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해부] 양아치 대선정국 1- 비호감 50% 넘는 윤석열 그가 몰락할 수 밖에 없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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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부지리’ 지지율에 도취된 尹캠프 ‘자중지란’

닭 쫓던 강아지
지붕 쳐다 볼 것

축계망리 (逐鷄望籬)-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본다는 뜻으로, 애써 하던 일이 실패로 돌아가거나 남보다 뒤떨어져 맥이 빠진 경우를 이르는 말

정치를 시작한 지 140일밖에 되지 않은 정치 신인이, 한국에서 가장 역사가 오래된 보수주의 정당이 대통령 선거 후보로 낙점됐다. 그것도 이 정당 소속으로 당선된 전직 대통령을 감옥으로 보낸 검사가 당의 대선 후보가 된 것이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대선 후보가 된 후 그의 지지율은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본국 언론매체의 여론조사를 보면 조사마다 차이가 있긴 하지만 지지율이 과반을 넘는 조사결과도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 이를 일종의 컨벤션 효과로 보는 시각도 있지만, 컨벤션 효과를 제외한다 하더라도 최소 40% 중반의 지지율은 유지할 것으로 보는 시선이 적지 않다. 비호감도가 50%가 넘는 윤 후보의 지지율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 것인가. 결국 문재인 정부에 대한 정권교체 여론이 윤 후보의 지지율에 투영되고 있다고 밖에 설명할 수 없다. 그렇다고 승패가 완전히 갈렸다고 단정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이미 윤석열 캠프에서는 선거에 이긴 분위기가 자만감이 흘러나오고 있다. 그러다보니 파리떼, 하이에나로 비유되는 정치판 건달들이 캠프 주변을 둘러싸고 있다. 국민의힘은 대선 선거대책위 구성을 앞두고 내홍을 겪고 있는데 그 내홍을 따라 들어가다 보면 결국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비선조직인 김건희 씨 주변 인사들의 힘겨루기가 자리 잡고 있다. 4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대통령 선거에서 압도적 지지율로 1위를 달리고 있는 윤석열 후보의 지지율 고공행진 이유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아킬레스건으로 제기되고 있는 문제들을 <선데이저널>이 짚어봤다.
<리차드 윤 취재부 기자>

윤국민의힘의 최대 숙원은 ‘정권교체’다. 당원으로 대표되는 열성 지지층의 인식과 바람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언뜻 정권교체를 위한 최적 전략은 ‘본선 경쟁력이 가장 뛰어난 후보’일 것 같다. 그런데 국민의힘이란 정당 차원의 최적 선택은 윤석열이라는 정치 신인으로 수렴되었다. 인기나 인지도, 확장력이라는 변수보다 중요한 건 ‘제대로 정권을 가져올 것 같은 사람’이라는 확신이다. 당원들이 보기에 문재인 정부와 가장 선명한 대척점을 이루는 인물이 바로 윤석열 후보였던 것이다.

정치적 언어에 미숙하고 여러 구설에 휩싸이더라도 윤석열 후보의 이런 ‘상징성’이 국민의힘 경선 과정에서 무너지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다보니 역설적이게도 국민의힘은 경선을 거치며 가장 크게 상처 입은 인물을 최종 대선후보로 선출한 모양새가 됐다. 윤석열 후보는 경선 과정에서 가장 손해를 많이 본 사람이다. 토론 등 언론 노출 과정에서 ‘왕(王)자 손바닥 표식’ ‘천공 멘토 논란’ ‘당 해체 발언 논란’ ‘전두환 옹호 발언’ ‘개 사과 인스타그램 논란’ 등을 겪으며 중도층 유권자들에게 감점 요인을 얻었다. 중도 확장성에서 홍준표 후보에게 밀린다는 인식도 실제 경선 결과에서 수치화되어 나타났다.

당이 내세운 대선후보에게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은, 이런 확장성을 회복하기 위한 수순이다. 사실 윤석열 후보에게 확장성을 기대하기란 어렵다. 뿐만 아니라 그가 가지고 있는 개인적 리스크라는 것은 만만치 않다. 본지가 계속해서 제기해 왔던 문제들은 과거형이 아니라 현재진행형이다. 본선 과정에서는 더 혹독한 검증이 기다리고 있다. 이미 도이치모터스 권오수 회장이 주가조작 사건에 연루되어 구속됐고, 수사의 종착역은 김건희를 향해하고 있다. 그가 마이너로 치부한 언론들이 윤 후보를 향해 칼을 갈고 있다. 이런 모든 정황들은 본선에서 그의 레이스가 더 험난할 것을 예고하고 있다. 결국 국민의힘은 약점 많은 윤석열 후보라는 개인의 매력도로 표를 얻기보다는 ‘정권교체론’을 좀 더 전면에 내세울 수밖에 없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의 일대일 대결에서 비교우위를 얻기보단 ‘문재인 정부 심판론’에 더욱 집중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이합집산 캠프 ‘내부 총질 초읽기’

워낙 지지율이 고공행진을 달리고 있다보니 캠프에선 이미 선거에 이긴 분위기가 돌고 있다. 그러다보면 발생하는 문제는 이미 선거 내에서 논공행상이 벌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윤석열 캠프는 온갖 계파들이 달려들어 일시적 화합을 하고 있는 모양새인데 만약 선거 승리가 확정되면 한국 정치의 고질병인 자리 나눠먹기가 계속될 것이다. 윤 전 총장 캠프에는 과거에 극렬히 대립한 친이계와 친박계가 공존하고, 옛 안철수계와 황교안계까지 가세했다. 민주당의 뿌리 중 하나인 옛 DJ(김대중 전 대통령)계까지 참여했다. 확장성을 꾀하기 위해 세를 불리려 애쓴 흔적이 역력하다. 하지만 규합의 명분이 흐릿하다 보니 여러 파벌이 어색하게 함께하는 형태가 됐다. 2012년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구(舊)동교동계 인사들을 영입했을 때는 ‘박정희와 김대중의 역사적 화해’ 혹은 ‘동서화합’이라는 정치적 명분이 있었다. 반면 윤 전 총장 캠프가 앞세운 명분은 중도확장인데, 이것이 오롯이 ‘윤석열 브랜드’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마땅한 설계도 없이 지어진 덩치만 큰 가건물 꼴이다. 그래서 인지 ‘파리 떼’ 논란은 중도·진보 성향 그룹이 특히 주목하는 윤 전 총장 캠프의 리스크다.

▲  왼쪽부터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준석 당대표

▲ 왼쪽부터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준석 당대표

김종인 전 위원장은 9월 13일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권경애 변호사 등이 주도하는 ‘선후포럼(대선 이후를 생각하는 모임·SF포럼)’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서 윤 전 총장을 겨냥해 “파리 떼에 둘러싸여 5개월 동안 헤맸다”고 혹평했다. 이어 “15년 전에 설치던 사람이 캠프에 들어와 있다. 일반 국민이 보기에 ‘무슨 새로운 사람이냐’ 그런 말을 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당내 안팎의 비판에 직면한 윤 전 총장 캠프는 뒤늦게 나마 조직을 정비하고 있다. 10월 17일에는 대구·경북(TK) 지역 최다선(5선) 의원인 주호영 의원이 선거대책위원장으로 공식 합류했다. 같은 달 24일에는 김태호·박진 의원과 심재철 전 의원, 유정복 전 인천시장이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영입됐다. 중구난방이라 혹평받던 공보 조직도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기존 5인 대변인 체제를 김병민 대변인 단독 체제로 바꿔 메시지 통로 일원화를 꾀했다. 나머지 김용남·이두아·윤희석 대변인은 공보특보로 자리를 옮겼다. 이상록 대변인은 홍보특보로 이동했다. 이전에 비하면 비교적 체계를 갖춘 셈이지만 궁극적 변화라고까지 보기는 어렵다.

김건희 영부인 야망 부메랑될 것

김경희현시점에서 당내 최대 불안 요소는 선대위 출범을 둘러싼 윤 후보와 이준석 대표, 김 전 위원장의 주도권 싸움이다. 본경선 후 컨벤션 효과로 윤 후보가 약점이던 2030세대 등 전반적인 지지율에서 상승세를 타면서 자신감을 갖게 되자 두 사람의 요구를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윤 후보와 김 전 위원장은 최근 선대위 구성을 놓고 각각 기존 측근 그룹을 아우르는 ‘큰 선대위’와 ‘해체 수준 개편’을 내세우며 기싸움을 벌였다. 여기에 ‘당무 우선권’을 놓고 당 의사결정 최종 권한은 본인에게 있다는 윤 후보와, 당 대표로서 영향력을 유지하려는 이 대표가 맞붙으면서 힘겨루기가 이어지고 있다.

내홍을 따라 들어가다 보면 결국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비선조직인 김건희 씨 주변 인사들의 힘겨루기가 자리 잡고 있다. 원래 소위 ‘김건희 라인’에서 밀던 안(案)은 권성동 사무총장, 장재원 비서실장이었는데 이준석 당대표의 반발과 총괄선대위원장을 맡을 경우 선대위 재구성을 포함한 전권 행사를 요구하고 있는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저지에 밀려 차질을 빚고 있다는 주장이다. 국민의힘은 대선후보가 결정되면 사실상 전권이 당대표로부터 후보자에게 넘어간다.

김건희 측에서 초기에 밀었던 안은 윤석열 후보자를 등에 업고 지방선거 공천학살이 예정돼 있었다. 이준석 당대표·김종인 쪽에서 거기에 브레이크를 건 것이다. 그렇다면 김 씨가 나서서 캠프 구성에도 관여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일단 김 씨의 성격 자체가 나서길 좋아하는 성격에다, 그가 여러 남자를 만나다 10살 이상 차이나는 노총각 검사를 만난 것은 그가 영부인이란 야망이 있어서였다. 팔부능선까지 넘었다고 보는 지금 상황에서 그가 집에 가만히 앉아 내조만 하고 있을리 없다. 무엇보다 선거에서 질 경우 그와 그의 모친 최은순이 수십년 간 이뤄놓은 재산이나 경력을 모조리 날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그야말로 죽기살기로 이 전쟁에 나서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현재 서울중앙지검이 김건희 씨와 관련해 수사하고 있는 형사사건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사건과 코바나컨텐츠 협찬금 뇌물수수 의혹의 2건이다. 장모 최은순 씨 관련으로는 불법 요양병원 설립, 요양급여 부정 수급, 은행잔고증명서 위조사건 등의 재판이 진행 중이다. 노덕봉 씨 등이 제기한 경기도 양주 추모공원 사업관련 의혹은 현재 서울경찰청이 수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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