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이명박이 차기 대권 ‘킹메이커’로 나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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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이 차기 대권 ‘킹메이커’로 나선다고?

이명박

▲ 이명박 전 대통령

이명박 전 대통령이 오는 13일 전격 LA를 방문하는 행보를 두고 최근 발언인 “차기 정권을 반드시 내 손으로 창출하겠다”고 말했다는 것과 관련해 주목이 되고 있다. 특히 ‘최순실 사건’으로 박근혜 대통령이 자신의 사퇴 문제를 국회에 던진 직후라 이 전 대통령의 LA행보가 심상치가 않다.

현재 새누리당의 ‘비박’ 의원들 중에는 이명박계가 많다. 따라서 국회에서의 ‘박 대통령 진퇴’를 결정하는데 이들 ‘비박’ 세력이 바로미터가 될 수도 있다.

이 전 대통령이 “차기 정권 창출에 기여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배경에는 “박근혜 대통령과 완전히 등을 대고 갈라선 반박 세력이 의지할 수 있는 역할을 하고, 박 대통령이 임기 중 단 한번도 ‘역할’을 맡기지 않은데 따른 섭섭함을 간접적으로 토로한 것으로 해석된다”는 분석도 나왔다.

현재 알려진 바로는 이 전 대통령은 오는 13일 아시아나 항공편으로 LA공항에 도착해 16일 귀국하는 일정이며 목적은 국제 청영회 주최 경제포럼에 참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전 대통령의 LA 방문에는 류우익 전 대통령 비서실장, 하금열 전 대통령 실장 등 8명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같은 이 전 대통령의 LA 방문을 위해 청와대 경호실에서 선발대가 사전에 도착하게 된다.

LA 방문 중 반기문과 접촉 가능성도

국내에서 최근 이 전 대통령이 이른바 차기 대선의 킹 메이커 역할을 자임하고 나섰다는 점에서 그의 이번 미국 행보가 새로운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지난 ‘월간조선’ 9월호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의 핵심 측근은 이 잡지와의 인터뷰에서 “이 전 대통 령이 집중적으로 관찰하는 인물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라고 언급했다. 이 측근은 “반 총장의 경우 이 전 대통령이 직접 저울질하고 있다. 저울질 이란건 대통령 후보로 나섰을 때 당선 가능성이 있는지 여부를 따져본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이 전 대통령이 이번에 LA 방문 중에 반기문 총장과의 접촉에 대해서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국내와는 달리 미국에서 두 사람 간의 접촉은 여러 경로로 가능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 총장은 이달 말로 UN 사무총장직을 떠나 1월 중 귀국할 예정이다.

최근 들어 이 측근은 “지금 대치동 슈페리어 타워에는 모든 정보가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슈페리어 타워는 이 전 대통령의 사무실이 있는 강남구의 빌딩이다.

이 전 대통령은 퇴임 직후인 2013년 5월부터 이 곳에서 집필하거나 측근들을 접견하고 있다.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당선 직후, 이 곳을 찾아 이 전 대통령과 면담하기도 했다.

이명박-1핵심 측근이 전한 바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이 꼽은 차기 여권 대선 후보로 반기문 총장 이외로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 세 명이다. 그러나 이 측근은 “이 전 대통령이 김무성 전 대표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되기엔 약하다’는 평가를 내렸으며, 자신의 고려대 후배인 오세훈 전 서울시장에 대해서는 ‘뭔가 약점이 있다’며 역시 부정 적인 평가를 했다”고 전했다.

이같이 밝힌 잡지는 이 전 대통령 주변에 최근 들어 사람들이 크게 붐비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서초구 잠원동의 한 테니스장에서는 이 전 대통령과 정몽준 전 새누리당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 정•재계 인사들이 함께 테니스를 치는 장면이 자주 목격되고 있다고 했다.

한 목격자는 “이 전 대통령의 표정이 최근 들어 밝아졌다”며 “함께 테니스를 친 분들과 식사하는 모습을 본 적도 있다”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과 테니스를 즐기는 테니스 로터리 클럽의 초대 회장은 “황교안 국무총리”라고 잡지는 전했다.

‘차기 정권 창출에 기여’ 가당찮은 헛소리

한편 이명박 전 대통령은 ‘최순실 게이트’ 연루 의혹을 받는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국민의 뜻을 잘 받아들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의 1주기를 앞두고 국립현충원에 있는 김 전 대통령의 묘소에 참배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참담한 심정”이라며 이같이 소감을 밝혔다.

이 전 대통령은 “어떻게 이렇게 부끄럽고 부끄러운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모르겠다). 국민들이 정말 시위에 나온 사람이나 나오지 않은 사람들도 똑같은 심정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순실 게이트 정국의 해법에 대해 “이 나라는 선진국 문턱까지 와 있고 민주주의 국가이기 때문에 가슴이 답답하지만, 헌법적인 절차가 중요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은 이어 정치권의 박 대통령 탄핵 요구에 대해 “그것도 헌법적 절차의 하나”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우리나라가 어떻게 만들어진 나라냐”고 반문하면서 “어떤 위기도 극복해 여기까지 왔는데 이 위기도 극복하고 나라가 발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후 이명박 전 대통령은 최근 UAE 원전 공사현장 방문했다. 이 전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외곽의 바라카 지역 한국형 원자력 발전소 건설 현장을 방문했다.

당시 이 전 대통령은 바라카 원전 현장을 둘러본 뒤 현지에 파견된 한국전력, 한국수력원자력 등 한국인 직원들을 격려했다. 이 전 대통령은 직원들에게 “국내가 어지러워도 기업이 위축되면 안 된다”라고 당부했다.

이어 셰이크 모하마드 빈자예드 알나흐얀 아부다비 왕세제와 오찬을 함께했다. 셰이크 모하마드 왕세제는 이 전 대통령에게 “원전 건설을 하는 한국의 모든 기업이 지금까지 공정기간을 잘 지키고 있다”며 “마지막까지 원전 건설을 잘 끝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국전력 컨소시엄은 2009년 12월 UAE에 한국형 원전 4기를 건설하는 사업을 수주했으며 내년 1호기가 가동된다. 이번 방문은 셰이크 모하마드 왕세제의 초청으로 이뤄졌다.

아부다비 왕실은 매년 아부다비에서 개최되는 F1 자동차 경주대회에 맞춰 세계 주요 정치인과 유명인을 초청한다.
이 전 대통령은 2014년에도 같은 초청을 받아 아부다비를 방문했다. 이 전 대통령 일행은 지난달 27일 밤 귀국했다.
<성 진 취재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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