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은행 역사상 두 번째로 큰 규모의 은행 파산사태가 터졌다. 캘리포니아 주정부가 실리콘 밸리 소재 SVB의 은행업 허가를 취소하고 파산 관재인(receiver)으로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를 지정해 전격적으로 SVB은행을 파산시키고, 다가올지도 모를 금융위기를 일단 안정시켰다. SVB은행 파산 상태와 이후의 과정을 시애틀에 본점을 둔 유니티 뱅크의 장정헌 회장이 알기 쉽게 풀이했다. <편집자 주>
2023년 3월 10일 주말이 시작되는 금요일 늦은 밤, 미국에서 은행을 감독하고 예금을 보증하는 기관인 FDIC는 특별팀을 구성해 요원들을 특급차량에 태워 모처로 향했다. 특별팀장은 차량에 탑승한 요원들의 Cell Phone은 모두 회수하고, 차창문은 모두 가려진 채 팀장이 지시한 곳으로 향했다. 그들이 도착한 곳은 실리콘 밸리에 소재한 SVB은행 본점이었다. 팀장이 은행에 들어가 재무담당 직원 한명만 남기고 남아있던 모든 은행 직원들을 집으로 보냈다. 그리고 FDIC 직원들이 24시간 동안 SVB의 자산과 부채를 평가하고, 문을 닫게 할 것인지 다른 은행에 인수시킬 것인지 토의했다. 결국 FDIC는 전반적인 감사를 통해 SVB자구책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1933년에 설립된 SVB은행으로부터 수수료 등으로 확인된 자산이 1300억불임을 확인하고서, 이 자금으로 SVB 의 채권 투자 로 인한 손실을 보상해 주고 채권을 인수하고 3월 12일 일요일 은행 정문에 임시로 널판지로 문을 가려 은행 폐쇄를 전격적으로 알렸다.
왜 SVB가 이렇게 됐는가?
SVB는 그동안 스타트업 예금을 받아 채권(기간이 길면 더 높은 이자를 받는다)을 매입하여 왔는데, 연준이 예상외로 금리 인상으로 손실이 발생했고, 예금이 빠져나가는 경우를 위해(은행은 보통 3개월 이내에 예금 인출에 대비) 현금확보가 필요했고, 현금 확보를 하기위해 손실을 감수하고 채권을 팔고, 채권판매로 인한 손실을 메꾸기 위해 주식을 발행해 지난 8일 25억 달러를 자본금 증가 하려다가 실패하고, 예금으로 사둔 국채를 싼가격으로 팔려다가 이같은 소문이 순식간에 예금주들에게 전해지고, 소문을 들은 예금주들이Cell Phone 으로 Online banking을 통해 SVB 예금이 순식간에 420억불이 인출 되면서 통제 불능이 되어 버렸다.
당시 월스트릿저널은 보험계 스타트업 커버러지 캡의 설립자 맥스 조는 지난 9일(목) 몬태나주 빅스카이에서 열린 모두 미친듯이 스마트폰을 두드리는 모습을 목격했다고 한다. 모두가 SVB에서 회사 자금을 빼내려고 했다는 것이다. 그는 “실제로 뱅크런이 벌어지고 있었다”고 회상했다. SVB은행이 금리가 오르니 가지고 있는 채권에서 손실이 발생한 것이 은행 파산에 영향을 주었다. 금리가 오르면 채권 값이 떨어진다. 이유는 1% 이자를 주는 $1000 짜리 채권을 사서 갖고 있는데, 금리가 올라, 같은 채권을 지금 사면 5% 의 이자를 주게된다. 그런데 1% 이자를 주는 채권을 갖고 있는 사람이 돈이 필요해서 채권을 팔려고 하니 아무도 안 사게 된다.
‘뱅크런이 현실로….
왜냐하면 5% 이자를 주는 채권을 살수 있는데, 그러면 1% 채권을 갖고 있는 사람이 금리 차이 4%를 할인해서 $960에 팔아야 한다. 자기가 산 금액에서 $40손실이 발생해도 현금이 필요해서 파는 것이다. 미국은 1929년 세계 대공황으로 1933년 Glass Steagall Act가 의회를 통과하고 같은 해에 설립한 FDIC 를 통한 은행규제가 시작되었다. 은행의 업무가, 투자은행(Investment Firm, 골드만 삭스 등과 상업은행(Commercial Bank)로 나누어져, 투자는 투자은행만 할 수 있게 해서 은행이 안전한 경영을 하도록 했다. 이후 투자은행은 수입이 큰데 은행은 규제가 많아 수입이 적다고 해서, 1990 이후 은행도 규제를 많이 풀어 주었다. 결과는 2008 년 금융위기로 번졌다.
검은 돈 안식처 SVC의 몰락
다시 2010년에 Todd Frank Reform and Consumer Protection Act로 미국의 대형은행(자산규모 2,500억불 이상) 약 30개 은행에 대해서는 매년 Stress Test 를 받아 그 기준을 통과해야 영업이 가능토록 했다. 기준은: GDP가 -6%로 떨어지고, 실업률이 10% 이상으로 올라가고, 주택지수가 30% 떨어지고(집 값이 하락), Dow index가 50% 떨어진 경우에도, 보통 주식을 통해 조달한 자본금이 4% 이상을 유지해야 된다는 등 금융 시스템의 붕괴를 막는엄격한 규제를 실시했다.
이렇게 규제가 엄하니 미국의 금융 시스템은 안전하고 건실하다. 다만 예금자와 은행 주식을 소유한 사람들에게는 안전해서 좋다. 하지만 엄격한 규제가 은행의 수입이 좋을 수 없고, 따라서 은행주식은 일반 기업 이익에 1/2 값에 거래가 되고 있는 실정이다.
예를 들면 은행의 이익이 $1이면 8 배에 거래되고, 일반 기업은 16 배, IT 기업 (google)은 22배인 $22에 거래가 되었다. 이번 SVB(자산 2,000억불) 사태로 $1,000-2,500억불 은행도(중견은행) 규제가 강화된다. 그래서 뉴욕의 First Republic Bank에는 유동성 부족을 도우려 11개 은행이 참여해서 300억불의 자금을 모아 주었다. SVB 은행의 예금이 빠져나가 큰 은행으로 예금이 들어갔으니, 이번에는 혜택을 본 은행들이 어려운 은행을 도운 것은 좋은 일이다. 또한 금융 당국이 신속하게 FDIC 가 보증하는 예금 $250,000이상의 보증이 안되는 예금도 100% 보증한 것은 잘한 일이다. 이는 1990년 그리스 정부가 규정대로 한도 초과 예금을 보호 하지 않아, 모든 은행의 예금 인출 소동으로 은행 전체가 파산, 국가가 부도를 맞은 경우를 참고 삼았다. 결론은 은행에 대한 엄격한 규제로 미국의 금융 시스템은 어느 나라보다 안전하고 믿을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보여주었다.
한편 Swiss Credit crisis 회계 결함이 문제가 되었고, 예금 인출이 커져 나갈 때 최대 지주인 사우디은행이 더 이상 유동성 공급에 협조를 안하겠다. 그런데 스위스는 중립국가로 전 세계의 “검은 돈의 안식처”로 예금자 보호가 철저 했는데… 히틀러가 유태인의 예금자 명단을 넘겨 주지 않으면 침공을 하겠다는 위협에도 꿈적하지 않았던 나라가, 지난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러시안 인들의 예금을 동결한다고 발표했다. 그러자, 전 세계의 검은 손들이 이제 내 예금을 어디에 맡기지? 이번 회계 결함이 소문나면서 예금 인출이 늘어나고 유동성 부족으로 난처한 입장에 빠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