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청문회 후유증 특집] “그래야 호각을 잘 불어준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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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축구 역사 전체의 공정성 의심받는 위기 직면
◼ 일본 매체, “2002년 한국 4강 신화도 의심스럽다”
◼ ‘성접대’ 로 대한민국팀이 월드컵 본선 진출했을까
◼ 국회청문회 이후 축구협회 향한 여론은 더욱 악화

한국 국회 축구 청문회가 “맹탕 청문회” 소리를 들으면서, 이제는 축구협회가 경찰의 압수수색 조사를 받는 지경에 이르더니, ‘성접대’ 의혹까지 언론에 폭로되면서, 이웃 일본축구협회까지 불똥이 튀면서 한국축구협회 사건이 자칫 국제적으로 비화되어 국제올림픽위원회(IOC)까지 번질가 하는 우려가 커지는 대형 사건으로 변모하고 있다. 급기야 “2002 한국 월드컵 4강 신화도 의심스럽다”라는 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이번 사건은 알자지라를 비롯한 주요 외신들이 스캔들로 집중 보도하면서 대한축구협회의 도덕성에 치명적인 오점을 남기고 있다.또한 해외 여론의 악화와 과거 기록 의혹으로 일본, 중국 등 아시아권 매체와 누리꾼들을 중심으로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까지 심판 매수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는 등 한국 축구 역사 전체의 공정성이 의심받는 위기에 직면했다. 향후 국제 대회에서 한국 축구에 대한 심판 판정이나 외교적 관계에서 유무형의 불이익 을 당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성진 취재부 기자>

대한축구협회의 과거 ‘외국인 심판 성접대’ 의혹은 2016년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가 실시했던 비공개 감사 보고서 내용이 최근 국회 청문회와 경찰 압수수색 정국을 맞물려 뒤늦게 언론에 폭로 되면서 축구협회의 비리가 어디까지 드러날지 크게 우려되고 있다. ‘성접대’ 의혹은 경찰이 청문회가 끝나자 바로 축구협회에 대한 압수수색에 들어가 약 11시간에 걸쳐 감독 선임 과정의 내부 회의 록, 채점표, 관련 소통 기록 등을 확보했다. 여기에서 10년 전 ‘외국인 심판 성접대’ 파문이 언론에 폭로된 것이다.

8월 8일 현재 일파만파 번지고 있는 ‘성접대’ 파장의 핵심은 2011년 3월부터 2012년 3월까지(당시 조중 연 축협회장 재임 시절) 약 1년간 집중적으로 발생한 한국에서 치러진 국가대표팀 A매치 총 7경기(8차례 접대)가 대상이었다. 그리고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쿠웨 이트전 등)과 2012 런던 올림픽 아시아 최종 예선 (오만전, 카타르전 등)국가대표 친선 평가전 4경기(온두라스 전 등) 경기가 의혹 대상이다. 기이하게도 성접대가 제공된 해당 7경기에서 한국 국가 대표팀은 5승 2무(혹은 5승 1무)로 ‘무패’를 기록했으며, 월드컵과 올림픽 본선 진출에 모두 성공했다. 이 때문에 해외 축구계에서는 사실상의 ‘심판 매수 행위’가 아니냐는 의혹도 일고 있다.

외국인 심판 등 경기 요원들에 대한 구체적인 접대 방식과 부적절한 예산 집행이 고스란히 폭로된 내용에 따르면, 서울 강남 역삼동, 울산 삼산동, 경남 창원 중앙동 등에 위치한 기업형 안마시술소 에서 접대가 이루어졌다. 비용은 적게는 50만 원에서 많게는 100만 원이 넘는 금액을 축구협회 법인카드로 결제했다. 접대 받은 대상은 일본,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이란, 우즈베키스탄 등에서 파견된 외국인 심판 및 경기 감독관 10여 명이 망라되었다.

10여년 전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 조사에서 당시 축구협회 심판국 직원들은 “심판들이 공항 이나 숙소에서 먼저 요구해 어쩔 수 없었다”고 진술했으나, 내부 관계자는 언론 인터뷰에서 “그래야 호각을 잘 불어주지(판정을 유리하게 해주지) 않겠냐는 관행적인 접대였다”고 폭로 했다. 경기 감독관의 눈을 피해 새벽 시간에 몰래 업소로 데려가 결제하는 치밀함도 보였다. 초기에는 성접대 사실을 숨기기 위해 단순 ‘식사 접대’나 ‘경기 후 음주’ 등으로 영수증과 정산서를 허위로 꾸몄다. 그러나 점차 대담해져 정산서 서류에 대놓고 ‘심판 마사지’라고 명시하여 대리, 과장, 국장을 거쳐 협회 부회장 도장까지 찍혀 최종 결재된 사실이 확인되었다. 문체부는 이를 축구 협회 차원의 ‘조직적인 관리와 묵인’으로 결론지었다.

문체부는 2016년 감사 당시 이 사실을 적발하고 축구협회 임직원 18명이 골프장, 유흥주점, 안마 시술소 등에서 법인카드로 2억 원 넘게 사적 유흥비를 쓴 비위를 파악했다. 하지만 당시 공식 보도 자료에서는 “성비위 문제가 민감하다”는 이유로 심판 성접대 내용만 쏙 빼놓아 정권 차원에서 축구협회의 치부를 덮어주려 한 게 아니냐는 의혹 도 제기되고 있다. 또 다른 의혹은 문체부는 당시 관련자 중징계를 통보하고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으나, 당시 검찰은 물증과 진술이 있음에도 현행범이 아니라는 등의 이유로 ‘증거불충분 무혐의’ 처분을 내렸고, 결과 적으로 징계를 받은 직원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이 같은 ‘성접대’ 의혹이 폭로되자 불똥이 일본으로 먼저 튀었다.

관행처럼 이루어진 ‘성접대’의 불똥

대한축구협회의 ‘심판 성접대’ 의혹과 관련된 당시 비위 임직원들은 결과적으로 아무런 법적 처벌을 받지 않았으며, 이 사실이 알려지자 일본 언론과 축구협회는 실명을 거론하며 즉각적인 조사에 착수하는 등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2012년 월드컵 예선 쿠웨이트전의 일본인 심판진 4명 중 2명이 성접대를 받았다는 구체적 정황이 한국에서 보도되자, 일본축구협회(JFA)는 즉각 자국 심판 4명을 대상으로 공식 조사에 착수했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특히 접대 명단에 포함된 인물 중 일부가 현재 일본 J리그 심판을 총괄하는 간부급 매니저로 활동 중인 것이 밝혀져 일본 축구계도 엄청난 충격에 휩싸였다.

일본 내에서는 자국 심판이 연루되었다는 사실에 큰 충격을 받았으며, 단순한 의혹 제기를 넘어 실명을 공개하고 과거 월드컵 성과까지 의심하는 등 파장이 커지고 있다. 일본 매체(교도통신, 풋볼채널 등)는 의혹에 연루된 사토 류지(Sato Ryuji)와 니시무라 유이 치(Nishimura Yuichi) 등 심판의 실명을 그대로 보도했다. 특히 사토 류지는 현재 일본축구 협회 (JFA)에서 J리그 심판을 총괄하는 고위 간부(심판 매니저)로 재직 중인 사실이 드러나 “심판을 관리 하는 책임자가 성접대를 받았다”며 일본 축구계가 발칵 뒤집혔다. 일본축구협회(JFA)는 공식 조사에 착수해 8월 9일, “해당 의혹에 연루된 일본인 심판 4명을 대상 으로 공식 조사에 착수했다”고 발표했다. 일본 언론은 사실로 밝혀질 경우 영구 제명 등 강력 한 징계가 불가피하다고 전망하고 있다.

한편 아시아축구연맹(AFC)은 부패 범죄에 공소시효를 두지 않고 있어, 이번 ‘성접대’ 사건은 향후 국제적인 징계나 규탄으로 번질 가능성도 우려되고 있지만, 전문가들에 따르면 국제축구연맹 (FIFA)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등 국제 기구가 직접 조사에 착수하거나 실제 사후 제재를 가할 가능성은 낮지만, 외신 보도와 해외 축구협회의 조사 움직임으로 인해 국제적 파급 효과는 지속될 전망이다. 이에 대해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8월 8일 공식 사과문을 통해 “다수의 구성 원조차 제대로 몰랐던 십 수 년 전 일”이라며 고개를 숙였고, 2013년 클린카드 도입 이후 현재는 이런 부적절한 유흥업소 결제가 절대 불가능하다고 해명했다. 놀랍게도 성접대를 주도하고 결재했던 임직원들은 증거가 명백했음에도 불구하고 처벌을 피했다.

2016년 문체부는 관련자들에 대한 중징계를 요구하고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으나, 검찰은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무혐의(업무상 배임 혐의 없음) 처분을 내렸다. 현행범이 아니고, 성접대와 승부 조작 사이의 대가성을 입증하기 어렵다는 것이 이유였다. 당시 검찰의 처분을 근거로 대한축구협 회는 2019년 1월 자체 인사 위원회를 열어 관련 직원들에게 ‘징계 없음’결정을 내렸다. 이로 인해 성접대 문건에 서명했던 부회장과 주도했던 직원들은 아무런 불이익 없이 업무에 복귀 하거나 정상적으로 퇴직했다. 한편 일부 일본 매체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한국 축구의 2002년 월드컵 4강 신화 역시 심판 매수의 결과가 아니냐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며 한국 축구 전체의 공정성을 깎아내리는 논조를 펴고 있다. 결과적으로 한국은 제 식구 감싸기로 비위 직원들에게 면죄부를 주었지만, 일본은 이를 심각한 부패 범죄로 인식하고 현직 간부까지 조사하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어 국제적인 망신을 피하기 어렵게 되었다.

국제적 망신 속에 축구협회 ‘공식 사과문’

한편 축구협회에 대한 청문회 후유증도 계속 번지고 있다. 국회 청문회 이후, 경찰은 대한축구협회 창립 이래 최초로 지난 6일 충남 천안시의 대한축구협회 본부와 서울 종로구의 축구회관 등 축구협회 주요 거점을 압수수색하며 본격적인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 이후 여론이 급격히 악화되자, 2024년 고발 이후지지부진 했던 경찰 수사가 청문회를 기점으로 급물살을 타는 모양새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금융범죄수사대는 홍명보 전 감독을 피의자(피고발인) 신분으로 비공개 소환해 조사했다. 2024년 당시 대표팀 감독 후보 추천 과정 및 최종 선임 절차에서 부당한 특혜나 규정 위반이 있었는지를 집중 추궁했다. 홍 전 감독은 “정상 절차인 줄 알았다”며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박주호 전 전력강화위원 및 협회 부회장 등 주요 축구계 관계자들도 잇따라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 정몽규 전 회장과 이임생 전 기술이사가 직접적인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확인되었다. 경찰은 약 11시간에 걸쳐 감독 선임 과정의 내부 회의록, 채점표, 관련 소통 기록 등을 확보했다. 여기에서10년 전 ‘외국인 심판 성접대’ 파문이 불거진 것인데 청문회와 압수수색 여파 속에서 문체부가 과거(2011~2012년) 축구협회 비리 조사 당시 적발했던 외국인 심판 및 감독관 성접대 비용 지출(배임 혐의) 기록이 언론에 폭로됐다. 구성원 대다수가 몰랐던 과거 치부까지 드러나면서 협회 신뢰도는 바닥을 쳤다. 사면초가에 몰린 축구협회는 사상 초유의 압수수색과 성접대 비위 보도까지 겹치자 축구협회는 “본연의 기능을 잃고 참담한 상황에 놓여있다”며 지난 8일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다.

다만 축구 팬들과 여론은 “수사가 본격화되니 마지못해 고개를 숙였다”며 여전히 냉담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경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내부 문서를 분석한 후, 정몽규 전 회장과 이임생 전 이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최종 사법처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다만 축구 팬들과 여론은 “수사가 본격화되니 마지못해 고개를 숙였다”며 여전히 냉담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경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내부 문서를 분석한 후, 정몽규 전 회장과 이임생 전 이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최종 사법처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지난 7월 30일 국회에서 열린 청문회에서 가장 이목을 집중시킨 장면은 홍명보 전 국가대표팀 감독의 선임 절차 특혜 의혹을 둘러싼 정몽규 전 회장과 의원들 간의 공방, 그리고 위원장 및 심판 위원장 간의 고성 섞인 설전이었다.

의원들은 외국인 감독 후보들이 PPT까지 준비하며 체계 적인 면접을 거친 반면, 홍명보 전 감독은 부적절한 방식으로 선임 되었다는 점을 강하게 질타했다. 이에 대해 홍 전 감독은 “자신을 둘러싼 특혜 의혹을 부인”하면서도 월드컵 결과에 대해서는 책임 을 통감한다고 답했다. 축구협회의 사조 직화 및 카르텔 저격으로 정연욱 국민의힘 의원과 임오경 더불어 민주당 의원은 정몽규 전 회장이 이끄는 HDC 현대산업개발 임원이 11년간 축구협회에 파견 근무한 점 등을 지적하며 협회가 ‘현대축구 협회’나 ‘고려대 카르텔’처럼 사조직화되었다고 강력하게 공격했다. 청문회에서 문진희 대한축구협회 심판위원장과 고성 및 언쟁을 벌인 의원은 조국혁신당의 김재원 의원과 민주당의 조계원 의원이었다.

김 의원은 문진희 심판위원장의 불성실한 답변 태도와 주머 니에 손을 넣은 자세를 지적하며 공손한 답변을 요구하자, 문 위원장이 “위원님은 말씀하고 나는 말하지 맙니까”라고 맞받아치며 설전이 벌어졌다. 이어 조 의원이 문 위원장의 고압적인 태도에 이의를 제기하자, 문 위원장이 “거기는 끼지 마시고”라고 발언하여 추가적인 고성 논란으로 이어 졌다. 지난 청문회에서 날카로운 행정 검증 대신 민주당의 최민희 의원 등 일부 의원들은 “왜 졌냐”는 식의 1차원적인 질문을 던지거나 정작 증인의 답변은 듣지도 않고 호통만 치는 모습을 보여, 축구 팬들 사이에서 “변죽만 울린 저질 청문회”라는 거센 비판과 공분을 사기도 했다. 이 같은 청문회 이후 축구협회를 향한 여론은 더욱 악화되었다. 결국 ‘성접대’ 의혹까지 터졌다. 앞으로 또 어떤 날벼락 같은 의혹이 터질지 축구협회 문제는 끝이 안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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