얌체기업 ‘국순당’의 파렴치 상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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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혜원 변호사가 이번 KM머쳔트측의 소송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이건만 회장, 신혜원 변호사, 데이비드 거닉
변호사.

ⓒ2005 Sundayjournalusa

본보는 지난호(499호)에서 지난해 10월부터 불거진 본국 민속주 기업, 국순당과 KM머쳔트와의 총판권 분쟁을 다룬바 있다. 그 후 국순당(대표 배중호)과 KM머쳔트(대표 이건만)측은 아직까지 합의점을 못 찾고 있다.

급기야 지난 5월부터 국순당측이 백세주의 병 디자인과 상표등을 새롭게 교체한 뒤 본격적으로 미주시장공략에 나서고 있어 판권 분쟁에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이와 관련 한인타운에서 20여년 동안 주류 판매를 해온 KM 머쳔트가 지난 8년 동안 공들여온 백세주 시장을 송두리째 날릴 위기에 처했다.

이에 KM 머쳔트측은 본국기업인 국순당을 상대로 상표 관련법과 프렌차이즈 관계법, 명예 훼손법등의 위반 등을 이유로 소송을 제기했다. 그 동안 본국 기업들과 현지 기업과의 불협화음으로 서로 갈라선 동포 기업들의 수가 점차 늘어 가고 있는 추세이다. 바야흐로 총판관련 분쟁이 비디오 업계, 요식업계에 이어 주류 업계까지 번지고 있는 실정이다.

강신호<취재부 기자>
[email protected]


지난 7월 22일 LA슈퍼리어 코트에서는 한 장의 소장이 전달되었다. 동포기업으로 1980년대부터 남가주 주류 시장을 석권해온 KM머쳔트가 한국의 대표적 민속주 기업인 국순당을 상대로 법정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이번 사건담당 공동 변호사인 신혜원씨에 따르면 “이번 사건은 초기투자에 인색한 본국 기업들이 투자의 리스크를 감안 LA현지 업체들을 통해 시장에 들어와서는 어느 정도 시장이 형성되면 본사 직영 형태의 지사설립으로 이익을 독점하는 사례“ 라고 못박고 “이번 소송이 본국기업간에 프렌차이즈 관련 소송의 첫 판례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백세주 USA의 지사장 최정관씨는 지난번 인터뷰에서 “총판 계약 만료와 관련 법적으로 문제 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면서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현재 최 지사장과의 연락은 완전히 두절된 상태이며 담당직원을 통해 메시지를 전달하겠다고만 밝혔다. 이에 대해 한인타운의 한 인사는 “이번 私건으로 한인들이 동포 기업들을 상대로 이권만 챙기고 커뮤니티를 상대로 한 재투자에는 인색한 얌체 기업들에게 철퇴를 내릴 것”이라고 기대 했다.

한편 KM머쳔트의 이건만 회장은 기자회견에서 본인을 당당한 스포츠 맨이라고 운을 뗀 뒤 “나는 지난 30년 동안을 스포츠 맨쉽에 입각해 정정당당하게 사업을 해왔다”고 전하면서 이번 소송으로 현지 동포 기업들의 자존심을 회복하고 싶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기자회견에는 리커 관련 상법전문 변호사인 데이비드 거닉(David Gurnick)과 신혜선 변호사가 함께 공동으로 참여했다. 데이비드 변호사는 이번 소송과 관련 “국순당측의 한인들을 상대로 한 차별적인 물량공급과 캘리포니아주 상법의 프렌차이즈 법을 위반한 사실에 의거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하면서 자신감을 피력했다. 


















 ▲ 사진 오른쪽이 기존의 백세주 디자인이고
사진 왼쪽은 최근 국순당이 공급을 재개하면
서 교체한 디자인. 

공급했다, 끊었다 소비자 우롱


한편 이 소식을 접한 한인사회의 반응은 한마디로 비난 일색이다. LA에 거주하는 김모씨(33)는 “한동안 백세주가 안 보여서 이상하게 생각했다”면서 “공급을 중단했다 다시 재개하는 것은 소비자를 우롱한 처사”라고 비난 했다.

시장확보에만 급급한 나머지 다른 곳에 신경을 쓰느라 동포들의 정서는 철저히 무시했다는 것이다. 게다가 현재 본국에서 이미 포화 시장인 민속주 시장에서 살아 남기 위한 전략으로 매출이 감소한 백세주를 ‘밀어내기식 수출’로 현지 동포들에게 팔겠다는 야심찬(?) 전략의 일환으로 알려졌다. 국순당은 이미 지난해 10월 강원도 횡성군에 3만 8천 평 규모의 공장을 준공. 연간  2억병(375㎖기준)규모의 생산량을 확보했다. 이로 인해 연간 9,600만병 생산 규모인 기존의 경기도 화성공장과 함께 최대 3억 병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춘 것이다. 본격 양산체제에 들어간 백세주는 이를 미주와 중국시장 등으로 수출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LA시민 이모씨(29)는 “현지인들의 입맛은 고려 하지 않은 채 한국에서 잘 팔리면 미국에서도 잘 팔릴 것이라고 짐작 하는 건 좀 문제가 있다” 면서 “지난번 라면 문제도 그렇고 동포들을 봉으로 아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한면 지난 5월부터 본국에서 생산되는 백세주의 병 모양이 새롭게 디자인 되고 상표도 기존의 모양과는 많은 변화가 있어 이를 두고 타운 내 일각에서는 기존의 KM머쳔트 라이센스가 찍힌 본래의 백세주 상표를 너무 의식한 것 아니냐는 견해가 나오고있어 이에 대한 논란이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본보 취재결과 기존의 백세주 병에는 KM머쳔트에서 공급한다고 찍힌 마크가 붙어있었으나 새롭게 디자인된 백세주 병에는 KM마크는 삭제된 채 유통되고 있다. 







 
한편 본국 주식시장의 활황으로 현재 천억대의 자산을 보유한 배중호(52) 국순당 대표는 지난 4월 25일 중국 베이징에 대형 외식 법인인 ‘백세주가(百歲酒家)’를 오픈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세주가는 불갈비, 비빔밥 등 한국 음식을 전문으로 하고 있으며 중국인의 입맛에 맞는 메뉴 개발에 주력 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백세주의 중국 진출과 관련 1.4분기 백세주의 중국 매출이 지난 해 매출을 훨씬 초과할 정도로 인기가 좋다고 전하면서 앞으로 시장 공략을 더욱 공격적으로 해나갈 계획이라고 발겼다.

한편 국순당은 최근 베이징 사무소를 개설하고 중국 17개성을 담당하는 주류 총판과 판매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확인되어 미국과는 판이하게 다른 방식으로 진출하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백세주의 중국현지 마케팅도 현지 사정에 맞게 강화해 나간 다는 전략을 보여 미국과는 사뭇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국순당 배중호 사장과
최정관 지사장과는 어떤 사이(?)


1992년 백세주는 국순당이라는 본국의 전통주 기업인 배중호 사장이 직접 고안 개발해낸 술로 미국에는 97년 공식적으로 들어와 시판되고 있는 한국고유의 전통 주이다. 처음 출고할 당시 시장의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었다. 소주와 섞어 마시는 칵테일주로도 각광을 받으면서 일약 주류시장의 스타로 떠오른 것. 덩달아 소주의 매출도 영향을 받아 국순당의 배 사장은 올해의 기업인으로 떠오른다.
배 사장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이듬해와 다음해 일본 미국에 진출을 시도한다. 하지만 국순당은 미주에 지사를 차릴 만큼 그렇게 대규모의 기업이 아니었다. 이에  미국에서 한국 주류를 제일 오래 취급해 왔다는 KM 머쳔트를 통해 영업망을 두드린 것. 당시 이건만 회장은 전통주로써 백세주가 미주 동포사회에 먹힐 것이라고 판단. 광고비등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수십만 달러를 투자하기에 이른다. 이건만회장은 당시 무모할 정도의 마케팅 비용으로 국순당의 배사장으로부터 ‘너무 무리하는 것 아니냐’는 소리를 들었을 정도 라고 했다. 그리하여 미 서부는 물론 동부 뉴욕, 시카고, 달라스에 이르기 까지 그 시장을 확장하게 된다. 백세주의 성공에 흥분한 한국 국순당의  배사장은 2000년 8월 자신의 롯데 입사 동기이자 친구인 최정관씨를 본사파견 지사장의 명목으로 KM머쳔트에 취업 시켜 미주지사설립에 관한 독자적인 진출을 모색하게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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