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나금융, 뉴욕맨해튼20TSQ빌딩 랜로드지위권 행사 선점
■ ‘토지는 하나금융 소유-건물은 나티시스소유’ 유리한 고지
■ 한국금융사 약 6억 달러 투자…개발사 경영악화로 디폴트
■ 토지 99년 임대 뒤 호텔추진…모지기 연체로 소유권 포기
■ 하나, 토지소유로 유리한 고지 확보 호텔에 임대취소 경고
■ ‘공사비미지급 48건 3900만 달러 압류’ 못 풀면 계약해지
■ 한인투자 금융사도 ‘담보권자와 메자닌채권자’관계 엇갈려
■ ‘하나-나티시스’ 승자 결과에 따라 회수규모 등 결정될 듯
하나은행, 농협 등 국내금융사가 약 6억 달러상당을 투자했다가 큰 손해를 입은 뉴욕 맨해튼 의 20 타임스퀘어빌딩과 관련, 하나금융그룹이 지난 9월말 토지소유권을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 뒤 하나금융그룹은 이 토지를 임대한 프랑스의 나티시스은행이 호텔건축과 관련한 공사비 미지급으로 건설업체들이 부동산에 설정한 40여건의 담보 약 3900만 달러를 해결하지 않는다며 임대권박탈을 추진하는 등 본격적으로 토지소유주로서의 권리행사에 나선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대해 나티시스은행은 건설업체들의 담보권은 나티시스은행의 토지 임대권 인수이전에 발생한 것이므로 변제책임이 없다며, 하나금융 측을 상대로 정식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드러났다. 즉 대표채권자였던 나티시스은행은 건물을 확보한 반면, 메자닌 채권자인 하나측은 토지소유권을 확보, 채권자간 사생결단, 혈투를 벌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토지임대가 취소된다면 사실상 호텔 등 건물은 무용지물이 되므로 일단 하나 측이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셈이다. 어찌된 속사정인지 전후사정을 취재했다. <안치용 시크릿 오브 코리아 편집인>
뉴욕 맨해튼 47스트릿과 7애비뉴 코너에 위치한 42층짜리 대형빌딩, 맨해튼에서 가장 큰 만 9천 스퀘어피트 짜리 전광판이 부착된 빌딩으로 더욱 유명한 이 빌딩의 운명이 이 빌딩에 투자했다가 큰 손해를 입은 하나금융 등 한국투자자들의 손에 떨어졌다. KEB하나은행과 농협, 이지스자산운용, 밀리니움마크자산운용, 하나대체투자운용, 에이아이 파트너스자산운용 등 한국은행과 한국의 자산운용사들은 지난 2019년 12월 뉴욕 주 뉴욕 카운티지방법원에 20TSQ빌딩 소유주인 20TSQ유한회사, 20TSQ샤인유한회사, 실소유주 마크 사피 등을 상대로 6억 5천만 달러 상당을 돌려달라는 소송을 제기했고, 이 소송은 약 4년이 지난 지금까지 1심 판결도 나지 않은 채 공방이 계속되고 있다.
당시 소송장에서 한국은행과 한국자산운용사들은 부동산담보를 설정한 선순위대출 5억 5천만 달러 중 2억 9천만 달러, 또 중순위인 메지난대출 약 3억 달러 등 무려 5억 9천만 달러를 투자했다고 밝혔었다. 하지만 당초 16억 달러에 달했던 이 부동산의 가치는 코로나19 등을 거치면서 10억 달러 상당으로 폭락하면서 4년 동안 이자조차 제대로 받지 못한 한국투자자들의 원금회수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최근 하나금융을 중심으로 본격적으로 채권회수에 나선 것으로 확인돼 귀추가 주목된다. 본보가 뉴욕시 등기소 확인결과, 당초 이 부동산의 토지소유주인 ‘20TSQ 그라운드코 매즈 유한회사’는 지난 9월 28일 토지소유권을 ‘20TSQ하나 원 유한회사’에 양도한 것으로 밝혀졌다.
모기지 대신 부동산 소유권 확보
본보가 확보한 토지소유권양도서류에 따르면, 새주인인 ‘20TSQ 하나 원 유한회사’는 주소지가 ‘한국 서울 중구 을지로 66 하나금융그룹빌딩 21층’으로 기재된 것으로 드러났으며, 이는 새 주인이 하나금융그룹임을 의미한다. 원 토지소유주인 ‘20TSQ 그라운드코메즈 유한회사’는 이 부동산을 개발한 회사인 매필드개발이 보유한 업체이며, 이 업체는 하나금융 등에서 빌린 모기지 대출을 상환하지 못함에 따라, 모기지상환의무를 면제받는 대신 토지소유권을 하나금융 측에 넘긴 것으로 드러났다. 즉 빚을 면제해 주는 대신 담보 부동산 소유권을 넘겨받은 것이다. 뉴욕등기소에 제출된 서류에 따르면 이 거래의 매매가는 9억 2534만 4천 달러이며, 뉴욕시가 부동산 양도세 2429만 280달러를 부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뉴욕시가 부과한 양도세는 50만 달러이상의 거래에 대해서는 매매가의 2.625%를 부과한다는데 따른 것이며, 2429만 달러는 매매가 9억 2534만 달러의 2.625%와 정확히 일치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하나금융 측이 빚을 면제해 주는 대신 액면가 약 9억 달러 상당의 토지소유권을 넘겨받은 것이지만, 9억 달러라는 것은 명목상의 금액이며, 실제 부동산가치를 평가하면 이에 못 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나금융 측이 넘겨받은 토지소유권은 701, 7 애비뉴의 대지권, 즉 땅에 대한 권리로, 당초 매필드개발 등은 토지소유주에게 99년간 이 땅을 빌려서 42층 건물을 올린 것이다. 토지소유주는 지난 2018년 4월 27일 이 토지를 매필드개발 등에게 99년간 빌려줬으며, 임대계약에 따라 99년간 매달 정해진 임대료를 받게 되며, 만약 임대료를 내지 못하면 토지임대가 취소돼 건물사용이 불가능해 지는 구조이다. 하나금융 측은 지난 9월 28일 토지소유권을 확보한 뒤, 바로 다음날인 9월 29일 토지를 임대한 ‘20TSQ 프러퍼티 오너 유한회사’에 계약위반사항이 발생했다며 이에 대한 해결을 촉구했다.
현 임대자인 ’20 TSQ프라퍼티 오너 유한회사’는 당초 매필드개발 측에 건설자금등을 빌려준 프랑스 나티시스은행이 지분 백%를 보유한 업체이다. 즉 하나금융 측이 나티시스은행 측에 디폴트 경고를 보낸 것이다. 하나금융 측은 이 통보서에서 ‘현재 이 부동산에 호텔 등의 건립에 투입됐던 건설업체 및 자재업체 등이 총액 3900만 달러에 달하는 담보권 48건이 설정돼 토지소유주의 재산권이 침해되고 있다.
임대계약상 건물공사와 관련한 담보권설정 등은 모두 임대업체의 책임이므로, 이 통보를 발송한지 30일내에 이를 해결하지 않으면 임대계약을 취소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즉 토지 임대자가 30일내에 이 부동산에 설정된 48건의 빚 3900만 달러를 모두 갚고 담보를 풀지 않으면, 임대를 취소한다고 밝힌 것이다. 만약 토지임대가 취소되면, 이 토지위에 들어선 호텔 등 대형 건물은 사실상 사용이 불가능해진다. 임대계약 취소는 곧바로 대형건물의 영업중단을 의미하는 것이다.
3900만 달러 채무상환책임 공방전
당초 이 부동산 토지를 임대한 것은 매필드개발 등이지만, 매필드 등이 나티시스은행 등에서 빌린 돈을 제대로 내지 않음에 따라 뉴욕카운티지방법원이 지난 2021년 11월 12일 부동산 임대권 강제 경매판결을 내렸고, 이에 따라 지난해 1월 26일 강제 경매가 실시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경매에서 나티시스은행만이 유일하게 입찰에 응했고, 기존 채무를 모두 넘겨받고 현금 5천만달러를 지급하기로 하고, 토지임대권리를 획득한 것으로 드러났다. 본보가 뉴욕시 등기소 확인결과 나티시스은행측은 지난해 2월 24일 정식으로 소유권을 넘겨받았으며, 실제로 지급한 돈은 5671만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어쨌거나 나티시스은행도 매필드개발 등에 빌려준 돈을 회수하기 위해 경매를 통해 토지임대권리를 확보했고, 하나금융측은 지난해 9월말 토지소유권을 넘겨받은 것이다.
채권자들이 각각 토지소유주, 토지임대자로 바뀌었고, 이제 하나금융측이 채권자, 나티시스 측은 채무자의 처지가 된 것이다. 나티시스은행은 하나금융 측이 건축공사에 따른 담보 3900만 달러를 해결하지 않으면 임대계약을 취소할 것이라고 통보하자 이에 대해 강력하게 반발했다. 나티시스은행은 지난 10월 11일 하나금융 측에 보낸 서한에서 ‘현재 설정된 48건, 3900만 달러의 담보 대부분은 2018년부터 2020년에 설정된 것으로, 전주인인 매필드개발의 책임이다. 특히 나티시스은행은 지난 2022년 2월 토지임대권을 확보했기 때문에 그 이전에 발생한 채무를 갚을 의무는 없다. 따라서 이 담보를 해지하지 못하면 임대계약을 취소한다는 것은 터무니없는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이 부동산에 설정된 건축공사 관련 담보권을 확인한 결과, 올해 7월20일 소코텍사의 36만7천여달러, 지난해 4월 14일 트락텔의 6만여 달러 등 2건 약 43만 달러를 제외하고는 모든 채무가 나티시스은행이 토지임대권을 인수하기 이전에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건설공사와 관련한 가장 큰 채권자는 CNY컨스트럭션으로, 1933만달러에 달했고, 나빌러스타일이 343만여 달러, BACC빌더가 189만 달러로 드러났고, 나머지 채권액은 모두 1백만 달러이하로 밝혀졌다. 특히 나티시스은행은 하나금융 측에 이 같은 서한을 보낸 뒤 일주일만인 10월 18일 뉴욕 주 뉴욕카운티지방법원에 ’20 TSQ 그라운드코 유한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소송장 확인결과 피고의 주소는 ‘한국 서울 중구 을지로 66 하나금융그룹 21층 하나대체투자 부동산펀드 71호’로 드러났다. 나타시스은행이 하나금융 측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나티시스은행은 소송장에서 ‘나티시스은행은 20 TSQ 빌딩에 설정된 채무를 갚아야 할 책임이 없다. 하나금융측도 지난해 9월말 이 같은 사실을 알고 토지소유권을 확보했다. 따라서 법원이 나티시스은행은 채무상환책임이 없다는 선언적 판결을 내려달라’고 요구했다. 즉, 법원으로 부터 건축공사 관련 채무에 대한 상환의무가 없음을 인정받음과 동시에 임대계약 취소도 무산시키려는 것이다. 나티시스은행은 당초 토지임대계약서, 개발합의서, 하나금융 측의 임대계약취소통보서, 나티스스은행의 답변서 등을 증거로 제출했다. 이에 대해 하나금융 측은 지난 10월 26일 나티시스은행의 소송장 주장을 전면 부인했고, 나티시스은행은 지난 3일 이를 재반박한 뒤 재판부 판단을 기다리는 것으로 확인됐다.
15억 달러 매입…현재는 7억 달러에 불과
한편 이 부동산의 가치는 지난 2018년 4월 27일 기준 15억 3천만 달러, 지난 2020년 코로나19 당시는 10억 달러 때로 하락한 뒤 지난 2022년에는 일부 감정평가회사들이 7억 달러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평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텍사스소재 감정평가회사인 시투스AMC는 지난해 1월 26일자 감정평가서에서 이 빌딩의 가치를 최대 6억 7900만 달러로 평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호텔의 부동산가치는 2억 5700만 달러, 호텔 외 상가의 부동산가치는 4억 8백만 달러로, 이 부동산의 전체 시장가치는 6억 6500만 달러라는 것이다. 또 부동산가치 외에 영업가치 등을 포함한, 호텔의 가치는 부동산가치 2억 5700만 달러에, 가구 등의 가치가 1400만 달러인 반면 호텔의 비즈니스 가치는 0으로 산정, 전체 가치가 2억 7100만 달러로 평가됐다.
또 부동산가치를 포함한 상가의 가치는 4억 8백만 달러여서, 전체 가치가 6억 7900만 달러라는 것이다. 즉 부동산가치 6억 6500만 달러 외에 다른 가치는 호텔의 가구 등 1400만 달러 뿐이라는 것이다. 반면 베라시티밸류에이션의 지난해 1월 26일자 감정평가결과는 호텔 4억2100만 달러, 상가 6억 2600만 달러 등 10억 4700만 달러라고 평가했다. 이 부동산의 당초 채무가 6억 5천만 달러, 또 지난해 5월 5일 기준 채무가 7억 5천만 달러이다. 반면 현재 가치는 최소 6억7900만 달러에서 최대 10억 4700만 달러에 달한다. 따라서 부동산경기가 좋아진다면 부동산가치가 채무를 넘어서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 부동산을 팔아봤자 채무 변제도 힘든 실정이다. 한편 매필드개발 측은 지난 2020년 4월 29일 328만 달러, 2021년 2월 24일 2백만 달러등 약 528만 달러의 PPP지원을 받았고, 이를 모두 탕감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국민은행, 하나KEB은행, 농협은행은 지난 2018년 나티시스은행을 통해 1억 달러의 담보대출을 제공했으며, 이지스자산운용은 2억 달러, 에이아이파트너스는 3천만 달러, 하나대체투자운용은 1억 5천만 달러, 밀레니움마크자산운용은 1억 1천만 달러 등을 빌려준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투자자들의 투자액이 약 5억 9천만 달러 상당에 달하는 것이다. 하나대체투자운용은 2018년 5월 부동산펀드71호를 통해 5년 만기, 연리 5.1%로 1억 5천만 달러를 빌려줬으며, 올해 5월 5일로 만기가 돌아왔으나 매필드개발 측이 원금을 상환하지 못하자 토지소유권을 넘겨받고 채권회수에 나선 셈이다. 하나 측이 토지소유권을 확보함에 따라 임대 토지에 지어진 호텔 등은 임대권을 잃는다면 사상누각에 불과하다.
대표채권자였던 나티시스은행은 건물소유권을, 메자닌채권자인 하나 측은 토지소유권을 각각 확보, 한때 같은 편이었던 채권자들이 투자금회수를 위해 사생결단에 나선 셈이다. 하나 측이 생사여탈권을 진 것으로 평가되지만, 법원이 건설관련 채권의 담보설정에 따른 임대계약 취소를 인정하지 않는다면, 또 다시 혼란에 빠질 수 있다. 하지만 법원이 나티시스 측의 채무책임을 부정하더라도, 하나 측의 토지소유권은 사라지지 않는 만큼, 하나 측이 유리한 고지를 확보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