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적도 기니에 北 정치범 수용소 시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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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도 기니 지난해 북한에 30억 달러 IT 체계 발주

프랑스언론 기니 내 북한 범죄자 강제노역 실태 보도

아프리카북한과 친분을 유지하고 있는 아프리카 적도 기니에 북한 죄수를 수용하는 시설이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보도해 화제가 되고 있다.
아프리카 대륙에서 가장 작은 나라 가운데 한 곳이면서 대서양과 맞닿아 있는 나라 적도 기니 (Equatorial Guinea)의 수도인 말라보(Malabo)는 대륙 지역이 아닌 바다 한 가운데 있는 비오코 섬에 자리 잡고 있는데 바로 이 말라보의 동쪽에 위치하고 있는 작은 도시 산티아고 데 바네이(Santiago de Baney)에 북한 죄수들을 위한 수용시설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정치범 포함 강제 노동형
적도 기니 인근에 있는 나라 민주콩고의 일간지 르뽀땡시엘(Le Potentiel)는 지난 4월 29일 적도 기니의 스페인어판 일간지인 디아리오 롬베(Diario Rombe)를 인용해, 각종 범죄를 저지른 북한 범법자는 물론 정치범들이 산티아고 데 바네이에서 강제노동형을 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지난해 6월에는  적도기니가 북한에 30억 달러 대규모 보안체계 구축을 맡겼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북한과 오랜 동맹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적도 기니가 북한 당국과 협정을 체결하고 정치범을 포함 한 북한 죄수를 수용하고 있지만,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면 국제적인 문제가 될 것을 우려해 숨기고 있다는 것이다.
르포텅시엘은 문제의 지역을 방문했거나 잘 알고 있는 다수의 제보자들이 “적도 기니 정부가 수년 전부터 북한 당국에 저렴하게 여러 지역의 부지들을 임대해 주고 있으며 북한의 정치범과 살인범, 그리고 각종 범법자들이 강제노동형을 살고 있다”고 증언했다고 밝혔다.

이 매체는, 보통 2, 30년 징역형을 선고 받은 북한 범죄자들은 러시아 시베리아나 적도 기니에 보내져 벌목을 하거나 각종 공사현장에 투입되는데, 강제노동형을 통해 형기를 5년에서 10년 정도 줄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곳에 있는 북한 죄수들은 제대로 먹지 못할 뿐만 아니라 현지 군인의 감시 속에 고문을 받으며 비위생적인 시설에서 살고 있다고 폭로했다.
이런 가운데 르포텅시엘은 이 북한 죄수들이 적도 기니 정부를 위해 일하는 것인지 북한 당국을 위해 일하는 것인지는 규명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프랑스의 유력언론인 프랑스 국제라디오(RFI: Radio France Internationale)도 지난 5일 르뽀땡시엘 을 인용해 적도 기니 내 북한 범죄자의 강제노역 실태를 보도했다. 한편 자유아시아방송은 9일, 적도 기니 정부에 수차례에 걸쳐 사실 확인을 요청했지만 아무런 답도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남북한 동시 수교국
한편  일간 ‘르 뽀뗑시엘’ (Le Potentiel) 신문은 지난해 6월 23일 인접국 적도기니가 북한에 대규모 보안체계 구축을 맡겼다고 VOA가 보도했었다.
당시 이 신문은 적도기니 내 북한인 소식통을 인용해 적도기니에 주재하는 북한의 정보통신 IT 관련 대표부가 미화 30억 달러 규모의 사업 수주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사업 내용은 대통령 경호체계를 구축하고, 적도기니의 7개 주요 도시에 폐쇄회로 감시카메라 CCTV와 통신설비를 설치한 뒤 이를 위성으로 연결하는 것이다.
‘르 뽀뗑시엘’ 신문은 적도기니의 테오도로 오비앙 응게마 음바소고 대통령이 이 사업을 직접 추진하고 있다며, 전국을 연결하고 나아가 아프리카 대륙 전체를 연결하는 단일망을 구축하려 한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북한의 정보통신 IT 대표부는 지난해 적도기니의 몽고모 시 보안체계 구축 계약을 체결했고, 지난해 5월에는 이곳에 종합감시센터도 열었다고 신문은 전했다.

아울러 미래 수도 예정지인 오얄라 시에 미화 3천2백만 달러 규모의 보안체계 구축을 추진 중 이며, 지난해 3월 적도기니 대통령과의 회의에서는 4천2백만 달러 규모의 위성수신체계 사업과 1천2백만 달러 규모의 대통령 경호체계 구축 사업을 수주했다고 보도했었다.
이 신문은 북한이 적도기니 대통령과 매우 은밀하게 이 사업을 추진 중이라며, 건설 작업과 시범 운영 등을 고려할 때 이 사업과 관련한 두 나라 간 교류협력이 앞으로 적어도 10년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적도기니는 지난해 6월 아프리카를 순방한 당시 리수용 북한 외무상의 첫 방문 국이었다.
당시 리 외무상은 현지에 도착해 아가피토 므바 모쿠이 외교협력 장관과 만난데 이어 음바소고 대통령을 면담했다고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전했다. 구체적인 면담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적도 초대대통령 딸 16년간 북 거주
한국 면적의 3분의 1에 불과한 적도기니는 아프리카 3대 산유국으로, 적도기니는 남북한 동시 수교국이다. 한국과는 1979년 9월, 북한과는 1969년 1월부터 국교 관계가 시작되었으며, 1980년 2월 이후 한국은 가봉 대사관이 겸임하고 있다. 1992년 대한 수입은 2만 7천 달러, 대한 수출은 9천 달러였으나, 교역이 많이 이루어져 2007년 기준 대한 수출은 93만 3천 달러이다.
이 나라는 아프리카 서부에 있는 나라로 인구는 약 50만 명이며 면적은 28,000㎢이다. 아프리카 국가 중 가장 작은 나라 중의 하나이며 대륙 지역인 리오무니(Río Muni)와 비오코 섬 등 몇몇의 조그마한 앞바다의 섬을 포함한 두 개의 지역으로 구성된다.
유전 개발에 따른 최근의 경제 성장은 이 나라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고 있다. 과거 스페인의 식민지이기도 했던 적도 기니는 아프리카에서 유일하게 스페인어를 공용어로 사용하는 나라이기도 하다 (분쟁 지역인 서사하라를 제외). 이름과는 달리 영토나 영해 위로 적도가 지나가지 않는 나라이다.
한편 지난해  적도기니의 초대 대통령 프란시스코 마시아스 응게마의 막내딸로 태어나 북한에서 16년 간 생활한 모니카 마시아스 씨가 한국에서 자서전을 내 화제가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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