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월초 뉴저지법원에 손배소…‘육아휴직 복귀 뒤 차별’
◼ ‘좌골신경통 호소하자 등받이 없는 의자에 업무배제’
◼ ‘편의 호소에 입사 때 설명한 개인 로펌 이유’ 해고
◼ FRB전산담당 한인도 휴가 중 짤려 7월 말 부당 소송
삼성전자 사내 변호사가 육아휴직에서 돌아온 뒤 건강이 악화해 ‘재택근무, 출근 시간 조정 등 편의 제공을 요청하자 갑자기 해고했다’ 라며 부당해고 소송을 제기했다. 이 변호사는 삼성전자 측이 좌골신경통을 호소하자 등받이도 없는 의자를 제공하고 모든 회의에서 배제하는 등 왕따시킨 뒤 표적 감사를 실시, 해고시켰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한인 남성은 미국 컴퓨터회사에서 연방준비은행 FRB의 전산 업무를 담당했으나, 병가를 내자 해고시켰다며, 부당해고 소송을 제기했다. 이 같은 사례는 대기업 근무 전문직 종사자들도 병가 등 정당한 권리를 행사하더라도 부당한 대우를 받을 수 있음을 잘 보여준다. <박우진 취재부기자>
누구보다도 법을 잘 아는 변호사도 부당해고 등에서 벗어날 수 없다. 병가를 낸다든지 자리를 비운다면 ‘책상 치워’를 당할 수 있고, 더 심한 경우 ‘방빼’로 이어질 수 있다. 지난 2023년 4월 뉴저지주 릿지필드의 삼성전자 미국법인[SEA]법무실에서 개인정보 및 계약 담당 업무를 담당했던 힉마트 샤베 변호사, 삼성전자에서 ‘억울하게 짤렸다’라며 지난 6월 8일 뉴저지주 버겐카운티지방법원에 삼성전자 미주법인을 상대로 부당해고 및 차별 소송을 제기했다. 샤베 변호사는 소송장에서 ‘지난 2023년 4월 삼성전자 미국법인에 입사한 뒤 올해 1월 16일 갑자기 해고됐다. 해고 사유는 노동법이 보장한 육아휴직, 병가 등에 비롯됐다.
병가 등은 정당한 권리 행사
지난 2025년 8월 22일부터 11월 22일까지 3개월간 육아휴직을 했으며, 다시 회사에 복직한 뒤 좌골신경통 등이 악화해 의자에 오래 앉아 있을 수 없었다. 이에 따라 12월 초부터 12월 11일까지 상사에게 재택근무, 출근 시간 등 편의 제공을 요청했으나 거부당했다’라고 주장했다. 샤베변호사는 ‘상사는 육아휴직을 마치고 복귀하자마자 재택근무를 줄이고 출근 일수를 갑자기 늘렸다. 통증을 호소하며 편의 제공을 요청하자 보복이 시작됐다. 회사 측은 등받이도 없는 의자와 컴퓨터도 없는 자리를 배정했다. 정식으로 인력 담당 부서에 편의를 요청하자, 핵심 회의에서 제외하고, 이메일을 삭제했으며, 내가 담당하는 업무를 아이가 없고 장애가 없는 후배 변호사에게 넘겼다’라며 ‘업무에서 배제되고 왕따시켰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측 조치는 업무배제에 그치지 않았고 ‘표적 감사’로 이어졌다는 것이 샤베변호사의 주장이다. 샤베변호사는 ‘올해 연초 연휴 직후인 1월 2일 삼성전자가 나에 대한 감사를 시작했고, 개인 로펌을 운영하고 있으므로, 이해충돌이 발생한다며, 1월 16일 정식으로 해고했다. 하지만 나는 2023년 채용 때 이미 가족 관련 소규모 개인 법률회사를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3년 동안 이에 대한 이해충돌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육아휴직 및 장애에 따른 편의 요청을 하자마자, 갑자기 로펌 운영을 핑계로 표적 조사를 해서 해고했다’라고 밝혔다. 샤베변호사는 “삼성전자의 이 같은 행위는 육아휴직 등을 보장한 뉴저지 가족 휴가 법을 위반한 것이며, 좌골신경통이라는 장애를 이유로 부당한 자리를 배정하고 업무에서 배제한 것, 장애관리를 위한 출근 시간 조정을 거부하고 협의조차 하지 않은 것, 편의 요청 2주 만에 3년 전 묵시적으로 승인했던 개인 로펌을 핑계로 표적 조사 뒤 해고한 것 등 3가지 행위는 뉴저지 차별금지법을 위반한 것”이라며 손해배상을 요청했다.
편의 요청 2주 만에 해고조치
삼성전자 법무실 변호사가 친정인 삼성을 상대로 ‘장애에 대한 차별’ 등을 이유로 법적 조치에 나선 셈이다. 육아휴직 복귀에서 편의제공 요청, 표적 조사, 해고까지, 지난해 11월 말부터 올해 1월 16일까지, 불과 한 달 보름 만에 이 같은 일이 벌어졌다는 것은 모든 행위가 촘촘하게 이어졌다는 행위 시점의 근접성 때문에 원고에게 유리한 정황으로 풀이된다. 반면 삼성전자는 해고 명분으로 내세운 개인로펌운영이 삼성전자 내 업무와 충돌된다는 점을 입증, 노동계약을 위반했으므로 해고는 정당하다는 명분으로 맞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양측 모두 재판으로 간다는 것은 엄청난 자원의 투입이 필요한 만큼 적당한 선에서 합의로 마무리할 가능성이 크다.
샤베변호사는 지난 6월 24일 법원에 제출한 송달증명에서 ‘지난 6월 11일 오전 10시 54분 피고 측에 성공적으로 송달을 마쳤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8월 11일 오후 1시 현재, 아직도 답변서 등을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원고 측 송달 완료 시점으로부터 60일, 송달증명서 제출로부터 약 46일이 지난 시점이다. 아마도 삼성전자는 원고 측 송달 완료 주장을 인정하지 않으리라고 전망된다. 추후 소송에 임하더라도 송달 적법성부터 다툴 가능성이 크다.
유급휴가 부당해고 소송 잇따라
유명컴퓨터회사에서 연방준비은행 FRB의 전산 업무를 담당하던 한인 남성도 병가 뒤 부당하게 해고됐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사이먼 김씨는 지난 7월 31일 뉴욕남부연방법원에 컴퓨컴시스템스를 상대로 부당해고에 따른 소송을 제기하고 배심원재판을 요구했다. 김 씨는 소송장에서 ‘2022년 5월 20일부터 2025년 9월 19일까지 컴퓨컴시스템스에서 기술 컨설턴트로 일했다. 특히 뉴욕연방준비 은행에 컨설팅서비스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컴퓨컴시스템스가 뉴욕연방준비은행으로 부터 외주를 받아, 전산시스템을 관리했고, 김 씨가 그 업무를 담당했던 것이다. 문제는 김 씨가 병가를 내면서 시작됐다. 김 씨는 ‘2025년 지난 4~5월께 제2형 당뇨병으로 건강이 악화하면서 치료를 받기 시작했다. 2025년 7월 초 매니저에게 이 사실을 알렸고, 가족 및 의료휴가 법에 따라 7월 16일부터 10월31일까지 정식으로 병가 승인을 받았다.
특히 2025년 8월 23일 당뇨합병증으로 의식불명 상태가 되면서 홈데포 매장의 콘크리트바닥에 쓰러져 2일 간 입원 치료를 받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김 씨는 ‘회사 측은 정식 병가 중이던 9월 22일, 뉴욕연방준비은행 프로젝트 배정이 9월 19일자로 종료됐다며 해고를 통보했다. 이는 연방 가족 및 의료휴가 법 위반이며, 당뇨병을 이유로 해고한 장애 차별에 해당한다. 또 뉴욕주 인권법의 장애 차별과 보복, 뉴욕시 인권법의 장애 차별과 보복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김 씨는 ‘미지급 임금 백페이, 청산 벌과금 및 각종 복리후생 손실, 정신적 고통과 명예훼손, 자존감 상실에 대한 보상적 손해배상금, 징벌적 손해배상금, 변호사비용 등의 지급을 요청했다. 2건의 부당해고 소송 모두 병가 등과 관련돼 있다. 노동법이 보장한 3개월 유급 휴직 등이 기업 측에서 볼 때는 눈엣가시인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