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원인터내셔널, ‘1996년부터 27년간 동부시장 개척한 현지기업’
◼ 풀무원 전면직영화 이유내세워 업자에 60만 달러 주고 해지통보
◼ 조사하니 H마트만 직영 나머지는 그대로 ‘영업권 돌려달라’소송
◼ 풀무원 면책합의위반 주장할 듯…한국식품업체 토사구팽 메뉴얼?
풀무원이 27년간 미 동부지역 현지 시장 개척에‘올인’한 한인업체와의 계약을 일방적으로 종료하고, 영업권을 빼앗은 혐의로 피소됐다. ‘27년 동안 온갖 고생을 다해 이제 돈 좀 벌만 하다고 생각하는 순간 모든 유통 건을 빼앗겼다’라는 한인유통업체들의 비애가 다시 재현된 것이다. 무려 27년간 뉴욕과 뉴저지 등 한인 시장을 개척했지만, ‘전면직영화’라는 풀무원의 본사 방침에 따라 달랑 60만 달러를 받고 쫓겨났으나, 알고보니 전면직영화가 아니라 다른업체가 유통을 대행한다는 사실을 알고, 60만 달러 돌려줄 테니, 영업권 돌려달라고 소송을 한 것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풀무원은 유통업자와 계약 전면 해지와 상호 면책에 대한 합의를 체결한 것으로 확인돼, 풀무원은 이 소송이 상호 면책 합의 위반이라는 논리로 방어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미국에서는 여러 한국업체들이 미국 시장을 개척한 유통업자들을 ‘팽’시켰다가 소송을 당하는 등 토사구팽이 한국식품업체의 영업메뉴얼이 됐다는 비판을 낳고 있다. 어찌된 영문인지 전후 사정을 들여다보았다. <박우진 취재부기자>
미국에서 ‘두부’하면 떠오르는 한국기업, ‘세상없이 선량한 한국의 식품기업’하면 연상되는 업체, ‘너무 정직한 기업’으로 알려지면서 경영진이 주요 정당의 공천을 받기도 했던 아름다운 기업, 이 기업이 바로 ‘풀무원’이지만, 미국에서 세상없이 비정한 기업이라는 비판을 받으면서 손해배상소송의 피고가 되고 말았다.
풀무원의 미 동부지역 유통업체였던 조원인터내셔널이 지난 8월 25일 뉴저지연방법원에 풀무원식품 미국법인을 상대로 ‘27년간 정성 들여 키운 미 동부지역 영업권을 불법으로 빼앗겼다’라며 영업권 양도를 인정한 컨설팅계약 취소와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조원인터내셔널은 소송장에서 ‘지난 1996년 풀무원 제품의 미 동부지역 유통을 시작, 2023년 4월 1일까지, 약 27년 동안 풀무원의 시장을 키워왔다. 이 기간동안 1억 2천만 달러 이상을 판매했으며, 오로지 풀무원 제품만 취급했다. 2017년 유통계약을 갱신했으며, 영업지역은 뉴욕과 뉴저지, 매사추세츠, 로드아일랜드, 코네티컷, 펜실베이니아 등 6개주이며, 취급품목은 풀무원의 생산 제품 118개로 명시됐다.
불리한 여건 속에서도 27년간 키워내
조원은 풀무원 외 다른 제품은 판매할 수 없고, 마케팅과 판촉 활동도 모두 풀무원식품 미국법인의 승인을 받아야 했다. 심지어 판매 목표를 풀무원식품 미국법인이 결정하고, 주문해도 물품을 공급할 것인지도 풀무원식품 미국법인이 결정했다’라고 밝혔다.
또 고객 이름과 주소, 구매 제품 수량, 구매 목적, 고객에게 판매한 가격과 반품, 폐기율, 지역별 매출 등 매우 상세한 정보를 매달 15일까지 제출토록 했으며, 만약 보고서를 12개월 내에 2번 이상 지연 제출하면, 계약위반으로 간주하는 것으로 돼 있다. 취급 품목은 118개로 계약됐음에도 불구하고, 풀무원 측이 언제든지 사전통지도 없이 변경-추가-삭제할 수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연간매출 목표도 풀무원이 일방적으로 정하고, 목표의 90%를 채우지 못하면 3일 전에 계약종료를 통보하는 것으로, 계약이 자동으로 해지된다는 조항도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가격 인상 등도 5일 전 풀무원의 통보로 변경할 수 있으며, 조원은 관계없이 무조건 이를 지급해야 한다. 사실상 직영 판매 못지않은 엄격한 통제를 받는 것이다. 직영점이 아니지만, 유통업체가 결정할 수 있는 것은 단 하나도 없는 셈이었다.
조원인터내셔널과 풀무원의 분쟁은 2021년 발생했다. 2017년 계약은 2017년 11월 1일 체결됐으며, 계약기간은 3년이었다, 2017년 계약은 2020년 10월30일 만료됐지만 풀무원은 계약만료 60일 전까지 갱신여부를 통보해야 한다는 조항을 어기고 아무런 의사표시를 하지 않았다. 당초 풀무원 미국법인은 2020년 6월 8일 매출 10%증가를 조건으로, 계약을 이어갈 것이라고 통보하고, 같은 해 6월 30일에는 7월 1일 갱신계약서를 발송하겠다고 통지하고도 이를 보내지 않았고, 10월과 11월 계약만료 전에도 갱신계약서를 발송한다고 약속하고도 이를 보내지 않았다는 것이 조원의 주장이다.
회사 전면직영화 이유로 계약 해지
풀무원은 그 뒤 3년 기간의 유통계약을 갱신하지 않고 월별 계약으로만 계속 이어간 것으로 드러났다. 이 월별계약은 60일 전 사전통지로 언제든지 종료할 수 있다. 이처럼 월별계약으로만 이어간 것은 언제든 계약을 해지할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조원인터내셔널은 ‘2021년 5월 19일 풀무원식품 미국법인 관계자가 뉴저지주 소재 조원인터내셔널을 방문, 회사의 전면직영화 방침에 따라 계약을 종료한다고 통보했다. 그리고 약 일주일 뒤인 2021년 5월 27일 풀무원식품 미국법인 대표이사 명의로, 7월 31일부로 유통계약을 종료한다고 문서로 통보했다.
특히 같은해 6월 29일 풀무원사장이 뉴저지사무실을 방문, 조원은 잘못한 것이 없고, 동부시장을 전면직영화하기 위해 유통계약 해지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지만, 실제로는 풀무원식품 미국법인은 H마트 납품만 자신들이 직영하고, 나머지 식품매장에 대해서는 니시모토트레이딩 등 제3자를 통해 계속 공급하는 등 조원의 업무를 다른 유통회사에 넘기는 등 전면직영화는 거짓으로 드러났다’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풀무원식품 미국법인은 2021년 7월 31일부로 H마트에 대한 거래를 조원을 배제한 직거래로 전환했다. H마트에 대한 거래는 조원매출의 70%를 차지하는 것으로, 조원에 대한 사형선고나 마찬가지였다. 다만 풀무원은 조원에게 H마트를 제외한 다른 업체에 대해서는 2023년 4월 1일까지 계속 풀무원제품의 유통을 맡겼지만, H마트가 없는 풀무원거래는 ‘앙꼬없는 진빵’격이었다.
60만 달러도 36개월에 걸쳐 지급
특히 조원인터내셔널은 풀무원으로부터 계약 해지를 받아들이라는 극심한 압박을 받았고, 이에 따라 2022년 4월 15일 컨설팅합의 및 2022년 9월 1일 유통계약해지합의 및 상호면책계약에 서명했다고 설명했다. 조원인터내셔널은 ‘유통계약종료와 함께, 고객과 노하우, 관련데이터 등을 모두 풀무원에 넘기는 대신 60만 달러를 36개월에 걸쳐 지급받는 계약을 강요받고 서명했다. 특히 양사 간에 서로에게 손해책임 등을 묻지 않는 상호면책에도 합의했다.
하지만 서명 이후 전면직영화라는 해지이유가 허위임을 알게 됐으며, 컨설팅합의 및 해지합의 및 상호면책계약 서명은 사기적 유인에 의한 합의이므로 취소돼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조원인터내셔널은 ‘2021년 5월 27일 종료통지 직전 12개월간의 매출이 986만 5천여 달러였으나, 2022년 4월 1일부터 2023년 4월 1일까지 최종 1년간 매출은 약 1백만 달러로 10분의 1로 줄었다. 유통계약이 완전히 종료된 것은 2023년 4월 1일이지만, 풀무원이 2021년 7월 31일 이후 H마트를 직거래하면서 매출이 급감한 것이다,
특히 조원인터내셔널은 풀무원 제품 유통과 시장개척을 위해 약480만 달러를 투자했다고 강조했다. 조원은 ‘샘플링, 광고, 판촉, 고객개발에 약 391만 2천만 달러, 냉장-냉동창고 운영, 배송차량 등에 86만 달러를 투자했다’라고 밝혔다. 조원은 뉴저지에 1만 3700스퀘어피트 규모의 냉장냉동시설과 창고, 사무실을 유지했으며, 이는 유통 계약상 동부지역 전체 고객의 수효를 충족할 수 있을 만큼의 재고를 지속적으로 유지해야 한다는 조건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국기업들 ‘팽’작전…하나같아
조원은 풀무원 본사의 미 동부시장 전면직영화방침때문에 유통계약이 해지됐고, 60만 달러를 받고 풀무원에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면책합의를 했지만, 올해 1월 다시 시장조사를 실시한 결과, 풀무원의 전면직영화가 거짓임을 알게 됐다고 주장했다. 조원은 ‘풀무원이 H마트만 직거래로 공급할 뿐 나머지 상당부분은 직영이 아니라, 니시모토트레이딩 등 제3자 유통업체를 통한 공급 체제를 유지하고 있었고, 조원의 영업구역이었던 버지니아 역시 원트레이딩에서 하나트레이딩으로 대체됐을 뿐, 직영이 아니었다. 풀무원이 허위 주장을 통해 유통계약 해지 및 면책합의에 서명토록 한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원은 ‘2026년 1월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한 뒤 풀무원식품 미국법인에 계약 취소통지를 하고, 60만 달러를 돌려줄 테니 풀무원도 동부지역 영업권을 돌려달라고 요구했으나, 이에 응하지 않고 있다’라고 밝혔다. 특히 조원의 투자액이 최소 480만 달러 이상이지만, 36개월 분할로 지급받은 돈은 투자액의 13%에 불과한 60만 달러이며, 이 돈은 판매 중단에 대한 보상금이 아니라, 영업노하우와 고객정보 등을 넘겨준 대가에 불과하다. 풀무원이 전면직영화라는 허위 주장으로 영업권을 강탈했으며 이는 사기행위’라고 주장했다.
풀무원 측은 아직 답변서를 제출하지 않았지만, 2022년 4월 컨설팅협약 2022년 9월 계약해지 및 상호면책에 합의했음으로, 이 계약서를 증거로 제출하고, 원고 측 주장이 성립되지 않으며, 이미 종결된 사안임을 강조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조원 측이 서명한 합의서가 있는 만큼, 이 합의서가 법원에서 인정된다면, 조원의 소송이 되레 계약위반이 될 수 있다. 미국에서는 그동안 한국계 주류업체와 식품업체들이 캘리포니아지역에 미국법인을 설립, 진출한 뒤, 그동안 영업권계약을 통해 미국시장을 개척한 한인업체들을 내치는 일이 발생, 소송으로 이어진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일이다. ‘살만하면 방빼’가 식품업체들의 영업패턴으로 자리잡은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