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폭행’ 누명 벗은 한인 남성 휴스턴시 소송
◼ 나사엔지니어 에릭 심씨, 대형 민권소송 제기
◼ 경찰, 쌍방합의 성관계, 성폭행으로 조작기소
◼ 보석금 50만 달러- 나사 해고 등 심각한 피해
성폭행 누명을 쓰고 체포돼 직장에서 해고되고 억울한 옥살이까지 했던 텍사스 거주 한인 남성이 텍사스 휴스턴시 당국과 성폭행을 당했다고 신고한 여성 4명, 그리고 형사 2명을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다. 미 우주항공국 NASA에서 엔지니어로 근무했던 이 남성은 7건의 성폭행 혐의로, 나사 본부에서 체포돼 옥살이 끝에 50만 달러의 보석금을 내고 석방된 뒤 전자발찌를 차고 생활해 왔으나, 카운티 검찰이 경찰의 무리한 수사 등을 이유로 1년 만에 모든 사건의 기소를 취하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한인 남성은 무죄 증거가 보관된 휴대전화 등도 모두 경찰에 빼앗긴 상태에서, 공권력과 힘겨운 싸움 끝에 기소 취하를 얻어냈으며, 법조전문가들은 이 케이스가 8자리수의 배상을 받아낼 수 있는 전형적 인권침해 케이스라고 평가했다. <안치용 시크릿 오브 코리아 편집인>
지난 2024년 2월 29일, 텍사스주 휴스턴 미 우주항공국 존슨센터에서 근무 도중 성폭행 혐의로 체포된 에릭 윤조 심, 당시 37세로, 캘리포니아주의 칼스테이트 대학 졸업 뒤 나사에서 엔지니어로 근무하던 심 씨는 느닷없이 휴스턴 경찰에 체포돼 사무실에서 수갑이 채워진 채 끌려갔다. 그리고 같은 해 3월 1일부터 5월 초까지 무려 7건의 성폭행 혐의로 기소, 구속됐다. 심 씨를 체포한 휴스턴 경찰과 기소를 담당한 해리스카운티검찰을 앞다퉈 기자회견을 열고 ‘심 씨가 자신과 성관계를 가진 여성 437명의 이름을 기록한 스프레드시트가 발견됐으며, 심 씨의 전자기기에서 성관계 동영상 상당수가 저장돼 있었다’라고 주장했다.
경찰, 부인해도 성폭행으로 조서 작성
‘동양 남성이 여성 437명과 성관계를 뒀고, 동영상까지 찍었다’는 사법당국의 발표는, 너무나 자극적인 내용으로, 전국의 주요 언론에 대서 특필됐다. 그리고 나사는 같은 해 4월 12일 형사사건 피의자로 기소됐다는 이유로 단칼에 심 씨를 해고했다. 설사 심 씨가 성폭행 용의자라고 해도,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는 사법당국이 심 씨를 주거지 등에서 체포할 수 있었음에도, 직장인 나사의 존슨 센터 내부로 들어가 체포한 것 역시 충격적이었고, 곧바로 해고로 이어진 것이다.
하지만 이 사건을 수사한 경찰 2명은 ‘미리 심 씨가 성폭행범이다’라는 예단을 가지고, 이 결과를 도출하는 방향으로 수사를 펼쳤으며,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여성들의 진술을 받을 때도 심 씨에게 유리한 진술은 배제하고, 애매한 진술은 모두 심 씨에게 불리한 진술을 하도록 유도한 혐의를 받고 있다.
심 씨를 체포, 기소할 때 해리슨카운티 검사장은 선거로 새 검사장이 선출돼, 다시 사건을 검토한 결과, 관련 증거 등이 부실하여서 재판에서 유죄판결이 내릴 가능성이 없다고 보고, 재판을 불과 며칠 앞둔 상황에서 지난해 2월 25일 7건 모두에 대해 기소를 자진 취하하는 결정을 내렸다. 검찰은 ‘우리는 사건을 입증할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을 때 올바른 결정을 했으며, 기소를 취하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성폭행범이라는 억울한 누명, 체포, 기소, 보석금 100만 달러 책정, 보석금 50만 달러로 경감, 직장 해고, 전국 언론에 성폭행범으로 보도되는 불명예, 그러나 불과 1년 만에 사법당국은 ‘기소취하’라는 결정을 내리며,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슬그머니 뒤로 물러섰다. 한편으로는 검찰이 기소 취하라는 결정을 내린 것 자체가 ‘대단한 용기’라는 분석도 낳고 있다. 하지만 이미 심 씨는 되돌릴 수 없을 만큼의 엄청난 손해를 입고 난 이후였다.
쌍방 성관계 사실 알고도 묵살
심 씨는 지난 2월 25일, 해리슨카운티검찰의 기소 취하 처분을 받은 지 딱 1년 만에, 자신의 권리행사에 나섰다. 심 씨는 이날 텍사스남부연방법원에 휴스턴시, 휴스턴경찰국소속 형사 2명, 성폭행 혐의로 자신을 고소한 여성 4명을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다.
심 씨는 소송장에서 ‘나를 고소한 여성들과의 성관계는 모두 쌍방동의에 의한 것이며, 고소한 여성들은 자신들 외에 다른 여성을 사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 소셜미디어 등에서 나를 성폭행범으로 고소하기로 공모하고 거짓으로 성폭행 주장을 했다’라고 강조했다. 심 씨는 ‘특히 휴스턴경찰국소속 형사들은 성폭행으로 고소한 사람들의 진술이 서로 모순된다는 사실을 알고도 이를 모르는 체했으며, 나에게 유리한 증거, 즉 성폭행 고소가 무고라는 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증거는 검찰에 제출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심 씨의 소송장은 57페이지에 달했고, 자신을 고소한 여성들과의 관계, 경찰이 이들을 조사할 때 진술을 왜곡한 사례, 경찰이 자신의 방어권을 침해한 사례 등을 낱낱이 기재했다. 심 씨는 ‘제4차 수정헌법 및 제14차 수정헌법상의 권리침해에 대한 구제를 받기 위해 소송을 제기한다’라고 전제하고 ‘휴스턴시와 휴스턴 경찰 2명은 체포, 악의적 기소, 실체적 적법절차 침해를 가했고, 성폭행으로 고소한 여성 중 3명은 악의적 기소를 유발했고, 1명은 악의적 기소를 위한 공모에 가담했다.
피고 모두가 1년에 걸쳐 형사사법제도를 악용했다’라고 주장했다. 심 씨는 ‘성폭행 고소 여성 중 3명은 성인 여성으로서, 쌍방동의하에 자발적으로 성관계를 가졌으며, 이 여성들은 진지한 연애관계, 즉 단일, 독점적 관계를 원했지만, 나는 그러한 관계를 원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여성들이 채팅방을 만들어 연락을 주고 받은 뒤 거짓으로 성폭행 신고를 했다’라고 설명했다, 심 씨는 또 ‘경찰은 영장사유서를 허위로 작성했고, 내가 면책, 즉 무죄임을 입증할 수 있는 증거를 검찰에 제출하지 않은 것은 물론, 심지어 나의 전자기기에서 무죄 입증 증거를 훼손하고 삭제하기까지 했다,
경찰, 모든 증거 꿰맞춰 성폭행 기소
경찰이 사실보다 결과를 우선시할 때 황당하고 신빙성이 없는 주장들을 어떻게 그대로 받아들이는지를 보여주는 전형적 사례였다. 그 뒤 해리슨카운티검찰은 경찰이 은폐, 파기한 증거를 입수, 검토한 뒤 모든 혐의를 기각했다. 헌법상 권리침해, 명예훼손, 경력 기회 상실 등의 심각한 피해를 보았으므로 이를 배상하라’고 요구했다. 특히 심 씨는 ‘경찰이 문자메시지 삭제는 물론 메타데이터를 조작했고, 포렌식 접근이 불가능하도록 코드를 제거했으며, 하드드라이브 2개는 아예 열지 못하도록 망가뜨렸다. 이는 단순한 부주의가 아니라 증거 조작, 증거파괴, 무죄 증거 은닉, 헌법적 권리침해’라고 주장했다. 심 씨의 주장대로 만약 경찰이 이 같은 행위를 했다면 민중의 지팡이가 아니라, 민중에게 위협이 되는 존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휴스턴시도 헌법상 책임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이 심 씨의 주장이다. 심 씨는 소송장에서 ‘휴스턴시는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조직적으로 헌법을 위반하는 관행을 수년간 유지했고, 이에 따라 원고가 심각한 피해를 봤다, 헌법위반에 따른 지방정부책임이 인정된다. 첫째, 시 정부의 공식정책 또는 관행이 있었고, 둘째, 그 관행이 헌법을 위반한 것이며, 셋째, 그 결과 원고가 피해를 잆었다. 이 세 가지 사실은 ‘모넬 책임판례’에 정확히 부합한다’고 강조했다. 심 씨는 소송장에서 성폭행으로 고소한 여성 4명은 물론, 다른 여성 3명 등 모두 7명과의 관계를 설명하고, 동의에 의한 관계였다고 주장했다. 심 씨는 그 증거로 이들 여성이 보내온 문자, 여성들이 만나자고 요구한 문자 등을 증거로 제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심 씨는 ‘경찰이 자신의 휴대전화를 압수, 이 같은 내용을 파악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못 본 체하거나 삭제, 파기하고, 휴대전화를 돌려주지 않는 방법으로, 나를 성폭행범으로 조작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경찰들이 진술서를 어떻게 조작했는지도 상세하게 설명했다. 심 씨는 소송장에서 ‘경찰이 고소한 여성을 조사하면서, 앞뒤가 틀린 말을 하면, 성폭행범으로 몰아세우는 쪽으로 진술을 유도하고, 애매한 진술 역시, 경찰이 유리한 쪽으로 꿰맞췄다. 쌍방 합의라고 진술해도, 성폭행으로 진술서를 작성했다’고 강조했다. 심 씨는 소송장에서 ‘휴스턴 경찰은 허위 영장, 허위 진술이 실사화된 조직이며, 2019년에는 심지어 허위 영장으로 부부가 사망하는 사건까지 발생했고 2023년에는 동일한 허위 진술로 무고한 사람을 체포하는 등 이 같은 일이 반복되고 있다. 2024년 휴스턴경찰에 대한 감사 결과에서도 시 정부가 경찰의 구조적 문제를 알고도 고의로 방치됐다고 명시하고 있다. 한발 더 나아가 시 정부는 심지어 잘못된 영장으로 기소하도록 방치했다’라고 주장했다.
전형적 인권침해…8자리수 배상 가능
심 씨는 소송장에 배상액을 명시하지 않았으나, 법조 전문가들은 ‘공권력 남용 소송의 전형적 사례이며, 심각한 손해를 입었음이 드러났고, 검찰이 기소를 자진 취하하는 등 사실상 개인의 권리침해는 이미 입증된 셈이며, 이같은 사건이 8자리수의 배상, 즉 수천만 달러의 배상을 받을 수 있는 전형적인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법조 전문가들은 ‘경찰이 영장 청구서를 거짓으로 작성, 심 씨를 체포했고, 심 씨의 전자기기에서 무죄 증거를 발견한 뒤 이를 삭제했고, 이를 검찰에 전달하지 않았으며, 심 씨는 1년 이상 기소된 상태로 고통을 받았고, 결국 검찰이 모든 기소를 취하함으로써 무죄가 입증됐다.
제4차 수정헌법상 불법수색 및 압수, 제14차 수정헌법상 적법한 법절차 준수 의무, 무죄 증거 은닉, 악의적 기소, 증거 조작, 개입 실패, 시 정부의 조직적 책임, 시 정부의 감시·감독 태만, 심 씨의 정신적 피해, 명예훼손 등 심 씨의 법적 청구는 사실상 인정받은 상태’라고 분석했다. 심 씨 측 변호인은 소송 제기 뒤 입장 발표를 통해 ‘성폭행 피해자들을 보호한다는 명목아래 내 삶 전체가 산산이 부서지는 일을 겪었다. 심 씨는 거짓 혐의로 체포되고, 기소됐고, 휴스턴 경찰은 그의 무죄를 입증할 증거를 파기하고, 검찰이 이를 무시하는 동안 가택연금 상태로 지내야 했다. 이것은 정의가 아니다, 이러한 중대한 사법 실패는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해 존재하는 절차를 악용한 것이며, 진정한 성폭행 피해자에게도 심각한 해악을 끼치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