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L기 납치피해가족회 대표 대통령 후보들에 공개질의 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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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의 평화 이벤트는 거짓말 쇼 이벤트’

‘피끓는 절규… 대통령 후보에 묻는다’

3대한항공(KAL) 여객기 납치피해자가족회가“한국의 여야 대통령 후보들에게 북한을 향해 납치피해자의 송환을 요구할 의향이 있는지 묻는 서한을 보내겠다고 밝혔다”고 자유아시아 방송(RFA)이 보도했다. 대한항공 여객기 납치피해자가족회는 10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통령 후보, 국민의 힘 윤석열 대통령 후보에게 북한을 향해 대한항공 여객기 납치피해자들의 송환을 요구할 의향이 있는지 묻는 서한을 보내겠다고 밝혔다. 황인철 납치피해자가족회 대표는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보호해야 하는 국가의 책무에 따라 북한에게 송환을 요구할 수 있는지 알고 싶다”며 이 같이 밝혔다. 황인철 KAL기 가족회 대표는“만약 대통령이 된다고 하게 되면 이 중대한 국민의 보호를 위해서 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보호해야 하는 국가의 책무에 의해서 과연 당신들은 북한에게 송환을 요구하고 석방을 요구할 수 있는지 공개적으로 질의를 하고자 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특별취재반>

국민을 지키지 못하는 한심한 정부

납치피해자가족회는 한국에서 탈북민에게 영어를 가르치고 있는 민간단체 FSI(Freedom Speakers International)와 11일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 자유의 다리 입구에서 공개 질의도 벌였다. 황 대표는 한국 문재인 정부를 향해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대한항공 여객기 납치사건과 그 이후 행태에 대해 북한의 책임을 지적하는 유엔의 판단이 최근에도 속속 나오고 있지만 한국 정부가 여전히 이 문제에 대해 소극적이라고 지적했다. 유엔 강제적 비자발적 실종에 관한 실무그룹(WGEID)은 지난 2월 납치사건과 납치피해자에 대한 처우가 반인도적 범죄에 해당한다는 혐의 서한을 북한에 보냈고 유엔 인권이사회 산하 강제적 구금에 관한 실무그룹(WGAD)은 5월 황 대표의 아버지가 송환되지 않은 것은 북한이 강제구금 했기 때문이라고 판단한 바 있다. 황 대표는 “문재인 정부가 평화 분위기를 일으키려고 했지만 국민을 위한 평화가 아닌 정치권 성과를 위한 평화였다”며 “문재인 정부의 평화 이벤트는 거짓말 이벤트, 쇼에 불과하다”고 비판 했다. 황 대표는 “한국 정부가 과거에 발생한 사건인데 현재 우리와 무슨 관계가 있냐는 무관심의 논리를 따른다”며 “그 논리라면 대한민국 국민 누구나 북한의 범죄에 그대로 당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은 지난 1969년 12월 11일 대한항공 여객기를 공중납치했고 이듬해인 1970년 2월 납치한 한국 국민 50명 중 39명만 송환시켰다. 황 대표의 아버지 황원 씨를 비롯한 11명의 한국 국민이 여전히 북한에 남아있는 상태이다.

지난 11월 황 대표의 어머니 양석례 씨는 북한에 납치된 남편을 50년 넘게 기다리다가 결국 재회하지 못한 채 별세했다. 황 대표는 한 번이라도 남편을 만나고 싶다던 어머니가 끝내 소망을 이루지 못한 모습을 보며 더욱 더 아버지를 만나야겠다는 결심을 굳혔다고 말했다. 황인철 대표는 “지난달 저희 어머니가 돌아가시게 됐는데 아버지를 딱 한번만이라고 보고 싶다, 딱 한 번만이라도 안아보고 싶다는 소망을 이루지 못하고 하늘나라로 가시게 됐어요. 저는 그 모습을 보면서 더욱 더 다짐하게 된 것이 내가 반드시 아버지를 만나야겠다는 것이었습니다”라고 말했다.

“납치 가족의 원한 맺힌 한 반세기”

올해 12월 11일은 KAL납치사건이 발생한지 52주년되는 날이며 북한에 납치된 황 대표의 아버지 가 살아있다면 올해로 84세이다. KAL기 납북 사건 당시 황 대표의 나이는 두 살. 초등학교 3학년 때 숙부로부터 자신에게 아버지가 없는 이유를 처음 들었을 때를 이렇게 회고했다.

황인철 대표는 “그 전에는 어머니가 미국에 출장 중이라고 하시면서 크리스마스 때면 돌아 오신다고 해서 매년 기다리고 있었어요. 근데 돌아오지 않으시니까 아버지가 나를 싫어하시나보다 라고 하면서 굉장히 원망스럽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국민학교 3학년 때 그 이야기를 듣고 북한이 납북을 했기 때문에 내가 아버지를 만나지 못하는가 보다 하면서 굉장히 실망을 했었죠.”라고 말했다. 황 대표는 부친과 함께 납치됐던 KAL승무원 성경희 씨가 지난 2001년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 때 한국의 가족들과 만나는 장면을 보면서 아버지를 찾겠다는 희망을 품게 됐다. 북한이 납치 사실을 부인하고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한국 정부의 입장에 낙담할 수밖에 없었지만 이를 계기로 본격적인 송환운동에 나서게 됐다고 한다. 20년 가까운 세월 동안 한국 내 인권단체와 국제기구를 직접 찾아 다니며 이들을 통해 사건 규명과 함께 가족 상봉, 생사 확인을 호소했지만 북한은 이를 거부하고 있다. 북한은 오히려 납북자 존재 자체를 부인하면서 황 대표의 이런 요구가 대북 적대세력의 대결책동의 산물이라고 주장해 왔다.

납치 인정하면서도 끝까지 외면

황 대표는 지난해엔 미첼 바첼레트 유엔 인권최고대표에 북한을 규탄하고 부친의 조속한 송환을 촉구하는 편지를 발송했다. 또 같은 날 서울 외교부 청사 앞에서 한국 정부가 행동에 나설 것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황 대표는 납치된 가족을 돌려달라는게 어떻게 대결책동의 산물이냐며, 적어도 가족과의 만남을 통해 부친의 의사를 직접 확인하도록 하는게 남북관계의 미래를 위한 첫 걸음이기도 하다고 강조 했다.

또 국제 기구 차원에서 KAL기가 납치됐다는 인정을 받았지만 한국 정부는 여전히 소극적이라고 비판했다. 황인철 대표는 “한국 정부에게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국가의 책무를 다하고 그런 차원에서 가족들의 송환을 북한에 요구하고, 북한 또한 마찬가지로 정치적인 부분에서 이것을 이용하는 게 아니라 가족들을 만나게 해줌으로 해서 진정성을 보이면서 진짜 통일로 가는 길에 동반자가 돼야 되지 않겠느냐 제가 바라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올해 54살로 세 아이의 아버지인 황 대표는 젊은 시절을 부친을 찾는 데 바쳤지만 여기서 멈출 수 없다고 한다. 올해로 84살이 됐을, 얼굴도 기억이 나지 않는 아버지이지만 납치가 분명한데도 외면한다면 자신도 아버지에게 가해자나 다름없기 때문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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