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한인사회 20여개 단체 ‘중국 탈북민 강제북송’ 반대 캠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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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탈북자 인권 개선 방안, 국제 사회와의 공조
◼ 현재 중국내 탈북민 40여 만명 두려움속 삶
◼ 유엔에서 중국에 탈북민강제북송 처음 거론
◼ 중국대상정례인권검토에서 탈북민문제지적

“강제북송 중단하라! 중단하라! 중단하라!”중국 정부의 탈북자 강제 북송을 규탄하는 시위가 LA평통(회장 이용태)과 LA지역 20여 한인단체들이 지난 19일(월)부터 23일(금)까지 연1주일 내내 LA 중국 총영사관(500 Shatto Pl. Los Angeles, CA 90020) 앞에서 개최했다. LA지역 평통과 20여개 한인단체들이 합동으로 일주일 동안 릴레이식 시위는 이번이 처음이다. 하루 시위가 아닌 일주일 연속으로 시위를 진행하는 이유는 더 많은 사람들에게 중국의 탈북자 강제북송을 알리고 탈북자 인권유린 실태를 알리기 위해서다. 당연히 중국 정부에게도 미국의 한인들의 목소리를 전하기 위해서다. 한편 현재 중국총영사관 앞에는 중국 당국으로부터 심대한 인권침해를 당하고 있는 ‘파룬공’ 수련생들이 올해 ‘파룬공 박해 25주년’을 맞아 연일 시위에 나서고 있다. <성진 취재부 기자>

올해 한국정부는 최초로 ‘북한이탈주민의 날’(7월 14일)을 제정하고 기념했다. 이번 LA평통과 함께 한 20여개 한인단체 시위대는 중국 정부가 목숨을 걸고 탈출한 탈북민들을 강제 북송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며 국제사회에 상황을 알리고 이를 개선시키기 위한 것이 이번 시위의 목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시위 참가자들은 자유를 찾기 위해 북한을 탈출하여 중국으로 간 탈북민들이 중국 당국의 비인권적 탄압으로 강제로 북송 당하는 처지로 북송을 당하면 그들의 목숨이 위협받고 있다며 미국과 세계여론에 호소하기 위해 강제북송 시위에 참가했다고 말했다.

이번 릴레이식 시위대는 영어와 한국어 그리고 중국어 등으로 된 팻말을 들고 ‘탈북자 북송을 중단 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번 시위 참가자들은 각자 영어와 한국어 그리고 중국어 등으로 된 팻말과 대형 프락카드를 들고 “중국 정부는 탈북자 북송을 중단 하라” “Save the Life North Korean Defectors” “CHINA, STOP! Sending back N. Korean Defectors” 등등의 구호를 외쳤다. 시위 참가자들은 “탈북자들을 북송하면 그들의 생명을 앗아가는 것과 똑같다”고 말하고, 제 3국이나 한국 아니면 미국으로 보내 줄 것을 촉구했다. 이들 시위 참가자들은 국제사회는 탈북민의 인권을 보호하고 생명을 구할 책임이 있다면서 우리는 이들을 구하기 위해 중국 정부에 강력히 목소리를 내야 하며, 더 이상의 인권 침해와 만행이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저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중국정부의 만행’ 규탄시위

지난 19일 첫날 시위에 참석한 이용태 LA평통 회장은 “더운 날씨에 시위에 참가한 평통 위원들과 동참한 한인 단체장들과 관계자 모든 분들의 노고에 감사한다”면서 “올해 처음으로 한국정부가 ‘북한이탈주민의 날을 정한 것도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첫날 시위부터 마지막 날까지 참가한 강용구 YMCA 이사는 “우리의 제일 큰 목적은 동포분들 여러분들이 한국분들 뿐만 아니고 아시안 뿐만 아니고 미국 시민들도 미국 국민들도 중국 정부의 이런 만행을 알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라고 말했다. 시위에 참여한 재미어머니봉사회의 티나 리 회장은 “중국 당국이 탈북자들에게 난민 지위를 인정해서 그들이 원하는 나라로 가도록 해주어야 한다”면서 “탈북자들의 고통을 생각하면서 시위에 나섰다”고 했다.

평통에서 통일기금 모금골프대회에서 총괄위원장으로 수고한 리처드 구 옥스포드부동산 대표는 “우리 한인 언론들이 한인사회의 목소리를 세계 여론에 알려주어 중국 당국이 국제법을 준수 하도록 해주기를 바란다”면서 “오늘 시위에 동참한 분들에게 감사한 마음이다.”라고 밝혔다. 과거 LA평통을 지낸 임태랑 전 회장은 불편한 건강에도 불구하고 더운 날씨에 첫날 시위에 동참 하면서 “우리 동포들인 탈북민들이 중국 땅에서 ‘강제북송’이란 억압 속에 지낸다는 것은 너무도 안타깝다”면서 “중국 당국이 우리 탈북민에게 자유롭게 살 수 있는 길을 열어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위 첫날부터 끝날까지 참가한 미주북한인권통일연대(회장 대행 현춘삼)소속의 최광혁 탈북민은 “우리 탈북민들의 인권을 위해 미주동포들이 한마음으로 나와 우리의 목소리를 대변하여 주니 새삼 감사한 마음이다”면서 “탈북민들이 강제 북송 당하면 그 처벌은 우리가 상상도 할 수 없는 가혹하다”고 말했다.

최씨는 지난 2017년 3월 LA에서 북한망명정부준비탈북민연합을 설립하기도 했는데 북한의 지하 교회를 남몰래 운영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 20년 동안 여러나라와 협력하여 망명정부를 설립하기 위해 여러 선배 탈북자들과 한국, 미국, 유럽, 중국 그리고 러시아에서 망명정부를 만들기 위해서 열심히 노력해 초대 망명정부 수반을 맡기도 한 인물이다. 지난 23일 금요일, 1주일 릴레이 시위 마지막 날에는 LA평통 위원들을 포함해, AKUS한미연합회 LA, 미주3‧1여성동지회, 재향군인회 등으로 포함한 회원들이 참가했다.

시위 마지막 날에 참가한 심진구 목사(AKUS한미연합회 LA 부회장)는 큰 목소리로 “중국 정부는 강제 북송을 즉시 중단하라!”라고 외치며 시위를 이끌기도 했다. LA평통과 시위 참가 단체들은 앞으로도 정기적으로 ‘강제북송반대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펼치기로 했다. 한편 이번 시위에 참가한 공동 주관 단체는 다음과 같다. LA민주평통, 자유민주통일미주연합, 재향군인회미서부지회, 재미해병대전우회미서부연합회, 월남참전동지회, 건국대통령이승만기념사업회, 미주박정희대통령기념사업회, 재미어머니봉사회, 남가주함경남도도민회, NKIA탈북민선교회, 미주북한인권통일연대, AKUS한미연합회, 남가주이북5도민회중앙회, 그레이트코리아, 해외교민청, 성시화운동본부, 미주3‧1여성동지회, 한미맥아더장군기념사업회, 한미동맹강화재단, NKRSAUS, 고엽제전우회미주지부 등이다.

20여 한인단체 합동 시위 캠페인

한편 유엔 인권이사회가 개최한 중국에 대한 4차 보편적 정례인권검토(UPR)에서 한국정부가 중국의 탈북민 강제 북송 문제를 최초로 거론했다. 윤성덕 주 제네바 한국대표부 대사는 올해 1월 23일 유엔 제네바사무소에서 열린 중국의 ‘보편적 인권 정례검토’(UPR) 절차에서 중국에 대해 “탈북민을 포함한 해외 출신 이탈자들에 대한 적절한 보호를 제공하길 권고한다”고 촉구했다. 윤 대사는 이날 각국에 주어진 45초 발언권을 통해 “중국 이 강제송환금지 원칙과 같은 관련 국제 규범을 존중하고, 1951년 난민 지위에 관한 협약(유엔 난민협약)을 이행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추가적인 난민법 채택을 고려할 것을 권고한다”고 밝혔다.

한국정부가 중국을 대상으로 한 UPR에서 탈북민 인권을 직접 거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는 이날 발언에 앞서 이달 초 중국에 제출한 서면질의에서도 탈북민 보호와 국제인권규정 준수를 촉구한 바 있다. UPR은 유엔 회원국 193개국이 정례적으로 자국 인권 상황과 권고 이행 여부 등을 회원국들로부터 심의 받는 제도로, 중국의 UPR은 이번이 4번째다. 한국은 2018년 3차 중국 UPR에서는 탈북민 관련 질의를 하지 않았고, 2013년 2차 UPR에서는 강제송환 금지 원칙 준수 등 난민 보호 문제를 언급했지만 북한을 명시적으로 거론하지는 않았다. 정부가 이번에 달라진 태도를 보인 것은 북한 인권 문제에 적극적으로 문제 제기를 해온 윤석열 정부의 대북 기조를 유지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앞서 올해초 국무회의에서 탈북민 보호를 위한 국제사회 공조 노력을 강화할 것을 지시한 바 있어 정부가 이날 UPR에서 이 문제를 언급할 것임을 시사하기도 했다.

또한 탈북민 강제 북송에 대한 국제적 관심과 우려가 높아져 당사국인 정부가 더 이상 이 문제를 외면하기 어렵게 됐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특히 탈북 여성 인신매매, 강제결혼 등 탈북여성에 대한 인권 침해와 가족과 분리돼 북송되는 현실이 국제사회에 공론화되면서 탈북민 문제는 국제사회에서 중요한 인권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이날 UPR에서도 한국 외에 영국과 체코가 탈북민 강제 북송을 중단할 것을 중국에 촉구했다. 하지만 중국은 일부 국가가 근거 없이 정치적 목적으로 중국을 비난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북한을 포함해 베네수엘라 등 ‘비동맹 운동’ 회원국들도 중국의 인권 정책을 옹호했다. 중국 대표단은 이날 회의에서 이날 자국 인권 보호 수준이 크게 발전했고 국제적 인권교류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다고 주장하면서 “기본 공공 서비스에 대한 더욱 공평한 접근을 보장하고 평등한 인권 향유를 촉진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탈북민 보호와 국제인권규정 준수 촉구

북한주민들의 탈북은 주로 중국을 통해 이루어져왔다. 그 이유는 지리적으로 북한 국경의 대 부분 이 중국과 접하고 있어 접근의 용이성이 있었고, 중국 접경지역에는 조선족 자치주가 있어 북한의 친척들이 거주하고 있는 등 정서적, 언어적 편리성이 있었기 때문이다. 현재 대다수 탈북자들은 조선족 자치지역을 중심으로 동북 3성 혹은 도시지역에 체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탈북의 규모는 북한과 중국의 탈북자 정책, 즉 탈북자의 수색, 체포, 강제 송환 등에 의해 영향을 가장 많이 받아왔다. 중국정부는 탈북자에 대해서 시기별로 집중단속과 묵인 완화(일종의 수수방관) 정책 등을 반복해 왔다. 연례적인 특별단속 기간이 지나면 단속이 완화되는 경향을 보이기도 했으며, 특별한 시점에서는 수색이 강화되기도 했다. 이는 중국의 탈북자 정책이 일관성이 있었다고 보기 보다는 중국의 한반도 정책 즉 한국과 북한과의 관계 설정 등 상황에 따라 결정되는 경향이 짙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북한 최고 지도부의 방문이 있은 후에는 북한의 입장을 고려, 강제송환 인원규모를 늘리고, 중국내 체류 중인 탈북자에 대한 단속을 강화했다. 반면, 한국과의 원만한 협력관계를 위해서도 제3국을 통한 한국행에 대해서는 묵인하는 태도를 취하기도 했다. 재중 탈북자의 규모에 대해서는 정보의 제한으로 인해 체계적이고 정확한 실태 파악이 어려운 상황이다. 탈북자에 대한 접근을 불허하는 중국정부 입장으로 인해 공개적이고 체계적인 조사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은 현재로서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규모의 측정은 간접적인 방식(주로 민간단체와 관련한 연구자들의 비공식적인 정보 수집)에 의존해 이루어지고 있는 수준에 불과하다.

대체적으로 탈북자 수가 1990년대 말까지 급증하다 2000년대 들어 점차 감소하는 추세라는 데 의견의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 1990년대 대략 그 규모는 적게는 10만 명에서 많게는 40만 명까지 추정된 바 있으며,5 2000년 이후 그 수가 급격이 감소해서 최근에는 1만~5만 명 사이의 탈북인구가 중국에 체류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중국은 자국의 이해가 반영된 한반도 정책과 탈북자 문제를 연동시키는 정치적 접근을 해왔다. 이 접근의 핵심은 한반도의 현상유지와 남과 북 모두에게서 전략적 이익을 챙기는 것이었다. 최근 중국의 탈북자 문제에 대한 강경한 입장도 중국에게 북한의 전략적 가치가 높아졌기 때문에 정치 분석가들은 보고 있다.

일부 탈북자 한국으로 보내기도

특히 미국의 아시아 회귀 이후, 중국의 부상에 대한 미국 및 주변국들의 경계가 강화되면서, 세력 균형 차원에서 중국에게 북한체제의 안정적 지속은 주요한 국가이익의 범주에 포함되게 되었다. 더구나 김정은 정권의 불안정성도 매우 높은 상황이었다. 이 때문에 중국은 탈북자 문제를 국제 사회 일원으로서의 책임보다는 자국 이익의 측면에서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은 탈북자 강제송환 문제를 국제법, 국내법 그리고 인도주의 원칙에 따라 해결하고 있다고 자국의 입장만을 반복하면서 한국 및 국제사회의 요구를 묵살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리고 일정 부분 부담을 회피하는 차원에서 한국과 북한 사이에서 정치적인 상황에 따라 강제송환 카드를 꺼내들기도 하고, 일부 탈북자의 한국행을 허용하는 등의 정치적인 제스추어를 부리기도 한다. 이러한 중국의 행보에 대하여 중국의 국제 사회에 대한 책임을 느끼도록 한국의 국내적인 입장과 원칙 정립, 정부와 시민 사회의 전략적 연대, 현실적이고 단계적인 탈북자 인권 개선 방안, 국제 사회와의 협조, 그리고 중국과의 전략적 공간 확대 노력 등을 담아내는 정책 방안이 모색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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