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만의 시대 5] 윤석열 향한 박근혜의 핏빛 복수 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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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신에 대해 모욕적 발언 담긴 尹 육성파일 듣고 깊은 한숨
■ 가뜩이나 ‘죄가 없다’고 주장해온 본인 생각에 확신 더한 듯
■ 사실상 정치 재개 시작한 朴의 최종목표는 정치적 명예회복
■ 윤석열 정권 허니문 끝나면 尹 향한 친박들 반격 시작될 것

이번 대선 전 <선데이저널>이 단독으로 공개한 윤석열 당선인의 검사 재직시절 육성파일에서 가장 충격적인 부분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을 향한 윤 당선인의 인격모독적 발언이다. 파일 안에는 그가 최순실 특검 수사팀장을 맡을 때부터 이미 전직 대통령의 머리 위에 올라 그들을 어떻게 엮어 넣을지 미리 계획한 내용들이 가득 담겨 있다. 그 내용을 간략하게 소개하면 윤 당선인은 박 전 대통령에 대해 “박근혜는 어차피 뇌물로 엮어 처리하면 되는데 지금 김수남 검찰총장이 TK라서 국민들을 조금씩 달래가며 (수사강도를) 고려하고 있지 않나 싶다”며 “박근혜를 일단 뇌물로 넣어놓으면 부패범죄가 되고 박근혜가 나갈 수밖에 없다”라고 밝혔다.

이른바 ‘박근혜 특검’을 하기 전에 검찰에서 포괄적 뇌물죄로 박 전 대통령을 엮었어야 한다는 자신의 소견을 언급한 셈이다. 이어 “진술을 다 받아 (부패범죄로) 막 엮어서 해놓으면 되는데 (김 총장이) 저거(박근혜)를 뇌물로 엮지 못한 게 아닌가 싶다”며 “뇌물로 엮게 되면 (박근혜가) 조사도 안 받고 재판 기다리면서 대통령직을 수행할 수가 없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최순실 사건이 터지자마자 나는 ‘이거 여기서 금방 안 끝나겠는데. 재단법인을 딱 보니까 그림이 쭉 그려지는 거야. 뇌물을 재단법인으로 받아먹었구나’ 하는 걸 바로 알았다”며 “원래 박근혜의 직업이 재단 운영하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는 “박근혜 정부에서 고위공직자를 하는 것은 그 자체가 재앙이다. 이는 아주 나쁜 부모 밑에서 태어나는 것과 비슷하다”며 “검찰이 못 엮은 뇌물죄는 내가 엮어 박근혜 (청와대에서) 내보냈다”고 밝혔다. 윤 당선인은 이미 최순실 특검 전에 당시 김수남 검찰총장을 비판하며 검찰에서 뇌물로 엮어 수사를 제대로 하면 굳이 특검까지 갈 것도 없다는 식의 입장을 밝힌 셈이다. 특검에 들어가기도 전에 이미 박 전 대통령의 혐의를 뇌물로 보고 수사에 들어갔음을 사시하는 대목이다. 결국 일을 들어보면, 이미 박 전 대통령에 대해 검찰이 수사에 들어가기도 전에 뇌물을 받았다고 판단했고, 이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어리숙 하고 무능력하다는 식의 표현을 써가며 신랄하게 비판을 가한 셈이다.

혼이 정상이라면?

과거 박 전 대통령이 했던 표현 중 ‘혼이 비정상인 사람’이란 말이 있다. 만약 박 전 대통령이 혼이 정상이고, 머리가 정상으로 돌아가는 사람이라면 이런 말을 듣고 가만히 있을 수가 없다. 특히 탄핵과 검찰 수사에 대해 억울함을 가지고 있는 그가 이번 파일을 들었다면 자신을 둘러싼 일련의 과정들이 정치적 충돌 속에 이뤄졌다고 확신할 수 밖에 없다. 그것도 모자라 일개 검사가 대통령을 향해 모욕적 언사를 퍼부은 것은 가히 충격일 수 밖에 없다. 아니나 다를까 대선 전 이 파일이 공개된 후에 가장 펄쩍 뒨 사람들은 다름 아닌 골수 친박 세력들이다. 당장 친박 세력의 우두머리임을 주장하는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는 대선 전 이 파일이 공개되자 한 라디오에 출연해 다음과 같이 윤 당선인을 맹비난했다.

“제가 경남 통영에서 유세를 하며 녹취록을 다 틀었다. 첫 번째는 박근혜 대통령을 뇌물로 엮자는 표현이 나온다. 두 번째는 최순실 하고 분리시키려다 보수권력하고 박근혜 대통령 분리시키기 위해서는 뇌물죄로 엮이면 박근혜 대통령이 더 이상 대통령직을 못가진다는 표현도 나오고, 그다음에 케이미르재단 뇌물을 받았다. 사실 이거는 증거채택도 안됐다. 그런 부분들을 그냥 쉽게 케이미르재단을 통해서 뇌물을 받았다고 표현하는 모습을 보고 경악을 했다. 저는 솔직히 말씀드려서 박근혜 대통령 그렇게 뇌물로 엮자는 표현에서 상식으로 이해가 안 간다. 개인적으로 용서가 안 된다. 그게 시점이 본인이 특검 들어가기 전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에서 탄핵 소추 되고 탄핵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쭉 가는 거다.

그 시점에서 지금 여권 인사들하고 그런 걸 통해서 5단계를 뛴 거다. 그것은 굉장히 권력지향을 위해서 죄가 있고 없고를 떠나서 엮는다는 표현이 이해가 잘 안 된다.” 문제는 박 전 대통령 본인이 이를 듣고 어떻게 생각했는지 여부다. 박 전 대통령은 탄핵 당시부터 지금까지 자신에게 적용된 혐의에 대해서 이렇다 할 말을 한 적이 없었으나, 지인들에게는 “결코 사익을 위해서 무엇인가를 한 적이 없다”는 말들을 자주 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상황에서 박 전 대통령은 본지의 육성파일을 듣고 자신이 정치적 희생양이란 생각을 더욱 강하게 굳힌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는 윤석열 정권의 일종의 허니문 기간이기 때문에 유화적 제스처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어느 순간이 되면 자신의 명예회복을 위해 윤 당선인에 대한 공세를 강화할 가능성이 크단 전망이다. 특히 이번 지방선거를 발판 삼아 정치적 영향력 확대를 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유영하 공천이 최대 관건

일단 박 전 대통령은 공식적인 정치적 발언은 삼가고 있지만 사실상의 정치행보 재개에 나섰다. 이미 사저로 복귀해서 대구에 대해 정치적 의미를 부여한 발언 자체가 사실상 정치를 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일단은 자신의 유일한 소통창구이자 법률 대리인인 유영하 변호사에 대한 지지로 물밑 활동을 시작했다. 그는 자신의 최측근이자 대구시장에 출마한 유영하 변호사의 후원회장을 맡으면서다. 유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이 선거 전면에 등장할 일은 없다며 선을 그었지만, 정치권에선 그의 영향력이 어디까지 미칠지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특히 대구시장 선거에 쏠린 관심이 남다르다. 향후 예고되고 있는 정계개편 과정에서 박 전 대통령이 어느 정도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지에 대한 가늠쇠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유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다.

현재, 박 전 대통령이 문고리 3인방(이재만·안봉근·정호성 전 청와대 비서관)과 연락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 반면, 유 변호사와는 꾸준한 교감을 가져왔다. 박 전 대통령이 삼성서울병원을 퇴원해 사저로 돌아왔을 당시에도, 그는 옆자리를 지켰다. 유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이 후원회장을 맡게 된 배경에 대해 “한 번은 ‘돈도 없으시잖아요’ 하시길래 ‘그러면 대통령께서 후원회장 맡아주시면 후원금이 들어오지 않겠습니까’ 했더니, 그걸 기억하셨는지 본인이 후원회장을 맡으면 어떻겠느냐고 하셔서 ‘그러시면 감사하겠다’고 말씀드렸다”고 설명했다. 박 전 대통령이 정치권에 재등장하자 일각에선 6·1 지방선거를 시발점 삼아 독자 세력화를 도모할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자신의 지지기반 회복을 위해 대구·경북을 거점으로 정치 영역을 다지겠다는 추측이다. 박 전 대통령이 ‘사저 정치를 통해 정치권에 재등장하는 것 아니냐’는 설에 무게가 더해지는 이유는 지난달 24일 자신의 사저 앞에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읽히는 발언을 했기 때문이다.

당시 박 전 대통령은 “제가 국가와 국민을 위해 열심히 한다고 했지만 이루지 못한 많은 꿈들이 있다”며 “좋은 인재들이 저의 고향인 대구의 도약을 이루고 더 나아가 대한민국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작은 힘이나마 보태려고 한다”는 메시지를 냈다. 유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의 ‘사저 정치’설과 ‘정치권 재입성’ 등 무수한 추측에 “조금 과장된 해석 같다”면서도 “입방아에 오르게 하지 않았나 하는 죄송한 마음이 없지 않다”고 해명한 상태다. 유 변호사가 직접 입을 열었음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에선 박 전 대통령이 유 변호사의 ‘후원회장’을 맡은 것에 대해 다양한 평가와 해석을 내놨다. 가장 뜨거운 관심사는 유 변호사의 ‘공천’ 여부다. 유 변호사가 공천 받지 못할 경우 박 전 대통령의 입지도 흔들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박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이라 불리는 ‘대구’에서 그의 영향력이 예전 같지 않다고 볼 근거가 되지 때문이다. 이에 당내에선 유 변호사가 공천을 받아 대구시장이 된다면 박 전 대통령도 재기를 노려볼 수 있겠지만, 결과에 따라 종지부를 찍을 수 있다는 예측이 조심스레 고개를 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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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표절·학력위조·경력위조·주가조작’ 수사 중단도 모자라

김건희 소박한 이미지 띄우기 아부기사

■ 조중동, 김건희 후드티 입고 사역견 끌어안고 찍은 사진 대서특필
■같은 날 김혜경 압수수색 “당선과 낙선의 명암차이가 극명한 하루”

윤석열 당선인 부인 김건희씨가 등판을 앞두고 후드티를 입고 사역견을 끌어 안고 있는 모습을 전날 조중동을 비롯한 복수의 언론이 나서 소박하고 검소한 모습으로 이미지 프레이밍을 하고 나섰다. 5일 언론 매체들은 또 다시 김씨가 신고 있던 하얀 슬리퍼를 ‘완판 슬리퍼’로 앞 다투어 보도하고 있다. 김 씨의 흰색 슬리퍼가 약 3만 원대에 판매되고 있는데 완판돼 구매를 못한다는 ‘김건희 팬클럽’ 회원의 소식으로 마치 많은 사람이 그런 거처럼 소박한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다.

조응천, 미국 같으면 종신형감

주가조작 관련 기사는 온데간데 없고 가짜뉴스로 갖은 사치를 했다고 먹칠을 만든 김정숙 여사와 대비되는 소탈한 모습으로 이미지를 높이려는 연출에 언론이 부화뇌동 조력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김씨가 ‘중대범죄 혐의자’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전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 김건희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와 관련해 “주가조작은 미국 같으면 종신형”이라며 검찰의 수사를 촉구했다. 조 의원은 “(이재명 민주당 상임고문의 부인) 김혜경 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은 우리의 감정선을 건드리는 일이지만, 주가조작은 자본시장의 근간을 흔드는 대단히 큰 범죄”라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조 의원은 전날 경찰이 김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과 관련해 경기도청을 압수수색한 것을 겨냥, “김씨는 2월 초에 기자회견 했을 때 ‘수사, 감사를 통해서 다 밝혀지기를 원한다’,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얘기를 했기 때문에 지금 수사에 협조 못 하겠다고 할 수 없는 것”이라며 “그런데 검찰·경찰이 왜 선거에 진 쪽만 이렇게 전광석화처럼 (수사를) 하느냐”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선거 이긴 쪽은 면죄부가 주어지는 것이냐?, 그게 법치주의냐?”라며 “아직까지 (김건희를) 소환했다는 얘기를 전혀 들어보지 못했다. 우리나라 수사기관은 그러면 영원한 충견이 될 수밖에 없는가 하는 물음표를 던지고 싶다”라고 비판했다. 특히 김건희씨 언론플레이 근황 사진이 공개된 4일 이재명 전 민주당 대선후보의 부인 김혜경씨와 관련해 경찰의 경기도청 압수수색이 전격 진행됐다.

김어준 ‘이게 윤이 부르짖는 공정이냐’

이를 두고 방송인 김어준씨는 이날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당선과 낙선의 명암차이가 극명한 하루’라면서 강하게 비판했다. 김어준씨는 “어제 서초동 자택 인근에서 경찰견을 안고 있는 김건희 사진을 보도했다. 하필이면 낙선자의 부인 김혜경씨 관련해서 경기도청 압수수색 보도가 쏟아진터라 당선과 낙선의 명암 차이가 극명한 하루였다”라고 말했다. 김혜경씨의 경우 고발장 접수일로부터 정확히 10일 만에 경기도청을 전격 압수수색 하면서 소환 조사도 초읽기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반면 여러 혐의가 중첩으로 걸려 있는 김건희씨에 대해서는 감감무소식으로 김혜경씨와는 완전 배치되는 상황이다.

도리어 언론매체들은 김건희씨가 서초동 자택 근처에서 이웃 주민들에게 목격됐다며 김건희씨의 사진 여러장을 전날 공개했다. 윤 당선인 취임을 앞두고 김건희씨가 언플로 자신에게 걸린 혐의를 희석화 시키면서 공개 활동 시동을 건다는 풀이가 나온다. 이에 민주당은 “본인에 대한 무수한 의혹부터 해소해야 한다”라고 질타했다. 신현영 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김씨가 경찰견과 찍은 사진이 언론을 통해 공개되면서 ‘활동 임박’ 등의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라며 “공개 활동 재개를 위해 국민 여론을 떠보려는 언론플레이로 보인다는 점에서 매우 유감스럽다”라고 지적했다. 신 대변인은 “김씨에 대해 국민께서 궁금해 하시는 것은 당연하다.

대통령 선거 기간 동안 제기된 무수한 의혹들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은근슬쩍 공개 활동을 하겠다는 것은 언어도단”이라며 “김 씨가 대통령 부인으로서 국민의 인정을 받으려면 자신에 대한 의혹들부터 철저하게 규명되도록 협조하는 것이 우선 아니겠냐”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논문표절, 학력 위조와 경력 위조’는 물론이고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등 무수한 의혹이 현재진행형으로 남아있는데 마치 없는 일처럼 굴어서는 안 된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대통령 배우자는 국가를 대표해 대통령과 함께 정상외교 일정을 수행하며 때로는 대통령을 대신하기도 한다”라며 “김씨가 이렇게 중요한 대통령 부인의 역할을 수많은 의혹을 안은 채로 수행할 수는 없다”라며 김건희 씨 수사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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