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흑역사[2] 2012년 삼부토건 오너일가 비자금사건 무혐의 뒤에 이들이…

이 뉴스를 공유하기

윤석열 → 홍만표 → 이남석 삼각커넥션

뱀이 가는 길목
땅꾼은 알고 있었다

윤석열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본격적 대선행보에 나서면서 그에 대한 검증도 본격화되고 있다. 예상대로 처가 의혹이 가장 먼저 검증대에 올랐다. 장모 최은순은 요양병원 부정편취의혹으로 지난 2일 구속됐고, 처 김건희와 관련한 주가조작과 코바나컨텐츠 전시관련 의혹으로 대검이 특별수사 지시를 내려 조만간 메가톤급 폭풍이 몰아칠 조짐이다. 이런 불미스런 처가 의혹과 더불어 본인의 검사시절의 흑역사 흔적들이 하나 둘씩 수면위로 떠오르면서 국민들은 하나의 질문을 가질 수 밖에 없다. 잘 나가는 검사 윤석열이 어떻게 금전적으로나 사업적으로 복잡한 김건희 일가와 만나 결혼했을까 하는 의문이다. 김 씨는 과거 한 언론에서 알고 지내는 스님이 연결시켜줬다고 했는데, 그의 행적에 대해서는 아직 확실하게 드러난 바가 없다. 다만 객관적 자료를 통해 만남의 행적이 하나 둘 드러나고 있는데 바로 중간에 삼부토건이란 건설사가 나온다는 것이다. 삼부토건은 처 김건희가 일했던 곳으로 소문이 난 르네상스 호텔을 소유하고 있던 건설사로서 삼부토건 오너 일가가 윤 전 총장하고도 가까운 곳으로 알려져 있다. 지금까지 한 번도 알려진 적이 없지만 윤 전 총장이 특수부장으로 일하던 시절 삼부토건이 비자금 조성 의혹으로 특수부 수사를 받은 바 있는데 당시가 윤 전 총장 결혼 바로 전이고, 삼부토건은 특수부까지 수사에 나섰음에도 관련자 모두 무혐의를 받은 바 있다. 이를 두고 삼부토건 안팎에서는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수사라는 소문이 파다했다. 윤석열과 삼부토건 조남호 회장과의 얽히고설킨 비하인드 스토리를 <선데이저널>이 단독으로 취재했다.
<리차드 윤 취재부 기자>

본국 인터넷 언론사인 ‘서울의 소리’와 윤석열 일가의 비리 의혹을 집중적으로 취재해서 세간의 이목으로 불러일으키고 있는 열린공감TV는 최근 윤석열의 장모 최은순이 과거 검찰 조사 당시 진술했던 내용을 공개한 바 있는데 여기에는 딸 김건희와 관련한 진술도 나와 있다. 검사아무개가 딸 김명신(개명 전 김건희의 이름)의 결혼 여부를 묻는 질문에 “아직 안 했는데 2011년 10월 결혼할 예정이다”면서 “김명신이 지금 결혼 할 사람은 라마다 조 회장이 소개시켜준 사람으로 2년 정도 교제하였다”고 진술했다. 여기서 말한 조 회장이란 라마다르네상스 호텔 조남욱 회장이다. 이는 최은순의 직접 진술이기 때문에 지금까지 나온 어떤 증언보다 가장 사실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재밌는 것은 김건희와 윤 전 총장이 결혼할 즈음에 삼부토건이 수사를 받았다는 점이다. 이 회사는 경영 위기에 시달리다 2011년 4월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삼부토건은 무리한 건설 계획으로 위기를 자초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서울중앙지검 특수 2부는 2011년 10월 삼부토건 본사를 압수수색하고 임직원 30여명을 횡령 및 비자금 조성 등 혐의로 소환 조사하는 등 수사에 착수했다. 당시 검찰은 임직원 20여명이 수년간 수백억 원대의 회사 공금을 횡령한 혐의를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관계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수사 과정이 굉장히 강압적이었다.”라며 “욕설까지 해가며 심문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갑작스럽게 검찰의 강압적 수사가 유화적으로 바뀐 것으로 알려졌다. 그 이유가 바로 삼부토건이 검사장 출신인 홍만표 변호사를 임명하면서부터라는 설명이다. 당시 홍만표 변호사는 검찰 옷을 벗은 지 한 달여 밖에 지나지 않은 따근따근한 변호사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네이처 퍼블릭 대표 정운호 법조게이트의 핵심인물로 변호사 개업 직후 불과 1개월 만에 100억 원대의 사건 수임으로 90억 원이 넘는 수익을 올려 변호사업계를 놀라게 만든 장본인이다.

전관예우 아닌 법조 비리 의혹

그런저런 이유로 법조계 인사들은 한결같이 “당시 홍 변호사가 수임한 사건들은 모두 ‘전관예우’가 작용한 대표적 사홍만표례”라고 말하며 당시 홍 변호사를 일컬어 싹쓸이 변호사로 부를 정도로 굵직굵직한 대형 사건 수임을 독식했다. 삼부토건 비자금 조성 및 횡령사건 수임도 그 중 하나일 뿐이다. 이 사건은 검사장 출신 변호사의 전관예우로만 알려졌으나 최근 삼부토건이 윤 전 총장과 관계가 깊은 기업이란 사실이 알려지면서 사건의 성격이 새 국면을 맞고 있다. 최은순과 소송 중인 사업가 정대택은 최은순이 과거 의정부 모텔 사업 당시 검찰 수사를 받을 때 검사였던 홍만표가 줄곧 최은순의 뒤를 봐줬다고 증언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홍만표는 퇴임 직후 첫 사건으로 최은순의 딸 김건희를 윤석열 전 총장에게 소개시켜준 삼부토건 오너 일가의 사건을 수임했다. 홍만표와 윤석열은 둘 다 검찰 특수통으로 이름을 날린 선후배 관계로 대검 중수부에서도 함께 근무한 경력이 있다.

그리고 삼부토건에 대한 특수 2부 수사가 계속되던 2012년 윤석열이 특수1부장으로 부임하게 된다. 특수 1부는 서울중앙지검 특수부의 최선임 부서로 3차장 검사와 함께 수사를 조율하고 주요 사항을 결정하는 위치다. 윤 전 총장이 특수 1부장을 맡는 동안에도 삼부토건에 대한 수사는 이어졌다.결국 삼부토건 임직원들은 모두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당시 사건을 취재했던 본국 언론의 한 기자에 따르면 “검찰이 불기소 처분 통보도 하지 않았다”라고 말하며 “심지어 인지 수사는 불기소 통보 의무도 없다”고 했다고 한다.

이 기자는 “수사 진행도 안 하고 그냥 흐지부지 덮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삼부토건은 압수수색을 받은 지 1년7개월이나 지난 2013년 5월 21일 ‘당사는 2011년 10월 7일 조회공시 답변을 통해 서울중앙지방검찰청으로부터 당사의 일부 임직원이 PF사업 관련 업무상 배임 및 횡령 등의 혐의로 조사받고 있다는 사실을 공시한 바 있다’며 ‘당사는 전회공시일(2012년 11월 22일) 이후 현재까지 본 사건 관련으로 검찰로부터 추가 통지는 받지 못하였으며, 해당 통지 등이 있을 시 재공시토록 하겠다’고 공시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검찰 측은 삼부토건 측에 공식으로 수사 결과에 대해 통보한 바 없고, 결국 불기소로 사건을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까지만 보면 우연의 일치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윤석열–조남욱–최은순–홍만표를 이어주는 또 하나의 연결고리가 있다. 바로 홍만표 변호사와 함께 전관 역할을 했던 이남석 변호사의 존재다. 이남석 변호사는 윤 전 총장과 사시 동기이자 검찰 특수부에서 함께 일한 가까운 사이로 홍만표 변호사와 비슷한 시기 검찰을 그만뒀고, 홍 변호사와 함께 여러 사건을 변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홍 변호사에 대해 잘 알고 있는 한 인사는 “홍 변호사는 검찰 고위직을 주로 접촉했다면 현재 일선에서 수사하는 검사들은 기수 차이가 많이 나는 만큼 이 변호사를 통해 접촉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전관로비 의혹을 파헤치려면 홍 변호사와 이 변호사의 사건 수임내역 및 통화내역, A 변호사와 수사진 간 접촉 현황 등을 살펴보면 정황을 포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른 검찰 관계자들 역시 홍 변호사와 A 변호사가 아주 가까운 사이라는 것에 대해 “널리 알려진 사실”이라고 말했다. 검찰을 나온 후 곧바로 개업했던 이남석 변호사는 이후 윤 전 총장이 최순실 특검을 할 당시 삼성 법무팀으로 자리를 옮기기도 했다.

▲ 이남석 변호사

▲ 이남석 변호사

윤석열과 이남석 특수관계

더 재밌는 것은 윤 전 총장과 이남석 변호사와의 관계다. 이남석 변호사는 바로 윤 전 총장과 관련해 중요한 의혹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는 사건인 윤우진 용산세무서 수사 무마 의혹에 등장하는 바로 그 변호사가 이남석이다. 과거 윤 전 총장이 검찰총장 청문회에서 야당이었던 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은 뉴스타파 보도를 인용해 뇌물수수 의혹으로 경찰 수사를 받던 윤우진 전 세무서장에게 윤석열 후보자가 변호사를 소개했다고 지적했다. 청문회에서 윤 후보자는 변호사를 소개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으나, 본인이 윤 전 서장에게 이남석 변호사를 소개했다고 인정한 과거 뉴스타파 인터뷰 녹취 파일이 공개되면서 위증 논란이 거세졌다. 인터뷰에서 윤 후보자는 “(윤우진 전 서장 얘기를 듣고) ‘일단 이 사람한테 변호사가 필요하겠다. 그리고 지금부터 (현직 검사인) 내가 이 양반과 사건 갖고 상담을 하면 안 되겠다’ 싶었다”라고 말하며 “내가 중수부 연구관 하다가 막 나간 이남석 (변호사) 보고 ‘일단 네가 대진이(윤대진 검찰국장)한테는 얘기하지 말고, 한참 일하는 데 형 문제 가지고 괜히 머리 쓰면 안 되니까, 네가 그러면 윤우진 서장 한번 만나보라고 했다”고 말했다.

윤 후보자는 뉴스타파가 공개한 녹음 파일에 대해 본인 목소리가 맞다고 인정했다. 다만 “법적으로 문제 되는 건 변호사를 ‘선임’시켜주는 것”이라며 “제가 변호사를 선임시켜준 건 아니라는 말씀을 드렸다”고 밝혔다. 녹취 파일 공개 이후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은 윤 후보자의 변호사 소개 행위가 변호사법 위반이며, 국회에서 위증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윤 전 총장을 비롯한 관련자들은 특수1부와 특수2부는 엄연히 다르고, 수사가 착수했을 당시 본인은 대검에 있었다고 해명할 수도 있다. 또한 사건에 전혀 연관되지 않았다고도 해명할 수 있다. 모든 것이 은밀하게 진행되는 검찰 수사와 전관예우의 특성상 정확한 팩트는 본인들만이 알 수 있다. 하지만 여기에 나오는 인물들이 하나 같이 윤 전 총장과 처 김건희 일가 삼부토건을 중심으로 얽힌 인물들이란 점에서 개연성은 상당히 높다고 할 수 있다. 이 사건이 차후 검증과정에서 불거진다면 검찰의 오랜 적폐인 전관예우와 윤 전 총장 개인과 관련한 의혹이 동시에 드러나는 트리거가 될 것으로 보인다.

@SundayJournalUSA (www.sundayjournalus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뉴스를 공유하기

선데이-핫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