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슈퍼미켓 체인 보고파, 페어웨이 맨해튼 등 6개 매장 매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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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동부지역 한인 슈퍼마켓 체인
‘33년 만에 맨해튼입성 성공하다’

페어웨이미동부지역 한인운영 수퍼마켓인 <보고파>가 파산보호를 신청한 페어웨이의 맨해튼매장 등 6개 매장의 낙찰자로 선정됨으로써, 맨해튼 입성의 꿈을 이루게 됐다. 페어웨이는 파산 보호신청직전 빌리지수퍼마켓과 우선매매협정을 체결, 7천만달러에 맨해튼매장을 넘기기로 합의했으나 보고파가 빌리지수퍼마켓보다 5백만달러 더 높은 가격을 제시, 낙찰에 성공 했다. 현재 뉴욕과 뉴저지일대에서 26개 매장을 운영중인 보고파는 페어웨이 낙찰성공으로 모두 32개의 수퍼마켓을 운영하게 됐다.
안치용(시크릿 오브 코리아 편집인)

지난 1933년부터 뉴욕 맨해튼을 중심으로 급성장한 약 90년 전통의 페어웨이수퍼마켓, 이 페어웨이의 15개 매장 중 심장격으로 불리는 맨해튼매장 5개 등을 한인운영수퍼마켓업체인 보고파[브랜드명 푸드바자]가 차지하게 됐다. 뉴욕남부연방파산법원은 지난 11일 오후, 페어웨이의 맨해튼매장 5개, 브루클린 매장 1개, 브루클린의 물류센터1개등 모두 7개 부동산의 리스권리와 재고물품등의 인수회사로 보고파가 선정됐다고 공식발표했다.

페어웨이는 온라인유통의 거센 물결을 이겨내지 못하고 지난 2016년5월 파산보호신청을 한뒤, 전체 매장중 절반정도를 매각하는 방법으로 가까스로 회생에 성공했으나 결국 지난 1월 22일 다시 파산보호를 신청하고, 자산매각등 구조조정에 나섰고, 한인업체가 핵심매장 인수에 성공한 것이다.

페어웨이 마켓 체인 통째로 인수한 셈

보고파가 인수한 매장은 맨해튼 74스트릿과 브로드웨이에 위치한 브로드웨이매장과 맨해튼 86스트릿과 3애비뉴에 위치한 어퍼이스트사이드매장, 맨해튼 킵스베이매장, 맨해튼 첼시매장, 맨해튼 할렘매장등 맨해튼 매장 5개, 브롱스의 팰햄매장, 그리고 브롱스의 물류센터등 모두 7개이다. 보고파는 이들 7개 부동산의 리스권리와 재고물품등에 대한 입찰에서 7500만달러를 제시, 7000만달러를 제시한 빌리지수퍼마켓을 제치고 낙찰에 성공했다.

▲ 보고파, 페어웨이매장 매입가격

▲ 보고파, 페어웨이매장 매입가격

페어웨이의 매장은 맨해튼 5개등 모두 15개지만, 보고파는 페어웨이의 간판격인 맨해튼 브로드웨이매장과 어퍼이스트사이드매장를 포함, 맨해튼지역 매장을 모두 인수함으로써 사실상 페어웨이를 통째로 인수한 것이나 다름없는 효과를 얻게 됐으며, 단숨에 맨해튼의 최고부자들이 주거하는 지역에 깃발을 꼽게 됐다. 그동안 보고파는 뉴욕의 퀸즈와 브루클린 등에 모두 26개의 수퍼마켓을 운영했지만, 맨해튼지역에는 단 한개의 매장도 없었다. 그러나 이번에 페어웨이를 인수하면서 맨해튼 입성에 성공함과 동시에 알짜배기 상권에 진출한 셈이다.

페어웨이의 브로드웨이매장과 어퍼이스트사이드매장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인수금액을 보면 단번에 알 수 있다. 보고파는 브로드웨이매장의 리스권리를 2892만여달러에, 어퍼이스트 사이드매장의 리스권리를 2889만달러에 매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리스권리는 페어웨이의 잔존리스를 승계하는 비용으로 일종의 권리금에 해당한다. 이들 두개 매장의 권리금이 각각 한화 350억원 상당에 해당하는 것이다.

보고파는 또 맨해튼 킵스베이매장의 리스권리는 287만달러에 인수했으나, 할렘매장의 리스권리는 10만달러, 첼시매장의 리스권리는 6만달러에 각각 사들였고, 브롱스물류센터의 리스권리는 207만달러에 매입한 반면 브롱스 팰함매장의 리스권은 무상으로 양도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보고파가 재고품품을 포함, 7500만달러를 지불한 것을 감안하면, 플래그십 매장 2개의 리스권 인수금액이 약 5800만달러로 전체의 70%를 넘는 셈이다.

과감한 입찰에 참여, 낙찰에 성공

보고파의 페어웨이 인수는 영화를 방불케 한다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드라마틱하다. 이미 페어웨이가 이들 맨해튼매장등에 대한 인수자를 결정하고 우선매매협정을 체결했지만, 보고 파가 페어웨이가 정한 인수자를 꺽고 낙찰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페어웨이는 지난 1월 22일 뉴욕남부연방파산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하면서, 15개 매장중 맨해튼 5개매장과 브롱스물류센터를 빌리지수퍼마켓에 7천만달러에 매각하기로 우선매매협정을 체결했다며 계약서를 제출했다. 매장매각등 자구노력을 하고 있으니 당분간 부채를 동결하는 파산보호 신청을 받아들여달라는 의미였다.

▲ 보고파, 페어웨이매장 매입가격

▲ 보고파, 페어웨이매장 매입가격

우선매매협정이란 파산 또는 파산보호를 신청한 기업이 공개입찰이전에 특정자산을 특정업체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하는 것으로, 우선매매협정 당사자보다 높은 가격을 제시하는 업체가 없다면, 기존 매매협정이 그대로 인정돼 낙찰을 받는 것이다. 일반 공개입찰에서는 입찰보증금이 입찰가의 5%지만, 우선매매협정 대상매장의 입찰에는 입찰가의 10%를 보증금으로 내야 한다. 입찰참여문턱을 높임으로써 우선매매협정체결 당사자를 보호하는 것이다. 페어웨이 맨해튼 5개 매장은 바로 이 우선매매협정 대상매장이었지만, 보고파가 과감히 입찰에 참여, 낙찰을 받은 것이다.

본보가 입수한 페어웨이와 빌리지수퍼마켓간의 매매계약서에 따르면, 브로드웨이매장과 어퍼이스트사이드매장의 리스권리는 각각 2700만달러에 매각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드러났다. 보고파는 여기에 약 2백만달러를 더 얹어 각각 2890만달러를 지불하겠다고 제안, 인수에 성공한 것이다. 킵스베이매장도 빌리지 측은 260만달러를 주기로 했으나, 보고파는 287만달러를 제시했고, 브롱스 물류센터도 빌리지는 175만달러를 주기로 했으나 보고파는 207만달러를 제시했다. 또 빌리지는 첼시매장과 할렘매장은 재고물품비용만 지불하기로 했으나 보고파는 각각 6만달러와 10만달러를 리스권비용으로 지불했다. 단 당초 우선매매협정에 브롱스 팰햄매장은 포함되지 않았으나 보고파는 팰햄매장의 리스권리를 무상으로 인수했다. 재고물품비용은 빌리지나 보고파나 모두 동일했다. 보고파는 리스권리를 빌리지보다 후하게 쳐준 셈이다.

▲ 페어웨이 맨해튼 매장 현황 - 보고파는 지도에 표시된 4개매장외 맨해튼 125스트릿 및 브롱스 팰햄의 매장 1개등 모두 6개를 인수했다.

▲ 페어웨이 맨해튼 매장 현황 – 보고파는 지도에 표시된 4개매장외 맨해튼 125스트릿 및 브롱스 팰햄의 매장 1개등 모두 6개를 인수했다.

미 동부지역 수퍼마켓업계에 돌풍

페어웨이는 우선매매협정에 포함되지 않은 매장 9개중, 보고파에 인수된 브롱스 팰햄매장을 제외한 8개 매장을 추가로 매각하며, 보고파 측은 이들 매장 중 일부에 대해서도 인수의향 을 가지고 있다고 페어웨이측이 밝혔다. 보고파 측은 페어웨이매장 6개를 인수하면서 전체 매장이 32개로 늘어났고, 만약 추가인수를 한다면 몸집은 더 불어나게 된다.

보고파 측은 이에 앞서 지난 2015년 미국최대 수퍼체인인 A&P가 파산했을 때도 5개의 매장을 인수하는 등 공격적 경영을 펼치는 등 미 동부지역 수퍼마켓업계에 돌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보고파는 지난 1988년 아르헨티나에 이민을 갔다 뉴욕에 정착한 고 안휘일 대표가 퀸즈 코로나에 설립한 업체로, 아르헨티나 이민경험을 살려 히스패닉계를 집중 공략, 한인사회 보다는 히스패닉계사회에 더욱 잘 알려진 업체다.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보고파’란 상호로 사용한 것으로도 유명한 업체이다. 창업자인 안 대표는 지난 2015년 6월 71세의 비교적 젊은 나이에 유명을 달리했고, 현재는 아들인 스펜서 안이 아버지의 뒤를 잇고 있다. 스펜서 안은 보고파의 이름을 푸드바자로 바꾼 뒤 과감하게 수퍼마켓 등을 인수하는 등 공격적 경영과 함께 히스패닉계 시장이 아닌 미주류시장을 파고 들고 있다.

하지만 올 해들어 미국 내 유명 유통업체들이 하루걸러 하나씩 문을 닫는 등 사실상 올해가 유통패러다임이 온라인으로 완전히 바뀌는 이정표를 찍는 해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이미 지난 2015년 A&P가 파산했을 때부터 미국 유통업체들은 더이상 매장을 매입하지 않는다는 말이 돌았었다. 따라서 보고파의 페어웨이 매장인수가 다소 위험하다는 인식과 맨해튼 최상류층 거주지역진출은 아직도 이윤이 많이 남는 장사라는 분석이 상존한다.
또 수퍼마켓 업계에서는 맨해튼 74스트릿과 86스트릿 대형매장의 권리금 3천만달러면 좋은 가격이라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보고파의 공격적 경영이 성공, 맨해튼 한복판에 굳건히 뿌리를 내리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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