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의 얼을 보여주는 한마당 축제’

이 자리에서 이지유 어린이는 낭랑한 목소리로 애교까지 부리며 “참, 그리고 이 원고는 선생님이 쓴 것이 아니라 제가 직접 쓴 겁니다. 그러니까 누구든지 한국어를 배우면 저처럼 한국말을 잘 할 수 있습니다. 제가 잘 났다는 것이 아니라 교육원의 한국어 프로그램이 아주 우수하다는 것입니다. ”라고 말해 폭소와 함께 큰 박수를 받았다.
특히 이지유 어린이가 “앞으로도 저는 한국어 SAT 시험에서 만점을 목표로 계속 한국어 공부를 열심히 할 것이고 무엇보다 세계에서 가장 과학적이고 우수한 한국어를 열심히 배워서 미국에서 태어났지만 한국인 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훌륭한 한국이 2세가 될 수 있도록 더욱 열심히 한국어를 배울 것입니다.”라고 말하자 다시금 박수와 환호성이 쏟아졌다.
이날의 주인공은 비단 이지유 어린이뿐만 아니었다.
서예를 공부한 신지수 어린이(4학년)은 <글씨를 잘 쓰려면 마음을 바르게 가져야 한다>고 한글 서예를 똑바르게 써서 보는 이들로 하여금 “글씨도 잘 쓰지만 글 내용도 의미가 들어있다”는 찬사를 받았다.
지난 2005년 시작해 올 해 12번째를 맞이하는 이번 상반기 뿌리교육 학예발표회는 지난 2월 6일 부터 약 14주간동안 22개 프로그람에 참가한 학생들이 주축이 된 다채로운 공연과 작품 전시뿐만 아니라, 예년과 달리 교육원의 문화강좌 프로그램을 이수한 성인 수강생들의 특별공연이 한데 어우러져 세대 간의 화합을 다지는 더욱 더 뜻 깊은 자리가 되었다.
이날 사물놀이, 난타모듬북, 국악동요, 한국무용, 가야금, 해금, 바둑, 태권도, K-pop 등 과 음식 스토리텔링, 전통공예, 종이접기, 서예, 성인공예 등 분야에서 제각금 재능을 발휘하여 솜씨를 빛내어 지난해 보다 더 풍성한 수확을 기록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날 ‘우리는 어린이 풍물패’라는 팻말로 나타나 어린이 사물놀이팀의 신나는 장고와 북소리로 선을 보인 공연무대는 해금 가야금 창 등으로 장내 분위기는 고조되어 갔으며, 특히 아름다운 한복을 입고 우리 노랫가락에 전통 춤사위를 선보인‘한국무용’팀과, 강렬한 한국전통 타악기의 울림을 그대로 보여준 ‘난타모듬북’ 팀의 공연에 많은 참석자들은 연이은 탄성과 뜨거운 갈채를 보냈다.
여기에 한국 전통음식과 특산물을 동화와 접목해서 풀어보는 ‘음식 스토리 텔링’과 한국을 대표 하는 갓•북•탈 등 공예품을 제작한 ‘전통공예’팀의 작품 전시 또한, 많은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다.
서예교실을 이수한 김지우 학생(Cyrus J. Morris Elementary School, 5학년)은 “한글 서체가 알파벳과 다른 모양이어서 신기했으며, 학교에 가서 친구들에게 한글작품을 보여줬는데 다들 관심이 많았다”고 말하며, “붓으로 한글을 쓰는 게 힘들었지만, 집중력도 길러지는 것 같아 하반기에도 참여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사물놀이 공연에 참여한 전영주학생의 아빠인 전용학 씨는 “한국에 대해 관심이 없던 아이가 지난 5년 동안 ‘사물놀이’를 배운 후, 한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자긍심도 생기는 것 같아 보인다.”며 흐뭇해했다.
희생과 열정의 강사진

▲ 서예반 학생들이 작품을 배경으로 기념촬영(교육원 제공)
이날 학예발표회에 앞서, 교육원의 송주미 선생의 사회로 진행된 기념식에서 LA한국교육원 권영민 원장은 “오늘 많은 학부모들이 함께하여 감사하다”면서 “보다 많은 LA 동포들이 교육원의 ‘뿌리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한민족의 얼과 전통을 체험하고, ‘한국인’으로서의 자부심과 자긍심을 갖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숙현 한미교육재단 이사장은 축사를 통해 “오늘 이처럼 뿌리교육의 보람을 이루게 해주신 학부모님과 지도교사 그리고 교육원 임직원들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오랫동안 뿌리교육 프로그램 교사로 헌신한 장기근속 강사들에 대한 감사의 표시와 우수한 실적을 지닌 학생들을 비롯한 우수 학생들 5명에게 표창과 장학금 ($100)을 시상도 함께 가졌다.
교육원 측은 오는 8월 27일부터 시작되는 하반기 뿌리교육 및 성인문화강좌 프로그램에 동포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관심을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대성황을 이룬 뿌리교육 학예회는 무엇보다 어려운 여건을 극복해 가며 우리 후세들의 뿌리교육을 위한 교육원 관계자들과 강사들의 열정과 헌신의 결과였다. 이들은 한국어와 문화, 역사를 널리 알리는 민간외교관 역할이란 자부심으로 학생들을 지도했기 때문이었다.
현재 LA한국교육원에는 권영민 원장과 송근형 부원장 그리고 박진향, 송주미, 김미령, 차민경 선생 등이 총 6명이(이강복 교육관은 총영사관 근무) 20명의 강사들을 지원하며 22개 뿌리교육 프로그램을 집행하고 있다.
특히 교육원의 4명 선생들은 투철한 근무정신과 봉사심으로 어려운 환경에서 빛도 없이 이름도 없이 한국인의 뿌리를 지키기 위해 한국어 교육에 헌신한다는 자긍심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진정 “아름다운 꿈을 꾸는 사람들”이다. 이들의 수고가 헛되지 않아 한국어 교육에 관한 그 꿈과 열정이 언젠가는 더 아름다운 열매로 맺어질 것이라는 기대는 기자만이 느끼는 것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