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A한인회 37대 회장 선거 12월 7일 실시 공지
◼ ‘7인 선거관리위원회’구성 11월 6일 후보 등록
◼ 후보공탁금 5만 달러, 경선 시 추가로 8만 달러
◼ ‘한인회장은 무보수 봉사직’으로 정관 개정했다’
2025년부터 임기가 시작되는 제 37대 LA 한인회장 선거가 오는12월 7일로 공지됐다. LA 한인회(회장 제임스 안)는 37대 회장 선거를 위한 정관개정위원회가 4차례 회의를 거쳐 수정안을 이사회에 보고하고 지난 16일 이사회에서 정관 및 선거규정 최종 개정안에 대해 인준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37대 한인회장 선거일이 12월 7일로 정해졌다. 선거 일정을 보면 10월 23일 부터 25일까지 한인회장 예비후보들을 대상으로 후보자 등록서류를 배부하며, 후보자 등록은 11월 6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진행된다. 하지만 한인회 정관과 선거규정은 현실과 너무 동떨어진 부조리한 조항들이 너무나 많다는 것이 한인사회 중론이다. <성진 취재부 기자>
LA 한인회에 따르면 선거관리위원회는 정관 및 선거규정에 의거 LA 한인회 내부인사 3명, 외부 인사 4명 등 7명으로 구성됐다. 내부인사는 임동묵, 진 최, 최순환 이사이며, 외부인사는 김용호 남가주한인외식업연합회 회장, 김준배 광복회 미서남부지회장, 샘 신 남가주기독교회협의회 수석 부회장, 진달래 앤더슨 멍거 YMCA 사무국장 등이다. LA 한인회는 또 선거 규정에서 경선 비용이 조정돼, 후보 등록비는 5만 달러로 전과 동일하지만, 복수의 입후보가 나와 경선이 치러질 경우 후보들이 추가로 내야하는 비용이 기존의 10만 달러에서 8만 달러로 하향 조정됐다. 사실은 이 조항들이 처음부터 개정되어야 하는 것이었다. 37대 선거 일정이 공표되면서 누가 후보로 출마할 지도 관심사인데, 후보자 등록서류 배부가 시작되고 마감되는 11월 6일에는 알려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까지 일부 언론에서 거론한 후보군들은 현재 LA 한인회의 영 김 이사장, 스티브 강 수석부회장, 에밀 맥 수석부회장, 로버트 안 이사 등이 거론됐다. 하지만, 이 중에서 본인이 직접 출마 의사를 밝힌 예비 후보는 21일 현재까지 없는 실정이다. 한편 이들 4인 거론 후보들 중에서 스티브 강 수석부회장이 출마를 두고 고심하고 있다고 알려져 왔는데, 최근 LA시 중요 위원회인 공공사업위원회의 커미셔너로 임명되고, 오는 11월 LA시의회 인준 절차를 남겨놓고 있어 한인회장 출마에 대하여 법적인 문제를 신중하게 검토한다고 스티브 강 수석부회장과 가까운 인사가 지난 22일 전했다. 한편 한인회는 현행 정관과 선거규정을 일부 개정했다고 밝혔는데, 아직도 미비한 점이 많다.
한인회는 지난 9월 24일 임시 이사회를 통해 정관개정위원회(진최-위원장, 정희님, 양학봉, 헬렌 김, 최순환 이사)가 구성되었고, 4차례의 회의를 거쳐 수정안을 이사회에 보고, 지난 16일 개최된 이사회에서 정관 및 선거규정 개정안에 대해 인준하였다고 밝혔다. 한인회 측은 기존 정관에서는 큰 변화는 없고, 표현이 어색한 부분, 의미가 확실치 않은 일부 조항들을 개선하였다고 밝혔다. 선거관리규정에서 역시 큰 틀에서 변화는 없다며 차기 37대 선거 일정을 확정하였고, 선거비용을 줄이기 위해 예상지출을 검토하여 기존의 경선 추가비용 10만불을 8만불로 인하 하였다. 회장 후보자 등록금은 5만불로 기존과 동일하며, 지난 선관위에서 허가한 후보 예정자의 온라인 방식의 기금 모금에 대한 규정을 신설하여 추가하였다고 밝혔다.
매 2년마다 되풀이 한 정관 개정
LA한인회는 지난 2012년 이후 거의 매 2년 마다 정관과 선거규정을 개정해왔다. 왜 이처럼 자주 정관과 선거 규정을 개정해왔는가? 항상 기존의 정관이 미비했기 때문이다. 즉, 코로나 때문에 선거 규정을 바꾸어야 했고 그 때문에 선거 일정이 변경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본질적인 정관 개정은 엄두도 못냈다. 가장 본질적인 문제는 현행 정관은 한인회장 선거가 직접선거 제도인데, 이제는 시대도 많이 변해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 직접선거는 시대성에도 부적절하고 효울성 면에서도 이득이 거의 없다. 한마디로 직접선거는 우선 많은 비용이 들어간 만큼 그에 따른 효울성이 거의 없다. 현행 정관으로 직접선거를 치루려면 유권자 등록을 해야하는데, 미국의 대선에서도 유권자 등록이 높지 않으며, 특히 한인들의 재외국민 투표율을 보면 잘알 수가 있다.
그동안 여러 한인회장들도 이런 점들은 이해하여 왔지만 자신들 임기중에 직접선거를 간접선거로 개정하는 문제에 대하여 심각하게 고려하지 않았다. 지신들의 임기만 잘 채우면 된다고 생각했으며, 미래의 한인사회를 꿈꾸는데 관심을 두지 않았다. 한 예를 보자. 지난 4월 총선을 두고 중앙선관위에서 추정한 LA총영사관 관할 지역, 남가주와 네바다주, 애리조나주, 뉴멕시코주에 거주하는 재외선거권자는 17만 7000명이었다. 이 가운데 3.8%인 6736명이 당시 재외선거에서 투표를 하겠다고 신청을 했고, 실제로는 투표율이 100%가 되어도 전체 추정 유권자 대비 투표율은 4%가 안 되는 것이다. LA한인회 정관에 따르면 ‘회원은 LA카운티 내에 거주하는 한인으로 구성한다’로만 되어 있다.
그런데LA한인회가 회장 선거를 하는데 유권자 등록을 하라고 공지하면, 과연 얼마나 많은 한인들이 자진하여 유권자 등록을 어느정도 할까? 어느 누구도 답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미국 시민권자인 한인들을 대상으로 유권자 등록 캠페인을 죽어라 벌려도 아주 힘든 현상이다. 그런데 LA한인회장 선거에 나와서 유권자 등록을 하라고 해도 마이동풍일 경우가 십상이다. 그러면 과거 한인회장 선거는 어떻게 했을까. 지금으로부터 18년 전인 2006년 LA한인회장 직접선거가 기록상으로는 마지막 직접 투표했던 선거였다.(별첨 특집 한인회 선거-2 참조). 당시 4명의 회장 후보가 출마했는데, 유권자 등록 수가 무려 8만 여명에 가까웠다. LA한인회 60여년 역사에서 선거 유권자 등록 최대 기록이었다.
하지만 유권자수는 실제로 5만명도 아닌 4만 5천명 정도였는데 이것도 추산치였다. 하여간 당시 4명의 후보자들이 자신들에게 표를 찍어 달라고 유권자 등록을 대산 받았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유권자 등록비를 대신 내주고, 유권자들을 끌어 모우는 선거 운동원들에게 돈을 주었기 때문이다. 우여곡절 끝에 당시 투표장에 나온 동포수는 8,061명이었다. 18년이 지난 오늘날 LA카운티에 거주하는 한인 동포들에게 유권자 등록을 하라고 하면 과연 몇 명이나 자진하여 등록을 할지 어느 누구도 말할 수 있을가 의문이다. 그러니 후보자들이 돈을 뿌려 유권자 등록을 시켜야 하는데, 과연 지금 세상에 그렇게 돈을 뿌리고 한인회장에 나설 사람이 있을까 의문이다. 2006년 당시 4명의 후보들이 뿌린 돈이 100만불이 넘었다는 소리가 나왔었다. 지금 생각하면 ‘미친 짓’이었다.
2006년 선거판에 뿌려진 돈이 100만불
이번에 정관 개정에서 회장 후보자 등록비가 5만 달러로 변함이 없다고 한다. 과거에는 1세대 후보자들은 한인회에 후원하는 셈치고 5만 달러 등록비를 선뜻 지불했다. 이제는 한인회장도 2세 세대가 봉사하는 시대가 되었다. 그런데 오늘의 2세 세대들이 한인회 회장 후보 등록비 5만 달러를 어떻게 생각할까. 아마도 많은 2세들은 ‘미친 짓’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LA한인회는 지난 2020년 당시 제 35대 한인회장 선거를 앞두고 직접 투표와 우편투표를 병행하는 선거 제도로 개정했다. 명분은 코로나 재난으로 야기된 환경에서 한인회도 미국식 선진제도로 탈바꿈하여 LA유태인연맹과 같은 단체를 따라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새로 개정된 정관과 선거관리규정은 곳곳에 불합리한 규정들이 나타났다.
당시 선거관리 규정에서 가장 논란이 되는 사안은, 2명 이상 경선일 경우 회장 후보의 공탁금과 추가로 선거비용 10만 달러로 도합 15만 달러라는 미주 한인회 역사상 전무후무한 거액을 후보 자들이 납부하도록 한 조치이다. 전세계적으로도 유일하다. LA한인회장 선거에서 공탁금이 5만 달러라는 조항에 대하여 과거 LA법원의 한 판사는 ‘웃기는 이야기’라고 지적해 논란이 되기도 한 주제이기도 한다. 한인회장 후보자들이 선거관리 위원회의 제반 비용은 물론 직접선거를 위한 3개 지역 투표소 설치 관리 비용 그리고 선거를 위한 우편투표에 관련된 제반 비용까지를 부담해야 한다는 규정은 상식적으로도 이해하기가 힘들다.
LA한인회가 당시 35대 회장선거를 위한 예산(안)을 총 22만 달러로 계상했는데, 그 중에는 선거 관리위원회 7인 위원의 식대 5,000달러도 있는데, 이런 비용까지 후보자가 부담해야 한다는 문제에 대하여 과연 LA지역 동포들이 수긍을 할런지 의문이었다. 한편 당시 선거에서 회장 후보에 나서려던 크리스 김 NASA(미항공 우주관리국)스페셜 에이전트는 당시 본보에 보낸 기고문에서 “엄청난 후보 등록금과 추가 선거 비용 등 도합 15만 달러에 한인 회장 후보에 나서려던 꿈을 접었다”고 밝혔다. 이런 엄청난 공탁금과 추가 선거비용 규정들이 과연 캘리포니아주 비영리 단체 관계법에서 정당한 행위가 되는지도 의문이었다.
그리고 선거 비용이라는 것은 한인회장 선거를 위한 우편투표나 직접 투표를 위해 들어가는 비용인데 이런 선거비용을 후보자가 부담해야 한다는 것이 비영리 단체 임원 선거에 부합되는 것인지도 문제이다. 지난 2020년 당시 한인회 이사회에서 의결된 개정 정관은 이번에도 개정되지 않았는데, LA한인회의 대표는 1인이 아니고 2인으로 되었다. 제3장 2조 1항에서 “이사장은 회장과 함께 본회를 대표한다”라고 했는데, 이는 매우 불합리하고 부적절한 정관 규정이다. 이 조항은 앞으로 두고 두고 논란이 될 조짐이다.
후보자들에게 5만불 공탁금은 “족쇄”
정관에서 LA한인회의 회장은 직선제로 선출되는 자리이고, 이사장은 단순히 “첫 이사회나 연차회의에서 선출한다”(4조 2항)로 되었는데 이 같은 회장과 이사장 선출 자체가 격이 다른데, 두 자리가 모두 한인회의 대표라고 규정한 것은 불합리한 규정이다. 한인회 회장과 이사장이 동등한 대표성으로 규정하려면 그에 적법한 규정을 제정해야 할 것이다.
한편 이번에도 선거관리규정(제5조 2항 7)에는 “후보자는 선거과정 및 선거결과에 대해 선관위 또는 선거관리위원, 그리고 한인회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지 않는다”로 규정했는데 이런 규정도 불법이다. 이는 미합중국 헌법에 위반이며, 캘리포니아주 헌법에도 위법이다.
후보자는 선거 전후 과정에 대하여 자신의 권리가 침해당했을 경우 미 헌법 규정에 따라 소송할 권리가 주어진다. 또 관련 선거 규정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득이 소송이 발생할 경우, a) 소송은 당선자와 탈락자 또는 중도 탈락자 간의 문제로 선거관리위원회, 선거관리위원, 한인회는 소송에 관한 책임이 없다. c)패소 판결전까지 당선자, 선관위, 선관위원 또는 한인회로 청구된 모든 법정 비용은 차기 한인회가 감당한다.”로 되어 있는데 이것도 잘못이다. LA한인회장 선거는 LA한인회가 집행하는 업무이기에 선거 소송에 책임이 없다는 규정도 불합리 한 것이다. 그리고 법정 비용도 선거를 집행한 해당 한인회가 책임을 져야지 차기 한인회가 감당한다는 것도 불합리한 것이다. 문제가 있다면 법원에서 판결할 것이다.
그리고 후보자들의 선거운동을 공정하게 한다는 구실로 선거관리 규정(제11조1항)에 “입후보자 및 선거운동원은 선거운동에 있어 25인 이상의 모임에 참석하는 경우 반듯이 사전에 선관위에 이를 통보하고 승인을 받아야 한다. (즉, 단체, 친목회, 동창회, 노인아파트 개별방문, 기타 유사한 모든 모임)”으로 규정했는데, 이런 규정들이 캘리포니아주 비영리단체 공법에 합당한 것인지도 문제이다. 만약 후보자가 선관위에 통보를 했는데 승인 여부를 밝히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가? 이처럼 선거관리 규정들이 선관위의 입장만을 강조하고 후보자들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는 선거 규정들은 비영리단체 규정에도 부합되지 않는다.
이런 규정에 대해 한인사회에 한 법조인은 “과거 한인회 선거 부정 사례를 볼 때 이런 걸 트집삼아 마음에 안드는 후보를 탈락시키려는 것일 수도 있다”고 꼬집었다. 다시 한번 후보자 등록비 5만 달러 부당성을 제기하면서 한국의 공직자 선거 후보자들이 기탁해야 하는 비용을 소개한다. 대한민국 대통령 후보로 나서고자 한다면 법으로 정해진 기탁금이 3억원(미화 약 21만 달러)이다. 시장이나 도지사 선거에 나서려 5천 만원(미화 약 36,500 달러)이다. 그리고 국회의원 선거에 기탁금은 1천 5백 만원(미화 약 1만 900달러)이다. 한국으로 치면, LA한인회장 기탁금(등록금 5만 달러)은 대통령 다음으로 많은 액수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