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학교에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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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학교에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기에…

한국에서 수년전 A라는 학생이 LA에서 ‘민족학교’(회장 윤대중)라는 봉사단체가 인턴십을 모집한다고 하여 꿈을 안고 미국에 왔다. “봉사의 천국”이라는 미국에서 제대로 훈련을 받고자 LA에 온 A는 자신을 “심부름꾼”으로 부리고, 잠도 민족학교 내 허름한 사무실에서 자게 만들고 식사도 그곳에 부실하게 해주는 작태에 크게 실망하고 한국으로 돌아갔다. 그 후 UCLA 재단 등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B모씨가 민족학교 사무국장으로 영입되어 왔다. B국장은 야심차게 한인사회에서 자신이 쌓아온 경험과 지식을 봉사하려고 했다. 하지만 그는 커다란 벽에 부닥쳤다. 민족학교 지도부는 B국장의 쇄신과 도전을 이해하지 못했다. 결국 B국장은 민족학교를 떠날 수 밖에 없었다.

제 식구 푸대접
제 발목 잡았다

‘더불어 살자’ 교훈 무색한 운영

▲ 윤대중 민족학교 회장

▲ 윤대중 민족학교 회장

민족학교는 36년 전인 1983년에 LA에서 “바르게 살자”, “뿌리를 알자”, “굳세게 살자”, “더불어 살자” 라는 교훈 아래 설립되어, 한인 뿐만아니라 타인종들에게도 봉사, 교육, 문화, 권익옹호, 선거 참여, 그리고 커뮤니티 조직 활동과 아시아-태평양계, 저소득층, 이민자, 그리고 유색인종 연대 강화를 통해 정의롭고 인도적인 미국 사회를 건설하는데 매진해왔다고 자평하고 있다. 민족학교는 이민자들의 우선적인 관심사인 미국의 이민정책과 교육정책에서 소수인종이나 아시아 태평양계 이민자들의 권리가 축소되거나 침해될 경우 이를 위해 타 인권단체들과 함께 부단히 투쟁하여 오면서 커뮤니티로부터 기대를 모아왔던 비영리 한인봉사단체였다.

특히 민족학교는 최근 청소년 DACA 권리 문제가 연방대법원에서 심리를 앞두고 이에 대한 전국적인 캠페인에 박차를 가하고 있었다. 누가 보아도 민족학교는 커뮤니티의 든든한 대들보 역할 이었다. 민족학교는 지난 2018년 현재 예산이 182만 7000달러로 재정 규모로 볼때 캘리포니아주내서 10위 안에 드는 한인 비영리단체이다. 이런 시기에 지난 11월 4일 민족학교 크레셔 사무실 앞에서 여성들의 시위가 발생했다. 민족학교 시위라면 커뮤니티에서는 ‘또다른 인권투쟁에 나섰구나’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이번 시위는 그게 아니었다. 민족학교 내부의 고름이 터져버린 것이다.

비대해진 윤대중 회장의 전횡이 화근

시위

▲ 지난 4일 민족학교 1세 직원들이 시위에 나서고 있다.

윤대중 회장이 워싱턴 DC에서의 DACA 투쟁 중 급히 LA로 달려와 이사회(이사장 이혜영)에 ‘회장직 사퇴한다’며 충격적인 발언을 하였고, 민족학교 중요운영팀 관계자들도 줄줄이 사퇴를 표명해 일순간에 민족학교 중추 기능이 마비상태에 들어갔다. 모두가 무책임한 행동인 것이다. 봉사단체가 안에서 “네 탓이오” 라면서 서로끼리 싸우고 있으니 봉사 활동이 될리가 없는 것이다. 이바람에 지난 7일 예정됐던 민족학교 연례 만찬회도 급기야 무기 연기되는 사태를 맞았다. ‘지난 36년 동안 우리는 이렇게 멋지고 잘해왔다’라고 보고회도 겸할 연례만찬회는 “올해 안에 열 것으로 기대하며…혼란을 주어 죄송하다”는 보도자료를 내놓았다.

지난 4일 민족학교 일부 직원들의 시위가 발생하자, 한인 언론들은 이 사건을 연속 속보로 보도해 사태의 심각성을 나타냈다. 더군다나 민족학교 내분의 진실이 혼란스러울만큼 내부 갈등이 심한 것을 인지한 한인 언론들도 진실공방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일주일 동안 한인 언론들이 쏟아낸 보도 제목들이다. <비영리단체 ̒세대 갈등 터질게 터졌다><민족학교 분열”(라디오코리아)> <인권단체 민족학교 ‘존폐 위기’ 지도부 전원 사퇴 (라디오코리아)> <계속되는 폭로에 진실 공방’ (KBS)> <민족학교 또 다른 갈등 터져 ‘악화일로’ (중앙일보)> <민족학교 내분 진실공방 (한국일보)> <민족학교 세대갈등 하루 빨리 봉합돼야 (한국일보)> <예견됐던 사태'(KBS)> <지도부 총사퇴…민족학교 기능 마비 사태 (한국일보)> <민족학교 내부분란 장기화되나… 당분간 정상 운영 어려울듯 (라디오서울)> <민족학교 사태, 쇄신의 기회로 (중앙일보)>

지금 민족학교 이사회는 벌어진 사태에 큰 충격을 받아 수습을 해야함에도 그동안 수면 아래에서 끓어 올랐던 갈등의 용암덩어리가 한꺼번에 분출되는 바람에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 왜냐하면 이사회 자체가 진실공방의 중심에 있기 때문이다. 도덕적으로나 법적으로 단체에서 책임은 대표가 우선 지고 나가야 한다. 윤대중회장은 민족학교를 키워온 훌륭한 지도자로 알려져왔다. 그러나 민족학교를 거처간 여러 사람들 중에서 윤대중 회장의 운영 방침에 여러 지적을 하고 나갔다. 귀담아 들어야할 부분도 있다. 윤대중 회장이 민족학교 조직을 경영하는 방식이 민족학교의 교훈대로 가지 않고 노동 환경을 나쁘게 만들어 간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꿈을 갖고 민족학교에 왔던 많은 봉사자들이 떠나갔다. 무엇보다 민족학교 이사회는 윤대중 회장에게 너무나 많은 권한을 주었다. 즉, 윤대중씨를 위해 “회장과 이사” 직을 신설하는 등으로 결과적으로 윤대중 회장은 그 권한으로 민족학교의 운영 방향을 자신의 의도대로 하는 바람에 전체 조직 운영의 조화를 지니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제 민족학교는 비영리 단체이기에 커뮤니티의 지원을 받아 쇄신과 개혁을 통해서만 스스로 살아남을 수가 있다. 민족학교 스스로가 이를 해결하지 못하면 존재할 가치가 없다.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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