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 이혁진 미국설립 법인서류 확보…SF한인회 접근 이사로 활동
사모펀드투자회사 설립해
‘또 한 번의 한방 노렸나’
횡령혐의 등으로 검찰수사를 받던 도중 베트남으로 출국, 사실상 도주한 이혁진 전 옵티머스자산용대표가 도주 2개월 전인 2018년 1월 이미 미국에 사모펀드회사를 설립했던 것으로 밝혀져, 사전에 이미 치밀한 미국도주계획을 세웠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이 씨는 또 샌프란시스코한인회 사무총장으로 재직 중인 가운데 그의 아내로 보도된 임모씨와 함께 지난 2018년부터 샌프란시스코한인회 이사를 맡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임씨는 문재인대통령에 의해 제19기 해외민주평통자문위원으로 선임됐으며 샌프란시스코 평통협의회의 청년분과위원장을 맡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어찌된 영문인지 집중 취재해 보았다.
안치용(시크릿 오브 코리아 편집인)
지난 2018년 3월 22일 5가지 혐의에 대해 검찰수사를 받던 중 베트남으로 출국한 뒤 아랍에미레이트공화국 등을 거쳐 미국으로 도주한 것으로 밝혀진 옵티머스 투자사기 핵심인물인 이혁진씨, 이 씨는 현재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오병이어마켓을 운영하고 있으나, 이미 베트남도주보다 2개월 앞선 지난 2018년 1월 미국에 에스크베리타스PEF유한회사를 설립, 현재도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에스크베리타스는 옵티머스자산운용의 옛 이름으로 지난 2009년 이 씨가 한국에 설립한 회사다.
미국 도주하기 위해 치밀한 계획한 듯
본보가 캘리포니아 주정부에서 입수한 ‘에스크베리타스PEF 유한회사’ 법인서류에 따르면, 이 법인은 지난 2018년 1월 9일 캘리포니아 주에 설립됐으며 송달대리인은 이 씨의 부인으로 알려진 마리 임씨인 것으로 드러났다. 법인설립 때 임씨의 주소는 ‘12868 사라토가 서니베일로드, 사라토가 캘리포니아 주’로, 현재 이 씨가 운영하는 오병이어마켓의 주소와 일치한다.
즉 이 씨가 한국에 설립한 회사와 똑같은 이름의 회사를 베트남으로 출국하기 이미 2개월 전 캘리포니아 주에 설립한 것이다. 이에 따라 이 씨는 적어도 2018년 1월 이전 부터 검찰수사를 피해 미국으로 도주하기 위해 치밀한 계획을 세웠다는 의혹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또 마리 임씨가 2018년 5월 21일 캘리포니아 주정부에 제출한 서류에서 회사의 업종은 사모펀드 [PRIVATE EQUITY FUND]라고 밝혔으며, 대표이사는 이혁진씨라고 보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서류에서 이 회사의 멤버 또는 매니저는 대표이사인 이 씨와 송달대리인인 마리임씨, 그리고 데이비드 박 씨 등 3명이라고 보고했다. 이는 이 씨가 미국에서도 사모펀드 사업을 통해 재기하려 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특히 마리 임씨가 지난해 3월 18일 캘리포니아 주정부에 제출한 서류에서 대표이사인 이 씨의 이름은 ‘알렉스 혁진 이’로 기재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씨가 자신의 이름을 이혁진에서 알렉스로 바꾼 것으로 미뤄 이 씨의 체류신분이 영주권자 또는 시민권자로 바뀌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또 이 서류에서 마리 임씨는 자신이 이 법인의 운용담당 부사장이라고 밝혔으며 법인주소는 임씨가 법인설립 때 자신의 주소로 기재한 ‘12868 사라토가 서니베일로드, 사라토가 캘리포니아 주’로, 이 주소지는 임씨가 SAT학원을 운영하는 곳이기도 하다.
또 링크에드인에 공개된 임씨의 이력에는 지난 2018년 1월부터 지금까지 사모펀드회사인 에스크베리타스의 운용담당 부사장을 맡고 있다고 기재돼 있다. 이처럼 이 씨는 베트남출국이전에 이미 미국에 사모펀드회사를 설립했으며 부사장을 맡은 임모씨와 함께 사모펀드를 운영하려 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부인과 나란히 한인회 이사로 재직 중
이 씨는 샌프란시스코한인회 사무총장을 맡고 있으며, 곽정연한인회장은 일부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중순쯤 알렉스 리가 한인회를 돕고 싶다고 찾아와서 사무총장 일을 맡겼다’고 밝혔으나, 실제로는 이씨는 2018년부터 샌프란시스코한인회의 이사를 맡고 있었다는 정황이 드러났다.
본보가 입수한 샌프란시스코한인회의 ‘990보고서’, 즉 비영리단체인 한인회가 연방국세청 IRS에 제출한 2018년 치 세금보고서에 따르면, 이씨는 22명의 이사 중 한명으로 등재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샌프란시스코한인회는 이 보고서에서 ‘2018년 1월 1일부터 2018년 12월 31일까지’의 보고서라며 연간수입은 4만2250달러, 지출은 3만6083달러라고 밝히고 22명의 이사명단을 게재했으며, 이혁진은 알렉스 이라는 이름으로 이사에 포함돼 있다. 이는 지난해 중순 이 씨가 찾아왔다는 곽정연 한인회장의 말과는 상반되는 것이며, 이 2018년 치 세금보고서의 서명자는 곽정연회장으로 확인됐다.
한 가지 특이한 점은 에스크베리타스의 송달대리인이며, 운영담당 부사장인 마리 임씨 역시 한인회 이사로 등재돼 있다는 점이다. 한인회세금보고서 이사명단에는 마리 임씨의 법인서류에 기재된 성 EIM과 다른 IM을 사용했으나, 동일인물로 확인됐다. 임씨가 왜 법인서류에는 자신의 성을 EIM으로, 한인회서류에는 IM으로 기재했는지는 알 수 없다. 이 씨는 중앙일보 등에 이 씨의 부인으로 보도된 임씨와 함께 나란히 한인회 이사로 재직 중인 것이다.
샌프란시스코한인회 웹사이트에도 이혁진씨와 SAT학원을 운영하는 임혜승씨가 이사로 나란히 기재돼 있으며, 임혜승씨는 마리 임씨의 한국이름으로 드러났다. 임씨는 자신이 운영 중인 학원의 법인이 캘리포니아 주정부에 제출한 서류에서 자신의 이름을 임혜승으로 기재함으로써 동일인물로 확인된 것이다.
정황상 이 씨는 영주권자 혹은 시민권자
특히 임씨는 지난해 9월 문재인대통령에 의해 제19기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위원에 임명된 것으로 드러났다, 한인언론보도에 따르면 문대통령은 지난해 9월 샌프란시스코에 59명의 평통위원을 임명했으며, 이중 1명이 임혜승씨로 확인됐다. 특히 임씨는 샌프란시스코 평통협의회에서 청년분과위원장을 맡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박준용 샌프란시스코 총영사는 문재인대통령명의의 위촉장을 임씨에게 전달한 뒤 기념사진을 찍은 것으로 확인됐다.
즉 한국에서 5건의 검찰수사를 받던 중 해외로 도주한 이 씨가 부인과 함께 미국에서 샌프란시스코 한인회 이사를 맡고 있으며, 부인은 평통위원으로 재직 중인 것이다. 한국에서 검찰수사가 정상적으로 진행됐다면 현재 이 씨는 기소중지 상태이며, 지명수배자일 가능성이 크다. 대한민국의 범죄용의자가 한인회 임원을 맡은 것은 물론 부인은 대통령으로 부터 대한민국 헌법기관인 민주평통의 임원으로 위촉된 것이다.
캘리포니아 주 법인등록서류에 따르면 임씨는 2014년께부터 새너제이에서 학원을 운영해온 것으로 알려졌으나, 지난해 19기 평통위원으로 위촉되기 전에는 단 한 번도 평통위원에 위촉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평통이 19기 평통위원에 여성과 청년층을 대거 영입한다는 방침을 세웠기 때문에 임씨가 여성케이스로 위촉된 것으로 보이지만, 자문위원은 물론 임원으로 선임됐다는 점에서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했을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새너제이의 에스크베리타스법인소재지 인근의 글래스고스트릿의 3893스퀘어피트의 주택에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이씨, 이씨는 2016년 강간치상혐의로 기소돼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아 2018년3월 베트남 출국 때는 상고심이 진행 중이었으며, 2013년 2월부터 2017년 3월까지 총 423회에 걸쳐 회사 돈 70여억 원을 횡령한 혐의로 검찰수사를 받는 중이었다. 그 상태에서 이 씨는 사실상 도주해 수사는 중단됐고 기소중지자가 된 것이다.
샌프란시스코 한인회는 비영리단체로서 이 씨의 이력을 자세히 알 수 없는 처지였다고 하더라도, 대한민국정부가 기소중지자의 부인을 헌법기관인 평통의 위원으로 위촉하고 임원자리까지 준 것은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다. 한국정부는 억울한 오해를 받지 않기 위해서는 하루빨리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사건과 무관, 범인은 따로있다’ 주장 되풀이
한편 마리 임씨는 지난 13일 오후 본보와의 통화에서 에스크베리타스 법인을 설립한 경위에 대해서 설명해 달라고 질문하자 ‘아니, 법인을 조사한 겁니까, 국세청에서 물어보는 것도 아닌데 제가 그걸 대답해야 합니까’라고 말했다. 이에 본보가 ‘대답을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하지만 설명을 좀 해주시면 좋겠습니다’고 말하자 ‘제가 왜 대답해야 합니까’라며 거절의사를 밝혔다. 본보는 또 지난 13일 오후 오병이어마켓 홈페이지에 게재된 2개의 전화번호와 이 씨의 휴대전화로 여러 차례 전화를 했으나, 전화를 받지 않았으며, 메시지 남기기가 가능한 한 개의 번호에 대해 전화번호를 남기고 콜백을 요청했으나 전화가 걸려오지 않았다.
또 13일 오후 곽정연 샌프란시스코한인회장과의 통화를 위해 샌프란시스코한인회 홈페이지에 기재된 2개의 전화번호로 전화를 했으나, 역시 곧바로 메세지로 넘어가 전화번호를 남기고 콜백을 요청했으나 전화가 마감시간까지 걸려오지 않았다.
이혁진씨가 샌프란시스코에서 거주하면서 한인회 등 단체에서 활동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한국의 언론들은 앞 다퉈 인터뷰를 하고 있는데 대부분 그의 면피성 발언과 황당한 궤변을 실어줘 사건을 호도하고 있다. 이 씨 자신은 옵티머스 사건과 무관하다며 억울하다는 입장을 계속 주장하고 있으면서도 정작 사건의 실체에 대해 언급을 하지 않아 의혹을 가중시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