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간담 서늘케하는 ‘자유조선’ 다음 목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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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이목 집중시키는
자유조선은 흡사 북한임시정부

▲에이드리언 홍과 스페인 마드리드 소재 북한대사관 정문

▲에이드리언 홍과 스페인 마드리드 소재 북한대사관 정문

스페인 주재 북한 대사관을 지난 2월 22일 전격적인 습격을 감행한 미주동포 에이드리언 홍과 일행 9명의 활동상과 그들의 소속이라고 알려진 <북한임시정부>로 자처하는 ‘자유조선’(Free Joseon, 구 천리마민방위)에 대한 정체를 알리는 속보가 계속 외신을 달구고 있다. 본보는 지난 호(1164호/2019년 4월 7일자)에서 특집 시리즈(1-3편)로 구체적으로 소개한바 있다. 이들의 행동이 아마추어로 보기에는 너무나 “프로페셜한 작전수행”이었고, 전문 에이전트로 보기에는 조직 구성이 아리송했다. 리더 격인 35세의 에리드리언 홍 이외 일행 대부분은 탈북자로 알려진 20대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행동 거사에 대하여 AFP, 로이터 등을 포함한 외신들은 ‘세계 첩보사에 볼 수 없는 이례적 사건’ 이라고 보도했다. 한편 전세계가 에이드리언 홍과 자유조선이 ‘또 다른 큰 일’을 준비한다는 움직임에 관련 정보통들은 ‘김일성 동상 등 우상화에 대한 공격이 아닐까’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와 관련 한동안 주춤했던 ‘북한망명정부’ 움직임이 다시 고개를 들어 최근 LA 코리아 타운을 포함해 유럽, 중국 등에서 “김정은 척결, 북한 해방”을 목표로 또다른 <북한망명 정부>를 추진하는 탈북자 그룹들이 비공개로 활동하여 관심을 끌고 있다. <성진 취재부 기자>

지난주 LA코리아타운에서는 중국, 일본내 탈북자들을 초청해 미국내 일부 탈북자들이 지난 2년 동안 비공개로 추진해온 ‘북한망명정부 수립계획’에 대한 긴급 모임에 들어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프로그램을 추진하는 한 관계자는 7일 본보에 “최근 자유조선 측의 ‘스페인 거사’로 전세계 탈북민들의 움직임이 빨라졌다”면서 “우리는 이미 2년 전부터 추진해 온 북한해방 프로젝트를 예정대로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중국에서 김정은 이후를 대비하는 ‘북한망명정부’ 그룹이 탈북민을 중심으로 비밀로 활동하고 있다”면서 “우리 LA그룹과 연결된 탈북민들이 함께 활동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내 ‘북한망명정부’ 움직임의 소식은 최근 탈북자 감독인 정석산이 진행하는 ‘정석산 TV’에서 ‘특종보도’로 소개된 바 있다. 정석산은 방송에서 ‘시진핑이 비밀로 김정은 이후의 중국이 계속 북한의 영향력 행사를 위해 탈북민 중심의 그룹을 키우고 있다’는 내용이다. 한편 북한인권 운동사를 볼 때,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3대 세습 독재 정권이 들어선 이후 북한 공산정권을 ‘타도의 대상’으로 삼아 실제로 타격을 가한 반북한 행동은 이번 스페인 북한대사관 습격이 처음이었다고 많은 대북 전문가들이 분석하고 있다. 이들은 지금까지 북한 이외 지역에서 많은 반북한 단체들이 생겨났으나, 이번처럼 북한의 외교공관에 대한 직접적인 기습 행동은 없었다. 북한의 외교공관은 해외에서의 북한 정권을 대표하는 기관이다. 북한공관을 습격했다는 것은 바로 북한정권을 습격했다는 의미이다.

신출귀몰한 에이드리언에 세계 이목집중

이번 사건은 100여년 전 일제 강압 시절 일본을 두둔한 더럼 스티븐스을 샌프란시스코 오클랜드에서 저격한 장인환 전명운 의사의 행동과 유사하다. 장인환 전명운 의사의 의거(1908년 3월 23일)는 조선인의 일제 항거에 대한 실제적인 최초의 무력 의거로 기록되고 있다. 장인환 전명운 의사의 의거는 이듬해 안중근 의사의 중국 하얼빈역에서 이또 히로부미 저격 암살로 이어졌다. 그후 10년만에 1919년 3월 1일에 거족적인 3·1독립만세 운동이 한국 전역에서 궐기했다. 이번 사건을 주도한 에이드리언 홍은 과거 그가 창립한 북한인권단체 LiNK 대표로 활동 당시 ‘일제하 미국에서 조국독립운동에 투신한 안창호 이승만 등을 포함한 운동가들의 정신처럼 우리도 조국 대한민국을 위해서 행동하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번개처럼 북 대사관에 기습했다가 목표물을 수거하고 잽싸게 대서양을 건너 미국에 도달해 FBI에게 기밀정보를 넘기고 바람처럼 사라진 에이드리언 홍에게 스페인 당국은 국제체포영장을 발부 하고 신병인도를 요구하고 있으나, 미국정부는 ‘우리 정부와는 관련이 없는 사건’이라며 다만 스페인 정부와는 협력하고 있다’고만 밝혔다.

현재로서는 에이드리언 홍과 함께 한 동료들이 스페인으로 송환될 경우는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에이드리언 홍이 북한 대사관을 폭파한 것도 아니고, 살인을 저지른 것도 아니고, 처음부터 북한 대사관이 스스로 대문을 열어주어 들어 간 것이다. 홍이 대사관 인터폰으로 ‘상무관을 만나러 왔다’고 했으며, 문을 열어주어 들어 갔던 것이다. 따라서 신병인도는 우선 스페인이 취득한 증거를 미국 측이 인정해야 하고, 당사자인 에이드리언 홍이 스페인 요청에 불응할 경우, 절차가 매우 까다로워진다. 현재 에이드리언 홍이 미국 시민권과 멕시코 시민권을 동시에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자국민을 인도하는데도 법체계에 따라해야 하기 때문이다. 대륙법계 국가는 자국민 불인도의 원칙을 적용하고 있으나, 영미법계 국가는 범죄의 관할권에 대해 속지주의를 취하여 자국민인 경우에도 인도를 허용하는 입장이지만 이번처럼 정치적 사건에서는 불인도 원칙이 적용될 것이 크다. 일반적으로 정치범은 인도하지 않는다는 정치범 불인도의 원칙은 명문화돼 있지 않아도 인도의 예외사항으로 인정되고 있다.

‘스페인 거사 김정은 타도의 횃불’

테러범을 제외한 군사 행동범도 불인도의 원칙도 적용되지만, 테러범 등의 경우는 예외적으로 인도 대상이 되고 있다. 이번 사건이 발생하자 그동안 침묵으로 일관해 왔던 북한이 사건과 관련해 성명을 내고 ‘이번 사건이 테러사건’이라고 주장한 것도 스페인 측을 압박 하는 것도 그 맥락이다. 이번 북한 대사관 습격사건을 두고 에이드리언 홍과 자유조선에 대한 외신들의 주요 관심은 <왜 스페인 북한대사관이 타깃이 되었는가> <이들이 실제로 미중앙정보부(CIA)이나 미연방수사국(FBI) 과의 연계성이 있는가> <자유조선이 어느 정도의 북한임시정부 성격인가> 등등이다. 더 흥미롭게 보는 점은 이번 사건의 리더인 에이드리언 홍이 미국의 명문 예일대 출신으로 북한 탈북자 인권단체 LiNK를 창설했던 엘리트 그룹이란 점이다. 그래서 일부 정보 관계자들은 에이드리언 홍이 직접이나 간접으로 정보계통과 연결이 가능할 수도 있다는 점을 들고 있다. 예를 들면 중국 땅에서 탈북 고아나 탈북자를 구출할 때 미국 정부에 도움을 청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편 올해 들어 자유조선이 알리는 신호가 과거와는 달랐다. 그들이 <북한임시정부>라는 성격을 선포하는 자리도 3·1독립만세를 상기하듯 파고다 공원을 선정하는 등 진취적이었다. 국내 한 매체 주간조선은 자유조선에 대하여 “올 들어 보이고 있는 활동 양상은 여타 북한 인권 단체의 그것과는 완전히 다르다. 통상적인 북한 인권 단체들은 해외에서 북한 정권의 인권 탄압 현실을 고발하며 인권 개선을 촉구하는 활동을 주로 하고 있다. 행동에 나선다 해도 대북 전단 살포 또는 탈북자 지원 활동을 펴는 수준에 머물러 왔다.

반면 자유조선은 이런 수준을 넘어 스페인 주재 북한 대사관 습격을 비롯해 말레이시아 주재 북 대사관 벽에 낙서 테러를 가하는 등 이전엔 볼 수 없었던 공세적 반북 활동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 사건이 발생하자, 국내 북한인권 관계자들이나, 정보계통에서는 에이드리언 홍이 과거 망명자였던 황장엽씨와도 접촉해 북한망명정부 수립을 논의했었다고 전했다. 에이드리언 홍은 김정남이 암살되기 전 접촉해 망명 정부를 제안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하지만 확인된 바 없다. 한편 김정남의 장남인 김한솔도 자유조선과 함께 활동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2017년 김정남이 암살된 뒤 김한솔은 자유조선의 전신인 천리마 민방위의 보호를 받았고, 김한솔은 이들의 지원 속에 제 3국으로 무사히 망명한 것으로

▲평양에 세워진 김일성 동상앞에서 북한 주민들이 고개를 숙이고 있다.

▲평양에 세워진 김일성 동상앞에서 북한 주민들이 고개를 숙이고 있다.

보인다. 자유조선은 지난달 28일 홈페이지에 올린 ‘우리 조직의 현재 입장’에서 “우리는 자유조선의 도움으로 북한을 탈출하여 세계 각국에 있는 동포와 결집한 탈북민의 조직”이라고 밝히면서 김한솔도 함께 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김한솔은 어릴 때부터 외국 유학 생활을 했으며, 한때 프랑스 파리정치대학을 나왔다. 그후 영국 옥스포드 대학원에도 합격했으나, 신변 안전 등의 문제로 등록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한솔은 아버지인 김정남이 일찍이 후계자 경쟁에서 밀려난 까닭에 오랜 기간 해외에서 생활하며 외국어 구사 능력을 키웠고 적응력도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여러 정보 소식통과 국내외 외신들은 현재 김한솔이 미국의 도움으로 지내고 있는 것으로 전하고 있다. 여러 정황들을 분석하면 에이드리언 홍은 이제는 자신이 ‘김정은 타도’에 나서야 하는 것으로 목표를 정한 것 같다. 이와 함께 자유조선도 ‘지금은 폭풍전야의 조용함’이라면서 곧 ‘더 큰 일이 있을 것’이라고 예고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더 큰일’은 김씨왕조의 우상화에 대한 척결이 아닐까로 추정하기도 했다.

‘다음 목표’는 김일성 동상 파괴(?)

에이드리언 홍이 북한 대사관을 공격할 때, 고도로 훈련된 ‘프로페서널 에이전트’처럼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스페인 법원 수사 당국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은 북한 대사관 침입 당시 몸에 초소형 카메라를 장착해 북 대사관 내부와 함께 자신들의 작전 수행 과정을 모두 촬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페인 수사당국은 이를 누군가 스폰서에게 증거 자료로 보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스페인 일간지 엘 파이스는 “이번 북한 대사관 사건에 가담한 청년들은 리더 격인 에이드리언 홍 창이 미국 내에서 모집한 한국계들”이라면서 “사전에 군사훈련을 받고 왔을 것”이라고 했다. 이들은 자신의 흔적을 최대한 남기지 않기 위해 대사관의 CCTV 하드디스크도 탈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이드리언 홍은 마지막으로 북한 대사관을 탈출할 때 대사관 외곽 풀밭에 자신이 소지한 이태리 운전면허증을 떨어트리고 나오는 바람에 결정적으로 자신의 신원이 발각됐다. 스페인 경찰은 운전면허증에 나타난 사진을 검색하고 마드리드시내 전역의 수천개 CCTV를 검색해 그를 추적해 탈주 경로를 알아냈다. 자유조선은 지난달 26일 자체 사이트 발표를 통해 “FBI와 상호 비밀 유지 합의하에 막대한 가치가 있는 특정 정보를 공유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미 NBC방송은 지난달 30일 미국의 법 집행기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FBI가 정보를 입수한 게 맞는다”고 보도했다.

국내외 대북 전문가들은 에이드리언 홍이 LiNK 활동을 했을 때부터 미 정부기관과 협력관계를 구축 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자유조선은 ‘우리는 어느 특정 국가정부와의 도움을 받지 않는다’면서 ‘필요에 의해서 우리가 취득한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에이드리언 홍과 자유조선 활동과 관련해 미CIA가 2017년 창설한 코리아 미션센터(KMC)를 주목하기도 했다. KMC는 CIA 소속 대북 특별 조직으로, 북한 관련 정보를 수집하고 대북 공작 업무를 수행한다. 직원만 수백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국방정보국 (DIA)등 미국 내 다른 정보기관과 협업해 대북 군사 옵션도 다룬다. 이 KMC에는 한때 한국계 앤드류 김(한국이름 김성현)이 센터장을 맡기도 해서 주목을 받기도 했다. 김 전센터장은 최근 미북 비핵화 협상의 막후 조율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해온 ‘키맨’이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네차례 방북에 모두 동행했으며, 김정은과의 회담에도 배석했던 인물이다. 애드류 김 전센터장은 CIA를 사직하고 현재 스탠포드 대학 연구소에서 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는 서훈 국정원장과 서울고 동창이며, 정의용 안보 실장과는 친척간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에이드리언 홍 일행이 이번에 유독 스페인의 북한 대사관을 타깃으로 한 이유에 대하여 국내외 미디어들은 각각 여러가지 추축을 내보내고 있다. 동남아시아나 남미 국가가 아닌 유럽 국가를 그 중에서도 스페인을 고른 것은 분명한 이유가 있다는 것이다. 에이드리언 홍은 스페인 북한 대사관을 목표로 정한 후 적어도 8개월 동안 준비작업을 벌였다.

스페인 북대사관이 목표(?)

아마도 그는 북한의 핵정보를 노렸을 것이고 스페인 북한대사관에는 핵전문가인 김혁철 대미특사가 한때 대사로 근무한 곳이기도 한다. 스페인은 유럽에서도 치안이 느슨한 지역이고, 북한대사관도 경비가 허술하다는 점도 착안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건이 발생하자 스페인 당국도 “북한 대사관 경비가 허술하다”고 인정했다. 실제로 사건 당일 지난 2월 22일 스페인 경찰은 북한 대사관 직원의 신고로 현장에 도착했지만, 홍 창이 “아무 일 없다”면서 잘못된 신고라고 하자 그냥 돌아갔다. 북한은 스페인 마드리드를 포함해 독일 베를린, 러시아 모스크바, 영국 런던, 오스트리아 빈, 이탈리아 로마, 스위스 베른, 폴란드 바르샤바, 불가리아 소피아 등 유럽 10여개 국에 대사관을 두고 있는데, ‘스페인 북 대사관’을 공격 목표로 삼은 이유는 다른 나라들보다 작전 후 도피가 용이하다는 점이다. 자유조선이 다음 목표로 ‘김정은 정권의 수치’를 언급한 만큼 다음 목표물은 ‘김씨 일가의 우상물’에 대한 테러 가능성이 거론된다. 외부세계와의 연결을 의미하는 ‘교량’이나 ‘철로’등을 폭파 하는 것도 예상 리스트 중 하나다. 한 정보 소식통은 “북한 수뇌부 입장에선 북한 내부에 대한 공격 행위는 상당한 위협이 될 것”이라면서 “북한 주민들의 동요도 커질 것이다. 이런 혼란을 틈타 김정은 체제를 비난하는 유언비어를 퍼트리며 민중 봉기를 기도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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