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자간담회 준비,절차, 진행, 평가 등 졸속 수준
◼ ‘10월 한국의 달’ 문화행사에 ‘찬밥’된 동포사회
◼ 문화원장의 계속된 ‘갑질’ 행태에 동포사회 비난
◼ 동포사회를 무시하는 LA공관의 기본 자세 문제
기자회견(Press Conference)은 미디어 이벤트의 하나로 기자단을 초청하여 주장과 근거를 밝히는 행사이다. 말 그대로 기자들 앞에서 일방적으로 입장만 밝히는 것만으로도 기자회견으로 보며, 공식적인 질의응답 시간을 반드시 보장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요즈음은 대부분의 기자회견에는 공식적인 질의응답 시간을 포함하는 편이다. 이와는 달리 기자간담회(Media Conference)는 보통 세가지 경우에 진행한다. 첫째는 언론에 중대한 사실을 밝히거나 홍보가 필요할 때, 둘째는 보도자료만 배포해서는 실질적인 내용을 설명하기 어려울 때, 세번째는 특정 기관 단체나 인사들이 언론과의 관계형성이 필요할 때다. LA총영사관도 기자회견이나 기자간담회를 개최하는 것은 동포사회에 알리고자 하는 사항이나 동포사회의 협력을 구하고자 할 때 개최하고 있지만 구렁이 담넘어 가듯이 형식적인 과정에 불과해 빈축을 사고 있다. <성진 취재부 기자>
미국에서 기자회견이라면 국민들이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것 중의 하나가 대통령 백악관 기자 회견이다. 대통령이 직접 마이크 앞에 나서서 모두 발언을 하고 기자들의 질문을 받는다. 이런 기자회견은 대통령이 국민과 직접 소통한다는 의미가 있다. 물론 장관들이나 어떤 특정 사건이 발생했으면 해당 담당자들이 나서서 기자회견을 한다. LA총영사관(총영사 김영완)은 지난 9월 25일 총영사관 5층 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기자간담회는 총영사관이 미리 보도자료를 통해 일정을 언론사들에게 통보했다. 이날의 기자 간담회의 목적은 ▶LA공관 재건축과 관련한 진행상황 ▶10월 문화의 달 행사를 소개 ▶4명의 신임 영사들을 소개하는 것 등 3가지 사항으로 모두 중요한 사안이라 볼 수 있다.
이날 기자간담회 자리에는 권성환 부총영사, 정상원 LA한국문화원장, 강전훈 LA한국교육원장을 포함 관련 영사들 6명 등 도합 9명이 자리했다. 평소 총영사관 기자회견에는 총영사와 관련 영사들 정도가 배석하곤 했는데 이날은 공관 관할 정부 기관인 한국문화원과 한국교육원 책임자들까지 배석하여 이날의 기자간담회의 중요성을 나타냈다. 하지만 이날의 기자간담회를 김영완 총영사가 주재한 것이 아니라 권성환 부총영사가 사회를 보았다. 당연히 취재기자들 사이에서 ‘왜 오늘 이 자리에 총영사가 참석하지 않았나…’란 소리가 나왔다. 최근 들어 총영사관 기자회견에 김 총영사의 참석은 아주 드물었다.
일단 이날 기자간담회 안건에 대한 설명이 끝나자, 질의응답 시간에 본보 기자가 ‘오늘 기자 간담회에 총영사가 왜 참석을 하지 않았는가?’를 문의했다. 권성환 부총영사 답변은 ‘부재중이고 사정이 있기 때문’ 이라는 짤막한 답변이었다. 이미 언급한 것처럼 기자간담회는 ‘언론에 중대한 사실을 밝히거나 홍보가 필요할 때’ 행하는 것인데, 총영사관이 10월을 맞아 동포사회의 협력과 참여를 구하는 중요한 내용을 발표하는 자리에 총영사가 이를 주재하지 못했다는 것은 이유가 부족하다. 만약 이 기자간담회 일정이 총영사 공무 일정과 겹친다면, 사전에 다른 날로 일정을 변경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왜냐하면 이날 기자간담회는 총영사관이 정한 것이지, 언론사들이 요청한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전에 <9월 25일 기자간담회>를 정한 것인데, 막상 이날 갑자기 총영사가 참석할 수 없는 피치못 할 사정이 생겼다는 것인데, 권성환 부총영사의 총영사 불참 설명은 아주 미흡했다.
중요한 사항 발표 자리에 총영사가 불참?
이날 기자간담회를 개최한 LA총영사관은 보도자료와 프리젠테이션에도 준비가 미비했다. 올해 ‘2024년 한국의 달 행사’가 총영사관, 문화원, 교육원 등 3개 기관이 무려 16개를 주최 주관하는 사업인데, 보도자료가 달랑 3페이지 짜리에 브로셔 한 장만 배포하고는 비디오 프리젠테이션을 했는데 주마간산 격이었다. 이날 첫 번 안건인 LA총영사관 사상 최초로 대규모로 실시하는 재건축 진행 상황과 두번째 문화의 달 10월을 맞아 준비된 ‘2024년 한국의 달’ 행사 16개 설명회, 세번째로 이번 새로 부임한 권민(동포담당)영사, 전호정(경제)영사, 김수인 영사, 이지은 영사 등 4명 영사들을 소개하는 자리 등 세가지를 한정된 시간동안 간담회에서 하는 것 자체가 무리였다.
이 세가지 중 한가지 사항만도 중요하고 벅찬 것인데 이 세가지를 한꺼번에 처리하려고 한 자세부터 문제였다. 기자간담회의 의미를 제대로 모르는 것이었다. 이 자리에서 한국의 달 행사와 관련해 총영사관 정현지 영사가 개천절 기념식 등 6개 행사를, 정상원 문화원장은 K-팝과 시네마, 공연예술, 시낭송 등등 6개의 문화행사를 설명했다. 강전훈 교육원장은 한글날(10월 9일) 행사와 함께 10월 4일 북미지역 최초로 ‘LA 한국유학센터’ 개소식을 포함, 한인 및 타인종 학생들의 한국대학 유학을 위한 온·오프라인 상담을 하는 주요 행사를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권성환 부총영사는 “올해 10월 문화행사는 공공외교 일환으로 샌디에이고와 애리조나 지역 파트너들과 기획해 한국을 더 널리 알리고 이해를 높이려는 목적으로 진행하게 된다”고 부연했다.
본보 기자는 질의응답 시간에 ‘10월 한국의 달 행사 내용이 특별하게 한국의 달을 기념하기보다는 이미 10월에 예정된 행사들을 ‘한국의 달 행사’에 짜맞춘 행사들이 대부분 행사들이고 이들 행사 들이 한국이나 타지역 기관들과의 합동행사들로 LA한인사회와의 협업하는 문화행사는 소외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하여 정상원 문화원장은 문화원이 기획한 한국의 달 행사 6개가 오래전부터 기획된 것이고 질적으로 우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다시 본보 기자가 ‘기자 질문의 요지는 LA한인사회에도 훌륭한 문화예술단체가 있기에 이를 활용하라는 제안이라고 지적하면서 “한 예로 지난해 한국의 달 행사 프로그램에 선정됐던 LA안무가 정다은 ‘놀이’ 작품은 올해 미국 현대 무용제의 최고 최대로 알려진 ‘제이콥 필로우(Jacob’s Pillow Dance Festival)에 초청 데뷰하는 영예를 획득했는데 이런 동포단체를 초청했다면 한국이 달 행사도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응대했다.
정 문화원장과 본보 기자 간의 질의응답이 계속되자 사회를 보던 권성환 부총영사는 느닷없이 ‘두 분 질의응답은 별도로 나가서 두 분이 따로 하는 것이 어떻냐?’면서 질의응답을 중단시켰다. 기자 간담회에서 이 같은 사회자의 망동(?)은 공관의 횡포로 밖에는 볼 수 없는 작태였다. 이날 간담회의 마지막 순서인 신임 4명 영사의 소개는 정말 썰렁했다. 애초9명의 영사들이 합동 간담회로 시작했는데 첫 번 사항과 두번째 사항이 끝나자, 신임 4명 영사들만 놔두고 모두 퇴장해 버렸다. 사회자인 권성환 부총영사는 4명의 신임 영사들의 임무와 사명들을 해당 영사들과 함께 구체적으로 소개했어야 했다. 이들 4명의 영사들은 앞으로 동포사회와 밀접하게 교류 소통하는 영시들이기 때문이다. 하는 수 없이 4명 영사들은 자신들이 관등성명만으로 꾸벅 인사하고 취재 기자들과 명함을 교환하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웃기는 행태였다.
‘꿔다 놓은 보릿자루’ 신임 영사들?
LA한인사회에 Glin-TV(대표 정진철)라는 동포 유투브 방송이 있다. 평소 한국문화원에서 주최하는 행사에는 빠지지 않고 열성적으로 취재하여 왔다. 문화원이 샌디에고에서 행사를 벌일 때도 현장을 취재했다. 지난 6월 4일 문화원의 초청으로 한국국립국악고 소리누리예술단이 LA다운타운 Zipper Concert Hall에서 성황리에 공연했다. 그런데 이날 공연을 문화원이 일부 문제로 전체 공연 영상을 촬영치 못했다. 당시 정 원장은 Glin-TV가 전체 영상을 촬영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Glin-TV 정진철 대표에게 전체 영상자료를 요청했는데, 정 대표는 이 모든 영상자료를 대가 없이 문화원에 전부 제공했다. 그후 지난 7월 26일 K팝 인기 그룹 STAYC을 문화원이 초청한 행사가 있었다. 당시 Glin-TV의 정진철 대표는 문화원에 예약을 하고 취재를 알렸다. 그런데 문화원에서는 “이번 행사가 다른 문화원 행사와 달리 그룹 기획사의 아티스트 초상권 및 저작권 보호차원에서 영상촬영이 불가하니 양해하시기 바란다”며 영상 취재 거부를 할 뿐 아니라, 더 이상의 추가 질문에도 답변을 하지 않았다. 나중 문화원은 자신들만 영상을 사이트에 올렸다.
이날 문화원의 자세는 동포 언론에 대한 기본 예의도 없는 불손한 작태였다. 기획사가 주장한 “아티스트에 대한 초상권” 운운만 알리는 것으로 끝날게 아니라, ‘우리가 기획사와 혐의하여 나중 일부 영상 자료를 제공할 방법 등을 강구하여 통보하겠다’라는 최소한의 취재 편의를 제공했어야 했다. Glin-TV 의 정진철 대표는 “그동안 문화원 행사에 나름대로 성의껏 취재하여 왔는데, 취재 편의를 제공할 방법은 고사하고 이 같은 푸대접을 당하니 한심했다”고 토로했다. 정상원 원장은 불과 2개월전 한국국립국악고 소리누리예술단 LA공연을 두고 자신들이 영상 자료 를 확보 못해 Glin-TV의 정진철 대표에게 요청해 전체 영상을 제공받은 사실을 까맣게 잃어버린 배은망덕한 행태를 보인 것이다. 동포언론을 무시하고 동포사회를 깔보는 행위이다. 이같은 정상원 문화원장의 ‘갑질’ 행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는 지난해 8월 11일 월트 디즈니 홀에서의 ‘한미동맹 70주년’을 기념하는 조수미 초청 무료 음악회를 두고 벌인 ‘갑질’로 비난의 대상이 되었다. 당시 문화원은 “무료 공연의 공정한 관람 기회”를 위해 “주요 인사 초청석을 제외한 대부분의 좌석(700석 규모)을 추첨을 통해 배포한다고 하고서는 뒤로는 전체 좌석의 60%를 넘는 1,365석을 자기들이 마음대로 배포하는 ‘주요 인사 초청석’으로 만들어 버린 것이다. 문화원은 공정하게 추첨을 한다고 강조하면서 대부분의 좌석(700석 규모)에 대하여 컴퓨터 추첨을 한다고 강조하면서 실제로 “주요 인사 초청석”을 전체 좌석의 60%를 넘는 1,365석으로 만들어 따로 숨겨 놓았다. 이같은 문화원의 횡포(?)는 한마디로 동포사회를 우습게 보고 무시하는 작태였다. 정상원 문화원장의 ‘갑질’ 행각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인 ‘직지’ LA전시 행사를 두고 지난해 9월과 10월에 OC플러튼시 도서관과 LA문화원에서 각각 ‘직지’ 특별전시회를 예정했는데, 당시 정상원 원장은 ‘문화원 전시보다 OC 플러튼시 도서관이 직지 전시회를 먼저 할 수 없다’고 고집(?)을 부려 플러튼 시 도서관에서의 전시회가 갑자기 취소되는 사태를 당했다. 애초 지난해 4월에 직지 해외 전시를 총괄하는 한국의 청주 고미술박물관(직지 박물관)은 지난해 9월 25일~10월 5일까지 OC플러튼시 도서관 전시회, 그리고 10월 6일부터 20일까지 LA한국문화원에서 각각 전시회를 개최하기로 결정했었다. 청주박물관 측에서는 “직지전시회와 관련해 사전에 전시장소와 관련해 문화원 측과도 협의를 끝내는데, 이제 와서 카톡으로 플러튼 도서관이 먼저 하면 안된다고 하니 우리로서도 황당하다”는 입장이었다며 당시 문화원장이 청주박물관에게 보낸 메시지를 공개했다.
<청주박물관에게…플러튼 도사관 전시일정을 저희 문화원 전시 이후로 연기 부탁 드립니다. 저희 문화원 전시일정을 전시설치 (10.4~10.5) 전시기간 10.6(금)~10.20(금)까지 진행하신 후 그 후에 플러튼 전시 일정으로 진행 부탁드립니다.> 당시 청주박물관은 플러튼 도서관과 한국문화원 전시를 위한 전시 용역을 위한 업체 선정도 계약 했으며, 또한 직지 전시를 위한 해외전시 보험에도 가입했다. 이런 지경에 정 문회원장의 ‘갑질’로 OC 플러튼시 도서관의 직지 전시회가 취소된 사태는 자칫 외교분쟁 꺼리가 될 가능성도 있었다. OC 플러튼시 도서관은 미국 정부 기관이기 때문이다.
문화원장 ‘갑질’로 OC 직지 전시회 무산
한편 올해 LA공관에 대한 국정감사가 10월 19일(토) 오전 10시로 예정됐다. 최근의 LA총영사관이 정기 국정감사(국감)를 받은 것이 지난 2022년 10월 20일이었다. 당시 코로나 이후 대면으로 6년 만에 처음인 셈이었다. 김영완 총영사는 지난번에도 국감을 받았는데, 이번에 또 받게 됐다. 어떤 총영사는 한번도 받지 않은 경우가 있는데, 김 총영사는 국감과 인연이 많은 것 같다. 하지만 고작 3시간 정도로 끝날 졸속 국감(?)이기에 여유 있는 자세이다. 지난번 2022년 당시 국감 실태를 보면 10년 전인 2012년 LA총영사관 국감 때와 비교해서 하나도 발전된 것이 없었다. 그때도 국감의 주요 논쟁 꺼리가 민원실 서비스 문제였다.
10년전은 “불편함” 이었고, 2022년은 “불친 절” 이었다. 올해도 민원서비스 문제는 또 나타날 것이다. 올해 미주지역 국감에 감사반장에 김석기 위원장(국민의힘)에 위성락 위원, 이용선 위원, 조정식 위원, 차지호 위원, 한정애 위원 (이상 더불어민주당),그리고 김기현 위원, 인요한 위원(국민의힘) 으로 감사 일정이 12일 동안(10월 10일(목)~10월 21일(월)인데, 이 기간에 남북미 9개 공관(주미대사관, 유엔대표부, 뉴욕총영사관, 멕시코대사관,과테말라대사관, 엘살바도르대사관, 도미니카공화국대사관, LA총영사관, 샌프란시스코총영사관)을 국감한다는 자체가 지극히 형식적이며 물리적으로 가능하지 않은데 제대로 국감이 이뤄진다는 것 자체도 문제이다.
특히 올해 LA총영사관 국감에 SF총영사관이 함께 받는데, 지난 2022년에는 시카고 총영사가 멀리 LA로 와서 국감을 받는 이상한(?) 행태였는데, 올해는 샌프란시스코 총영사관이 LA에 와서 국감을 받는다. 이런 지경이니 대한민국에서 가장 무섭다는(?) 국감의 본질은 이미 실종된 것이나 다름없다. 이번에도 주마간산으로 흉내만 내고 끝나버릴 LA국감장 표정이 어떨지. 수십년 동안 변하지 않는 국정감사 질의와 응답이 올해라고 달라질지 의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