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 특집] 암을 축복으로 변화시키는 ‘성모꽃마을’ 박창환(가말로)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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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느님 ‘은총’을 깨닫게해주는 ‘신비로운 치유마을’
█ 자원 봉사자 위주로만 운영 되고 전액 무료로 이용
█ 25년동안 거처간 암환자 교육생만1만5000여명
█ ‘성모꽃마을’에는 웃음 꽃피는 이야기가 충만한 곳

25년전 한국의 시골의 작은 본당에서 사목했던 평범한 사제였던 박창환(가밀로)신부는 하나님의 부름을 받아, 이제는 지옥을 경험한 암환자들에게 ‘신비롭고 아름다운 나라’ 인 호스피스 삶터 ‘성모꽃마을’에서 희망을 찾아주는 “기적을 선물하는 사제”로 변신했다. 성모꽃마을은 지구상에서 유일한 말기암 환자 특수 호스피스 시설이다. 정부나 교회 지원 없이 순전히 후원자들의 도움으로만 운영된다. 또한 호스피스 자원 봉사자들 위주로 운영 되어 전액무료로 시설이용을 할 수 있다. 환자들을 위한 다양한 전문시설들을 갖추고 있으며 전문 호스피스 양성을 위한 교육원을 운영하여 전문봉사자 양성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어린 시절부터 아픈 사람을 그냥 지나칠 수 없었던 박신부는 중학생 시절, 할아버지가 중풍으로 쓸어져 3년간을 돌보며 ‘살이 썩는 냄새’를 이겨낸 그는 가톨릭 신학생 시절부터 침술과 의학 공부를 신학과 철학 보다 더 열심히 했다. 나중에 신부가 되는 서품식에서 그가 하느님께 바란 것은 ‘치유의 은총’이었다.
<성진 취재부 기자>

박 신부는 본당 신부 시절 열심히 신앙생활을 했던 할머니가 몸이 아파 성당에 나오지 못하자, 교회 빈첸시오회(성 빈첸 시오 아 바오로의 정신을 이어받아 고통받거나 소외된 사람들을 위해 애덕을 실천함을 그 목적으로 하는 봉사회)회원들과 그 할머니 집을 찾았다.

하느님의 부름 박창환(가밀로)신부

자궁경부암 말기였던 할머니는 돌봐주는 사람없이 홀로 집에서 고통 속에 신음하고 있었다. 당시 이같은 말기암 환자를 받아주는 병원은 없었다. 오물과 피로 난장판인 집안에서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던 할머니는 박신부에게 “푹신한 솜이불을 덮고 하루라도 따뜻 하게 지내고 싶다”고 호소했다. 할머니는 신자들이 사다 준 솜이불을 덮고 다음 날 세상을 떠났다. 고통 속에 방치된 채 죽음을 맞이했던 할머니의 마지막 모습은 박신부에게 충격으로 다가왔고, 무언가를 반드시 해야 할 사명을 각인시켰다고 최근 그의 성모꽃마을 창립 25주년을 기념하는 유튜브 방송에서 회고했다. 그 뒤로 박신부는 호스피스(Hospice) 공부를 시작했고, 암환자들이 비참한 모습으로 가난한 마음으로 세상을 떠나지 않도록 그들 곁에 함께 했다.

그후 25년의 세월이 지나 박신부가 세운 충북 청주시 청원구 내수읍 원통리에 자리잡고 있는 암환자들의 안방인 성모꽃마을은 “지상천국”으로 변했다. 성모꽃마을은 한국 천주교 청주교구 소속의 호스피스의 집이다. 이곳 성모꽃마을에는 박신부가 미사를 집전하는데 강론 시간에 웃음소리가 그치질 않는다. 암환자들이 깔깔대며 박신부의 유머가 담긴 말 한마디, 마디마다 손벽을 친다. 암병동에서 매일 웃음꽃이 피는 곳이 이곳 성모꽃마을이외 세상 천지에 어디 있는가. 그동안 이곳 성모꽃마을에 다녀간 암환자 교육생만도 무려 1만 5000여 명에 이른다.(2023년 통계). 무엇보다 그동안 암환자들에게 일어났던 기적 같은 일은, 지금은 기적이 아니고, 일상 화제처럼 떠올리는 일이다. 더 큰 기적은 성모꽃마을에 있는 암환자들은 자신이 지닌 암을 축복으로 여기고 있다는 마음을 지니게 된 것이다.

암 때문에 마지막 삶을 아무도 모르게 하직하려고 성모꽃마을에 들어왔던 환자들은 그곳에서 하느님의 은총을 새롭게 발견하고, 암을 이기고 새로운 삶의 희망을 지니고 사회로 나가게 된 것이다. 물론 성모꽃마을에 들어온 암환자들이 모두 암을 신체적으로 치유 받은 것이 아니다. 또 다른 기적은, 이곳에서 시한부로 삶을 마감한 많은 암환자들이 자신들의 죽음의 여정을 하나님이 마련하신 ‘은총’이라는 믿음으로 깨닫고 기쁜 마음으로 이 세상의 삶을 마감한다 는 것이다. 그래서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성모꽃마을을 “지옥 같던 암환자의 삶이 하나님을 다시 알면서 ‘은총’임을 깨닫게 해주는 ‘신비로운 마을’이다”라고 말한다. 성모꽃마을은 현재 지구촌에서 유일한 암환자 영성 치유 센터이다.

기적 같은 일이 일상 화제처럼

박 신부는 지난 25년을 돌아보며 “어떤 때는 힘들고 지처 그만 두고 싶을 때가 한 두 번이 아니었지만, 그때 마다 하나님께서 기적을 내려 주셨다”면서 “하나님이 모든 것을 준비 하셨고 저는 제가 지닌 재능을 기쁘게 봉사해 이 일이 천직으로 여긴다”고 그의 유튜브에서 말했다. 그가 호스피스 사역을 시작했을때 주위에서 모두 “박 신부가 이 일을 해낼 수 있을까”라며 고개를 저었다고 한다. 답이 없었던 박신부는 우선 저질러 보자며 “악으로 깡으로 시작했다” 고 회상했다. 본당 신부 3년 6개월로 모아둔 돈 600만원이 전부였다. 교회나 정부나 어느 기관에서도 도움이 없었다.

박 신부는 마음만 가지고 호스피스 진료를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우선 조그만 시설이 라도 있어야 하고, 최소한의 운영 자금도 있어야 하고, 봉사자도 있어야 했다. 답답하고 막막한 박신부에게 기적 같은 일이 계속 생겨났다. 호스피스 공부를 하고 마음만 있던 박신부에게, 서울의 한 부부가 시골로 내려와 전원주택을 구입해 살고 있었는데, 박신부의 호스피스 운동을 듣고 그 자리에서 주택을 기증했다. 그 젊은 부부에게 딸이 있었는데 일찍이 하늘나라로 갔는데 그 딸의 영혼을 위하는 마음으로 기증한 것이다. 그 주택이 호스피스 설립을 위한 씨앗의 장소가 된 것이다. 그 다음 본격적으로 ‘성모꽃마을’ 건물들을 건축하는데 부지 구입 등에 당장 공사대금 1억 원이 필요했다. 빚도 있는 형편에 막막했다.

생면부지 여성 3형제 1억원 기증

그런데 하루는 전화 벨이 울렸다. ‘윤’이라고 밝힌 한 여성이 미사지향(신도가 미사 봉헌을 요청)을 하면서 4천 만원을 기증하겠다고 했다. 박 신부는 귀를 의심했다. ‘40만원’을 잘못들은 것이 아닌가 했다. 아니었다. 4천 만원이었다. 그 다음날 또 전화벨이 울렸는데 ‘윤’씨라고 해서 “어제 전화한 분이냐”고 했더니, 전화 주인공은 ‘어제 윤씨의 동생’이라고 하면서 미사지향 3천 만원을 기증한다고 했다. 그 다음 날 전화가 또 울렸는데 이번에는 어제 전화한 ‘윤’씨의 동생이라며 미사지향 3천 만을 기증한다고 했다. 불과 3일 만에 1억원이 기증된 것이다. 생면부지의 3명의 여성으로부터 1억원을 기증받은 것은 기적이 아니고는 다르게 생각할 수 없었다고 박신부는 강조했다. 그 1억원으로 공사가 시작되었는데 건물 골조가 올라가고 벽돌을 쌓는 작업이 남았는데, 하루는 지나던 사람이 “벽돌 쌀 때가 되었네요”라며 자신에게 맡겨주면 좋은 벽돌로 공사를 해주겠다고 하여 맡겼더니, 정말로 비싸고 좋은 벽돌로 건물을 멋지게 꾸몄다. 비용도 원래 예산보다 훨씬 저렴했다.

그 다음에는 창틀을 공사하는 일이 남았는데, 하루는 지나가던 사람이 “큰 건물에 창틀 공사가 남았네요”라며, 자신은 서울에서 건축업으로 하는데 자재 등 모두 원가로 해주겠다며, 자신의 인건비로 100만원을 요구했다. 정말로 원가로 모든 창틀 공사가 완공됐다. 더 놀란 것은 ‘성모꽃마을’ 건물 축성식때 그 건축업자가 나타나 100만원을 축하금으로 내놓은 것이다. 박신부는 “천주교 신자들도 아닌 생면주지의 건축업자들이 나타나 건물을 완공시켰다”며 “이 같은 일들이 하느님의 섭리라고 밖에는 생각할 수 없었다”라고 말했다. 인간의 죽음은 하느님 곁으로 가는 거룩한 여정이다. 하지만 육체적 고통에 집중한 나머지 하느님의 존재를 잊어버린 인간에게 죽음은 불행과 괴로움일 뿐이다. 더욱이 암 진단을 받은 환자에게는 삶보다 ‘죽음’이 더욱 크게 다가온다. 고통스러운 죽음을 생각한 순간, 전에는 아름답고 행복해 보였을 것 들이 지옥 같은 모습으로 다가온다.

박 신부는 “성모꽃마을은 육체적인 치유와 함께 암 환자들의 영적인 치유에 힘을 쏟고 있다”고 전했다. 암환자의 치유를 위해 박 신부가 의학공부를 한 시간은 35년, 성모꽃마을에 다녀간 수많은 암환자들을 만나면서 박신부는 대부분의 환자들이 암에 대한 제대로 된 정보나 기준, 원칙을 모른 채 투병생활을 하면서 심리적 불안이 크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는 의학 적 정보 뿐 아니라 신학과 철학을 토대로 암환자들에게 필요한 정보들을 공유하기 시작했다. 개인적으로 상담을 요청하는 이들이 늘어나자 매월 셋째 주에 치유교육을 시작했다. 성모꽃마을에서는 5박 6일 동안 암 투병 방법과 재발을 막기 위한 의학적·과학적인 방법을 알려주며 암에 걸린 원인을 찾고 건강을 다시 찾을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을 가르친다.

박신부는 “암을 예방하고 치유하는 방법이 반드시 의학적인 기술에서만 찾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마음이 건강해야 육체도 그렇게 변한다는, 하느님이 인간을 창조할 때 만드신 원리에서 치유의 열쇠를 찾을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성모꽃마을’에서 매일 봉헌되는 미사는 암환자들의 영적 치유를 완성시킨다. 암환자로 입소해 ‘암프로빌리지’ 유튜브 제작 봉사를 하고 있는 이영주(아나스타시아·53)씨는 “박신부님은 매일 강론을 통해 삶의 기쁨을 알려주시며 암에 대한 두려움을 잊게 해 주셨 다”며 “주님의 자녀인 우리는 늘 사랑받고 있으며 오늘 하루가 소중하다는 말씀은 암투병 으로 힘들었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셨고, 세례를 받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암환자로 입소해 육체적, 영적 치유를 받은 교육생들이 성모꽃마을을 알리기 위해 자발적으로 모여 유투브를 운영하고 있다.

하느님 되찾은 사람들이 만난 ‘천국’

성모꽃마을에는 호스피스 센터와 치유센터가 있다. 치유센터는 5박 6일간 진행되는 치유 교육과 교육을 수료한 후 이용할 수 있는 쉼터(5박 6일) 및 머뭄터(1개월 이상)로 구성된다. 쉼터와 머뭄터에서는 기쁨 치료를 비롯해 치료기기와 건강보조식품 등을 제공해 면역력을 높일 수 있게 돕는다. 암 뿐만 아니라 살면서 겪는 모든 문제들은 결국 마음에서 비롯된다. 보이지 않는 미래에 대한 불안함, 좋지 않은 일이 내게만 생긴 것 같은 억울함은 삶을 지옥과 같이 느껴지게 만든다. 성모꽃마을에 온 이들도 암이 재발할지 모른다는 불안함, 암과 함께 살아가는 공포감으로 이곳을 찾았다. 하지만 짧게는 일주일, 길게는 몇 달 만에 이들은 삶이 은총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 깨달음은 그들을 행복한 삶으로 가닿게 했다. 그들은 성모꽃마을을 ‘신비롭고 아름다운 마을’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성모꽃마을을 남가주에도 유치하려는 미주 가톨릭 신자들의 요구도 높아지고 있다.

✦후원 및 문의
농협: 355·0020·0389-43 / 성모꽃마을: 043·211·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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