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지가 처음으로 거론한 신용해, 특검 소환 조사
■ 계엄령 발동 사전에 알고 구치소 시설 점검한 듯
■ ‘김건희의 남자’ 김상민 통해서 교정본부장 발탁?
■ 신용해가 계엄 알았다면 광범위한 사전준비 확실
본지가 윤석열의 황제 수감 의혹과 관련해 핵심 키맨으로 꼽았던 신용해 전 법무부 교정본부장이 드디어 특검 수사망에 올랐다. 12·3 불법계엄 관련 내란·외환 의혹을 수사 중인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팀은 23일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의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 등과 관련해 신용해 전 법무부 교정본부장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신용해 전 법무부 교정본부장은 12·3 비상계엄 선포 당시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과 통화를 마친 직후 교정본부에 비상소집을 지시하고 서울구치소장에게 ‘구치소 수용 현황’ 등을 알아본 것으로 24일 파악됐다. 신 전 본부장은 얼마 전 구속된 김상민 전 검사를 통해 윤석열, 김건희 부부와 연이 닿았으며, 이로 인해 윤석열 정부에서 법무부 교정국의 왕으로 불리는 교정본부장을 2년 넘게 지낸 것으로 전해진다. 본지는 신 전 본부장이 윤석열의 특혜 수감 의혹을 주도한 인물로 지목했는데, 특검이 그를 눈 여겨 보기 시작한 것이다. 현재는 참고인이지만, 윤석열의 특혜 수감 의혹에 대한 수사가 들어갈 경우 핵심 피의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리차드 윤 취재부 기자>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은 비상계엄 선포 직후인 지난해 12월 3일 밤 11시 4분께 신 전 본부장에게 전화를 걸어 1분 가량 통화했다. 신 전 본부장은 이 통화를 마치고 2분 뒤인 밤 11시 6분께 교정본부 직원들이 참여한 메신저 단체대화방에 ‘교정본부 근무 인원에게 비상소집을 발령한다’고 공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 전 본부장은 박 전 장관과 통화 직전 이 대화방에 ‘비상소집 관련 검토가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남겼는데, 박 전 장관과 통화 뒤 곧장 비상소집을 통보한 것이다.
신 전 본부장은 이런 지시를 하고는 같은 날 밤 11시 25분 무렵 김문태 전 서울구치소장에게 연락해 1분 가량 통화하며 서울구치소의 수용 여력 등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신 전 본부장이 포고령 위반자를 수용할 공간 확보 목적으로 박 전 장관 지시에 따라 구치소 수용 현황을 점검하고 비상대기에 나선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특검팀은 이와 관련해 전날 신 전 본부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하지만 법조계에서는 신 전 본부장이 계엄령 발동 사실을 사전에 알았을 가능성에 주목한다. 밤 11시가 넘어 전화를 받은 그가 법무부 장관의 지시를 받고 1분 만에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기는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1분만에 지시를 받고 이를 다시 하급 직원들에게 전파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를 통보받았을 가능성이 크다. 이런 의혹을 뒷받침하는 정황은 그가 윤석열 정부 교정본부의 황태자로 통했기 때문이다. 이는 그가 윤석열 정부의 이너서클 안에 있었다는 의미다. 경남 거창 출신인 그는 2022년 9월 법무부 교정본부장에 임명돼, 2025년 5월까지 이 자리를 지켰다. 공교롭게도 이재명 대통령의 당선이 확실시 되자 명예퇴직을 했다. 윤석열이 구치소에 최초에 구속돼 구치소에 수감될 때도 교정본부장을 지냈다.
공천의혹 김상민 전 검사가 원흉
신용해가 교정본부장으로 재직하던 시기 수감 중인 윤석열에 대한 대대적 특혜가 이뤄졌다. 올해 2월 21일 접견 당시 강의구 전 대통령실 부속실장이 소장 허가 없이 휴대전화를 보안구역에 들여왔고, 그 자리에서 윤석열이 동물(반려견) 사진과 동영상을 재생하는 듯한 정황이 포착되었다는 법무부 설명이다. 형집행법은 소장 허가없는 통신기기 반입을 금지하며, 위반 시 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 벌금을 규정한다. 법무부는 해당 간부를 형집행법 위반 혐의로 경기남부경찰청에 고발했다. 당시 접견 대화 녹음 파일엔 윤석열이 “관저에서 나간 강아지들은 잘 지내냐”, “애들 위축 안 됐지?”라고 묻는 대목이 담겼다고 보도됐다. 사소한 ‘안부 인사’로 치부하기엔 장소가 문제다.
구치소는 ‘전자·통신기기 반입 금지’가 원칙인 최고 보안 공간이다. 무엇보다 ‘누가, 어떤 경위로, 어떤 관리·감독 하에’ 휴대전화가 반입되었는지가 형사책임과 행정책임을 가르는 분수령이 된다. 현재까지 공개된 사실만 놓고 보더라도 최소한의 보안통제 실패-혹은 의도적 위반-가 있었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김상민 전 검사가 모종의 역할을 했을 가능성을 언급한다. 경남 창원 출신인 김 전 검사는 자신의 고등학교 선배인 전 교정본부장 출신 브로커를 통해 신용해와 긴밀하게 연락을 주고 받았고, 그가 김건희에게 신용해를 교정본부장에 천거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즉 신용해-교정브로커-김상민-김건희로 이어지는 라인이 현재 교정국 내부에 헤게모니를 쥐고 있던 것으로 전해진다. 김 전 검사는 김건희가 공천을 주려고 했던 바로 그 인물이다.
두 사람이 연관된 ‘공천 개입 의혹’은 현재 특검의 수사 대상이다. 이 사건은 김 전 검사가 총선 공천을 받기 위해 김건희에 고가의 미술품을 건넸다는 ‘매관매직’ 의혹을 핵심으로 한다. 김 전 검사는 2023년 1월 이 화백의 그림을 1억 4000만원에 현금으로 구매해 같은 해 2월 김건희에게 건넨 혐의로 구속됐다. 앞서 김 전 검사는 2023년 9월 현직 부장검사 신분으로 경남 창원 지역 주민들에게 “뼛속까지 창원 사람”이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내고 이후 총선 출마를 강행해 논란이 일었다. 당시 김영선 전 의원을 도왔던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는 김건희가 ‘창원 의창구에서 김상민 검사가 당선될 수 있도록 지원하라. 그러면 선거 이후 장관 또는 공기업 사장 자리를 주겠다’고 말했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김건희는 결국 공천 심사 과정에서 탈락했고 넉 달 만인 작년 8월 국가정보원 법률특보에 임명됐다. 특검팀은 특보 임명에도 김건희가 힘을 행사한 게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교정비리의 핵심 김상민 전검사
신용해 전 본부장은 현재는 참고인 신분이지만, 향후 피의자로 전환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가 현재 본국 법조계 안팎에서 나오고 있는 교정비리의 핵심 인사이기 때문이다. 이 교정비리 역시 김상민 전 검사와 연관이 있다. 김 전 부장검사는 총선 출마를 준비하면서 당시 선거용으로 사용하는 차량의 리스 비용 약 4000만원 상당을 이른바 ‘존버킴’ 박모씨로부터 대납받았다는 의심을 사고 있다. 박씨는 가상자산 업계에서 존버킴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서울남부지검 가상자산범죄합동수사부(부장 박건욱)는 포도코인을 발행해 시세를 조종하는 등 809억원을 편취한 혐의(특경법상 배임 및 사기)로 작년 8월 박씨를 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박씨가 범죄 수입으로한 하이카·슈퍼카 총 13대도 압수해 몰수 보전 청구했다. 박씨는 1심 재판 중 보석으로 풀려났으나 2600억 스캠(사기)코인 사건으로 지난 3월 다시 구속 기소됐다.
이에 앞서 박씨는 검찰 수사를 피하고자 2023년 12월 출국금지 상태에서 전남 진도군 귀성항에서 중국 밀항을 시도하다가 붙잡혀 징역 7개월을 선고받기도 했다. 박씨는 검찰 수사를 받던 2023년 12월 중국 밀항을 시도하다 붙잡혔다. 그 직후 김 전 부장검사는 사직했다. 특검은 김 전 부장검사를 출국금지하고 혐의 여부를 수사 중이다. 아울러 박씨의 검찰 수사기록도 최근 서울남부지검으로부터 확보해 분석 중이다. 특검팀은 김 전 부장검사가 자신을 후원한 박씨에 대한 사건 기록을 검색하는 등 수사에 편의를 제공했다고 보고 있다. 또한 김 전 검사가 대형법무법인에서 일하는 또 다른 교정브로커를 통해 신용해에게 청탁해 존버킴의 수용 시설 내 편의를 봐준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특검은 지난 16일 사건 기록이 있는 대검찰청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한 뒤 이날 관련 자료를 선별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부장검사는 2023년 1월 대검찰청 공판2과장을 맡은 바 있다.
박성재가 내란 관련 진두지휘
한편 특검의 칼끝은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을 향하고 있다. 박 전 장관은 계엄 당일 윤석열 이 자신의 계획을 알리기 위해 가장 먼저 불렀던 ‘최측근’ 인사 중 한 명이다. 그는 비상계엄 선포 직후 법무부로 돌아와 간부 회의를 소집했다. 당시 회의에는 법무부 실·국장 등 10명이 모였는데, 이 자리에서 박 전 장관이 검찰국에 ‘합동수사본부에 검사 파견을 검토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박 전 장관은 비상계엄 선포 당일인 작년 12월 3일 오후 11시부터 이튿날 새벽까지 심우정 전 검찰총장과 3차례 통화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검팀은 박 전 장관이 심 전 총장에게도 합수부 검사 파견을 지시한 것으로 의심한다. 박 전 장관은 계엄 당일 법무부 출입국본부에 출국 금지팀을 대기시키라고 지시한 혐의도 받는다. 실제로 계엄 당일 밤 입국·출국금지와 출입국 관련 대테러 업무를 맡는 출입국규제팀이 법무부 청사로 출근했던 사실도 확인됐다. 특검팀은 이 같은 점을 복합적으로 고려해 박 전 장관의 행위가 내란 관련 행위를 지휘하거나, 그 밖의 중요한 임무에 종사한 것에 해당한다고 보고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를 적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