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의 역사적 한국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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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의 오는 8월 한국 방문은 아시아 국가로는 최초이며 분단국가 방문이란 점에서 세계적 이목을 받고 있는데, 한국 방문 후 귀로에 중국을 깜짝 방문할지 모른다는 전망이 나와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바티칸의 CNS(Catholic News Service) 통신은 13일 프란치스코 교황은 8월 14일부터 18일까지 한국 방문을 마치고 바티칸으로 귀국길에 중국 베이징을 중간기착이란 명분으로 중국을 한나절 방문할 것을 내부적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만약 교황이 중국을 방문 할 경우 이는 국제적으로 크게 주목을 받게 될 것이다. 한편 교황의 한국방문을 위한 사전답사팀은 최근 한국을 떠나면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8월 방한에서 자신이 집전하는 미사에 세월호 참사 희생 자 가족을 초청해 위로의 메시지를 전달할 것이며, 자신의 미사에 북한 천주교 대표들이 참석하기를 바라고 있다. 만약 북한 천주교 대표가 참석할 경우, 교황의 대북관계에 새로운 정책이 대두될 것으로 주목이 되고 있다. 교황청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내년에는 미국과 필리핀을 방문 할 것이라고 밝혔다.   <성 진 취재부 기자>

프란치스코 교황이 한국방문에 이어 귀로에 중국을 방문할지 모른다는 보도로 교황청의 대외 정책이 한국방문을 계기로 새롭게 변화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재 교황청과 중국은 외교관계를 맺지 않고 있다. 하지만 프란치스코 교황이 등극하면서 바티칸의 아시아 정책의 변화가 다가오고 있다.
최근 바티칸의 CNS통신은 ‘교황의 서울 방문 후 귀국길 중국방문설’을 보도하면서 만약 교황이 베이징에 한나절을 체류할 경우, 베이징의 천주교 대성당을 방문할 것으로 보이고, 또한 16세기 중국 선교에 나선 예수회 소속 마테오 리치 신부의 묘소를 방문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같은 보도를 전한 CNS통신은 프란치스코 교황은 최근 피에트로 팔로린 추기경을 국무성장관에 임명했는데, 팔로린 추기경은 국무성차관으로 활동할 2002-2009년 당시 바티칸과 중국과의 관계 개선에 노력했기에 교황의 대 중국관계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바티칸과 중국 간에 가장 큰 장애는 주교 임명에 관한 사항이다. 중국 당국은 중국내 천주교 연합회에서 바티칸과 협의 없이 임의대로 주교를 임명하는 것이다. 팔로린 추기경이 임기중 중국과의 교섭에서 주교 임명은 바티칸과 협의를 거처야 한다는 것으로 합의가 됐으나, 2010년에 중국이 이를 파기했다.
그러다가 현재의 프란치스코 교황이 등극하고, 중국에서 시진핑 주석이 새로 취임하면서, 바티칸 과 중국은 상호 축하인사를 교환하면서, 양측 간에 우호 분위기가 전해졌으며, 중국 언론들도 바티칸에 대해 호의적인 보도를 하기 시작했다. 급기야 올해 6월에는 바티칸과 홍콩 천주교 협의회와 상호 우호관계를 위한 협의를 새로 시작하기로 했다.

바티칸, 중국 관계 개선

 ▲ 중국 베이징 천주교회

한편 지난 12일  한국 천주교 등에 따르면 교황 방한을 위한 교황청 실사단이 지난 9일 한국에 입국해 2박 3일간 교황의 8월 방문에 대한 실사 작업을 마치고 돌아갔다. 이번 실사는 지난 2월에 이은 2차 조사다. 이로써 방한을 위한 조사 작업은 모두 끝났다.
교황청은 이번 조사에서 한국 정부 및 한국천주교 방한준비위원회와 협의를 거쳐 교황 방한에 관한 세부 일정을 사실상 확정지었다. 이번 8월 교황 방한 중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124명의 시복식을 거행하기로 했다. 경호 준비 상황을 중점 점검한 끝에 서울 광화문 시복식을 비롯한 주요 행사의 안전에 큰 문제가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
교황은 8월 14일 입국한 뒤 이튿날 오전 대전 월드컵경기장에서 성모승천대축일 미사를 집전한다. 이날 오후에는 충남 당진 솔뫼성지를 찾아 제 6회 아시아 가톨릭 청년대회 참석자들을 만나 두 시간 가량 대화의 시간을 갖는다.
16일에는 광화문 일대에서 열리는 ‘윤지충과 동료 순교자 123위’의 시복식을 집전한다. 광화문 광장과 서울광장, 청계광장 일대 20만8천598㎡에서 열리는 시복식에는 천주교 신자 20만 명을 비롯해 50만∼100만 명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복식은 오전 10시부터 2시간20분에 걸쳐 진행되며, 광화문 삼거리에서 태평로까지 교황의 퍼레이드도 열린다. 정부와 경찰은 경호상 어려움이 제기돼 온 도심 시복식에 대비해 광화문 일대 고층 건물의 상주인원을 파악하는 등 안전 대책 마련에 힘을 쏟고 있다.
교황은 16일 충북 음성 꽃동네도 방문해 3시간가량 머물면서 이곳에서 생활하는 장애인과 전국 에서 모인 수도자들을 만난다. 교황은 꽃동네를 방문해 30분가량 장애 어린이 50여 명을 만나고 이어 전국 수도자 4000여 명과 1시간 정도 저녁 기도를 한 뒤 전국 평신도 150여 명과 만난다.
교황은 기도 시작과 중간, 끝에 한국어를 쓸 것으로 알려졌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충북 음성군 맹동면 꽃동네 방문에 신도 등 3만여 명이 함께한다. 천주교 청주교구 김대섭 신부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8월16일 오후 4시~4시30분 꽃동네를 방문해 3시간가량 머문다”고 말했다.
17일에는 충남 서산 해미읍성에서 열리는 아시아 청년대회 폐막 미사를 집전한다. 방한 마지막 날인 18일에는 서울 명동성당에서 한반도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를 주례한다. 이와 관련해 한국천주교는 북한의 천주교 관계자들이 한반도 평화 미사에 참석할 수 있게 해 달라고 조선 천주교협의회에 협조를 요청한 상태다.
교황은 특히 방한 기간에 세월호 참사 희생자 가족을 미사에 초청해 위로할 예정이다. 천주교 관계자는 “교황청이 세월호 참사가 한국에서 갖는 의미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교황께서는 미사 초청 등을 통해 희생자 가족을 위로할 것”이라며 “여건에 따라 희생자 가족을 따로 만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교황청은 교황이 한반도 분단 현실을 상징하는 비무장지대(DMZ)를 방문하는 것도 검토 중이지만 북한을 자극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일정을 확정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교황은 최근 중동 방문에서도 팔레스타인 서안지구 포위를 위해 이스라엘이 세운 분리장벽 앞에 멈춰 서 벽에 이마를 대고 기도를 올린 바 있다. 예정에 없던 일이었다.
교황은 또 방한 중 발표할 메시지에 한국사회의 갈등 및 양극화 극복, 사회통합 노력을 촉구하는 내용도 담을 예정이다.

7대종단, “교황 방한 환영”

교황 방한과 관련해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 공동 회장단을 맡은 7대 종단 수장들은  지난 9일 “교황 프란치스코의 8월 한국 방문이 국민에게 큰 위로와 용기를 줄 것”이라는 환영의 입장을 밝혔다.
7대 종단 수장들은 환영 메시지를 통해 “새로운 희망의 메시지를 전파하고 있는 교황의 방한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교황 프란치스코는 가난한 사람들, 소외받는 이들, 지역분쟁의 갈등으로 고통을 겪는 인류에 새로운 힘과 용기를 주면서 참된 희망을 길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교황 방한이 세월호 대참사로 슬픔에 잠긴 우리 국민에게도 큰 위로와 용기를 주고 삶의 희망을 열어가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한반도 평화와 화해를 기원하는 교황의 방한으로 화해의 문이 활짝 열리고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동아시아에 평화의 기운이 싹트기를 바란다”며 기대를 나타냈다. 또 “교황의 방한이 이웃종교의 화합과 사랑을 실천하는 종교간 대화에도 큰 전환 점이 되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은 교황 프란치스코가 8월 18일 명동성당에서 집전하는 ‘평화 와 화해를 위한 미사’에 참석해 달라며 최근 7대 종단 수장들을 초청한 바 있다.
한국종교인평화회의 공동 회장단은 대한불교조계종 자승 총무원장,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김영주 총무, 원불교 남궁성 교정원장, 유교 서정기 성균관장, 천도교 박남수 교령, 천주교 김희중 대주교, 한국민족종교협의회 한양원 회장으로 구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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