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사는이야기] 한가족 4대 이야기 한 지붕 아래 오손도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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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대가 함께 사는 윤 씨 대가족 12명은 현대 이민사회의 표상
◼ 가톨릭 신자인 며느리가 대가족의 중심…신앙으로 감싼 가족

십 수년 전 시절 동네 사진관에 가면 밝은 표정으로 웃고 있는 대가족의 사진이 걸려 있었다. 인자한 모습에 환한 웃음을 짓는 할아버지, 할머니, 듬직해 보이는 아버지, 행복해 보이는 어머니와 개구쟁이 같은 표정의 손자들. 이것이 당시 우리들에게 익숙한 한가족의 모습이었다. 그러나 이제 사진관의 가족 사진에서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한 대가족의 모습은 쉽게 찾아보기 어렵다. 젊은 부부와 어린 아기로 이루어진 단출한 모습이 가족사진의 주된 소재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앞으로10년, 20년 뒤의 사진관에는 어떤 가족사진이 걸려 있을까. 어쩌면 아예 가족사진이 걸려 있지 않을지도 모른다. 혼자 살거나 노부부만 살고 있는 집에서 굳이 가족사진을 찍으려 하지는 않을 것일지도 모른다. 이처럼 한국의 가족은 변해간다. 우리가 알던 흐믓한 풍경의 지난 시절 가족 모습은 사라져가고 있다.

이민 사회에서 보기 드문 대 가족

이처럼 ‘가족의 해체’가 사회문제로 비화되는 가운데 한 가족 4대가 한 지붕 아래 사는 비둘기 가족이 있다. 오늘의 핵가족 시대에 4대가 한집에서 대가족을 이루며 오손도손 화목하게 살아가는 가정이다. 한지붕 아래 4대가 끈끈한 가족애와 신앙심으로 화목하게 살아가는 이야기는 요즘 한국의 이야기가 아니다. 바로 우리가 살고 있는 LA한인 이민사회의 이야기이다. 최근 기자는 ‘한지붕 아래 4대 가족이 오손도손 살아가고 있다’라는 친지의 소개로 LA 인근 밸리 지역 그라나다 힐스(Granada Hills)의 양지 바른 곳에 자리잡은 윤요한-리따 씨 가정을 방문했다. 거실에 들어서니 벽에는 성당 십자가와 함께 가족 사진들이 잘 장식되어 마치 사진 전시장처럼 한 가족 4대 모습들이 다양하게 자리잡고 있어 흐믓한 분위기를 나타내고 있었다. 미소로 감싼 대 가족 사진 모습에서 신앙으로 감싼 가족을 느낄 수 있었다.

이 가정의 가장 어른이신 1대인 윤형벽(89, 마티아)옹과 윤시동(87, 엘리자베스) 시부모를 모시는 며느리 윤숙희(리따)씨와 그의 남편 윤승환(요한)씨가 기자를 반갑게 맞이했다. 며느리 윤숙희씨가 4대 가족의 이름들을 막힘없이 말해주었다. 1대는 시어머니 윤시동(87, 엘리자베스), 시아버님 윤형벽(89, 마티아), 2대: 윤승환(요한), 윤숙희(리따) 3대: 윤 경민 ‘ 현주, 윤미나, 윤정민, 윤재민 자녀들과, 조카딸인 김이슬, 김하늘. 4대: 윤하온 4대 가족 인원은 모두 12명이다. 할아버지, 할머니, 아들, 며느리, 손자. 증손자 등 12명 대가족이 오순도순 모여 사는 요즘 미국 한인 이민 사회에서 보기 드문 대 가족이다. 이 대가족을 며느리 윤숙희씨가 보살피고 있는데, 그녀의 남편 윤승환씨는 시각장애인이다. 기자의 친지가 이 가정을 소개하면서 들려준 말에 “가톨릭 신자인 며느리가 어찌나 효부인지 몰라요. 참으로 다복한 집안입니다.”면서 “더구나 며느리는 시누이가 먼저 세상을 떠나자 남은 자녀까지 한 식구로 받아들여 돌보고 있답니다”라고 전했다. 며느리의 이 같은 조카들까지 돌봄은 진정, ‘피도 물도 모두 진할 수 있다’는 새로운 보람을 만들 어냈다.

‘피도 물도 모두 진할 수 있다’

기자는 가장 궁금한 것, 시각장애인을 남편으로 인연을 맺게 된 동기부터 질문했다.
‘시각장애인인 윤요한씨를 어떤 인연으로 만났으며, 일생을 함께 하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 동기는…?
“제가 남편 요한씨를 한국에서 예수님의 중매로 만났어요! 가톨릭 신앙심은 서로를 믿습니다.” 들려 온 답변은 아주 간단했지만 심오한 답변이었다.
기자의 두번째 질문은 ‘지난 세월속에 살아오면서 무척이나 어려웠던 일이 있었다면 무엇인가?’ 며느리 윤 리따씨는 가만히 생각하면서, “어려웠던 일보다 감사한 일이 생활속에 묻어나와 어려웠던 일을 생각하지 못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번에도 간단했지만 고매한 답변이었다.
세번째 질문은 ‘이 집안에서 가톨릭 신앙이 가족의 삶의 중심임을 느꼈다. 가톨릭 신앙이 집안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나요?’였다.
윤 리따씨는 막힘없이 “가톨릭 신앙심은 저희 가족들이 행복하게 잘 살고 있는 원천이지요. 가톨릭 신앙심은 주님의 은총으로 가정 성화가 이루어짐을 믿으며 살고 있어요.”

윤 리따씨와 남편 윤 요한씨와 시부모는 한국에서부터 성당에 나갔으며, 미국 LA에 이민와서 한인 최초의 성당인 성 아그네스 한인성당을 열심히 다니고 있다. 남편 윤 요한씨는 시각장애인이지만 성당에서 음악 봉사도 하고 지난해까지 청소년들에게 기타와 컴퓨터 등을 지도했다. 시어머니 윤 엘리자베스 씨는 우체국에 근무하다 은퇴하였고, 시아버지 윤형벽 옹은 오랫동안 비즈니스를 운영하다 은퇴했다. 윤 리따시는 며느리로서 대가족 살림을 보살피지만, 연로한 시부모 건강을 위해 정기적으로 건강 진료와 치료를 위해 병원 나들이의 운전수이다. 요즘 보람은 시어머니가 연로하시어 힘든 시기도 있었는데 요즘 전보다 건강이 좋아지는 모습에 남다른 보람을 느낀다. 그녀는 시각장애인 남편의 손과 발도 되어 주는 현모양처이다.

며느리 윤 리따 씨는 한 가족 4대…시아버지, 시어머니, 남편, 자식, 조카, 손주들이 미국에서 한 지붕 아래서 살아 간다는 것이 ‘보람’이라고 강조했다. 며느리 윤 리따 씨는 나중 기자에게 문자를 보내주었다. “기자님이 주신 질문 들로 저희 가족에게도 서로를 더 이해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셔 서 감사합니다!” ‘감사하다’는 의미가 새롭게 들렸다. 가정은 ‘작은 사회’라 한다. 가정의 구성원인 가족 한 사람마다 인격체로 존중 받고 건강할 때 우리 사회도 건강해진다. 4대가 함께 사는 윤 씨 대가족 12명은 현대 이민사회에서 ‘가족’의 의미를 새롭게 보게 한다. <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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