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우 보좌관…사회를 변화시키는 사람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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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류 대기업에 ‘한인 파워’ 심은 주역

‘언행일치’되어야 사회정의가 실현된다

사회정의를 위해 활동하는 사람은 말과 행동이 일치하며, 다른 사람들을 진심으로 대하고 있다. 이들은 사람들 간의 화합을 도모하고 변화를 이끌 때 이들은 그 어떤 때보다도 큰 행복과 보람을 느낀다. 이들은 카리스마와 충만한 열정을 지닌 타고난 리더십을 지니고 있다. 이들은 다른 이들로 하여금 그들의 꿈을 이루며, 선한 일을 통하여 세상에 빛과 소금이 될 수 있도록 사람들을 독려한다. 또한, 자신뿐 아니라 더 나아가 살기 좋은 커뮤니티를 만들기 위해 사람들을 동참시키고 이끄는 데에서 큰 자부심과 행복을 느낀다. <성진 취재부 기자>    

▲ 박동우 보좌관(왼쪽)과 샤론퀵 실바 주하원의원

▲ 박동우 보좌관(왼쪽)과 샤론퀵 실바 주하원의원

지금으로부터 35년 전, 1985년 9월 어느날 당시 ‘김방앗간’을 운영하는 김명한 옹(작고)이 당시 7년째 미국 대기업 퍼시픽벨 전화 회사에 근무하는 박동우씨(현재 샤론 쿽 실바 의원 보좌관)에게 전화를 했다. 김명한 옹은 당시 올림픽 노인회도 이끌고 있었다. 김 옹은 “우리 노인들이 전화 요금에 대하여 불만이 많다”고 했다. 박동우씨는 올림픽 노인회 사랑방에서 회원들에게 둘러싸였다. 그 자리에서 한인 노인회원들은 평소 싸였던 전화 요금 고지서에 대하여 불만들을 토로했다. 예를들면 3불 정도만 납부하면 될 전화 요금이 회사 측의 부당한 세일즈로 한인 노인들이 잘 이해도 못하고, 원치도 않았던 선택통화나 통화대기 등등 서비스 비용 등에서 부당요금이 징수되고 있었다. 이같은 실태는 1984년 전화 회사들이 분리되면서 과도한 경쟁상태에 들어가면서 지역 전화회사들이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장거리 전화’를 포함해 여러가지 선택서비스를 유도하여 실적을 올리고 있었다. 이같은 전화 회사들의 실적 쌓기에 영어도 잘 못하고 미국 이민생활에 적응이 쉽지 않은 한인들은 전화는 생활에 필요하기에 전화 회사들이 유도하는대로 ‘좋은 것 인줄 알고’ 여러가지 선택서비스에 응하다 보니 ‘많이 사용도 하지 않았는데 전화 요금이 많이 나왔다’는 사실을 느끼게 되었다.

부당한 요금 청구를 발견하게 된 박동우씨는 이에대해 설명하고 해결 방법도 알려드렸다. 그러나 영어를 잘 못하고 주위의 도움을 받기 힘든 노인들은 많은 여전히 어려움을 겪었다. 그래서 박동우씨는 주말을 이용해 전화회사 부당요금 정정과 환불요구 등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다. 그러나 이같은 일을 혼자서 하기에는 부당요금 피해 한인들이 너무나 많았다. 전화 회사 직원인 박동우씨의 도움도 한계가 있었다. 자칫 이같은 일에 너무 깊숙히 관여하게 되면 회사 측에서 볼 때 회사의 이익이나 입장과 반대될 수도 있어 해고 당할 위험도 있었다. 이에 박동우씨는 자신이 고문으로 활동했던 남가주한인총대학생회(당시 회장 이무곤)의 협조를 받아 대학생 회원들에게 전화회사의 부당한 요금 식별방법과 해결 방안들을 교육시켜 동포사회 전반에 걸쳐 봉사활동을 하도록 했다. 전화요금 서비스 문제는 거의 동포사회 가정이나 업소들이 느끼는 문제였다. 한인학생들이 노인들을 대신하여 전화회사 측에 부당요금과 부당 서비스에 진정을 하였으나 전화회사 측은 성의를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박동우씨는 당시 한인회를 포함해 커뮤니티의 1.5세 단체들과 젊은 변호사들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그러나 이들 단체들은 거의 관심을 보여주지 않았다. 이들 한인 커뮤니티 단체들의 무관심에 박동우씨는 “나는 정의감에서 부당한 처사에 싸우려고 하는데 우리 커뮤니티는 왜 무관심으로 대할가?”라며 속으로 마음을 태웠다고 했다.

우리 커뮤니티는 왜 무관심으로 대할가?”

한편 전화 회사 측의 부당요금 징수의 규모가 예상보다 크다는 사실에 박동우씨는 미국사회가 여론을 중요시한다는 사실에, 한인총대학생회와 협의해 올림픽 한인노인회(당시 회장 김명한), 금란노인회(회장 김유문)등과 함께 시위를 계획하였다. 여기에 박동우씨는 자신이 회장으로 있던 장애인단체 ‘물덴동산’ 회원들과 함께 모두 200여명이 다운타운 1010 윌셔 불러버드에 위치한 퍼시픽벨 전화 회사 본사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피켓에는 “부당요금 철폐하라” “우리를박동우2 무시하지 말라”라는 구호도 있었다. 당시 회사에 근무중인 박동우씨는 주위 직원들로부터 “너희 코리안들이 밖에서 데모를 한다”라는 소리를 들었다. 한인들의 시위에 놀란 퍼시픽 벨 전화회사는 수석부회장을 내보내 시위 주최인 한인총대학생회 이무곤 회장과 만나 ‘우리가 이 문제를 해결해 주겠다’며 한인 언론 입회하에 언어불통으로 부당 요금 징수 가능성도 해결하기 위해 이중언어 서비스의 한 단계로 ‘한인계 직원도 5명 채용하겠다’고 약속했다. 그 약속대로 1985년 11월 한인계 5명이 퍼시픽벨 회사에 입사하게 되었다. 미국의 대기업을 상대로 한인사회가 정의의 행동을 처음으로 벌인 이같은 역사적 사건은 당시 미주중앙일보 등에 대대적으로 보도되었다.

이 사건은 미국 여론에도 불을 지폈다. 소비자 보호 운동단체인 퍼블릭 어드보카시 그룹(Public Advocacy Group)이 공공의 이익을 내걸고 퍼시픽벨 회사를 상대로 고발을 하기에 이른다. 당시 회사내 일부 직원들도 회사의 노조 정책 급여 문제나 고용조건 등으로 내부 고발도 이어졌다. 결국 캘리포니아주 공공요금 위원회에서 퍼시픽벨 회사에 5천만 달러 벌금을 부과하기에 이르렀다. 이로인해 부당요금 피해자들에게 소급 환불도 실시되어 많은 한인들은 많게는 1000달러까지 환불을 받았다. 특히 퍼시빅벨 회사는 한인 커뮤니티에 대하여 최초로 ‘한인 센터’를 설치하여 한인 소비자를 위한 정책을 전담하는 부서를 개발하기에 이른다. 무엇보다 이같은 정책으로 퍼시픽 벨 회사는 한인 언론등에도 홍보 활동을 펴고 한인 커뮤니티 비영리 단체들에 지원도 하기에 이른다. 이같은 지원금은 한미연합회(KAC), 오렌지카운티 노인회가 소유한 회관 부채 탕감에도 도움을 받는 등, 지금까지 혜택을 받은 한인기관 단체들이 많다.

미주류 대기업과 상대한 정의의 운동

이같은 ‘한인 센터’의 개설로 전화회사의 광고 홍보 등이 동포 언론에 게재되고, 그같은 홍보비 등이 동포사회로의 유입은 크나큰 도움이 되고 있다. 또한 ‘한인 센터’의 한인 직원들의 채용 등은 한인 사회의 직업 창출고 함게 한인들이 미주류 대기업으로의 진출의 길을 여는데 크게 기여했다. 이처럼 박동우씨가 35년 전 올림픽노인회를 찾아가서 노인들의 하소연을 듣고 시작했던 작은 행동들은 잔잔한 물결처럼 서서히 세상에 퍼져나가 오늘날까지도 모든 이에게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 당시 34세의 박동우씨는 6살 5살 그리고 2살난 자녀들이 있었는데 회사 측의 눈총속에 가슴을 저미며 살았다. 해고를 무릅쓰고 싸울 때 너무 무섭고 외로웠다고 했다. 자칫 해고를 당할 우려 속에서도 그는 “옳은 일을 하는데…”라며 “자녀들에게 부끄러운 부모가 되지는 말아야 한다” 고 다짐했다. 이처럼 한 인간의 마음가짐이 다른 이의 가슴에 불을 지필 수도, 근심을 초래할 수도 있다. 한 인간의 숨소리가 사랑의 빛을 뿜어낼 수도 있다. 한 인간의 시선이 다른 이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할 수도 있으며, 한 인간의 행동이 많은 이들의 자유로운 삶을 풍요하게 만드는 열망을 독려할 수도 있다. 한 인간의 정의로운 행동 하나하나가 다른 이들의 생각과 마음을 열 수 있는 것이다. 그것이 사회의 정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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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우 보좌관의 또다른 활동은…

지난 10월 20일은 미국 50개 주에서 처음으로 한국 전통 문화의 아이콘이라고 할 수 있는 ‘아리랑’이 캘리포니아 주정부 차원의 기념일로서 공식적으로 인정된지 3년이 되는 날이다. 캘리포니아 의회에서 채택된 아리랑 데이 결의안(ACR 128)에는 △아리랑은 한국의 비공식 국가로 여겨지는 한국 민요 라는 점 △지난 2012년 12월 유네스코의 무형문화 유산으로 등재됐다는 점 △2013년 노래 가사가 9개의 언어로 번역되어 알려지기 시작했다는 점 등을 담고 있다. 이와 함께 님을 떠나보내기 싫어하는 연인의 마음이 아리랑에 담겨져 있으며 한국의 지방에 따라 여러가지 버전으로 전해 내려오고, 고향을 떠난 사람들에게는 고향의 그리움을 대변하는 노래로 전승되어지고 있다는 등의 자세한 설명이 포함됐다. 또 가주를 포함한 미주 한인들에게 불굴의 의지로 삶을 개척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어 왔다. 아리랑 데이가 주 의회를 통과해 캘리포니아의 기념일로 선포되게 된 것에는 샤론 쿽 실바 의원의 한인 보좌관인 박동우 보좌관(전 백악관 장애정책 위원)의 숨은 노력이 있었다. 박동우 보좌관은 지난날 우연히 한 한인 일간지에 보도된 기사를 봤다. 평상시 꼼꼼하게 기사를 찾아보던 터라 그날도 한인 일간지를 뒤적였다.

당시 이기철 LA총영사가 한국전에 참전한 미국 은퇴군인들이 있는 보훈병원을 찾아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미군들이 아리랑을 부르며 눈시울을 적셨다는 보도였다. 박동우 보좌관은 “그 기사를 읽고 머릿속에서 아리랑이 떠나지 않았다. 아리랑이 미군 은퇴군인들에게 무슨 의미였을까? 무슨 사연이 있기에 가사도 제대로 모르는 아리랑을 부르며 함께 눈물을 흘렸을까라는 생각들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후 박 보좌관은 인터넷에서 다양한 자료를 찾았다. 의외로 아리랑에 대한 영어 자료들이 많이 있었다. 그리고 아리랑은 단순한 우리의 민요가 아니라 한국에 대한 그리움과 한국의 정, 한국의 얼을 상징하는 아이콘이라는 것을 확인했다. “아리랑 안에 담겨있는 의미를 확인한 순간 ‘아 이거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왜 한국전에 참전한 미군 용사들이 아리랑을 부르며 눈시울을 붉혔을까 하는 궁금증이 풀렸다. 바로 아리랑 이라는 노래 안에는 한국이 담겨져 있고 한국 국민의 정이 담겨있고, 한국에 대한 그리움이 담겨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박동우 보좌관은 깨닫는 것으로 그치지 않았다. 이렇게 뜻이 있는 아리랑을 한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캘리포니아서 기념할 수 있는 무엇인가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일을 행동으로 옮겼다. “한국의 날이 매년 선포됨으로 한국에 대한 생각들이 우호적으로 바뀌고 미주 한인들의 위상도 그만큼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 한국 고전문화의 아이콘인 아리랑이 함께 기념된다면 케이팝 뿐만 아니라 전통문화를 통한 한국의 정과 얼을 다시금 되새길 수 있는 시간들이 될 것이라고 확신 했다.” 하지만 아리랑 기념일을 만들기 위한 시도는 전혀 뜻밖의 복병을 만났다. 외부에서도 아닌 샤론 쿽 실바 의원 사무실 내부에서 처음부터 발목이 잡혔다. 한국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던 비서 실장에게 거부된 것이다.

처음엔 아리랑이 어떤 의미인지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가졌다. 수 없이 많은 이메일과 설득이 있자 이번에는 결의안에 들어가는 문구를 어떻게 넣을 것이냐는 질문이 들어왔다. 한국 전통 문화를 이해하고 결의안 문구를 만들 사람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박동우 보좌관은 두 주에 걸쳐 자료를 찾고 문구를 직접 만들었다. 두 주의 시간이 흐른 뒤 문구를 제출하자 이번에는 주하원 의원이 연간 제출할 수 있는 결의안 쿼터 제한 때문이라는 이유를 들었다. 최대 5개의 결의안 발의수가 이미 넘었다는 주장이었다. 박동우 보좌관은 “상원의원에서 결의안을 통과시킨 9월 15일 이후에는 올해 안에 의회가 소집되지 않는다. 의원임기와 선거 등을 감안하면 올해 안에 결의안이 책정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박 보좌관의 계속된 요구에 실장은 개인 결의안으로 하자는 중재안을 냈다. 하지만 의회에서 채택한 결의안과 한 하원의원의 개인결의안과는 의미와 중요도가 비교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박동우 보좌관은 마지막으로 샤론 콱 실바 의원을 설득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리고 아리랑축제재단의 정철승 회장과 함께 지난 8월 12일 풀러튼의 한 카페에서 샤론 쿽 실바 의원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박 보좌관과 정 회장은 은퇴군인들이 노래를 부르며 함께 눈시울을 붉힌 것과 아리랑에 담겨 있는 의미를 설명했다. 대화를 나눈 실바 의원은 그 자리에서 올해 주의회 발의안으로 채택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그리고 곧바로 그 일을 착수하기 시작했다. 그 후 한인 1세인 최석호 의원이 주공동발의자로 참여했다. 그리고 하원의회에서 누구보다 유창하게 아리랑의 의미를 설명했다. 그리고 그 아리랑이 캘리포니아와 동떨어진 개념이 아니라 캘리포니아에 거주하는 한인들의 삶의 동력이고 한국전에 참전한 용사들과 한국을 다녀간 많은 미군들의 보편적인 애환이 담겨있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결과는 표결에 참여한 68명 하원의원 전원의 찬성. 9월 15일 상원의회에서 역시 의원 전원의 찬성으로 통과됐다. (참고 국민일보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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