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기획2] 사면초가 라디오코리아 방송의 앞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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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코리아1미국의 한인 방송은 1965년에 LA에서 시작됐지만, 본격적인 미주 동포사회가 형성되던 1972년 워싱턴에서 시작되었다. 그리고 1980년 초까지 LA에는 3 개의 텔레비전 방송국이 설립되어 고국의 텔레비전 방송을 보여줌으로써 동포들의 향수를 달래주는 역할을 했다. 그 후 LA를 포함해 한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에 라디오 방송과 TV 방송들이 우후죽순 격으로 생겨나, 디지털 시스템이 되면서 오늘날 LA 지역에는 한마디로 한인 방송이 셀 수 없을 정도가 되었다. 그중 Radio Korea는 Radio Korea Media Group의 자회사로서 규모면에서 LA 한인사회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 방송언론의 초석을 마련한 전무후무한 방송사라고 자타가 공인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사령탑인 P&Y Broadcasting Corporation의 손태수 회장의 갑작스러운 사고사로 인해 그동안 수면 아래 잠자고 있던 갖가지 문제점들이 수면 위로 급부상하면서 라디오코리아의 앞날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다. 실제 지난 2007년 라디오코리아의 지주회사인 P&Y Broadcasting Corporation이 AM1540 스테이션 매입 당시 13명의 임직원들이 십시일반 투자했던 소액주주들의 향배도 라디오 코리아의 앞날에 영향을 주고 있다. 투자 직원들 상당수가 라디오코리아를 떠났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원금상환이 이루어지지 않아 많은 직원들이 고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또 하나의 변수로 등장하고 있다. 고 손태수 회장 사후 전개되고 있는 라디오코리아의 상황을 짚어 보았다.
성 진 (취재부 기자)

라디오코리아 방송이 24시간 전파를 독점 사용하는 AM 1540 주파수의 실질적 주인인 P&Y Broadcasting Corporation의 고 손태수 회장과 부인 김영옥 변호사가 각각 30%의 지분으로 회사 주식 60%를 지니고 있다(별첨 도표 참조). 손 회장의 사망으로 부인인 김 변호사가 지분 60%를 행사하는 최대 주주가 되었다.

본보가 수집한 미국 내 방송을 관장하는 연방정부통신위원회(FCC)에 등록된 자료에 따르면, P&Y Broadcasting Corporation의 소유 지분을 지닌 주주들이 모두 18명이다. 지분 1%는 10만 달러 투자 가치이다.

라디오코리아 표2016년 말 현재 손태수 회장과 김영옥 변호사가 총 60% 지분이 있고, 김 변호사의 아들 마이클 김이 3%, 그리고 BFC Investment LLC(대표 서지원)가 5%, 최영호 라디오코리아 부회장이 3%, 현재 YTN 라디오 대표인 유대식 사장이 2%, 김윤재 라디오코리아 방송 본부장이 1%, 하성욱 SBS International 보도국장이 1%로 나타났다. 유대식 사장과 하성욱 국장은 과거 라디오코리아 재직 당시 투자한 것이다.

흥미 있는 사실은 지난해 고 손태수 회장에 의해 현재 라디오코리아 미디어 그룹의 총괄사장으로 임명된 김영준 사장은 P&Y Broadcasting Corporation에서 지분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김 총괄 사장은 P&Y Broadcasting Corporation에 한 푼도 투자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 라디오 코리아의 방송을 전체적으로 관장하는 최영호 부회장은 5%의 지분을 지니고 있다.

‘추락한 스테이션 가치’ 따른 추가 담보 필요

라디오코리아의 지주회사격인 P&Y Broadcasting Corporation은 2007년 자체 스테이션 AM1540 KMPC을 매입할 때 임직원들과 개인사채 등 총 400 만 달러 소액투자를 받아서 2,100만 달러 은행 융자를 받아 구매했다.

우선 200만 달러를 다운페이 하고2,100 만 달러 은행 융자를 받아 여기에 800만 달러 사채를 동원해 총 융자 3,500 만 달러를 조성해 AM 1540 스테이션을 3,300 만 달러로 구매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브로커 비용이 무려 100 만 달러가 들어갔다. 따라서 스테이션 구매와 관련해 지출한 비용이 총 3,400만 달러가 되었다.

10년 전 라디오 스테이션은 경쟁력 있는 가치가 되었으나 오늘날 AM 라디오 스테이션은 FM 라디오와는 달리 계속 가치가 하락하고 있다. 그래서 10년 전 라디오코리아 방송의 모계인 P&Y Broadcasting Corporation이 AM 1540을 구매할 당시 3,300만 달러 짜리 스테이션이 현재는 1000만 달러에서 1,300-1,500만 달러로 절반 이상의 가격이 곤두박질해버렸다.

그러나 지난 10년 동안 P&Y Broadcasting Corporation의 대표 손태수 회장은 은행 융자금과 P&Y Broadcasting Corporation에 투자 지분을 지닌 투자자(별첨 명단 참조)들에게 일정 지분액에 대한 이자를 차질 없이 지불해왔기에 큰 문제점은 없었지만 회사를 떠난 직원들이나 남아 있는 직원들은 상당히 심한 압박감이나 우려감이 팽배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 현존하고 있는 임직원들 중엔 ‘투자금만 받으면 언제든 회사를 떠날 채비를 하고 있다’고 공공연하게 말하는 등 투자자들의 불만이 고조되어 있었다.

라디오코리아계약서

▲ 2007년 3월23일 작성된 라디오 코리아 스테이션 계약서

손 회장의 고액 이자 보증이라는 말에 현혹돼 투자 임직원들 중엔 집을 담보로 은행에서 빌려 투자했거나 친인척 등에 차용해 투자한 사람들이 대부분이라 지금도 원금 상환을 학수고대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은행 융자금을 관장하는 Bank of Hope에서는 P&Y Broadcasting Corporation 측이 융자금과 이자를 제대로 갚고 있지만 스테이션 담보가치 하락으로 추가 담보를 설정하지 않을 시 감독국 감사에서 비켜나갈 수 없을 것으로 보여 조만간 추가 담보 요구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투자자들의 불안한 심리도 마찬가지다. 그동안 손 회장이 자신들이 투자한 지분에 대한 배당금이 꼬박꼬박 지불될 경우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지만 지금부터 상황은 다르다는 분위기다.

지난 7년 동안 손 회장은 정관에 규정된 주주총회를 제대로 지키지 않아 일부 주주들이 불만이 고조되어 있었으나 손회장이 생전에는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소액주주들 경영체제 변화에 촉각 곤두

하지만 문제는 지금부터이다. 라디오코리아 미디어그룹을 총괄했던 P&Y Broadcasting Corporation의 총수였던 손태수 회장이 갑자기 사고사로 당하는 바람에 한마디로 최고 경영자가 행사했던 영향력이 갑자기 소멸된 바람에 6개 계열사의 경영 구도 자체에 큰 변화를 만나게 되었다.

우선 융자 은행인 Bank of Hope 측은 앞으로 P&Y Broadcasting Corporation가 융자금을 전처럼 차질 없이 갚아 나갈 수 있는가에 온 신경을 집중할 것이다. 또 역시 P&Y Broadcasting Corporation의 소액 주주들도 자신들이 계속 차질 없이 배당금을 받게 될 것인가에 관심을 모을 것이다.

지난 2010년 전후해 라디오코리아 방송에는 큰 인사 회오리가 불었다. 본부장 격인 유대식 전사장 (현재 YTN FM 라디오 사장)이 회사를 떠나고 이어 데이비드 최 전무(현 YTN 라디오 전무) 그리고 봉원표 사장 등이 라디오코리아 방송을 떠나자, 당시 한인 은행권은 크게 술렁거렸다. 라디오코리아 핵심 그룹들이 떠나는 사태가 라디오코리아의 운영 관리 자체에 문제가 재정 관리 문제로 비화되지 않을까였다.

그러나 당시 손태수 회장은 이 같은 은행권의 위기의식을 잠재워 주었다. 손 회장에게는 남다른 카리스마도 있었기 때문이고, 그가 지닌 네트워크도 잘 활용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당사자인 손 회장이 사고사로 사령탑이 공백이 돼버린 것이다. 그래서 문제는 라디오코리아의 경영 관리가 손태수 회장 당시처럼 일사불란하게 운영되어 갈 것인가라는 점이다.

생전의 손 회장은 최근에 거의 라디오코리아 방송국에 9am-5pm처럼 근무하지 않았다. 주로 전화로 체크를 하면서도 회사를 경영해왔다. 그래도 라디오 방송국은 잘 돌아갔다. 더욱이 최근에는 악성 경기에도 불구하고 매출에 호조를 보였다.

현재 LA지역의 한인 라디오 방송 시장 규모는 연간 규모 약 1,200만 달러로 추산하고 있다.
이 시장을 라디오코리아와 라디오 서울, 우리 방송 그리고 YTN FM 라디오 방송이 4각 경쟁을 벌이고 있으며, 여기에 종교 라디오 방송도 가세하고 있다. 라디오코리아 측은 자신들이 코리아타운 시장 점유율을 60%라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라디오코리아가 송출하는 AM1540 방송의 가청권 역은 LA를 중심으로 북서쪽으론 산타 바바라 지역과 남쪽으로는 샌디에고 전 지역, 북동쪽으로는 랭캐스트와 베이커스필드 지역, 그리고 동쪽 팜스 스프링 인근 지역까지 깨끗한 음질의 방송 수신이 가능한 고출력 AM채널이다.

이 같은 고출력 방송 스테이션을 미주 한인 역사상 최초로 인수에 성공한 고 손태수 회장은 지난 2004년부터 라디오코리아를 인수, 운영해오면서 스테이션 확보전까지 불과 3년 동안 북미주 전역에 14개 한인방송 네트워크망 구축을 성사시켰으며, 시리우스 위성 라디오 방송 채널 183번, 그리고 디랙 TV 2082번의 TV-Korea도 함께 운영을 했던 나름대로 성공한 방송 전문인이었다.

‘RK운영권 구도는…’

현재 한인 은행권과 방송계에서는 라디오코리아 미디어 그룹의 김영준 총괄사장에 대하여 CEO로서의 리더십과 경영관리면에 검증이 필요하다는 의견들도 나오고 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김 사장은 경영관리면에 고 손태수 회장으로부터 인정을 받았다”고 했다. 하지만 또 다른 관계자는 “손 회장 없는 환경에서의 김 사장은 검증이 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방송계의 한 관계자는 “앞으로 방송국 운영을 두고 최 부회장과 김 사장 간에 의견이 달라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이 관계자는 P&Y Broadcasting Corporation의 실제 오너가 된 김영옥 변호사가 최영호 부회장과 김영준 총괄사장을 어떻게 관리하는가에 따라 라디오코리아 앞날도 달라질 수가 있다”라고 전망했다.

미 주류 방송사들 조차 확보하기 힘든 50,000W 고출력 스테이션을 10년 전에 라디오코리아 방송은 확보하면서 더 많은 한인 청취자들을 위해 프로그램의 질적 향상과 보도기능 강화에 주력하면서 라디오코리아가 남가주 한인들의 정서생활 함양과 한인 상권 발전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선도 매체로 성장시켜 나갈 것을 다짐했었다. 또한 자체 전문 방송인의 질적 향상을 위해서 과감한 사내 복지정책도 펴나갈 것이라고 밝혔었다.

하지만 이에 대한 평가는 아직도 멀었다는 것이 일반적 관점이다. 최근에는 방송의 질적 수준을 지적하는 여론도 높아가고 있다. 고 손태수 회장이나 고위 경영자들은 방송전문인 양성에는 많은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 미국 내 한국어 방송에 대한 동포사회에서의 위상은 점진적으로 축소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러한 TV 시청률 및 radio청취율 하락에도 불구하고 이민 1세대들의 방송 시청 충성도는 아직도 매우 높은 편이다.

영어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한인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한인들, 특히 젊은 세대들의 한국어 방송 시청률은 현저히 낮다. 하지만 라디오의 경우 자영업에 종사하는 현지 한인들의 특성상, 라디오를 청취하면서 일을 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택시영업, 세탁소, 미용실, 식료품점 등등에서 방송 청취율 및 광고의 접근성은 TV에 비해 높은 편이다.

최근 미주지역에서는 참정권 부여가 동포 사회에서 큰 이슈가 됨에 따라 정치적 특성을 가진 지역 단체장들이 현지 언론∙방송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관련 정치적 사안을 다룬 시사프로 그램의 방송 횟수가 증가하고 있다.

현재 방송사의 주요 수입원은 광고 매출이지만 최근 경기 침체로 광고 수주에 큰 타격을 입음으로 써 극심한 운영난을 겪고 있다.

한편 해외 한국어 방송이 민족 정체성을 유지하고 국제사회에서의 국가적 위상을 담보하는 데 중대한 기능과 역할을 수행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한국어방송사들은 아직도 매우 열악한 경영환경 구조에 놓여있는 실정이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해외 한국어 방송에 대한 정부차원의 일관된 목표나 정책 비전이 더욱 명확히 정립될 필요가 있으며, 이를 위한 관련 법률 정비가 포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다시 말해, 재정운영과 조직 기능을 보강하는 방향으로 법/제도적인 지원체계가 확립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국익의 관점에서 사업자의 영세성을 개선할 수 있는 공공 차원의 조치가 합법적인 기반에서 마련될 필요가 있으며, 한국어 방송의 국제적 영향력, 콘텐츠 제작 역량 등을 고려했을 때, 정부를 중심으로한 ‘컨트롤 타워’의 활성화를 통하여 각 관련기관과 국내 방송사들의 협력을 이끌어내야 한다.

아울러 이를 위해 국회 차원의 법안 발의나 정부 주무부처 차원의 근거 마련을 통해 법/제도 적인 지원방안을 현실화하는 노력이 수반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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