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독한 저주의 검증될까? 위기탈출의 기회 될까?
文, 잔혹한 시간들이 다가오고 있다
2012년 18대 대선 당시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와 안철수 후보 사이에 끼어 이렇다 할 주목을 받지 못했던 문재인 민주당(당시) 대선후보가 드디어 5년 후인 2017년 19대 대선의 본격적인 검증대에 올라섰다. 그러나 그 당시 상황과 한 치도 변함이 없이 언론과 자유한국당(전신 새누리당)에서는 문재인 후보 본인의 부동산 투기 의혹 및 아들의 특혜 취업 의혹 등을 잇 따라 제기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자유한국당 대선후보가 확정적인 홍준표 후보는 2015년 8월과 올해 2월 본지가 제기한 ‘문재인-유병언의 물리고 물리는 의혹들’ 기사 중 문재인 후보가 파산한 신세계종금의 파산관재인을 유병언 관련회사의 파산관재인으로 표현했다가 역풍을 맞았다.
그리고 문 캠프쪽은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홍 후보의 발언을 문제 삼아 논란 차단을 위해 자유한국당의 당대변인을 명예훼손으로 검찰에 고발, 재갈을 물렸다.
지난 18대 대선에선 문 후보는 박근혜 후보나 안 후보에 비해 상대적으로 검증 논란에서 자유로웠다. 제기되는 검증거리들도 주로 앞서 열거한 참여정부의 ‘실정’과 NLL 논란이나 경제정책들이 대표적이었지만 이번에는 대선 국면이 본격화됨에 따라 강력한 대권후보 1순위인 문재인 후보 개인을 향한 거센 검증이 시작된 것이다. 과연 그가 이런 위기들을 어떻게 넘을 수 있을지는 대통령으로 가기 위한 주요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조현철 (취재부 기자)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와 관련해 가장 먼저 불거진 것은 아들 준용 씨의 특혜채용 의혹은 지난 호에서 자세하게 언급한대로 문 후보가 청와대에 재직하던 아들 준용 씨가 2006년 한국고용정보원에 이른바 특혜 입사했다는 의혹이다. 준용 씨가 고용정보원 채용시 필수서류인 학력증명서를 기한 내 제출하지 않았는데도 합격한 배경과 15일 동안 하게 돼 있는 채용공고를 준용 씨 입사 때는 단 3일만 낸 사실도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당시 여당인 새누리당은 “문 후보의 아들이 2006년 한국고용정보원에 입사하는 과정에서 필수 서류인 학력증명서를 기한 내 제출하지 않았음에도 합격했다”고 주장했다. 이들 의원은 “응시원서 요건에 모집기간은 2006년 12월 6일까지였다. 그러나 고용정보원이 보유한 문 후보 아들의 졸업예정증명서는 같은 해 12월 11일 발행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당시 원장이던 권재철 전 청와대 노동비서관은 이날 한 종합편성채널과의 인터뷰에서 “채용 과정에서 실수가 있었다”고 밝혔다.
고용정보원은 인사규정에 따라 15일간 입사공고를 내는데 준용 씨 입사 때는 공고를 단 사흘만 냈다. 이 때문에 준용씨의 단독 지원을 유도하려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 이에 대해 권 전 비서관은 “신생 기관이다 보니 인사행정을 잘 몰랐다. 특혜는 아니었지만 행정상의 미묘한 실수로 인해 오해를 산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부산 제주 등에 부동산 매입 이유는?
이렇듯 아들의 특혜채용의혹에 이어 20012년 제기됐던 문 후보의 부동산 투기 의혹도 또다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는데 1989년 농가와 논을 매입했다는 부동산 투기 의혹이다. 시사월간지 ‘신동아’ 2012년 11월호에 따르면 문 후보가 1989년 5월 부산 강동동 4716-6번지 일대의 346평(1141㎡)짜리 농가와 논을 샀다가 2007년 7월 2억1700만 원에 팔았다고 보도했다.
농가는 대지 654㎡에 목조 슬레이트로 지은 주택(63.5㎡)과 블록 슬레이트로 지은 창고(70.8㎡), 퇴비창고(25.9㎡) 3개 건물로 돼 있으며, 이 집을 중심으로 ‘L’자로 놓인 논 487㎡도 함께 샀다.
앞서 1년 전인 1988년에는 제주시 북제주군 한경면 청수리 1844번지 임야도 샀다. 4485㎡의 임야를 자신을 포함해 4명이 샀는데, 지금도 1121.2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문 후보는 퇴비창고까지 있는 집과 논을 샀지만 농사를 짓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문 후보는 자신의 저서 ‘문재인의 운명’에서 ‘변호사 하는 동안 맡은 형사사건 중 제일 규모가 큰 사건’이라고 한 부산 동의대 방화사건 변호에 진력을 다하고 있을 때 이 땅을 매입했다.
강동동 주민들은 “문 후보가 농사짓는 모습을 한 번도 본 적이 없고, (문 후보의) 논이 관리되지 않아 주민들이 배추와 파 등을 심었다”고 말해 헌법이 규정한 ‘경자유전의 원칙’과 ‘성실경작의 의무’에 위배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 농가와 논을 산 시점이 1989년 7월 부산항 광역개발 기본계획을 수립하면서 새로운 항만 건설 후보지로 부산 강서구 가덕도가 떠오르던 시기다. 이 지역 주민들은 “1980년대 후반은 신항개발에 따른 기대심리로 외지인들이 대거 논과 건물을 사들였다”고 말했다.
농가와 논을 판 2007년은 개발 압력으로 이 지역 땅 값이 전년 대비 54.7% 급등한 시기였지만 2008년 12월 개발행위제한구역으로 묶이면서 거래 자체가 사라졌다.
문 후보로부터 농가와 논을 산 신모 씨는 “땅을 산 다음해에 개발제한구역으로 고시돼 건물도 못 짓고 재산권 행사도 할 수 없게 됐다”며 “개발계획을 몰랐던 사람들만 당한 거 같다”며 억울해했다. 당시 문 후보는 공직자 재산공개를 하면서 이 땅과 제주도 임야 면적을 줄이거나 매각 수년 전 공시지가로 신고해 재산 축소신고 및 불성실 허위 기재 지적을 받고 있기도 했다.
부인 김정숙씨와 관련된 기획부동산 의혹도
2012년 대선 직전 정치권은 문재인 처 김정숙 씨가 부동산 투기를 했다는 제보를 받고 이에 대한 확인을 하고 있다는 내용을 최초로 <선데이저널> 보도했었다. 제보에 의하면 문 후보는 지난 2006년과 2007년 사이 충주 탄금호 인근 조정경기장 일대에 수 억 원 규모의 기획부동산에 투자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동산을 했던 부동산업자는 당시 사기 혐의로 구속되어 징역형을 살다가 출소했다.
제보자는 당시 <선데이저널>과의 통화에서 “충주가 기업도시로 선정되는 과정에서 문 후보가 사전에 정보를 알고 처 이름으로 투자했다는 내용의 제보가 접수됐다”며 “제보의 내용이 상당히 신빙성이 있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5년이 흐른 지금까지 이 문제는 단 한 번도 거론된 적이 없었다. 그러나 본선이 본격화될 경우 상황은 사뭇 다르다. 이 문제는 현재까지는 확인 단계에 있지만 사실로 확인될 경우 그 파장은 다른 어떤 사안보다 클 것으로 예상된다. 왕수석 시절이었던 그가 사전정보를 이용해 투기를 하고 이로 인해 많은 피해자가 발생했다는 것은 대통령 후보로서 큰 결격사유가 되기 때문이다.
이처럼 문 후보와 관련된 각종 의혹이 제기되면서 민주당 측은 오히려 침착한 분위기지만 혹시 이런 의혹들이 높은 지지율에 영향을 받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부동산 매입매각 ‘아무런 법적 하자 없다’ 해명
또한 문 후보는 부산 부동산 투기 의혹과 관련해서는 “매입과 매도 과정에서 아무런 법적 하자가 없었다”며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문 후보 측은 “당시 문 후보가 인근 시군구에 살았을 뿐만 아니라 1천㎡ 이하 농지는 주말농지로 누구든지 취득 가능했다”며 “초기에는 채소를 기르며 농사를 지었고, 이후 농사를 짓지 않아 비자경인 자격 때문에 발생하는 양도소득세 등 세금은 매도할 때 모두 납부했다”고 해명하고 있다. 또한 “문 후보는 당시 부민동에 있던 법원에서 20분 거리인 그 곳에 살려고 했지만 법원이 거제리로 이전하면서 출근 시간이 길어지는 바람에 거주하지 못했다”며 “청와대 근무를 끝내고 양산에 거처를 마련하기 위해 그 집을 팔았다”고 해명했다.
현재까지는 이런 의혹들이 ‘잽’ 수준에 불과하지만 만약 본격적인 대선후보 검증에서 상대편 후보들의 거센 네거티브 공세에 어떻게 대응할지도 최대 변수다. 특히 5월9일 대선일이 불과 30여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제기되는 의혹들은 영향력이 더 크다는 점에서 과연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문재인 후보가 이런 고비들을 넘을 수 있을지 정치권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 기사는 본지 2012년 10월28발행(854호) 기사와 중복된 부분이 있으나 지금까지 의혹이 해명되고 있지 않아 당시 기사를 인용했음을 밝힙니다.>
————————————————————————————————————————————————————
<선데이저널> 2012년 10월21일자(853호)에 실렸던 임춘훈 정치칼럼
문재인, ‘울보 대통령’ 될까
서울대 사회학과 송호근교수의 색다른 문재인 품평이 잔잔한 화제를 낳고 있습니다. 며칠전 어떤 라디오 아침프로에서 그가 한 말이지요. 빼어난 문장의 글 잘 쓰는 교수로, 중앙일보의 고정칼럼 등에서 많은 독자층을 갖고 있는 송교수는, 대선후보 빅 쓰리를 평가해 달라는 진행자의 요청에 문재인을 이렇게 평했습니다.
“선량한 이웃 아저씨같은 문재인은, 뭔가 속마음을 다 털어놓고도, 헤어질 때 전화번호를 묻고싶지 않은 사람이다.”
촌철살인의 인물평입니다. 문재인의 학교동창등 많은 친구와 친지 중엔 송호근의 이 짧은 촌평이 전하려는 함의(含意)에 고개를 끄덕이는 사람이 많은 모양입니다. 항상 옳은 말만 하고, 신념을 굽히지 않고 강직하며, 불의와 타협하지 않는 사람… 문재인은 그렇게 ‘썩 괜찮은’ 사람입니다. 그런데도 헤어질 때 서로 전화번호를 나누고 싶지는 않은 사람이라는 인물평은 뜻밖입니다. 삼겹살에 쐬주가 고플 때, 야 나와라, 더러운 세상얘기 한번 같이 해보자며, 스마트 폰 때리고 싶지 않은 사람… 그래서 전화번호를 기억할 필요가 없는 사람… 그가 문재인이라지요.
몇달전 문재인이 대선출마를 선언하고 나설 무렵, 어떤 논객이 인터넷에 올린 글엔, 문재인이 모교인 경남고 동창들 사이에 인기가 별로라는 얘기가 쓰여있습니다. 노무현정부 시절 대통령실장 등으로 잘 나갈 때, 어려운 동창들을 챙겨주지 않아 실인심(失人心)을 했다는 소문이 나돌았습니다. 성품이 강직한 그가 단지 동창들의 사사로운 민원을 받아주지 않아 인심을 잃었다면 이해할 수 있는 일입니다. 헌데 어쩌면 대통령이 될지도 모르는, 모교 역사상 가장 자랑스러운 동문의 존재 자체를, 이해관계와는 상관없이 대다수의 동창들이 시큰둥해한다면, 얘기는 썰렁해 집니다.
문재인은 친구가 없다?
올해는 내가 한국서 산 날과 미국서 산 날이 엇비슷해지는 해입니다. 계산해보니 대충 만삼천날 정도를 대한민국 국민으로 살았고, 만삼천날 정도를 미국 이민자로 살았습니다. 한국에 모처럼 나가 만나는 고교동창이나, 미국 여행을 와서 이곳에서 만나게되는 동창중엔, 기억이 야리끼리한 친구들이 제법 있습니다. 한국을 떠나 산 날이 만삼천 날이나 되니 그럴 수밖에 없지요. 헌데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중엔 헤어질 때 연락처라도 받아놓고픈 친구가 있는가 하면 그냥 데면데면한 친구도 있습니다. 학교다닐 때 공부는 안하고 온갖 야지랑스런 몹쓸 짓 골라하며 쌈질과 주먹질 깨나하던, 요즘 말로는 ‘일진’이니 날라리니하는 친구들이, 반세기전 우리들의 그 푸르던 학창시절에도 있었습니다. 물론 공부 잘하고 몸가짐 반듯한 범생이들도 많았습니다.
헌데 이상한 일이지요. 수십 년 만에 만난 동창 중 헤어질 때 전화번호라도 받아놓고 싶은 녀석들은, 범생이 보다는 날라리쪽입니다. 십여 년전 한국에 출장 나갔다가 졸업 후 처음만난 한 친구가 있습니다. 학창시절 심심하면 방과 후 학교 뒷산으로 나오라며 나를 괴롭힌 그는, 요즘 식으로 하면 일진의 우두머리쯤 되는 우리학교의 ‘공포의 주먹’이었지요. 싸움 못하는 나에게 그는 작가 이문열이 쓴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에 나오는 엄석대같은 친구였습니다. 헌데 이 친구가 사십여년만에 만난 나를 자지러지게 반가와 하는겁니다. 괴롭던 옛날 생각에 순간적으로 쭈뼛거린 나는, 주먹질 대신 한참의 뜨거운 포옹으로 나를 반겨준 그 친구의 진한 ‘사람냄새’에 감동을 먹었습니다. 그는 며칠후 내가 묵고있는 호텔로 찾아와 한턱을 ‘거하게’ 쐈습니다.
장점도 약점되는 문재인 패러독스
문재인은 머리좋고 몸가짐 반듯한 전형적인 범생이 타입입니다. 사법시험 합격에 사법연수원 차석졸업, 인권변호사, 대통령 비서실장등의 화려한 커리어까지 쌓은 ‘성공 맨’이기도합니다. 한국사회에 이만한 재목도 많지 않습니다. 헌데 그가 대통령을 하겠다고 나섰을 때 국민여론은 대체로 뜨악했습니다. 사람좋은 이웃집 아저씨같고, 공부잘해 출세하더니, 마침내는 대통령 되겠다며 명세지재(命世之才)로 나타난 사람… 그런 문재인을 보는 세상의 시선은 뜻밖에도 무덤덤했습니다.
문재인은 노무현 사람입니다. 노무현의 장자방이고 충복입니다. 그의 이미지가 실패한 대통령 노무현과 겹친다는 것은 그의 운명이고 한계입니다. 그의 지지자는 노무현 지지자이고, 그의 반대자 또한 노무현 반대자라는 세간의 평가는 시사적입니다. 문재인에게 덧씌워진 노무현 색깔을 지워도, 그에겐 도무지 자기만의 색깔이라는게 드러나지 않습니다. 나라를 이끌어 갈 미래비전, 장단기 국정전략, 위기관리 능력, 통찰력, 지도력 같은 최고 지도자의 덕목이 좀체로 드러나 보이지 않습니다. 이웃집 아저씨같은 편안한 이미지와 올곧고 선량해 보이는 인품조차도, 대통령후보 문재인에겐 강점이 아닌 약점으로 보입니다. ‘문재인 패러독스’입니다.
선거 슬로건이 대한민국 싸나이?
지난 여름 문재인이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 나서면서 내세운 슬로건은 ‘대한민국 남자’였습니다. 건달세계에서 부산 싸나이니 목포 싸나이니 하며 폼을 잡는다는 얘기는 들었습니다. 헌데 대통령 하겠다는 사람이 내세운 정치 슬로건이 하필이면 대한민국 싸나이라니, 처음엔 내 귀를 의심했습니다. 문재인이 자신의 섬약해 보이는 이미지, 그리고 권력의지가 약하다는 정치권의 비판등을 의식해 내놓은 상징조작성 이벤트가 두가지입니다. 시도 때도 없이 얼룩무늬 군복 입고나와 펼치는 벽돌격파 시범, 그리고 다른 하나가 바로 이 ‘대한민국 남자’ 세일즈입니다. 대한민국 남자는 결국 3일천하로 끝났습니다. 여성계가 들고 일어나 남성우월주의를 조장하는 마초이즘이라고 공격하자 3일만에 간판을 바꿔달게 된거지요.
지금 문재인 캠프의 대선 슬로건은 ‘사람이 먼저다’입니다. 10년전 노무현후보가 써먹은 ‘사람사는 세상’의 짝퉁냄새가 풍깁니다. 자기만의 정치색깔과 철학의 빈곤은 여기서도 읽힙니다.
정권 재탈환 기회는 왔는데
요즘 문재인후보는 각종 정책들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경제민주화, 복지확대, 일자리 창출, 군 복무기간 단축, 10,4 남북공동선언 이행과 서해 남북공동 어로등 진보적 정책공약들이 잇달아 나오고 있습니다. 실현 가능성이 의심되는 포퓰리즘적 공약도 있지만 국민의 호응이 제법 있는 것들도 있지요. 지금 국민의 60% 이상은 정권교체. 즉 야권의 승리를 바라고 있습니다. 여당의 박근혜는 각종 악재와 대다수 국민의 반새누리당 정서라는 이중의 덫에 갖혀 지지세력을 전혀 확장해 나가지 못한 채 고전하고 있습니다. 무소속 안철수의 인기는 선거일이 가까워지면 어차피 거품이 일정부분 빠져나가게 되어있습니다. 제일야당인 민주당과 후보 문재인은 정권재창출의 호기회를 목전에 두고 있는 셈입니다. 그런데도 투표일이 꼭 두달이 남은 현재 문재인은 ‘일편단심’ 3등입니다. 가끔 양자대결에서 박근혜를 누르고, 야권 단일후보 선호도에서 안철수를 이기지만, 전체적인 흐름은 아직은 박근혜, 안철수 선두싸움에 문재인이 바짝 쫓아가고 있는 형세입니다. 문재인의 상품성이 문제인 것 같습니다.
울보대통령 탄생 ‘글쎄?’
지난 12일 문재인은 울었습니다. 10분 동안이나 눈물을 훔쳤습니다. 지난달 21일에도 그는 ‘중인환시리’에 서럽게 울었습니다. 자신을 알아주지 않는 민심과 유권자들이 섭섭해서가 아닙니다. 한번은 쌍용자동차 해고자 가족들을 만나 위로하다가 울었고, 다른 한번은 광해군 영화를 보고 울었습니다. <광해, 왕이 된 남자>를 관람한 후 그는 자리를 뜨지 않고 자리에 그대로 앉아 10여분 동안이나 꺼이꺼이 울었답니다. 앞으로 두 달 사이 그는 또 몇 번이나 ‘눈물 젖은 문재인’을 연출하게 될지 지켜볼 일입니다.
대통령은 살기 힘들어 서럽게 우는 서민의 눈물을 닦아줘야 하는 사람입니다. 헌데 자칫 잘못하다가는 국민이 되레 대통령의 눈물을 닦아줘야 하는 세상이 올지도 모르겠습니다. 12월 선거에서 ‘울보 대통령’이 나오면 말입니다.
<이 글은 2012년 10월21일자(853호) 18대 대선을 두 달 앞두고 본지에 실렸던 임춘훈 칼럼니스트의 정치칼럼임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