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조선내화, 그들만의 은밀한 거래
불법재산도피 ‘샅샅이 뒤진다’
<선데이저널>이 수차례에 걸쳐 보도했던 조선내화의 해외재산도피 의혹에 대해 본국의 세정당국이 내사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본보 취재에 따르면 관세청의 관련 부서는 본보 보도 이후 관련 기사 등을 토대로 자료를 만들다가,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해외은닉재산 환수를 위한 조사단 설치를 지시한 후 본격적인 내사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조선내화 사건은 합동조사단의 1호 사건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 관세청 관계자는 “이미 지난 몇 년 간 해외송금 내역이나 해외법인 설립 내역, 해외부동산 투자 등 기초적인 자료 조사는 마친 상황이고 조사단을 통해 본격적인 불법 행위에 대해 수사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를 위해 국세청에도 조선내화와 관련된 자료 요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본지가 취재한 바로는 조선내화는 이명박 전 대통령 일가 재산의 해외도피 창구로 의심된다. 일단 조선내화가 미국에 설립한 회사부터가 이 전 대통령의 아들 시형 씨 소유의 회사의 이름을 그대로 가져와서 만든 회사다.
조선내화는 이 회사를 통해서 자신의 본래 업종과는 무관한 해외 호텔을 매입하는 등 최근 몇 년 간 갑작스럽게 석연치 않은 이유로 해외투자를 늘리며 재산을 축적해 나가고 있었다. 과연 관세청을 비롯한 합동조사단이 MB일가와 조선내화의 수상한 해외재산 빼돌리기 의혹을 밝혀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뿐만 아니라 조선내화는 내부거래 비중이 유독 높아 공정거래위원회의 사정권에도 든 것으로 알려졌다.
<리차드 윤 취재부 기자>
문재인 정부가 해외에 숨겨진 ‘검은돈’을 추적하는 정부 합동조사단 출범을 앞두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달 11일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모두발언을 통해 “최근 사회 지도층이 해외소득과 재산을 은닉한 역외탈세 혐의들이 드러나면서 국민들의 분노를 일으키고 있다”며 “불법으로 재산을 해외에 도피, 은닉해 세금을 면탈하는 것은 우리 사회의 공정과 정의를 해치는 대표적인 반(反)사회 행위이므로 반드시 근절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문 대통령은 “적폐청산 일환으로 검찰이 하고 있는 부정부패 사건과 관련해서도 범죄수익 재산이 해외에 은닉돼 있다면 반드시 찾아내 모두 환수해야 한다”며 “국세청과 관세청, 검찰 등 관련기관이 참여하는 해외범죄수익환수합동조사단을 설치해 추적조사와 처벌, 범죄수익환수까지 공조하는 방안을 관련기관들과 협의해 강구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시형과 연루 의혹 제기에 본격수사 착수
그런데 문 대통령이 조사단 설치를 지시한 지 열흘도 채 지나지 않아 실무회의가 2차례나 열리는 등 조사 준비 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검찰·국세청·관세청 등 3개 기관 실무자들은 최근까지 수차례 직접 만나 해외범죄 수익환수를 위한 회의를 했다. 이들은 앞으로 조사 범위와 방법 등 전반적인 운영과 관련한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단 준비 작업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관계자는 놀랍게도 본지가 보도한 조선내화 사건을 조사 대상에 올렸다고 본지 기자에게 전했다.
이 관계자는 “기사만 본다면 조선내화 사건이야말로 어느 정도 근거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서울세관 내에 관련 팀에서 기본적인 자료들에 대한 내사를 하고 있으며 합동조사단이 꾸려지면 본격 조사에 착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미 지난 몇 년 간 해외송금 내역이나 해외법인 설립 내역, 해외부동산 투자 등 기초적인 자료 조사는 마친 상황이고 조사단을 통해 본격적인 불법 행위에 대해 수사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전해 상당한 파문이 일 조짐이다.
조사단이 구체적으로 어떤 혐의에 대해 조사에 나설 수 없지만 기본적으로 외환관리법 위반 혐의, 재산국외도피죄 등을 들여다보고 자연스럽게 횡령 배임에 대해서도 들여다 볼 가능성이 크다. 1947년 고 이훈동 회장이 설립한 조선내화는 70여 년 간 내화물 생산에 주력, 국내 시장점유율 1위의 업체이며 현재는 창업주의 손자이자 이화일 명예회장의 자암인 이인옥 회장이 경영을 맡아 안정적 매출과 수익을 내고 있다. 문제는 몇 차례에 걸친 본지 취재를 통해 조선내화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아들 시형 씨와 연루된 정황이 드러나면서, 각종 불법행위를 자행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조선내화의 이상한 해외 투자
조선내화가 의심을 받고 있는 해외투자는 크게 3건이다. 하나는 2015년 온타리오 할리데이 인 호텔을 영입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2017년 캘리포니아주 샌루이스오비스포카운티의 와인산지 파스 로블스의 호텔을 영입한 것이며 세 번째는 하와이 호놀루루 와이키키해변가 알라모아나가의 최고급 호화 콘도 2채 매입자금 출처(8~9면에 상세기사)에 관한 것이다.
조선내화는 2015년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인근 샌버다디노카운티의 온타리오에 할리데이인 온타리오에어포트 호텔을 인수해 경영 중인 것으로 <선데이저널>이 확인됐다. 조선내화는 GRE매니지먼트 유한회사를 캘리포니아주에 설립한 뒤, 이 회사 명의로 2015년 10월 21일 1400만 달러에 이 호텔을 매입한 것으로 본지 취재로 밝혀졌다.
2015년 7월 29일 캘리포니아주 국무부에 제출된 서류에는 법인설립 에이전트가 존 정이며, 서명자도 존 정이었다. 그리고 1년여가 지난 2016년 8월 11일 제출된 서류에는 조선내화 미국법인의 주소지가 샌버나디노 할리데이인호텔로 기재돼 있었다. 내화재를 만드는 회사의 주소가 호텔인 것이다. 이 서류에서 CEO는 이인옥 조선내화 회장, 세크리테리와 CFO는 강문수씨이며 이 법인의 사업은 ‘내화재 도매’로 기록돼 있다.
이런 기록만으로도 조선내화의 해외투자 이유가 의심스러운데, 한 발 더 나아가 지난해 4월 19일 ‘다온프라퍼티스유한회사’를 설립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온프라퍼티스가 캘리포니아주 국무부에 제출한 정관에 따르면 주소는 ‘2280 사우스 헤이븐 애비뉴 온타리오’로 할리데이인 온타리오에어포트호텔 소재지와 일치했으며 법인설립 에이전트는 캘빈 박 변호사, 멤버는 1명이며, 이 서류의 서명자는 강문수씨였다. 다온프라퍼티스는 정관을 제출한 뒤 2주 뒤인 지난해 5월 5일 다시 법인서류를 제출, 멤버가 조선내화라고 밝히고, 법인설립목적은 부동산투자이며 CEO가 강문수씨라고 밝혔다.
이시형 ‘다온’과 조선내화 ‘다온프라퍼티스’
공교롭게도 ‘다온프라퍼티스’라는 이름은 MB의 아들 이시형 소유의 회사인 자동차부품회사 ‘다온’과 상호가 매우 유사하다. 이시형이 주식회사 에스엠을 통해 100%지분을 소유 중인 다온의 원래 이름은 주식회사 혜암이었으며, 2017년 2월 22일 주식회사 다온으로 변경됐다. 이시형이 다온으로 이름을 변경한지 2개월 만에 (주)조선내화는 캘리포니아에 다온프라퍼티를 설립한 것이다.
특히 두 호텔 미국 부동산매입의 일반적 패턴과는 매우 다른 방법을 사용했다는 점도 주목을 끈다. 통상 미국에서 부동산을 매입할 때는 부동산을 담보로 매입가의 75%에서 최대 90%의 은행융자를 얻는다. 즉 매입가의 25%정도만 미국으로 송금하면 되지만 100%를 송금함으로써, 은행융자를 얻을 경우에 필요한 송금소요액의 4배 정도를 미국으로 보낸 것이다.
매우 유사한 사례가 전두환일가의 사돈 이희상씨와 삼남 전재만씨의 와이너리 매입이다. 이들은 캘리포니아 나파밸리의 와이너리를 매입하면서 은행융자를 한 푼도 얻지 않고 약7700만 달러를 한국에서 송금했다. 전씨일가의 이 같은 와이너리 매입방식은 월스트릿저널등 미국언론이 ‘미국의 통상적 부동산 매입방법과 매우 다른 독특한 거래방식이다. 한국인의 매우 이상한 통 큰 투자’라고 보도할 정도로 입방아에 올랐다.
조선내화, 어쩌면 MB일가가 이 방식을 그대로 답습한 셈이다. 어쩌면 이들은 전씨일가보다 한 술 더 떠서 은행대출 없이 전액 한국에서 돈을 송금한 것은 물론, 매매가까지 부풀렸다는 의혹이 제기됨으로써 이중으로 돈을 더 많이 빼돌렸을 가능성까지 보여주고 있다.
이시형과 이재욱은 중학교 때부터 절친
본보확인결과 지난 1978년 3월 7일생으로 서울 강남의 구정중학교를 졸업한 이명박 전대통령의 아들 이시형씨, 이 씨는 중학교 때부터 1978년 12월 25일생인 이재욱 전남일보 회장과 절친한 사이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전대통령의 집은 서울 강남구 논현동 29번지와 29-13번지, 이재욱 회장의 집은 논현동 29-8번지로 밝혀져 사실상 옆집에 살다시피 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이재욱 회장이 바로 조선내화 창업자인 이훈동회장의 둘째아들 이정일 전 전남일보회장의 아들로 드러났다. 모든 것이 mb일가와 조선내화가 모종의 거래가 있음을 암시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본지 취재로 드러난 두 일가 간 은밀한 거래. 과연 검찰과 국세청, 관세청이 합동으로 꾸린 조사단에서 불법적 행위를 명명백백하게 밝혀낼 수 있을까.
취재 질의에 답은 없고, 언론 입막음용 고소장 남발
조선내화의 자충수,
무엇이 그토록 두렵나?
본지가 이명박 전 대통령의 해외재산도피 의혹 창구로 지목한 상장기업 ‘조선내화’가 본지 기사를 인용해 보도한 본국 언론 5곳에 대해 민형사상 소송을 제기하는 등 언론 입막음에 나섰다.
조선내화 측은 대형 법무법인 광장을 변호인으로 선임해 국내 언론 5곳에 대해 ‘기사게시금지 등 가처분신청’을 한 데 이어 최근에는 이 중 한 곳인 서울의 소리 백은종 발행인을 명예훼손 등으로 강남경찰서에 고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본지 보도에 대해 이렇다 할 해명을 하지 않거나, 해명 사실이 모두 거짓으로 드러났음에도 정작 본지가 아닌 이를 인용한 언론에만 법적 조치를 취해 재갈을 물리고 있는 셈이다. 강남경찰서 측은 명예훼손 사건과 관련해 “수사 중인 사건에 대해 언급할 것이 없다”고 했으나, 대형로펌을 명예훼손 사건 변호인으로 선임한 것만으로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