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억 매각 반도체회사… 현재 2천 배 상승 3조 5천억 날아가
◼ ‘2017년4월11일 이사회서 매각가결’ 최소 3차례 이사회 공시
◼ 풍산 반도체 인수 HPSP ‘2017년 4월 3일 자로 양수’ 3회 공시
◼ ‘이사회 패싱-황금알낳는 거위 매각’의혹-사외이사 전원 참석
◼ 이례적으로 이틀 연속 이사회 개최-사실이라도 경영난맥 노출
◼ ‘풍산 쪽팔렸나? 18억에 팔고 2~3백억원에 매각’ 애꿎게 설명
◼ ‘반도체 결별은 조병창부지매각 악연때문’ 노조 특혜매각반대
◼ 2천 배 성장 포기는 주주, 2천 배 성장 포기는 풍산 천추의 한
풍산이 지난 2017년 17억 원에 매각한 반도체장비사업이 무려 2천 배, 3조 5천억 원 대로 성장한 가운데, 풍산이 이사회도 거치지 않은 채 이 사업을 매각했다는 구체적 정황이 드러났다. 풍산은 사업보고서에 “2017년 4월 11일 이사회에서 ‘반도체장비 사업 매각’이 만장일치로 가결됐다고 밝혔지만 인수업체인 HPSP는 감사보고서에서 ‘2017년 4월 3일 풍산으로부터 반도체장비사업부문을 양수했다’고 밝혔다. 이는 류진회장 등이 이사회를 패싱하고 알짜사업을 매각한 뒤, 추후에 이사회를 열어 합법을 가장했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이다. 또 풍산은 이 사업을 2백억 원 상당에 매각했다고 주장해 왔으나, 매각가는 17억 5천만원으로 확인됐다. 아이러니하게도 류 회장은 회장취임 뒤 부산 조병창부지 매각에 사활을 걸었지만 반도체노조가 이를 적극 반대하자 아예 반도체회사를 팔아버림으로써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스스로 걷어찬 셈이 됐다. 류 회장이 ‘땅’에‘필’이 꽂히는 바람에, 풍산에게는 천추의 한을, 주주에게는 엄청난 손해를 초래한 셈이다. 부산조병창 부지는 보상이 아니라 환수가 답이다. <안치용 시크릿 오브 코리아 편집인>
2018년 3월 30일 금융당국에 보고하고, 증권시장에 공시한 주식회사 풍산의 2017년치 사업보고서, 이 사업보고서 260페이지 ‘이사회의 중요결의사항’에는 이사회 개최일자와 의안, 가결여부, 사외이사 활동 내용이 상세하게 기재돼 있다.
풍산은 이 사업보고서에서 ‘2017년 4월 11일 이사회를 개최, 제102회 무보증회사채 발행의 건, 임원 2017년도 품질향상 장려금 지급의 건, 임원연봉조정에 관한 건, 반도체 장비사업 매각추진 및 지점폐지건 등 4건의 의안을 심의, 가결시켰다’고 명시하고 있다. 특히 홍철근, 류시관, 김명중, 고원도 등 4명의 사외이사가 모두 출석, 모든 의안에 찬성표를 던졌다고 기재돼 있다.
17억 매각 반도체 9년 만에 2천 배 성장
풍산은 이날 모두 4차례 이사회를 연 것으로 돼 있다, 4월 11일 하루에 13회차 이사회, 14회차 이사회, 15회차 이사회, 16회차 이사회를 열었다고 명시돼 있다. 4월 11일에 이사회를 열었는데, 회차를 달리 했음은 이사회를 모두 4번을 열었다는 것이다. 참으로 특이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당시 풍산 이사회는 사내이사 3명과 사외이사 4명등 7명으로 구성돼 있으며, 사내이사는 류진 대표이사회장, 최한명 부회장, 박우동 대표이사 사장으로 확인됐다.
즉, 이들 7명이 현재 3조 5천억 원 이상으로 성장한 알짜배기 사업인 반도체장비 사업의 매각을 검토하고, 만장일치로 가결한 것이다. 반도체 장비사업 매각을 2017년 4월11일 개최한 이사회에서 가결시켰다는 공시는 2017년 치 사업보고서뿐만이 아니다. 이 보고서 외 다른 2차례 이상의 보고서에도 해당 사업 매각을 논의, 가결한 이사회는 2017년 4월 11일 개최됐다고 명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2017년 11월 14일 금융당국에 보고하고, 증권시장에 공시한 주식회사 풍산의 2017년 3분기 사업보고서에는 반도체장비사업매각을 4월 11일 심의, 가결시켰다고 명시했고, 2017년 8월 11일 금융당국에 보고하고, 증권시장에 공시한 주식회사 풍산의 2017년 반기보고서 역시 반도체 장비 사업 매각추진 안건을 심의, 가결한 것은 4월 11일이라고 못 박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풍산은 반도체장비사업 매각추진 안건에 대해 이사회가 만장일치로 가결한 때가 2017년 4월 11일이라고 3차례이상의 공시에서 명확히 밝혔다.
하지만, 이를 매입한 측의 이야기는 영 딴판이다. 풍산으로 부터 반도체장비사업을 매입한 곳은 주식회사 에이치피에스피(HPSP)이다. 인수 7년 뒤 시가총액이 한 때 5조 원에 달했고, 9년이 지난 지금 현재, 이 사업은 3조 5천억 원 이상으로 평가되고 있다. 본보가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진가를 일찌감치 눈치’챈 이 회사의 2018년치 감사보고서를 입수, 검토한 결과, 이 회사는 ‘고압열처리용 반도체 장비 제조를 목적으로 2017년 3월 13일 설립됐고, 2017년 4월 3일 자로 주식회사 풍산으로 부터 장비사업을 양수했다’고 명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회사는 양수일시를 ‘4월 3일자’로 라고 표기했으며, 통상 ‘몇월 며칠자로’, ‘몇월 며칠부로’라는 표현은 어떤 계약의 명확한 이행시점을 의미한다. 에이치피에스피가 풍산과의 계약에 의거, 4월 3일자로 반도체장비사업을 넘겨받은 것이다.
이사회도 거치지 않고 알짜배기사업 매각
이 회사는 2019년치 감사보고서에서도 ‘2017년 4월 3일자로 주식회사 풍산으로부터 장비사업부문을 양수했다’고 밝혔으며, 2020년 치 감사보고서 역시, ‘2017년 4월 3일자로 주식회사 풍산으로부터 장비 사업 부문을 양수했다’라고 기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감사보고서는 현재 전자공시시스템에서 누구나 확인할 수 있다. 풍산은 3차례 이상의 사업보고서에서 ‘반도체 장비 사업 매각 관련 이사회를 2017년 4월 11일에 개최, 가결했다’고 공시한 반면, 에이치피에스피는 3차례 이상의 사업보고서에서 풍산에서 반도체사업을 넘겨받은 날이 4월 3일이며, 이날부터 유효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풍산은 이사회도 거치지 않고 알짜배기사업을 매각한 뒤, 그로부터 8일이 지난 시점에 뒤늦게 이사회를 열었던 셈이다.
이 또한 풍산의 사업보고서 내용을 곧이 곧대로, 신뢰한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면, 늦게나마 4월11일 이사회는 실제로 열렸고 반도체사업 매각을 가결시킨 셈이다. 하지만 풍산의 이사회 개최일시를 보면, 이마저도 과연 개최된 것이 확실한지 의심되는 정황이 드러났다. 풍산은 반도체 매각을 가결하기 하루전인 4월 10일에도 이사회를 개최했다고 사업보고서에 밝혔다. 풍산은 최소 3차례 이상의 사업보고서에서 ‘육군부사관학교 도서관건립 출연의 건’을 검토, 가결했고, 사외이사 4명은 전원 출석했다고 돼 있다. 아마도 ‘육군부산관학교’는 ‘육군부사관학교’의 오기일 가능성이 크다. ‘부산관학교’란 없을 가능성이 크며, 부사관 학교는 존재한다. 한번도 아니고 두 번이상의 보고서에서 ‘부산관학교’가 등장한다. 이 정도 오기는 풍산보고서에서는 흔하게 찾아볼 수 있기에 ‘그러려니’하고 넘어갈 수 있다.
4월 10일에 이사회를 1번 열고, 4월 11에는 이사회를 4번 열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사회가 하루 간격으로 열리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당사자인 풍산에서도 전례를 찾아보기 힘들다. 당장 2017년에도 풍산에서 하루 간격으로 이사회가 연달아 열린 것은 이때가 처음이었다. 풍산왈, ‘이사회는 중요사항을 의결하는 역할을 한다’고 한다. 아무리 한 치 앞도 내다보지 못할 정도로 경영 상황이 급변하는 시대라 할지라도, 하루 뒤 상황을 예측하지 못하게 급하게 하루 간격으로 이사회를 열었다는 것은 이례적이다. 과연 제대로 열었을까 하는 의혹이 제기돼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인 셈이다. 이틀 연속 열린 게 사실이라면 이 자체가 풍산의 경영이 주먹구구라는 의혹을 자초하는 상황이다.
이례적으로 이틀 연속 이사회와 100%출석
2017년 1년 동안 사외이사 4명 전원의 출석률이 100%라는 것도 놀라울 뿐 아니라, 이사회가 하루 간격으로 열리는 데도, 아무리 거마비를 많이 준다고 하더라도, 변호사 공인회계사 등이 본업인 사외이사들이 바쁜 일정 속에 시간을 비우고 참석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라는 점에서도, 이틀 연속 이사회와 100%출석은 이례적이다. 4월 10일은 한 주의 시작인 월요일이었고, 4월 11일은 화요일로 확인됐다. 어쨌거나 분명한 것은 풍산 이사회의 의결보다 8일 앞선 시점에 반도체장비부문은 이미 인수업체에 넘어갔다는 정황이 증시 공시를 통해 명확히 드러나면서, 풍산이 이사회를 패싱하고, 반도체사업을 넘긴 뒤 뒤늦게 사후약방문격으로, 이사회를 열었을 의혹을 배제할 수 없다.
류진회장 등 경영진이 결정, 매각을 이미 집행한 뒤, ‘아차’싶어 이사회를 여는 방법으로, 사외이사들에게 책임을 분담[?]시켰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2017년 모든 이사회에서 사외이사는 1백% 출석은 물론 1백% 찬성표를 던졌음은, 류 회장 등 경영진에게 ‘이사회 패싱’이라는 자신감을 심어줬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는 어디까지나 4월 11일 이사회가 정상적으로 열렸을 경우에 해당하는 것이다. 혹시라도 이례적인 이틀 연속 이사회가 사실이 아니라면, 이는 더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2017년 풍산의 반도체장비부문 매각은 ‘알짜배기사업’의 가치를 제대로 몰라봤다는 점에서 풍산으로서는 1968년 창업 ‘어처구니없는 오판의 대표적 사례가 아닐 수 없다.’라고 지적했고, 주주들은 ‘풍산 창업이래 가장 안타까운 일이며, 결과적으로 주주의 손해를 초래했다’고 주장했다.
공시를 통해 풍산 경영진이 이사회 이전에 반도체사업을 넘기고 사후에 안전판을 만든 셈이라는 의혹이 드러났고, 결국 ‘이게 레알이야’할 정도의 상상초월의 결과를 낳았다. 더구나 풍산은 2008년 7월 30일자로 증시에 상장된 업체로서, 수 많은 개인 투자자들의 손익에 직결되는, 자산의 양도 처분 등에 대한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면 문제가 될 수도 있다. 더욱 기가 막힌 것은 매각 가격이다. 풍산은 언론에 매각가격을 2백억 원 내지3백억 원이라고 설명한 것으로 보도됐다. 하지만 이는 엄청난 부풀리기로 드러났다. 풍산이 내친 반도체 장비 사업이 한 때는 5조, 현재는 3조 5천억 원에 달하자, 풍산 스스로도 실제 가격을 알리기가 부끄러웠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HPSP 2018년 감사보고서엔 얼마?
풍산이 2백억 내지 3백억원에 팔았다고 주장했지만, 놀랍게도 실제 매각가는 17억 2,500만 원으로 드러났다. 풍산은 2018년 3월 30일 공시한 영업보고서에서 ‘2017년 유형자산 처분액이 14억 2200만 원, 무형자산처분액이 3억 300만 원이라고 밝혔다.’ 이는 17억2,500만원에 반도체장비부문을 매각했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그렇다면 인수업체는 얼마에 매입했다고 보고했을까? HPSP는 2018년 치 감사보고서에서, 전기, 즉 2017년에 기계장치 7억 2,219만 원, 비품 2억 8,273만 원등 유형자산 취득에 10억 492만 원을 투입했고, 같은 기간 영업권 3억4,367만 원, 산업재산권 3억 277만원, 소프트웨어 1억 396만 원 등 무형자산취득에 7억 5,040만 원을 투입했다고 밝혔다.
이외에 이 업체가 취득한 자산은 없다. 이 업체는 2017년에 설립돼 4월 3일 풍산에서 반도체 장비를 양수했으며, 매입가는 17억 5,533만 원이라고 보고한 것이다. 증시 공시에 따르면 풍산은 매도가격이 17억 2,500만 원, HPSP는 매입 가격이 17억 5,533만 원이라고 밝혔다. 사실상 정확히 일치했다. 풍산은 2백억~ 3백억원이 아닌 반도체장비부문을 17억 5천만 원 상당에 내다 판 것이다. 오죽했으면 풍산이 17억 5천만 원에 팔고, 2백억, 3백억이라고 주장했을까, 안타까운 일이다. 현재 반도체장비를 인수한 업체의 시가총액 등을 분석하면, 왜 이런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을까 이해가 된다. 지난 7월 17일 기준 인수업체인 HPSP의 시가총액은 3조 4,978억 원에 달했다. 풍산은 17억 5천만 원에 내다 팔았는데, 9년여 만에 3조 5천억 원짜리가 된 것이다.
9년 만에 무려 2천배가 성장한 것이다. 열배, 스무배도 아니고 2천배이니, 매각한 측은 화병으로 쓰러질 판이다. 특히 지금 그 매각은 경영진이 이사회도 거치지 않고 매각했다는 의혹이 자신들의 사업보고서를 통해 드러나고 있다. 같은 날 풍산의 시가총액은 1조 7,403억 원정도로, 반도체 장비를 내다 판 회사의 시가총액은 인수업체의 절반에 불과했다. 특히 한때 이 업체의 시가총액은 풍산의 5배에 달하기도 했었다. 최근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등으로 탄약 수출이 급격하게 늘면서 풍산의 주가가 상승, 시가총액이 늘어나면서 시가총액 차이가 2배로 줄었지만, 지난 2024년 2월, 즉 풍산에서 반도체를 인수한 지 7년 만에 에이치피 에스피의 시가총액이 5조원을 넘었고, 이는 당시 풍산 시가총액의 5배에 가까운 수준이다. 또 5조는 매각가 17억원의 약 3천 배에 가까운 돈이다.
풍산이 반도체장비부문을 매각하지 않았다면, 풍산은 당당히 대규모기업집단에 이름을 올렸을 것이다. 만약 전문경영인의 결단이었다면, 해당 경영인은 당장 ‘모가지’됐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당시 박우동 대표이사가 현재도 부회장을 맡는 등 아직 건재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내친 것은 박 부회장 등이 아니라, 오너인 류진 회장일 가능성이 크다. 류진회장은 이 사업을 잃었다는 점에서 ‘마이너스의 손’이다. 특히 매각 업체의 시가총액은 현재 3조 5천억 원으로, 풍산 매각가의 2천배, 한때 시가총액은 5조원으로 풍산 매각가의 3천 배에 달할 정도로 성장했다. 이 같은 규모를 감안하면, 류 회장은 국가대표급-역대급마이너스의 손으로 평가될 수도 있다. 풍산이 매각한 핵심기술은 ‘저온고압수소열처리기술’로, 반도체 미세공정의 정밀도를 높이는 핵심기술 및 장비로 평가되고 있다.
풍산은 2006년부터 이 기술 개발에 나섰다가, 2017년 탄약 등 자신들의 주력업종과 맞지 않는다며 이를 매각했었다. 하지만 매각으로부터 불과 몇 년이 지나지 않아, 이 기술과 장비는 삼성전자 등은 물론, 대만의 tsmc, 미국의 인텔 등에 납품되기 시작했다. 너무나 안타깝게도 풍산이 이 사업을 매각한 지 불과 7개월 만인 2017년 11월, 대한민국 정부는 이 반도체장비사업을 ‘세계일류상품’으로 선정했다. 풍산이 한 치 앞을 못 본 셈이다. 더 아이러니한 것은 류 회장이 부산공장, 즉 전두환 군부독재시절 군수산업용으로 제한해 수의계약으로 불하받은 부산조병창부지의 그린벨트해제에 그룹의 총력을 집중하면서, 반도체사업을 접었다는 점이다. 즉, 특혜의혹이 있는 조병창부지 그린벨트해제를 풍산의 미래 먹거리로 생각하면서,부동산에 몰두하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내친 것이다.
조병창부지에서 둥지를 튼 마이크로텍
풍산의 반도체사업은 2005년 풍산마이크로텍에서 시작됐고, 풍산마이크로텍은 바로 부산 조병창부지에서 둥지를 틀었었다. 조병창부지에 탄약공장인 풍산부산사업장,풍산홀딩스 동래공장과 풍산마이크로텍 등 3개 회사가 존재했다. 풍산 마이크로텍의 소재지는 부산시 해운대구 반여1동52번지로 확인됐다. 부산 조병창 내 알짜부지이다. 류진 회장은 2004년 류청 등 류찬우 회장의 장남 등을 제치고 회장에 등극했고 경영능력 입증이 절실했다.
류 회장은 미래 먹거리을 찾으라는 특명을 내렸고, 그래서 2005년 탄생한 것이 ‘풍산 부산공장, 즉 조병창부지의 그린벨트해제를 통해 부동산가치를 올린 뒤 매각해서 1조 원을 마련한다’라는 계획이다. 2006년 1월 ‘류진회장 특명’이라는 제목으로 대서특필되기도 했었다. 그 뒤 풍산은 부산에 돔구장건설-기부체납 등을 제안하며, 그린벨트해제에 그룹역량을 총집결하면서 사단이 난 것이다. 2005년 시작된 반도체사업은 뒷전으로 내몰렸다, 그리고 2008년 류진회장은 ‘비전50’이라는 더 그럴싸한 이름으로, 부산조병창부자매각에 나섰다. 바로 이때 반도체업체인 풍산마이크로텍노조가 ‘특혜의혹’을 제기하고 적극적 반대투쟁에 나섰다. 노조는 ‘5공청문회에서 전두환 정권에 최대 비자금을 주고 헐값에 불하받은 땅으로 천문학적 이익을 취한다면, 사회적 지탄을 받을 것이다’등의 논리로 반대했고, 당시 부산시장은 5천 억 돔구장을 주겠다는 제안에도 불구하고, 풍산에 천문학적 특혜를 주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5천 억 돔구장 제안을 거부했다.
회장취임 뒤 한시바삐 부산조병창 부지를 매각, 경영자 자질을 보여줘야 할 류 회장에게는 풍산반도체업체가 그 당시만 해도 눈엣가시였던 셈이다. 이때부터 풍산은 반도체사업에서 멀어지기 시작했다. 부동산사업을 위해 반도체를 내친 셈이다. 풍산 수뇌부는 반도체업체인 풍산마이크로텍 노조로 인해 그린벨트해제 등이 무산된 것으로 판단했다는 것이 당시 언론의 분석이다. 풍산은 2010년 노조원들에게 작업공정 배제, 보직 변경, 노사합의 파기 등의 조치를 취했고, 회사 측은 정당한 경영 행위라고 주장한 반면, 노조 측은 개발 무산에 대한 보복이라고 반발했다, 마이크로텍 노조가 서울의 풍산본사에 대한 투쟁을 벌리자, 즉각 반도체부문 매각설이 나돌았고 노조 투쟁이 강경해지자 본사 부회장을 부산에 보내 매각은 없다며 노조원을 안심시키면서, 안정을 되찾는 듯 했다.
하지만 풍산은 2010년말 연말연시 특별휴가를 준다며, 풍산마이크로텍 사원 전원을 연말에 단체 휴가를 보낸 뒤, 휴가 기간에 마이크로텍을 매각하고, 대규모정리해고를 감행함으로써, 마이크로텍의 정리에 나섰다. 풍산마이크로텍공시 등에 따르면, 류 회장은 2010년12월 29일 풍산 측 지분을 대거 매각한 것으로 확인됐다. ‘휴가 보낸 뒤 그 기간을 이용해 회사를 팔고 직원들을 잘라버렸다’는 것이다. 마이크로텍은 2010년 말 매각됐고, 노조원 등이 2011년부터 ‘그린벨트 특혜개발중단, 정리해고 철회, 생존권 보장’을 내걸고 투쟁을 시작, 37개월 만에 마침내 복직됐다. 그러나 복직의 기쁨도 잠시, 복직 한 달도 되지 않아 2015년 2월 26일 부산조병창내 반도체장비 공장에서 원인모를 화재가 발생, 공장시설이 불타버렸고, 이 시설은 이듬해인 2016년 5월 화성으로 옮겨졌다. 참으로 공교롭게도 기가 막힌 시점에, 원인모를 불이나 공장이 사실상 전소됐다.
국방부 역시 2019년 6월 매매계약 해제 검토
풍산은 약 4개월 뒤에 부산시와 그린벨트해제 및 개발 MOU가 체결된다. 반도체공장 화재와 이전이 그린벨트해제에 돛을 달아준 셈이다. 풍산은 마이크로텍 매각이후 풍산의 신관부문에서 반도체장비사업을 계속 영위했었다. 하지만 2017년 4월 3일 HPSP에 매각했고, 황금알을 낳는 거위는 풍산 품에서 밀려났다. 즉, 류 회장이 회장 취임 뒤 부산조병창 부지 1조 원 매각을 미래먹거리로 내걸고, 이에 총력을 집중하면서, 자신의 최대 성과가 될 뻔한, 풍산을 지금과는 차원이 다른 클래스로 발전시킬 수 있는 반도체사업은 접은 것이다. 풍산이 버린 사업이 현재 매각보다 2천 배, 한 때는 3천 배 성장했음은 누구보다도 류 회장 자신에게 큰 아픔이다. 그나마 오너인 것이 천만다행이다. 부산조병창부지는 2020년 12월 15일 그린벨트에서 해제됐다. 그 뒤 폭등에 폭등을 거듭, 현재 1981년 당시보다 126배가 오른 약 1조 원이 됐다.
부산시는 2018년 개발계획에서 만약 보상을 한다면 그린벨트 해제 이전의 가격으로 보상할 것이라고 발표했고, 2020년 12월 그린벨트에서 해제됐으므로, 부산시는 2020년 공시가격으로 보상을 하게 된다. 1조 원이 아니며 5천억 원에 못 미치지만 그래도 풍산은 60배에 달하는 차익을 얻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하지만 당초 매매 계약상 군수 목적으로 사용하지 않는다면 이 부지 매각계약은 해제된다. 목적대로 사용하지 않거나, 사용하지 못하는 상황이 됐더라도, 해제 조항은 유효하다는 것이 정부의 유권해석이다. 국방부 역시 2019년 6월 감사마감회의에서 매매계약 해제를 적극 검토한다고 밝혔었다. 따라서 대한민국정부는 이 부지에 대해 보상을 해주는 것이 아니라 현행법에 따라 환수를 해야한다. 대신 풍산에 대체 부지를 주고, 공장을 이전해 주면 되는 것이다. 부동산 불로소득을 척결해야 한다는 것이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원칙이다. 당연하게 보상이 아니라 환수를 해야 하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