발생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보상은 미비한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이처럼 공연주체나 기획자들의 경험부족으로 인한 형편없는 무대 시설, 갑작스런 공연 취소 등 공연 당일 차질을 빚는 일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 제대로 된 마케팅 전략 없이 표를 팔다보니 객석을 채우기 위해 공짜표를 남발, 기획사들은 공연 한번 치르고 큰 손해를 보거나 심지어 문을 닫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결국 한인사회 내 공짜표 문화가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 악순환이 되풀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이번 이승철 미주공연을 앞두고 미국 빌보드가 이승철의 월드투어 미국 공연 일정을 공개하는 등 관심을 보였다. 빌보드는 최근 K팝칼럼 K타운을 통해 “한국의 톱가수 이승철이 올 여름 데뷔 30주년을 맞아 미국에서 라이브 공연을 선보인다며 이승철의 월드투어를 조명했는데 당일 공연 취소로 한국연예계가 창피를 당했다.
이번의 이승철 LA공연은 “데뷔 30주년 월드 투어”라는 거창한 기획으로 홍보를 해왔다. 이승철의 기획사인 ‘진엔원 뮤직웍스’가 뉴욕에 있는 KRB 뉴욕 라디오 코리아와 계약으로 KRB가 주최하고 H마트가 협찬하며 한국일보미주본사가 공식 후원한다고 거창하게 선전해왔다.
현재 이승철의 기획사 진엔원뮤직웍스(전 루이엔터테이먼트)는 부인인 박현정씨가 대표로 되어 있다. 기획 이외에 음악만을 담당하는 루이 스튜디오가 있다.

KRB 뉴욕 라디오 코리아의 망신살

데뷔 30주년을 맞은 가수 이승철이 ‘하나 된 그날을 꿈꾸며’라는 부제로 LA와 애틀랜타, 뉴욕에서 펼치는 미주 투어 콘서트였으나, 이승철이 인천공항에서  5일 LA로 향하는 비행기를 타기 직전 까지 주한미대사관에서 비자가 발급되지 못했다. 어떻게 그때까지 기다리고 있었는지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 수준이다.
결국 이승철의 5일 LA 노키아 극장 공연은 불발되고, 연달아 9일 애틀랜트 콥에너지 퍼포밍 아트 센터 공연과 12일 뉴욕 매디슨 스쿼어 가든에서 대미를 장식하는 계획이 줄줄이 취소됐다. 주최 측은 공연 연기 일정을 발표 했으나 많은 팬들은 이미 기분이 한마디로 잡쳤다.
공연이 예정일인 5일 오후가 지나서 노키아 극장에 “이승철이 오늘 공연할 수가 없다”라는 통보를 알렸다. 노키아 극장 측은  LA시간 오후 2시가 지나서 부랴부랴 인터넷 공지로 “취소”를 공지하면서 환불사항을 안내하였다. 일부 표를 구입한 관객들에게는 이메일로 전달이 이뤄졌으나 대부분 팬들은 알지를 못했다.
공연비자를 받지 못한 경우는 공연을 주최하는 측의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사안이다. 과거에도 심한 경우에는 공연 하루 전날에 갑자기 취소돼 티켓을 예약한 사람 들이 환불을 받는 소동까지 벌어졌다. 그런데 이번 이승철 공연은 공연 당일에 취소로 문제가 더 심각한 것이다.  한마디로 “날림 공연” 임에 틀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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