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리바게트측, 가맹점 해지에 이어 오픈 규정 위반 소송까지
◼ 장소 변경 등 편의 봐줬더니 돌연 뚜레쥬르로 갈아타자 발끈
◼ 해약 뒤 9개월 후 늦장 소송…뚜레쥬르 오픈저지효과 노린듯
◼ 파리 매장 뚜레쥬르의 2.5배 이상…매출 대비 순이익은 뒤져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제빵업계의 양대 산맥인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가 베이커리카페시장을 둘러싸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파리바게트가 가맹점 계약을 체결한 뒤 4차례나 장소를 변경하면서 오픈을 연기하다, 결국은 경쟁업체인 뚜레쥬르를 오픈한 미국인을 상대로 강력한 법적 대응에 나섰다. 파리바게뜨는 지난해 9월 가맹점 계약을 해지한 데 이어, 9개월 만인 이달 초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다. 미국에서는 매장 오픈지연, 경쟁업체 가입 등에 따른 가맹점 소송이 적지 않고, 대부분, 가맹점 본사가 승리했다는 점에서 파리바게뜨의 승소가 점쳐진다. 하지만 이 소송이 눈길을 끄는 것은 업주가 파리바게뜨가 뚜레쥬르로의 변심에 발끈, 소송을 제기함으로써 결국 뚜레쥬르의 오픈을 막았거나, 막게 된다는 점이다, 미국 시장 쟁탈전이 얼마나 치열한지 잘 보여준다. <안치용 시크릿 오브 코리아 편집인>
베이커리카페시장을 둘러싸고, 한국은 물론 미국과 유럽 등 전 세계 시장을 상대로 날 선 경쟁을 벌이고 있는 파리바케트와 뚜레쥬르, 단 한번도 업계 1위를 내준 적이 없는 파리바케트와 최근 급성장하며 1위를 바짝 뒤쫓고 있는 CJ그룹의 계열사인 뚜레쥬르, 파리바게뜨의 수성과 뚜레쥬르의 도전이 얼마나 격렬한지를 보여주는 사건이 발생했다. 파리바게뜨의 미국가맹점 사업을 운영하는 파리바게뜨패밀리가 계약위반 가맹점에 대해 해지 조치를 한데 이어, 이 가맹점이 경쟁업체인 뚜레쥬르로 갈아타자 가차 없이 법적 조치에 나섰다. 계약위반은 해지 조치 정도로 마무리해 줄 수 있지만, 경쟁업체로의 변심은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며, 계약상-현행법상 최대한의 응징에 나선 셈이다.
‘다른 건 몰라도 이건 못 참아?’ 발끈
파리바게뜨패밀리는 지난 11일 뉴욕남부연방법원에 캘리포니아출신 가맹점주 다스와니부부와 파라마운트 베이커스유한회사 등을 상대로 프랜차이즈 계약위반에 따른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다. 파리바게뜨패밀리의 주소지는 뉴저지, 가맹점주 부부의 주소지는 캘리포니아, 가맹점 예정지 주소는 텍사스주지만, 프랜차이즈 계약상 분쟁이 생길 경우 뉴욕남부연방 법원을 관할법원으로 한다는 규정에 따라, 뉴욕에서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파리바게뜨패밀리의 소송 주장 핵심은 ‘가맹점주가 계약한 뒤 3년 이상 매장을 열지 못했지만, 계속 연기를 허용해 줬음에도 불구하고, 경쟁업체인 뚜레쥬르와 가맹점 계약을 체결함으로써 계약을 위반했다’라는 것이다.
파리바게뜨패밀리는 소송장에서 ‘지난 2022년 4월 다스와니부부와 가맹점 계약을 체결했으며, 계약일로부터 270일 이내에 매장을 오픈하는 조건이었다. 하지만 다스와니부부는 ‘270오픈’원칙을 어긴 것은 물론, 매장 후보지를 찾지 못했다며, 4차례나 지역 변경 승인을 요청했고, 원고는 이를 모두 수용했다’라고 주장했다. 파리바게뜨 측은 ‘계약상 즉시 가맹점 계약을 해지할 수 있었지만, 다스와니부부에게 기회를 제공하는 등 계속해서 선의로 협조했다. 가맹점 본사가 4차례나 장소 변경을 허용한 것은 이 업계에서는 보기 드문 사례’라고 밝혔다.
파리바게뜨 측은 ‘다스와니부부는 2022년 4월 계약 당시 캘리포니아주 월넛크릭에 파리바게뜨를 오픈한다고 했으나, 계약 1개월 만에 장소 변경을 요청했고, 파리바게뜨는 2022년 9월 13일 이를 승인했다. 그러나 1년 동안 마땅한 장소를 찾지 못했고, 그 뒤 캘리포니아주 댄빌을 제시하자 피고가 받아들이지 않았다. 2023년 11월 3일 피고들이 루이지애나 메타이어로 가맹점 변경을 신청, 허용했으나 매장개설로 이어지지 않았고, 2024년 11월 18일 텍사스주 미주리시티로의 변경을 허용했으나, 역시 개설되지 않았고, 지난해 7월 8일 텍사스주 미주리시티의 다른 지역으로 변경도 허용해 줬다’라고 설명했다.
파리바게뜨 측은 ‘이처럼 선의로 4차례에 걸쳐 장소 변경을 허용했지만, 갑자기 뚜레쥬르와 별도의 가맹점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확인됐다. 프랜차이즈계약서 제10조a항에는 경쟁업체 운영, 경쟁업체 가맹계약, 경쟁업체 투자, 경쟁업체 고용 등을 금지하고 있으며, 특히 경쟁업체인 베이커리 프랜차이즈 뚜레쥬르와의 계약을 금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스와니부부의 명백한 계약위반이라는 것이 파리바게뜨의 주장이다.
소송장 주장 사실일 경우 피고에 불리
파리바게뜨는 ‘2025년 9월 270일 내 매장 미오픈 및 경쟁업체 참여 등 2가지 이유로 계약 해지통보를 보냈다. 또 이 소송을 통해 손해배상은 물론 변호사비용 및 소송비용을 청구한다’라고 밝혔다. 프랜차이즈계약상 손해배상은 ‘최근 12개월의 월평균 로얄티의 24개월 치’가 적용되며, 여기에 기타 손해배상이 더해지면, 피고의 배상액은 수십만 달러에 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대해 법률전문가들은 ‘소송장 주장이 사실이라면, 피고의 과실이 명백하다. 270일 매장 미오픈, 4차례 리로케이션에다 경쟁업체 계약은 다툴 여지가 없는 피고의 잘못이다. 다만 유일하게 다툴 사항이 있다면 손해배상의 규모’라고 분석했다.
피고 패소는 명백하고, 다만 손해배상액을 조금 낮출 가능성은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경쟁업체와의 계약은 법원에서도 매우 엄격하게 보는 사항이어서 피고의 입지는 더욱 좁다. 최근 미국에서는 던킨도너츠, 서브웨이, 세븐 일레븐 등이 경쟁사 브랜드를 운영한 가맹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고, 모두 승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프랜차이즈에서 브랜드보호는 가장 민감한 조항으로, 이를 어긴 가맹점들은 사실상 백전백패했다. 파리바케트가 다스와니부부와의 가맹점 계약을 지난해 9월 해지했지만 9개월이 지나서 소송을 제기한 이유는 무엇일까. 가맹점 계약을 위반했기 때문에, 그 위반의 경중에 따라 소송 제기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본사의 권리이다.
그러나 뚜레쥬르와 계약을 체결한 가맹점에 대해 소송을 제기함으로써, 아마도 다스와니부부는 뚜레쥬르를 개업하지 못하거나, 오픈했더라도, 다시 문을 닫을 가능성이 크다. 즉, 파리바게뜨는 가맹점 소송으로, 경쟁업체인 뚜레쥬르의 오픈을 저지하고, 해당 지역의 수성에 성공하는 효과를 거두게 된 셈이다. 즉 가맹점 해지로는 뚜레쥬르 입점을 저지하기 힘들지만, 가맹점 소송을 통해 뚜레쥬르 오픈을 막아낸 셈이다.
파리바게뜨의 이번 소송은 미국 내 베이커리카페를 둘러싼 뚜레쥬르와의 치열한 경쟁을 잘 설명해 준다. 현재 업계에서는 캘리포니아의 로스앤젤레스와 샌프란시스코, 샌디에이고, 뉴욕 뉴저지, 텍사스, 조지아, 워싱턴주 등에서 두 브랜드가 직접 충돌하고 있다. 특히 아시안 계 밀집 지역에서는 한 쇼핑몰 내에 2개 브랜드가 동시에 입점하고 있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들 업체는 판매 제품이 케이크와 빵, 커피, 샌드위치, 디저트 등으로 엇비슷하고, 고객층이 20대에서 50대까지의 여성, 그리고 가족 단위 아시안 계가 주 대상이며, 독립매장보다는 대형쇼핑몰 입주를 선호한다는 점에서, ‘완벽한 직접 경쟁자’인 셈이다.
한국 베이커리 양대산맥의 격돌
한국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파리바게뜨는 2024년 기준 직영점이 25개, 가맹점이 3,327개로, 전체 3,352개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뚜레쥬르는 2024년 기준 직영점이 19개, 가맹점이 1,307개로, 전체 1,326개로 집계됐다. 파리바게뜨가 매장 수에서 2.5배 이상 앞서지만, 2023년 대비 파리바게뜨는 매장이 소폭 감소했지만, 뚜레쥬르는 소폭 늘어났다.
당기순이익도 파리바게뜨는 2024년 말 기준 319억 원,뚜레쥬르는 285억 원으로, 매장 수는 파리바게뜨가 2.5배 이상 많지만, 순이익은 10%정도 많은데 그쳤다. 매출액 대비 당기순익도 뚜레쥬르가 훨씬 많았다. 파리바게뜨는 소송장에서 전 세계에서 약 4천 개의 프랜차이즈를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업계에서는 미국에서도 파리바게뜨가 뚜레쥬르를 앞서고 있다고 주장했다. 파리바게뜨가 뚜레쥬르로 갈아탄 가맹점을 상대로 손배소를 제기함에 따라, 뚜레쥬르도 동일 사례를 조사, 동일한 방법으로 파리바게뜨에 대항할지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