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공개] 78년 역사 검찰 해체는 자업자득 검찰의 이화영 회유 녹취록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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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플리바게닝 시스템 없는 본국 검찰의 오래된 못된 버릇
◼ 검찰 “이재명이 주범이 되는 자백이 있어야 한다” 겁박
◼ “이화영에게 이재명에 대해, 노골적인 거짓 진술 강요”
◼ 쌍방울 김성태의 조사실 연어 술 파티도 사실일 가능성

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 수사 과정에서 박상용 검사가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측을 회유하려 한 정황이 담긴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이재명 대통령을 기소하기 위한 검찰의 무리한 수사가 도마에 올랐다. 없던 죄도 만들기 위해 주변 인사들을 압박하거나, 일종의 플리바게닝을 통해 자백을 받아내는 방식은 검찰의 오랜 관행이다. 본국의 사법제도에는 플리바게닝이란 제도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검찰은 암암리에 플리바게닝을 활용해 수사를 유리하게 이끌어왔다. 본지 발행인도 과거 검찰의 정치 수사에 엮여 조사를 받을 때, 비슷한 방식으로 회유와 압박을 받은 적이 있는데 이런 관행이 오늘날의 검찰이 없어지는 데 있어서 결정적 역할을 했다. 문제는 이번에 그 대상이 현직 대통령이란 점에서 파장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이런 상황에서 공개된 녹취는 당시 검찰과 변호인 간 접촉 과정에서 오간 대화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검찰이 이화영 전 부지사의 진술을 토대로 사건을 규명하고, 이재명 대표의 관여 여부까지 수사를 확대하던 시점에서 나온 발언이기 때문이다. 특히 녹취에는 ‘법정까지 유지될 진술’, ‘주범‧종범의 자백’과 함께 보석‧영장 여부까지 언급되면서 플리바게닝을 연상시키는 대목이 포함돼 있다. <리차드 윤 취재부 기자>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과 관련해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측 변호인이었던 서민석 변호사가 지난 29일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함께 박상용 검사와의 통화 녹취를 공개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공개된 녹취에는 △“법정까지 유지될 진술이 필요하다” △“이재명 씨가 주범이 되고 이 사람이 종범이 되는 식의 자백이 있어야 한다” △“보석이나 추가 영장 여부도 가능해질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이 포함됐다.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은 쌍방울그룹이 북한에 거액을 송금하는 과정에서 해당 자금이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의 방북 비용 등을 대납하기 위한 것이란 의혹을 둘러싸고 수사가 진행된 사건이다. 검찰은 이화영 전 부지사가 이를 주도하거나 관여했다고 보고 기소했다. 또 이재명 대표에 대해서도 사건 관여 여부를 두고 수사를 이어왔다. 반면 이화영 전 부지사 측은 진술 번복 등을 거치며 검찰 수사 과정의 적절성 문제를 제기해 왔다.

녹취록에 드러난 진실

이를 두고 더불어민주당은 검찰이 특정 결론을 전제로 진술을 유도한 것 아니냐며 ‘조작기소’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국민의힘과 박상용 검사 측은 “변호인 측 요구에 대한 설명 과정이 일부만 공개된 것”이라며 ‘짜깁기’라고 반박했다. 그러자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 기소 의혹 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소속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3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 검사가 변호인을 이용해(이 전 부지사)회유를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며 녹취를 추가로 공개했다. 다음은 본지가 녹취록 일부를 쟁점별로 정리한 내용이다.
먼저 진술 번복 인지 관련이다.

서민석: 시간을 좀 주세요. 왜냐하면 저도 이게 지금…
박상용: 힘드신 거 저도 알아요.
서민석: 그러니까 결정을 어떻게…아니 왜냐하면 이제 이거는 솔직히 법조인끼리 하는 말인데, 에! 예. 완전히 제가 만약에 이걸 인정하는 순간 완전히 호구짓(또는 병신짓)한 거 아니에요, 내가?
박상용: 아니 그건, 그건 아니시죠. (이화영 부지사가)이미 열흘쯤 전(6월 초순경)에 진술하겠다는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이화영 전 부지사는 기존에 “쌍방울의 대북송금은 경기도와 무관한 독자적인 사업이었다” 며 이재명 당시 지사와의 관련성을 전면 부인해 왔다. 그러다 2023년 6월경, 검찰 조사에서 “쌍방울이 방북 비용을 대납한다는 사실을 이재명 지사에게 보고했다”는 취지로 진술을 바꾼다. 녹취록에서 서민석 변호사와 박상용 검사가 나누는 대화의 핵심은 “변호인도 모르는 사이에 진술이 이미 바뀌었는가?”다. 변호사는 녹취에서 내가 만약 이걸 인정하는 순간 완전히 호구짓(병신짓)한 거 아니냐”고 말한다. 즉, 자신의 의뢰인인 이화영 전 부지사가 자신과 상의도 없이 검찰에 진술을 바꿨다는 사실에 당황한 기색을 보인 것이다. 이에 박 검사는 “이미 열흘쯤 전(6월 초순)에 진술하겠다는 이야기를 했었습니다”라고 답한다. 이는 이 전 부지사가 변호인을 통하지 않고 검찰에 직접 “입을 열겠다”라는 신호를 미리 보냈음을 시사한다.

검찰의 사건 거래 증거

서 변호사는 녹취록이 검찰의 ‘사건 거래’ 증거라고 주장하고 있다. 다음은 그 대화의 일부분이다.

서민석: 어차피 좋다 그러면, OOO사건도 묻어주고…
박상용: OOO사건은 어떻게 묻어줘요? OOO이 지금 갖고 있는 OOO자체에 있는 거 그런 거는 당연히…
서민석: 그렇게 간다고 한들, 당신이 제3자 뇌물로 가는 순간 당신은 그거 지금보다 더 죽는다, 라는 얘기를 했어요.

녹취록에서 서 변호사가 특정 사건(주로 이화영 전 부지사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 등 추가 비리)을 언급하며 ‘묻어달라’는 취지의 말을 하고, 박 검사가 이에 응답하는 대목이다. 민주당은 검찰이 이화영 전 부지사의 다른 약점(추가 기소될 수 있는 비리 사건들)을 들춰내어 “이재명에 대해 불면 이 사건들은 안 건드리겠다”고 회유한 결정적 증거라고 본다. 또한 서 변호사는 녹취에서 ‘제3자 뇌물죄’로 기소되면 형량이 매우 높아지니, 상대적으로 형량이 낮은 ‘방조범’ 등으로 가야 한다는 취지의 대화가 오갔다고 주장한다.

사면 및 정치적 해법 관련

이화영 전 부지사의 사면에 대해 박 검사가 상의하는 모습도 담겨 있다.

서민석: 이분(이화영)과 나의 안 중에 하나는 ‘그냥 죽어버리자’(진술하지 말고 버티자)…
박상용: 죽으면 나중에 다 알아서 살려주지 않겠냐, 그거는 정말 제가 볼 때는 아닌 것 같은데.
서민석: 아니, 어떻게 될지 모르는데…
박상용: 자기 비리를 알고 있는 사람을 어떻게 사면해 줍니까?…그리고 지금 그렇게 할 거면 당(민주당)에서 나서서 해줘야죠. 그래야 당에서 나서서 이렇게 했는데 그때 안 됐으니까 이건 정치적 사건이다, 이렇게(명분이)되겠죠.
서민석: 그러니까 이제 이재명에 대해서 배신을 안 하면…
박상용: 아니 그러면 그걸 약속을 거기(당)서 받으셔야죠. 그걸 받아주셔야죠.

이외에도 박 검사는 2023년 5월 25일 이 전 부지사 측 변호인 서민석 변호사와 통화하면서 “진짜 어려운 부탁인데 내일 이 부지사를 한 번만 봐주시면 안 되겠습니까”, “잠시라도 와서 얘기를 들어주면 안 되겠습니까”라고 말했다. 이어“부인했을 경우에는 10년에서 시작하는 거 아니냐”며 “대안을 제시해야 하지 않겠나. 만약에 방조까지 해서 2년 6개월까지 최대한 간다고 하더라도… 근데 그게 아니라 생짜 부인을 해서 지금 입장으로 계속 간다 그러면 저희는 뭐 한10년 이상 구형을 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밖에 박 검사는 한명숙 전 총리의 이름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당의 입장 자체가 개인 비리라는 건데 당의 입장 자체라도 바꿔야 될 거 아닌가”, “한명숙과 같이 돼도 사면이 안 되는 판에 이재명 씨랑 잘 아는 사이도 아닌데 그게 된다는 게 글쎄”라고 말했다. 이러한 정황들은 단순한 일정 조율이 아닌 검찰이 원하는 조건이나 방향을 피의자에게 전달해달라고 설득해달라는 취지로 읽힌다. 이보다 앞서 공개된 녹취록에서는 박 검사가 “이재명 씨가 완전히 주범이 되고, 이 사람(이화영)이 종범이 되는 식의 자백이 있어야 저희가 그것을 할 수 있다”고 말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에 박 검사는 ‘변호인의 선처 요구가 먼저 있었고, 공개된 녹취가 전체 맥락을 무시하고 유리한 부분만 잘라낸 짜깁기’라는 취지로 반론에 나섰다. 이날 전 의원의 추가 녹취 공개는 이에 대한 재반박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검사실 ‘연어·술파티’의혹 아닌 사실

해당 녹취록 속 대화의 맥락을 이해하려면 이른바 ‘연어·술파티’ 의혹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법무부가 ‘이 전 부지사와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이 수원지검에서 조사를 받으며 박상용 검사 등과 연어초밥을 먹고 김 전 회장 등이 소주를 마신 정황을 확인했다’면서 지목한 날짜가 5월 17일이다. 녹취록 속 통화는 8일 뒤인 5월 25일에 이뤄졌다. 현재 박 검사 측은 연어·술파티 의혹 자체를 부인하고 있다. 전 의원의 설명과 언론 보도 등을 종합하면, 그동안 대북송금 사실을 모르고 이재명 당시 지사와의 연관성을 부인해오던 이 전 부지사는 연어·술파티 의혹이 불거진 5월17일 이후에 진술 태도가 바뀐다.

“김성태 전 회장이 북한의 요청에 따라 대북송금을 했다는 얘기를 들었다”, “이재명 지사에게 김 전 회장이 이 지사에게 도움을 주려고 노력했다고 말씀드린 적 있다고 기억하고 있다. 이 지사는 ‘맞다’고 말한 것 같다”라는 자필진술서를 이틀 뒤인 5월 19일 검찰에 제출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와 관련해 5월 22일 구체적 진술을 하겠다고 밝혔던 이 전 부지사가 답변을 계속 미뤘고, 5월 24일 조사에서도 ‘변호사와 접견해 상의할 시간이 필요하다, 구체적 조사는 5월 26일에 받겠다’고 했다. 이재명 당시 지사가 대북송금을 인지했는지와 관련해 명확한 증언이 나오지 않는 가운데, 이 전 부지사가 진술하겠다고 밝힌 시점의 바로 전날인 5월 25일 박상용 검사가 서민석 변호사에게 연락해 다급한 목소리로 부탁한 것이 바로 위의 통화 내용인 것이다.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 공동소장, 백은종 서울의소리 대표, 이희성 ‘검사를 검사하는 변호사모임’ 공동대표 등 시민단체는 이날 박 검사를 ▲무고 ▲직권남용 ▲모해위증교사 ▲독직폭행 및 가혹행위 ▲공무상 비밀누설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공수처에 고발했다. 이들은 박 검사가 억지 기소를 위해 ‘이재명이 주범’이라는 허위 내용을 만들어내고, 구속 상태에 있던 이 전 부지사에게 이익을 조건으로 특정 진술을 유도해 이 대통령을 무고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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