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4회] 나성영락교회가 가야할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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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를 위해, 이 세상을 위해 할 일이 많은데…

계속되는 ‘내홍’에
방황하는 ‘교인’들

나성 영락교회(YNC, Young Nak Church of L.A.)웹사이트에는 교회 소개가 잘 나와있다. 영락교회는 1973년 3월 LA 지역에 설립된, 대표적인 한인 디아스포라(Diaspora) 교회이다. 해외 한인 교회의 중심이 되는 교회로, 기독교 신앙의 전통과 가치, 실천을 미래 세대에 계승할 뿐 아니라, 세계화 시대에 남가주 지역과 미국, 한국과 세계 곳곳을 섬기는 교회임을 표방하고 있다. 나성 영락교회는 “예수님을 닮아가는 교회”로 지향하며, “하나님을 사랑하여 섬기는 공동체” (섬김)와 “이웃을 사랑 하여 나누는 공동체”(나눔)가 되어 가길 소망 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같은 나성 영락교회가 지금 가야할 길에서 흔들리고 있다. ‘섬김’과 ‘나눔’ 그리고 ‘소통’에서 부족하다는 소리가 나오고 있는 이유와 가닭은 무엇일까 곰씹어봐야하는 대목이다. <특별취재반>

나성4 최근 나성 영락교회에서 전해지는 소식은 ‘좋은 소식’(good news)보다 ‘실망스런 소식’(bad news)이 많다. 교회가 바르게 가야할 길을 찾지 못하면 분쟁이 생기게 마련이다. 지난 4일 부활주일 오후 3시에 나성 영락교회는 줌 미팅으로 열린 정기 제직회에서 최근 교회가 일부 한인 언론사들로부터 부당하게 명예를 훼손 당했다면서 이에 대응하기 위한 법정소송비용 20여만 달러 승인안을 통과시켰다고 한다. 교회측과 관련된 복수의 전언자들에게 문의한바 ‘일부 한인 언론사’는 “선데이저널과 미주중앙 일보를 지칭”했다고 밝혀주었다. 선데이저널과 미주중앙일보는 최근 나성 영락교회의 장학금 운영에 관해 잘못된 점들을 지적해왔다.

언론사 법정소송비 20만 달러 책정

한편 교회의 한 신자는 제직회에서 20만 달러 법정소송비 결정을 전해 들었다면서 “교회의 재정은 신자들의 헌금으로 이루어지는 것인데 헌금을 사회법정 소송에 사용한다는 것이 문제다”라고 말하면서 “교회가 성경적 말씀으로 한번쯤 화해 노력이라도 보였으면 한다”고 전했다. 이 신자의 지적처럼 교회가 연관된 분쟁의 가장 성경적인 해법은 교회가 화해를 모색하고 잘못된 문제들을 이루는 것이다. 교회가 분쟁을 사전에 대처하는 방안의 최선은 예방이다. 그리고 문제가 발생한 공동체 안에서 자체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 교회 분쟁의 연관된 사항에서 당사자들은 주로 목회자들이나 교회 중직자들인 장로들이 해당되는 경우가 많다. 이들은 교회 공동체가 사명을 준 지도자들이다.이들 지도자들이 분쟁과 갈등의 상황 에서 화해를 이룬다는 것은 바로 성경적 사명을 실천한다는 것이나 다름없다. 법조계에서도 많은 법조인들은 교회 분쟁 당사자들이 국가재판에 전적으로 의지해 분쟁을 해결 하려는 생각을 떨쳐야 한다면서 특히 종교적 지도자일수록 자기 의사나 신념을 앞세우기보다는 자기 희생의 헌신적 자세로 신앙 공동체의 화합과 회복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국기독교화해중재원 박재윤 원장(전 대법관)은  아이굿뉴 (http://www.igoodnews.net)와의 인터뷰에서 “성경은 성도들 사이에서 송사를 세상 법정으로 가져가는 일을 경계하고 성도들 앞에서 해결하도록 권면하고 있다”며 “법원의 판결은 필연적으로 패소한 사람에게 깊은 상처를 안겨 준다. 세상 법정으로 성경이 가르치는 방법으로 분쟁을 해결 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본보는 나성 영락교회의 장학금 사건과 관련해 교회측에 대하여 지난동안 2차례나 질의서를 보내 교회의 입장을 전해 주도록 요청했으나 6일 현재까지도 답신을 보내 오지 않고 있다.

신앙 공동체의 화합과 회복이 선결과제

영락교회 4대부분 교회는 새로 오는 사람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그 새로운 개인이나 가족을 위해 ‘사랑’으로 ‘환영’하고 감싸주고 있다. 나성 영락교회도 새신자들을 위해 좋은 지침을 세워놓고 있다.  <아주 오래 전부터 시작된 하나님의 계획에 따라 나성 영락교회에서 함께 신앙생활을 시작하게 되신 여러분을 주님의 이름으로 환영합니다. 나성 영락교회에서 그리스도인으로 함께 신앙생활을 하기 원하시는 분께서는 매주 일요일(주일) 교회 메인 건물(본당) 2층 로비에 있는 새가족 안내 데스크에서 새가족 사역부의 안내에 따라 새가족 등록을 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나성 영락교회에 새가족으로 등록하신 분들은 교회 소개 동영상 시청, 교회 투어, 교구 안내, 새가족 만남의 잔치, 새가족 환영회 등에 참여하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같은 지침은 구호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영락교회는 지금 예전의 분위기가 아니다. 적어도 10년전과 오늘의 영락교회는 분위기 자체가 틀리다. 예전에는 “따뜻했다”면, 지금은 “썰렁하다”는 분위기다.

옐프(Yelp)에서 전하는 영락교회에 나갔던 사람들의 반응을 소개한다. ‘앤디 L.’ (Andy L.)이라는 아이디는 지난 2019년 4월 27일에 올린 글에서 <나는 이 교회에 몇 번 가본 적이 있다. 설교와 기도는 보통 이상이다. 하지만, 새로 교회에 나온 사람에 대한 배려가 부족 하다. 환영하는 분위기가 아니다. 어느 누구도 나에게 인사를 건네지 않았고, 오늘 새로 나왔는지도 묻는 사람들이 없었다. 그래서 홀로 앉아 있었다. 심지어 목사님도 내가 내내 옆에 서 있었는데도 전혀 나에게 신경을 쓰지 않았다. 나는 하느님은 사랑이라고 생각해 왔는데 , 이 교회에서는 동료에 대한 사랑은 어디에 있는가?>라며 실망을 나타냈다.

버뱅크에 거주한다는 ‘E.J. C.’라는 아이디는 지난 2018년 1월 20일에 다음과 같은 글을 남겼다. <(나는) 새 교회를 찾다가 영락교회로 나가기로 결심한 것은 (캘리포니아에 살고 있는 많은 한인들이  그랬듯이) 전부터 이 교회 이름을 들어왔기 때문이다. 내가 찾아간 날은 2017년 크리스마스 이브 날이었다. 우선 주차장을 찾는데 힘들었다. 주차장이 두 개 있었지만 어디에 주차해야 할지를 알려 주는 표지판이 없어 주차는 혼란스러웠다. 그날 예배에 참석하기위해 가는 많은 사람들 속에 나도 거닐었고, 심지어 한 두 명에게 길을 물어 보기도 했지만 아무도 길을 비켜서서 저를 먼저 맞이하거나, 인사를 하거나, 제가 새로 왔는지 물어보지 않았다. 나는 예전에 다니던 교회에서 2년 반 동안 새신자 환영팀에 속해 있었기 때문인지 이 교회에서의 경험은 좀 심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예배가 시작되기 15분에서20분 정도 홀로 앉아 있었는데도 어느 누구도 여전히 내 존재를 알아보지 않았다. (나는 주위의 모두들 서로를 아는 것 같았기 때문에 내 얼굴이 그들에겐 새삼스럽게 새로 온 사람으로 보일 것이라고 기대했었다.) 사실 크게 기대를 했었는데…설교요?  그리스도가 우리를 위해 태어나고 죽었는지 상기시켜주는 좋은 설교로 들렸다. 교회 분위기 자체는 따뜻해 보였지만, 이 교회를 찾는 새로운 사람들에게는 기가 막힐 정도로 낙담했다. 다시는 이런 교회에 나오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라고 적었다. 이 글에서도 처음 교회에 나가 위로를 받고 싶었는데 크리스마스 이브 같은 날에도 사랑보다는 냉대(?)를 받은 기분이라는 것이다.

 “사랑보다는 냉대(?)를 받은 기분”

▲ 영락교회는 지금 보다 10년전이 훨씬 좋았다는 옐프의 글

▲ 영락교회는 지금 보다 10년전이 훨씬 좋았다는 옐프의 글

부에나 파크에 거주한다는 ‘Jan D’라는 아이디가 10여년전인 지난 2009년 4월 24일에 올린 글을 보면 당시의 영락교회가 얼마나 좋았던 분위기임을 느낄 수 있다. ‘Jan D’는 한인이 아니고 타인종 이다. <영락교회는 예배를 드리는 장소이다!!  목사님은 정말 멋지고 재미있다.. 그 곳에 다니는 사람들은 모두 훌륭하다…그래서 나는 다시 이 교회에 나오곤 한다. (Young Nak Church is the place to worship at!!  The Pastor there is super nice and funny.. the people that go there are all wonderful…and YUP!! here i go again..)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음식에 대해 이야기 하자면… 이 교회의 음식은 너무 좋고 싸다. 밥이나 김치 그리고 간단한 미역국이라도 너무나 맛 있다. 이른 아침에는 스낵과 커피를 제공하는 카페도 있다. 이 교회는 한국어 예배와 영어권 예배도 있다. 교회는 아주 크지만 이곳은 깨끗하고 모든 사람들을 매우 환영한다. 이 교회에서 연주하는 음악은 내가 들어본 것 중 가장 좋았다. 나는 한인이 아니지만 이 교회를 사랑한다. 그들은 공동체 안에서 뿐만 아니라 다른 인종 사람들을 위해 위대한 일을 한다. 전 세계적으로도…. 내 인생을 바꿔준 영락교회에게 다시 감사한다. (그리고 나를 이곳에 데려온 친구에게도 감사한다. (mybf).. :)>

이글을 올린 주인공은 영락교회가 자신의 인생을 변화시켜준 곳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영락교회가 한 생명을 변화시킨 것이다. 지난 2011년 3월 20일에 로스앤젤레스 거주하는 ‘DthS’가 올린 글에서도 <내 한국 광팬이 날 이 교회로 끌고 온 건 평생에 걸쳐서였다. 내 흑인 광팬들 중 1명도 날 한번 이 교회를 안내했다. 어쨌든, 난 이 큰 교회가 다양한 인종들이 어울리는 프로그램을 하고 있어 좋다. 무엇보다 이 교회 사람들은 나에게 매 주말마다 꼭 와야 한다거나 부르거나 하지는 않아서 좋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오늘의 많은 영락교회 신자들은 ‘교회에 실망스런 일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면서 ‘젊은이들 이  많이 떠나고 있다’며 개탄하고 있다.

“10년전 내 인생 변화시킨 멋진 교회”

나성 영락교회는 과거에도 여러 건의 민사소송으로 곤혹을 치루었는데 최근 S. Lee씨로부터 멕시코 엔시나다에 건축중인 주택 공사와 관련해 상해부주의로 피소를 당한 입장이다. Lee 씨는 지난 2018년 4월 14일 교회가 미션 콘스트럭션에 시공한 주택 공사 지붕 공사 중 낙상해 중상을 입어 교회와 건축회사를 상대로 고소를 제기했다. 또한 나성 영락교회는 자체 교역자 간의 분쟁으로 노회 재판까지 진행중이라 현재 2심까지 판결이 선고된 상태이나 최종 3심으로 비화될지는 20일간 유예기간이 남겨저 교회가 어수선한 상태 이다. 700여만 달러 기금의 장학금 부정운영 사건으로 전체 교인들이 의혹을 담고 있는 판에 노회 재판도 열리고, 민사소송 건 등으로 교회 안팍으로 시끄러운 상태이다. 교계에서는 이번 나성 영락교회 분쟁이 지난 2016년 당회 분쟁 사건 이후 최대 위기 사건으로 보고 있다. 영락교회는 지난 3월로 교회 창립 48주년을 기념했으며 앞으로 2년후인 2023년이면 교회 창립 50주년을 맞게 되는 역사적 시대를 맞게 된다. 지난 2016년 교회 분쟁 사태는 오늘의 상황과도 크게 다르지 않은 교회의 위기 상황이었다. 지난날을 교훈을 삼기 위해 당시 한 언론이 보도한 <영락교회를 바라보는 시선>을 소개한다.

<LA지역 최대 한인 교회 중 하나인 영락교회가 내홍에 휘말리면서 급기야 담임목사를 지지하는 교인과 불신임하는 교인들이 대립하고 몸싸움까지 벌였다는 소식은 한인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다. 영락교회는 1973년 김계용 목사가 개척한 이후 2013년 김경진 목사가 4대 담임목사로 부임해 현재에 이르기까지 모범적 한인교회로 평가 받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간 한인 사회에 끼친 영향력 또한 적지않아 이번 사태를 접하는 한인들의 충격은 더 컸다. 모두가 이번 사태가 원만하고 빠른 시간에 해결되기를 바라고는 있지만 오랫동안 쌓여온 한인 교회 공동체에 대한 회의와 불안감 때문에 그다지 마음이 놓이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우리들의 기억 속엔 대형 한인교회가 분열하는 반복된 역사가 셀 수 없을 만큼 누적돼 있기 때문 이다. 만의하나 영락교회 마저 이같은 ‘분열의 역사’를 반복하게 된다면 “대형 한인교회는 쪼깨 진다. 다만 시간의 문제일 뿐이다”라는 비기독교적인 교회 숙명론이 다시 고개를 들게 될 것이 뻔하다. 그래서 불안한 시선으로 이번 사태를 바라본다.

분열하는 반복의 역사에서 벗어나야

영락교회는 한인 교계의 대표적인 대형교회로서 한인 사회의 어둡고, 도움이 필요한 곳을 어루 만지며 커뮤니티와 함께 성장해 왔다. 그동안 영락교회로부터 직간접적으로 도움을 받은 한인 비영리단체는 일일이 셀 수 없을 정도다. 그런 점에서 이번 사태로 인해 자칫 교회 차원의 봉사와 지원활동이 위축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이번 사태의 원인 중 하나가 교인수 감소에 의한 헌금 감소라는 현실적인 문제이기에 더욱 그러하다. 부디 나누고, 돕는 일이 위축되지 않기를 바라며 불안한 시선으로 이번 사태를 바라본다. 이번 분란을 통해 “교회 공동체가 회사 조직과 별반 다름이 없고 하나님 믿는 사람도 별 수 없다”는 교회 무용론과 기독신앙에 대한 반감이 더욱 커질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만만치 않다. ‘하나님나라의 가치’가 전혀 작동하지 못하는 한낱 교인들의 ‘끼리끼리 모임’에 불과하다는 조소의 대상이 되고 말 것이다. 그래서 영락교회가 ‘세상 방식과 가치’를 거부하고 교회다움을 잃지 않기를 바라며 불안한 시선으로 이번 사태를 바라본다. 아직 커뮤니티를 위해, 이 세상을 위해 영락교회가 해야 할 일이 많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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