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보 보도 직후 이메일 보내 ‘가능하면 소송장 보여주세요’요청
◼ 본보, 공기업 감안 ‘원만하게 해결하라’ 서류 공유했으나 재부인
◼ 한전 끝까지 부인 오리발 내밀다 3일 만에 아맥스와 상환에 합의
◼ 카드 1,500달러씩 32차례…케시카드 580달러씩 24차례 분할 합의
아메리칸익스프레스 카드 대금 미결제 혐의로 민사소송을 당한 한국전력이 본보 보도 뒤 아멕스카드를 발급받은 사실조차 없다고 부인했으나, 그로부터 3일 뒤 아멕스카드2개 미납금 6만여 달러의 상환에 합의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한전 측은 미납금을 약 3년에 걸쳐 할부로 상환하는 것은 물론 이 소송과 관련한 방어권을 모두 포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전은 본지 보도 직후 아멕스카드를 발급받은 사실조차 없다고 해명했음을 감안하면 3일 만에 입장을 전면 수정한 것으로, 사실관계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등 관리에 큰 허점을 드러내 보였다. <박우진 취재부기자>
지난 7월 21일 아메리칸익스프레스 법인카드 대금 미납 혐의로 민사소송을 당했던 한국전력, 당시 아멕스는 소송장에서 ‘한국전력과 박준용 씨는 아메리칸익스프레스에서 법인용 카드 2종을 발급받아 사용했으나, 최소한의 결제금액마저 납부하지 않음으로써 기한이익을 상실했다’고 주장했었다. 아멕스는 ‘한국전력은 비지니스골드카드 미납금이 4만 7,318달러, 블루비지니스캐시카드 미납금이 1만 3,862달러 등 2개 카드 미납대금이 6만 1,181달러에 달한다’고 강조했다.
처음엔 해당 카드발급 사실조차 부인
본보는 지난 7월 말 이 같은 사실을 보도했고, 한국전력은 지난 2일 본보에 이메일을 보내 ‘담당자에게 확인해 보니 해당카드를 발급받은 적이 없고, 한국전력 본사 및 북미지사에서는 현재까지 해당 소송과 관련, 아멕스 측으로 부터 소송통지나 관련연락을 받은 바 없다. 기사 내용이 사실과 다를 경우 국내외 이해관계자 및 한국전력의 대외신인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라며 아멕스 카드 대금 체납은 물론 해당 카드발급 사실조차 부인했었다. 당시 한국전력은 ‘가능하다면 소송관련 문서 등 자료를 공유해 달라’며 정중한 요구를 했고, 본보는 법원 서류는 100% 공개서류이며, 뉴저지주법원도 소송장 등을 온라인에 공개한 점, 그리고 한국전력이 국민의 세금과 재정적 지원으로 운영되는 공기업인 점등을 감안, ‘원만하게 잘 해결하기를 바란다’라며 관련 서류를 전달했었다.
이에 대해 한국전력은 8월 3일 다시 본보에 이메일을 보내 ‘자료 공유에 감사한다’고 밝히고, 다시 한번 ‘해당 소송장에 명시된 당사자에게 확인해 보니 해당 카드를 발급받은 적이 없고, 본사 및 지사에서도 해당 건과 관련한 공식 통지가 전달된 바가 없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한국전력이 다시 한번 해당 카드 발급 사실을 부인한 것이다. 한국전력은 이처럼 두 차례에 걸쳐 아멕스카드 발급사실조차 부인했지만, 본보에 이 같은 이메일을 보낸 지 불과 3일 뒤인 8월 6일 아멕스 측과 미납대금을 모두 갚겠다며 합의서에 서명한 것으로 밝혀졌다.
카드 관련 철저한 진상조사 필요
아멕스카드는 지난 8월 26일 해당 재판부에 ‘8월 6일자 원고 및 피고간 합의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합의서는 아멕스 및 한국전력과 박준용 씨가 각각 8월 6일 서명한 것으로, 2개 카드 미납금 6만여 달러를 분할 납부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합의서에 따르면 ‘한국전력은 비지니스골드카드 미납금 4만 7,318달러에 대해, 8월 30일 1500달러를 납부한 뒤, 2029년 2월 28일까지 30개월 동안 매달 1,500달러씩, 그리고 2029년 3월 30일 818달러를 갚겠다’고 밝혔다.
또 ‘한국전력은 블루비지니스캐시카드 미납금 1만 3,862달러에 대해, 8월 15일 580달러를 갚은 뒤, 2028년 6월 15일까지, 22개월 동안 매달 580달러씩, 그리고 2028년 7월 15일 522달러를 갚겠다’고 밝혔다. 즉, 한전은 4만여 달러는 약 32회, 1만여 달러는 24회에 걸쳐서 2029년 3월 말까지 모두 갚겠다고 약속한 것이다. 특히 ‘한전 측은 이 사건과 관련한 모든 방어권을 포기한 것’으로 드러났으며, ‘만약 분할납부를 지키지 않을 경우, 딱 한 번에 한해서 10일 동안 연장이 가능하며, 만일 10일 내 이를 어길 시 즉시 약식판결에 회부하는데 합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한전 측은 아멕스에 대한 모든 청구권을 포기하는 반면, 아멕스도 한전 측에 대한 추가청구권을 포기하는 등 상호포괄적 면책에도 합의했다. 다만 아멕스는 이 합의서의 이행과 관련한 권리는 유지한다고 밝혔다. 한국전력이 어떤 이유에서 아멕스 카드대금 연체는 물론 카드발급 여부조차 몰랐는지를 알 수 없다. 분명한 것은 한국전력은 해당 소송장을 확보한 뒤에도 카드발급여부조차 몰랐다는 사실이며, 이는 북미지사 운영에 큰 허점을 드러낸 것으로 분석된다. 국민의 세금과 재정지원으로 운영되는 공기업인 만큼 철저한 진상조사 뒤 이를 국민 앞에 공개해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