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병호 2019년 술 먹고 응급실에 간호사 주취 폭행 입건
◼ 맞은 간호사가 언론에 제보하자 감사원 부하 나서서 무마
◼ 직속 부하는 후에 유병호 실세되자 요직에 앉아 승승장구
◼ 논란 감사원 사조직 ‘타이거파’ 사실상 유병호가 행동대장
한때 좌동훈 우병호라고 불릴 정도로 윤석열 정부 초기 호위무사로 활약하던 유병호 감사원 감사위원이 전격 구속됐다. 유병호 위원은 윤석열 정부 시절 감사원 사무총장으로 재직하면서 대통령실‧관저 이전과 관련한 감사 결과를 축소 또는 은폐하기 위해 부당하게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유 위원은 특히 지난 정권 시절 감사원 사무총장이란 최고 실세로 있으면서 감사원 내 일명 ‘타이거파’라는 사조직을 만들어 조직을 멋대로 쥐락펴락한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이 타이거파가 어떻게 조직적으로 움직였는지가 유 위원의 위법행위를 파헤칠 수 있는 단서로 전해진다. 이와 관련해 본지는 과거 본국 언론에서 유 위원이 4급 공무원 시절 술을 마신 상태에서 밤중 응급실에 실려가 간호사를 폭행했다는 언론보도와 관련해 간호사의 입을 막는 과정에서 감사원 실세가 동원된 것을 확인했다.이는 유 위원이 자신의 비위행위를 막기 위해 부하 직원을 동원했으며,그런 직원을 꾸준히 자기 라인에 세워 후일 자신의 후임으로 내세우고 칼을 휘둘렀다는 것을 보여주는 방증이다.이는 감사원 타이거파의 실체를 파헤칠 수 있는 중요한 단서라는 점에서 본지가 이를 단독으로 추적했다. 한때 공직사회에서 나는 새도 떨어뜨린다고 할 정도로 막강한 권력을 휘두르며 윤석열의 호위무사로 불렸던 그가 조직을 어떻게 사유화했는지 보여주는 중요한 단서가 되길 기대한다. <리차드 윤 취재부 기자>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지 불과 한 달 뒤인 2022년 6월 본국 언론에 감사원 실세로 불리던 유병호 감사위원(전 사무총장)이 2019년 1월 경기 성남 분당의 한 응급실에서 술에 취해 간호사를 폭행한 사건으로 입건됐던 것으로 확인됐다는 내용의 기사가 보도됐다. 당시 본국 언론에 따르면 유 감사위원은 2019년 1월 11일 오전 3시 경 넘어져 찰과상을 입어 경기도 성남시 분당에 있는 한 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그날의 반전 그리고 제보
당시 술에 취한 상태였던 유 감사위원은 “치료를 받지 않겠다”라며 진료를 거부하는 과정에서 폭언을 퍼부었고, 그가 휘두른 손에 간호사가 다쳤다고 한다. 병원 측은 “유 사무총장(당시 국장)이 응급실 의료진에게 갑자기 폭언과 폭력을 휘둘렀다”라면서 “옆에서 다른 직원들이 ‘국장님 이러시면 안 됩니다’라고 말렸지만 말을 듣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에 병원 측은 주취 폭력에 해당한다고 보고 유 감사위원을 분당경찰서에 신고했다. 사건을 조사했던 경찰 관계자는 “조사 결과 유 사무총장이 간호사 눈을 찌른 것으로 확인됐다”라며 “의료진을 상대로 주먹을 휘두르거나 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피해자가 다쳤기 때문에 폭행 혐의 적용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했다. 당시 경찰은 유 사무총장을 입건하고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하지만 검찰에서 사건은 무혐의 처리됐다.
당시 이 보도에 대해 감사원은 해명자료를 내고 “유 감사위원이 한 건물의 어두운 지하 계단에서 굴러 넘어져 경추 6·7번이 골절돼 119로 분당 차병원에 이송됐고, 이후 다시 분당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돼 수술받은 사실이 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시 최초 분당 차병원 응급실에서 의식이 희미하게 돌아온 순간 집으로 복귀하려고 약 20초 동안 응급실 복도를 걸어 다닌 적이 있다”며 “이는 CCTV기록, 진단서, 수술기록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라고 해명했다. 감사원은 이어 “분당 차병원은 당시 경추 골절 중환자를 단순 찰과상 환자로 진단했고 응급실 간호사가 취객이 걸어 다니는 것으로 오인해 분당경찰서에 잘못 신고한 것”이라며 “일부 언론이 이를 주취자가 응급실 업무를 방해한 것으로 잘못 보도했다”고 주장했다. 감사원은 특히 “당시 청와대, 감사원 내부 감찰, 검찰 등 모두 CCTV를 바탕으로 폭행 관련 내용을 조사한 결과 혐의없음으로 종결된 사항”이라며 “현장 의료진도 사실이 아니라고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충성파 ‘타이거’의 실체
하지만<선데이저널>이 당시 상황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감사원 관계자를 통해서 최근 취재한 내용에는 반전이 있었다. 당시 이 사건이 다음날 익명으로 한 언론에 보도됐다. 이는 2002년 기사가 아닌 2019년에 보도된 기사다. 다만 유 위원의 이름이 이니셜로 처리돼서 그가 주취 폭행 당사자가 유 위원임을 알 수 없었던 것이다. 본지가 2019년 상황을 취재한 바에 따르면 간호사가 지인을 통해 언론사 기자를 찾았고, 제보를 받은 기자가 입건 사실을 확인 후 기사를 썼다. 유 위원에게 맞은 간호사는 응급실 경력이 오래된 베테랑이었다고 한다. 다시 말해 주취 폭행과 단순 사고를 구분하지 못할 정도로 판단력이 없지 않았다는 의미다. 그런 그가 다음날 언론사 기자를 찾아가 전날 있었던 일을 제보할 정도면 단순 사고가 아니었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유 위원의 주장처럼 단순 오인 신고였다면 순리대로 사건을 종결하면 끝났을 일이었다.
그런데 유 위원의 최측근으로 불리는 감사원 인사가 이를 제보한 간호사를 찾아갔다. 간호사 측에서는 이후 입을 닫은 건지, 아니면 감사원의 해명을 인정한 건지는 알 수 없지만 더 이상 언론과의 접촉을 피했다. 문제는 간호사에게 찾아간 최측근의 존재다. 이 최측근은 유 위원이 윤석열 정부 출범 후 감사원 최고 실세라고 할 수 있는 사무총장에 임명되자 감사원 요직으로 함께 영전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그는 유병호가 사무총장에서 감사위원이 되자 다시 영전했다. 백번 양보해서 감사원 해명처럼 유 위원이 의식이 희미해져 사고를 쳤다고 하더라도 이는 지극히 개인적인 일인데, 공적인 역할을 해야 하는 감사원 부하 직원이 나서서 제보자를 만났고, 그는 계속 감사원에서 고속 승진을 한 것이다. 이 사건이 의미가 있는 건 현재 유 위원에 대한 의혹의 중심에 있는 감사원 사조직 ‘타이거파’ 때문이다. 유병호 위원은 윤석열 정부 감사원에서 사무총장이란 실세로 일하며 공직사회에 칼을 휘둘렀다.
한동훈 의원이 법무부 장관으로서 검찰을 동원해 칼을 휘둘렀다면 유 위원은 감사원이란 칼을 휘둘렀다. 이러한 망나니 춤에 동원된 조직이 바로 ‘타이거파’로 불리는 그의 사조직이다. 그는 감사원에서 자신과 가까운 인물들로 파벌, 이른바 ‘타이거파’를 형성해, 이들을 요직에 배치하고 인사상 혜택을 주며 감사원 사무처를 장악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타이거란 유 위원이 한 본국 언론 인터뷰에서 ‘내가 한 월성원전 2차 감사는 타이거들을 데리고 제대로 했다’고 말한데서 비롯됐다. 타이거는 그가 만든 감사 기법으로 T(Training·훈련), I(Intuition·직관), G(loGic·논리), E(Evidence·증거), R(Reasoning·추리)를 의미하고, 그렇게 훈련받은 감사관들을 말하는데 유 위원은 그들이 6명이라고 했다. 이들은 자신이 4급 과장일 때부터 사적인 일을 뒤처리하면서 충성심을 보여왔던 이들로 구성되어 있는데, <선데이저널> 취재에 따르면 자신의 주취폭행 사건까지 무마하는 데 동원한 셈이다.
아내도 동원했나?
본지 취재에 따르면 유 위원은 주취 폭행 사건을 무마하기 위해 자신의 아내까지 동원했다는 의혹이 감사원 내부에서 불거지고 있다. 유 의원의 아내는 유명한 제약회사인 녹십자와 연관이 있다. 즉 병원 측에 압력을 넣기 좋은 자리에 있었던 셈이다. 사건에서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는 또 있다. 경찰이 유 위원의 폭행을 인정해 기소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사실 주취폭행이란 건CCTV를 보면 금방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고도의 수사력이 필요하지 않다. CCTV를 통해 사건을 폭행을 확인하고 당사자의 해명을 들은 후 기소 여부를 결정한다. 현행 응급의료법에 따르면 응급의료를 방해하면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 벌금이 부과된다.
나아가 의료진에게 상해를 입혔을 땐 10년 이하 징역 또는1000만원 이상, 1억 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진다. 고위 공무원의 경우 입건된 사실만으로도 품위유지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 이 죄는 반의사불벌죄에 해당하기 때문에 피해자의 의사와 상관없이 처벌된다. 즉 유 위원의 측근이 간호사를 설득했다손 치더라도 경찰 수사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단 의미다. 따라서 경찰은 있는 그대로 사건을 처리해 이를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 사건은 검찰에서 뒤집혔다. 검찰은 유 위원이 정신을 잃었다는 해명을 그대로 받아줬다. 하지만 감사원 내부에서는 유 위원이 서울대 정치학과 인맥을 동원해 검찰 단계에서 압력을 행사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유 위원은 한 때 나는 새도 떨어뜨린다고 할 정도로 지난 정부의 공직사회 최고 실세로 통했다. 심지어 윤석열을 두목으로 부르며 장애물을 제거했고, 언론을 통해 제기되는 문제를 제거했던 인물이다. 권창영 2차 종합특별검사가 유병호 감사원 감사위원(구속)의 수첩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반대 세력에 대해 “조사해서 뼈까지 갈아 시멘트에 넣고 바다에 던지겠다”고 적은 메모를 확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유 감사위원은 윤석열 정부에서 감사원 사무총장을 지내며 문재인 정부의 월성 원전1호기 의혹과 서해 피격 공무원 월북 조작 의혹, 전현희 당시 국민권익위원장 근태 의혹 등 현재 여권 인사들을 겨냥한 전방위 감사를 주도했다. 반면 윤 전 대통령 부부의 관저 이전 공사 비리 의혹에 대해선 ‘봐주기 감사’를 했다는 의혹을 불러일으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