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 칼럼] 70년 악행 통일교의 끝 ‘몰락의 조종이 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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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쿄고등법원, 日 통일교 해산 명령 확정
◼ 日통일교 사라지면 전 세계 돈줄 마를 것
◼ 한국에선 이재명 대통령 나서서 해산명령
◼ 한학자도 없으면 형제간 치열한 골육상쟁

6‧25 전쟁의 어두운 그림자가 채 사라지기도 전에 대중을 혹세무민하며 세상에 나온 통일교가 창립 후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본산이라고 할 수 있는 한국, 그리고 돈줄이라고 할 수 있는 일본에서 해체를 위한 작업들이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다. 한 마디로 돈맥과 인맥이 바닥을 드러내는 모양새다. 통일교는 故 문선명 총재가 창시한 이후에 돈과 단체 결혼을 내세워 교세를 키워왔다. 특히 본산인 한국에서 사이비로 취급당하면서 다신교 국가인 일본이나 남미나 아프리카 같은 나라들에서 집중적인 포교 활동을 펼쳐왔다.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이란 그럴싸한 이름으로 전 세계 종교인들을 거액을 주고 불러와 자신들의 본체를 숨겨왔다. 심지어 본인들의 부정부패 등 종교인으로 상상할 수 없는 일탈을 까발렸던 본지 발행인을 비롯해 언론인들에게 테러에 가까운 행위를 해오면서 교세를 유지해 왔다. 하지만 문선명 사망 이후 골육상쟁에 빠진 통일교는 결국 아베 신조의 사망으로 일본 내 교세에 치명타를 입게 됐고, 한국에서는 윤석열 정권과의 정교 유착으로 인해 궁지에 몰렸다. 설상가상으로 때마침 일본에서는 해산 명령이 확정되면서 돈맥까지 마르게 됐다. 70년 흑막의 역사에 종말의 조종이 울리고 있는 셈이다. <연 훈: 본지 발행인>

일본 도쿄고등법원이 4일 오전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구 통일교·이하 가정연합)의 항고를 기각하고 해산 명령을 확정했다. 아베 신조 전 총리 피살 후 문부과학성이 해산 명령을 청구한 지 약 2년 반, 도쿄지방법원이 해산을 명령한 지 약 1년 만이다. 법원의 이 같은 결정에 따라 통일교는 종교 법인격을 상실하고 청산 절차에 들어가게 됐다. 지난 1월 나라지방법원은 피고 야마가미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고, 변호인은 이에 불복해 오사카고등법원에 항소한 상태다. 사건 이후에는 야마가미와 같은 처지에 놓인 이른바 ‘종교 2세’의 피해가 사회 문제로 부각되며 통일교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 소송이 잇따랐다. 선거 지원 등을 매개로 한 자민당 의원들과의 유착 관계도 잇달아 드러나 정치 불신을 키웠다.

통일교 신자였던 어머니가 금융 자산을 해지하고 토지를 매각하는 방식으로 1억 엔(약9억원)이 넘는 금액을 헌금한 70대 여성은 일본 언론에 “결정을 듣고 한시름 놓았다. 해산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다만 종교법인법에 따라 항고 여부와 무관하게 해산 명령의 효력은 즉시 발생한다. 법원이 선임한 청산인이 재산을 관리하며 피해자 변제를 진행하게 된다. 그러나 통일교가 해산되어도 개별 신자의 포교는 허용된다. 이번 판결이 통일교에 치명적인 것은 일본 내에서 합법적으로 모금할 수 있는 자금줄이 끊길 위기에 놓였기 때문이다. 통일교의 글로벌 조직을 지탱해 온 재정의 상당 부분은 일본에서 나왔다. 일본 신도들은 ‘속죄’라는 교리적 압박 속에서 고액 헌금과 재산 헌납을 해왔다. 현재 세계 각국에 퍼져 있는 통일교의 재산은 상당 부분 여기서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본에서의 돈줄 바닥을 드러내

통일교가 그동안 한일 해저터널에 집착해 왔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본지가 올해 1월에 한일해저터널에 통일교가 집착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보도했듯이 문선명은 한일 해저터널을 줄곧 “평화를 잇는 상징”으로 포장해 왔다. 통일교 교리에 따르면 한국은 ‘아담 국가’, 일본은 ‘이브 국가’다. 타락한 인류를 구원하기 위해서는 아담과 이브가 하나가 되어야 하는데, 지리적으로 떨어진 두 국가를 물리적으로 연결하는 것이 영적인 결합의 완성이라고 본다. 문선명 총재는 생전 “일본은 섬나라 근성을 버리고 대륙인 한국과 하나가 되어야만 살길이 열린다”고 설파했다. 즉, 해저터널은 일본(이브)이 한국(아담)에게 바치는 거대한 예물인 셈이다.

무엇보다 일본에서 모인 자금이 한국으로 이동해 세계 구원을 완성한다는 서사가 핵심이다. 통일교 행사 자료와 연설에는 “일본의 헌신이 한국을 통해 세계로 간다”는 문장이 반복된다. 일본이 과거 한국을 침략하고 식민 지배한 죄를 씻기 위해서는(탕감복귀), 자신들의 돈과 기술로 터널을 뚫어 한국에 바쳐야 한다는 논리가 작동한다. 이 구조는 수십 년간 유지됐지만, 동시에 일본 사회 내부에 누적된 반감을 키웠다. 피해자 단체의 고발, 언론의 추적, 정치권의 문제 제기가 이어졌고, 결국 일본 정부는 통일교를 둘러싼 법적·행정적 압박을 강화하기 시작했다. 결정적 계기 이후 상황은 급변했다. 정치권과의 거리두기, 공공 행사 배제, 기부·모금 활동에 대한 감시가 강화됐다. 일본 내에서 통일교는 더 이상 자유롭게 자금을 모으고 운용할 수 없는 처지가 됐다. 급기야 이번 해산 명령으로 통일교의 돈줄은 그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이재명 정부, 통일교 해산움직임

본산인 한국에서의 상황은 더 어렵다. 이재명 대통령은 여러 차례에 걸쳐 통일교 해산을 거론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12월 9일 열린 국무회의에서“헌법과 법률에 위반되는 지탄받을 행위를 하면 해산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정치권 금품 후원 의혹이 제기된 통일교를 겨냥해 종교단체 해산 필요성을 직접 거론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조원철 법제처장에게 “정치 개입하고 불법 자금으로 이상한 짓을 하는 종교단체 해산 방안을 검토했느냐”면서 이같이 말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2일 국무회의에서 “정교분리 원칙을 어기고 종교재단이 조직적, 체계적으로 정치에 개입한 사례가 있다”면서 해산 방안에 대한 검토를 지시했다.

곧바로 경찰청 특별전담수사팀은 2025년 12월 15일 통일교 본부인 ‘천정궁’ 등 10곳을 압수 수색하며 강제수사에 돌입했다. 경찰은 의혹의 핵심 인물인 한학자 통일교 총재와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을 비롯해 정원주 전 통일교 비서실장, 송광석 전 통일교 한국협회장 등을 불러 조사했다. 이후 1월6일 검찰·경찰 합동수사본부가 출범했다. 수사기관의 수사와 별개로 정치권에서는 통일교 특검법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이다. 윤석열·김건희·권성동과 같은 특정 권력에게 향했던 로비 의혹이 정치권 전반으로 확대되는 모습이다.

사실 통일교가 정치권과 연결된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창시자 문선명 총재 시절부터 통일교는 전 세계 정치 지도자들과 폭넓은 네트워크를 구축해 왔다. 1970~80년대에는 반공 이념을 앞세워 보수 정치권과 긴밀한 관계를 맺었고, 미국에서도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통일교 계열 단체가 워싱턴 정가에서 활동하며 정치 행사와 국제회의를 개최한 사례는 이미 여러 차례 알려진 바 있다. 한국에서도 통일교는 언론, 교육, 문화 사업 등을 통해 영향력을 확대해 왔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오래전부터 “통일교의 정치 네트워크가 여전히 작동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끊이지 않았다.

재산 둘러싼 골육상쟁 다시 격돌

통일교가 해산된다고 하더라도 막대한 규모의 재산은 남는다. 관건은 이 재산이다. 이 때문에 한학자 총재가 고령에 접어들면서 종교계와 정치권에서는 ‘포스트 한학자 시대’를 둘러싼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창시자 문선명 총재 사망 이후 이미 한 차례 격렬한 권력투쟁을 겪었던 통일교가, 한학자 총재 사후 다시 한번 내부 권력 재편의 소용돌이에 휘말릴 수 있다는 관측이다. 특히 문선명 총재의 자녀들이 각기 다른 조직과 세력을 형성하고 있어서, 일각에서는 과거처럼 ‘왕자의 난’이 재연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당시 통일교의 실권은 문 총재의 부인 한학자 총재에게 집중됐다. 그녀는 스스로 ‘참어머니(True Mother)’로 규정하며 교단의 영적·행정적 지도자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일부 자녀들과의 갈등이 표면화됐으며, 교단 내부에서는 적지 않은 균열이 발생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문선명 총재의 아들들이 교단을 떠나 별도의 종교 조직을 만든 사건이다. 문형진 씨는 미국에서 ‘생츄어리 교회(Sanctuary Church)’라는 독자 교단을 세웠고, 문국진 씨 역시 교단 지도부와 갈등을 겪으며 핵심 권력에서 이탈했다. 이 과정에서 통일교는 사실상 본류와 분파로 나뉘는 분열을 경험했다. 종교계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시나리오는 문선명 총재 자녀들 사이의 권력 경쟁이다. 문 총재는 여러 자녀를 두었고, 이들 중 일부는 여전히 종교·사업 분야에서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이미 교단을 떠나 독자 조직을 만든 인물들이 존재한다는 점은 향후 권력 구도에 중요한 변수로 꼽힌다. 만약 교단 내부에서 권력 공백이 발생할 경우, 각 세력이 교단 정통성을 주장하며 경쟁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한다. 과거 사례를 보면 종교 창시자 사망 이후 후계 구도를 둘러싼 분열은 흔한 일이다. 몰몬교 초기 분열이나 여러 불교 종파의 형성 역시 창시자 사망 이후 권력 승계 문제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았다. 여기에 더해 돈줄이라고 할 수 있는 일본 통일교의 해산은 권력 구조 재편을 가속화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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