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상추적> 박근혜 정부, 영종도 외국인 카지노 허가한 무서운 내막

이 뉴스를 공유하기







본국의 관문인 인천국제공항이 자리잡고 있는 인천시 영종도에 최근 외국인 카지노 설립이 허용되면서 영종도가 들썩이고 있다. 박근혜 정부는 영종도를 한국의 라스베가스를 만들겠다는 계획으로 카지노 설립을 허가했다. 하지만 정부의 카지노 허가 이면에는 박근혜 대통령과 김영삼 전 대통령과의 보이지 않는 갈등이 자리잡고 있다는 것이 카지노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얘기다. 과연 두 사람과 카지노 설립 사이에 어떤 연관성이 있는 것일까. <선데이저널>이 단독으로 그 내막을 파헤쳐봤다.
<리차드 윤 취재부 기자>












문화체육관광부는 18일 인천 영종도의 카지노 진출 계획을 청구한 중국·미국계 합작사 ‘리포&시저스’(LOCZ)의 투자계획 등에 대한 사전심사를 한 결과, 총점 1000점에 822.9점으로 800점의 기준을 통과해 ‘적합’ 통보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LOCZ 측은 인천 영종도 미단시티에 1단계로 2018년까지 7467억 원을 투자해 호텔, 컨벤션센터와 함께 외국인 전용카지노 가운데 최대 규모인 7700㎡의 카지노를 건립하게 된다. 하지만 카지노 업계 사정에 밝은 사람들의 얘기를 종합해보면 이번 정부의 결정에 석연치 않은 점이 한 둘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일단 문광부는 이번 카지노 허가 발표 이전인 지난 2월 영종도에 대규모 복합리조트 건설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른바 드림아일랜드 프로젝트다.
이 사업제안서가 정부에 처음 접수된 것은 지난 2012년 9월 이명박 정부 말이다. 이 사업을 제안한 것은 전 세계 ‘한상’들이었고, 그 중심에 일본 파친코의 대부로 불리는 한창우 마루한 회장이 있었다. 특히 이 사업은 세계 한상들이 처음으로 모국에 하는 대규모 투자여서 더 큰 관심이 쏠렸다. 당시 이명박 정부와 한창우 회장 간의 다리를 놓은 것이 바로 김영삼 전 대통령이었다고 한다.


드림아일랜드 프로젝트 카지노 제외


1931년 경남 삼천포(현 사천시)에서 태어난 한 회장은 16세 때 혼자 일본으로 밀항해 온갖 고생 끝에 호세이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57년 파친코회사인 마루한을 설립, 현재 260개 점포를 거느린 일본 최대 파친코업체로 일궜다. 마카오 카지노 등으로 사업을 확장한 마루한은 연 매출 30조원의 일본 내 20대 기업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한 회장은 일본 재벌 순위 17위에 올라 있다. 고향이 경남 삼천포였던 한 회장은 사업이 성장하면서 삼천포 인근 거제를 고향으로 하는 김 전 대통령과 둘도 없이 막역한 사이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 회장은 김 전 대통령의 일본 후원회장을 하기도 했다. 한 전 회장은 김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 출신이었던 한승수 전 국무총리와의 인연으로 이명박 전 대통령과도 친분을 맺게 됐다.



한 전 총리는 한 회장이 만들었던 세계한인상공인총연합회를 조직할 때 많은 도움을 줬고, 그 때 이 전 대통령이 조직위원장을 하게 됐다. 결국 김영삼 전 대통령과의 인연으로 한 회장이 이 전 대통령과 가까워졌고, 2012년 정권 말 한상들의 처음으로 국내 대규모 투자 결정을 했던 것. 이 전 대통령 역시 기꺼이 이 제안을 받아들여, 문광부 차원에서 1년 6개월 가까이 여러 가지 사업 검토를 했다.













 ▲ 일본 파친코 대부 한창우 회장.
YS절친 재일교포 한창우 배제


그리고 지난 2월 사업 계획을 공식으로 발표했다. 영종도 드림아일랜드 프로젝트란 이름으로 추진하기로 한 이 사업은 한상들이 만든 특수목적법인(SPC) 세계한상드림아일랜드를 통해 1조9436억원을 들여 워터파크, 아쿠아리움을 비롯해 특급 호텔, 복합 쇼핑몰, 골프장 등을 건설하기로 했다. 정부는 사업 발표 당시 이 사업이 수익성을 충분히 가지고 있다고 발표했다. 인천국제공항이 가까워 해외 관광객이 찾기 쉬운 데다 수도권에 위치해 워터파크 등을 찾는 국내 수요도 충분히 끌어올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하지만 정부의 이런 시각에 의문을 제기하는 전문가들이 더 많았다. 국내외 관광객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카지노시설 도입이 계획돼 있지 않다는 면에서 과연 기대만큼 수익을 올릴 수 있겠느냐는 것이었다. 따라서 파친코계의 대부인 한 회장이 주도하고 있는만큼 결국에 가서는 드림아일랜드에 카지노가 들어서지 않겠냐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었다. 정부도 이런 시각을 의식해서인지 카지노는 허가하지 않겠다는 입장도 발표했다.
여기서 한 단계 들어가 보면 박근혜 정부가 왜 드림아일랜드 프로젝트에는 카지노를 허가하지 않고, 한 달 만에 중국계 기업에 카지노를 허가했는지를 알 수 있다. 원래 드림아일랜드에는 카지노 설립 계획이 포함되어 있었다.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면서 문광부에서도 이런 초안을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고했다고 한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드림아일랜드의 사업 주체가 김영삼 전 대통령과 가까운 한창우 회장이라는 사실을 알고, 카지노 허가권을 빼어 버린 채 리조트 계획만 허가했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이야기다. 그리고 돌연 중국계 기업에 카지노 허가권을 내준 것.


 박, YS아들 현철 독설에 독기


여기에는 박 대통령과 김 전 대통령 간 ‘악연’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언론을 통해서도 한 두 차례 보도됐듯이 현재 두 사람의 관계는 ‘견원지간’이라 할 정도로 크게 악화되어 있다. 그 가운데는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 김현철 씨의 독설이 하나의 원인이 됐다.
김 씨는 지난해와 올해 수 차례에 걸쳐 박 대통령에게 트위터를 통해 맹공을 퍼부은 바 있다.
김 씨는 지난해 12월 10일 트위터에 “박정희·김일성 당시 남북은 독재체제 유지 위해 서로 공생하더니 지금 박근혜·김정은 체제는 공포정치로 정권유지 위해 서로 공생 중?”이라며 “그게 잘 먹힐까? 자신의 좌우는 다 떨어져 나가고”라고 밝혔다. 김 씨는 이어 “아무튼 그러한 권력에 궁민(국민)들만 괴롭고 피곤하다”고 말했다.



그는 같은 달 4일에는 “청와대가 채동욱 뒷조사를 한 사실이 드러나기 시작하자 또다시 국정원의 물타기 시도. 북한의 (장성택) 숙청 소식은 특검무마용 공안카드. 이 사람들 정말 맛들였네”라며 “앞으로 또 무슨 카드로 국내정치에 개입할지 사뭇 궁금해지네. 카지노에 들어가려면 판돈이 많아야 할 텐데”라고 했다.
지난해 11월 26일에는 “이 정권은 아무래도 공안에서 시작해 공안으로 끝날 것 같다”며 “좀 수세에 몰릴 듯 싶으면 그저 종북딱지나 붙여서 빠져나가려 한다”고 비난해 논란이 일었다. 그는 “경제 살리고 국민통합 한다더니 그저 반대파 죽이기에만 열을 낸다”며 “하지만 잠시 속일 수 있지만 영원히 속일 순 없는 법”이라고 했다.

정치논리에 빠진 카지노 허가


지난해 3월 새누리당 4·11 공천에서 낙천한 뒤 탈당하면서 여의도연구소 부소장직도 함께 사퇴한 김 씨는 지난해 대선 직전 “혹독한 유신 시절 박정희와 박근혜는 아버지와 딸이 아니라 파트너로서 이 나라를 얼음 제국으로 만들었다. 나라의 미래를 위해, 아버지의 민주화에 대한 지금까지의 열정이 역사에 욕되지 않기 위해 이번 선거는 민주 세력이 이겨야 한다”는 글을 올려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에 대한 지지 입장을 간접적으로 밝힌 바 있다.
김 씨는 한 언론인터뷰에서는 “현재 아버님(김영삼 전 대통령)은 병원에서 7개월 가까이 투병하고 계시는데, 박 대통령은 쾌유 난(蘭) 하나 보낸 것이 없다. 물론 이를 바랄 사람도 없지만, 기본적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박 대통령을 맹비난했다.
박 대통령은 김 씨의 이런 공격에 대해 이렇다 할 반응을 보이지 않았지만 상당히 불쾌한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한창우 회장의 드림아일랜드 프로젝트가 카지노가 빠진 빈수레가 된 것도 이 맘 때쯤이라는 것이 카지노계 인사들의 한결같은 전언이다.
정부는 한상들의 대규모 투자를 무산시키지 않기 위해 일단 지난 2월 복합리조트라는 계획을 빌어 사업을 발표했지만 한 회장은 카지노가 빠진 사업에 더 이상 투자할 마음이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한 회장은 대규모 정책을 사사로운 감정에 의해서 좌지우지 하는 것에 대해 큰 실망감을 나타냈다고 한다. 해프닝에 불과할 수 있지만 이번 사건은 겉으로는 내색하지 않으면서 뒤로는 ‘정적’을 용서하지 않는 박근혜 대통령의 성격을 단편으로 보여주는 에피소드로 기록될 전망이다.





















 ▲ 정부는 18일 중국·미국계 합작사인 LOCZ코리아(리포&시저스 컨소시엄)가 청구한 인천 영종도 내 외국인 전용 카지노업 사전심사 결과 적합 판정을 내렸다. 외국계 기업의 국내 카지노 시장 진출이 허용된 것은 1967년 국내 최초 카지노가 개장한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사진은 LOCZ 복합리조트 조감도.

LA에서 인천공항에 내려 서울로 들어갈 때 가장 먼저 마주하는 영종도. 차로 달리다보면 온통 녹지 뿐, 이렇다 할 관광시설 하나 없는 것이 영종도의 현실이다. 하지만 LOCZ의 영종도 카지노가 사전허가를 통과함에 따라 대규모 외국자본들이 앞다퉈 국내 카지노시장 진출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영종도는 물론이고, 제주에도 그동안 중국계 자본의 카지노 건설 추진 움직임이 있어 왔다. 영종도 카지노에는 미국계인 라스베이거스샌즈, 엠지엠(MGM), 윈(Wynn)과 일본계 오카다 홀딩스, 대만계의 파글로, 중국의 청화자강 등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여기다가 이미 외국인 카지노운영권을 갖고 있는 파라다이스그룹이 일본 세가사미 홀딩스와 손잡고 1조2000억 원을 투자하는 복합리조트 시장에 뛰어들고 한국관광공사의 자회사인 세븐럭카지노도 ‘한국형복합리조트’ 모델을 계획하고 있다. 정부는 앞으로 영종도에 최소 3∼4개 이상의 카지노 복합리조트를 추가로 허가해 집중화된 복합리조트 단지로 육성하겠다는 방침이다.
영종도에 외국 자본 카지노 설립이 가시화되면서 제주 역시 들썩거리고 있다. 중국 분마그룹과 제주 이호랜드의 합작법인인 제주 분마이호랜드는 호텔과 콘도미니엄 개발사업을 추진하다 지난해 11월 돌연 투자 규모를 3배 가까이 늘리고 카지노 시설을 추가하겠다는 사업시행 변경계획서를 제주시에 제출했다. 제주시 노형동 드림타워 건립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중국 부동산개발회사인 녹지그룹도 지난 12일 제주시에 4만1572㎡의 초고층 카지노 시설을 추가하겠다는 건축허가 변경신청서를 접수했다. 또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와 신화역사공원 조성을 위한 사업협약을 체결한 홍콩 란딩그룹도 카지노 도입의 꿈을 숨기지 않고 있다. 여기다가 해양수산부가 오는 4월 외국인전용 선상카지노 도입을 허용하는 크루즈산업육성지원법의 국회 통과를 시사한 상황이다.
 





@SundayJournalUSA (www.sundayjournalus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뉴스를 공유하기

선데이-핫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