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고기 파동’ 보도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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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고기 파동’ 보도 유감


수년 전 햄버거 파동으로 소동이 일어난적이 있었다. 미국인들이 즐기는 패스트 후드인 햄버거에 쓰이는 쇠고기가 병균에 오염되었는데 소 사료로 고양이등 죽은 동물들을 분쇄기에 넣어 그대로 소들에게 먹인 것이 원인이 되었다. 그 햄버거를 먹은 사람들은 간접적으로 애완견 고양이를 먹었다고도 볼 수 있다.
한국인을 포함해 중국인, 베트남 등등이 개고기를 먹기 시작한 것은 백인들이 미국을 세우기 훨씬 이전인 수 천년 전이었다고 한다. 역사학자들의 말에 따르면 개를 가축으로 사용한 시기는 신석기 시대부터이다. 당시 유물에서 개 뼈가 발견된 것을 보고 인간이 개를 식용한 증거라고 했다.
조선왕조실록에는 중종조에 김안로가 개고기를 좋아하자 간신배들이 개고기를 바쳤다는 기록도 나온다. 중국 사마천이 쓴 사기에도 “삼복날 제사를 지냈는데 성내 사대문에서 개를 잡아 충재를 막았다"는 기록이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가장 오래된 기록은 고구려 벽화의 개 잡는 장면이다.
이를 보면 한국, 중국 모두 오랜 개고기 역사를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최근 코리아타운에 ‘개고기 파동’이 화제가 되고 있다. 산중 기도원에서 오랫동안 일부 한인들이 개고기를 즐겨 먹었다는 것이다. 비용도 한번에 수백달러를 지불했다는 제보자의 말을 라디오코리아 방송이 보도해 화제가 분분하다. 아직은 구체적인 물증이 나오지 않았으나, 관련 당국이 조사에 들어갔다니 조만간 보도 내용의 사실여부가 밝혀 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인과 개고기’는 유독 외국 언론에서 거론될 때 마다 논쟁거리로 등장한 사안이다. 지금은 할머니가 되어 별로 목소리에 힘이 없지만 한때 세계적인 육체파 배우로 인기를 모았던  프랑스의 ‘마리린 몬로’로 유명한 ‘브리지드 바르도’ 여배우가 한국의 보신탕 문화를 강력히 비난한 적이 있어 국제적으로 관심을 처음으로 크게 끌었다.
우리나라는 1988년 서울올림픽대회를 앞두고, 일부 해외 동물애호가단체들이 ‘개고기 먹는 나라’라며 비난도 했고, 2002년 월드컵대회를 앞두고도 이와 비슷한 비난을 듣기도 했었다. 한국에서는 미국언론이 ‘한국의 개고기’를 언급하면 이를 반미감정으로 대응하는 경우가 많았다. 유럽언론에 비해 대응수준이 다르다. 하여간 해외 언론에서 개고기 문제가 나오면, ‘우리의 식용 문화를 너희들이 왜 간섭이냐’며 불쾌한 반응을 보여왔다. 그리고는 이는 문화적 차이이며, 애완견과 보신탕용 개는 구별이 돼 있다고 변명을 해왔다.
서울 올림픽 때 당시 군사정권이 임시적으로 개고기를 금지시키는 바람에 일부 보신탕 애호가들로부터 반발을 사기도 했다. 하지만 월드컵대회를 앞두고 국제축구연맹회장이 ‘개고기’를 언급하자 당시 정몽준 한국월드컵축구조직위원장은 “그들이 관여할 일이 아니다”라고 말해 보신탕 애호가들의 박수를 받기도 했다고 한다.
이 같이 한국에서도 점차 애완견 가족이 늘어나고, 환경운동에 이어 동물 보호운동 단체들도 많아지면서 차츰 개고기 식용 반대운동도 줄기차게 이어져 오고 있다. 특히 미국에 사는 우리 한인들은 미국사회가 개를 한 가족처럼 생각하고 있고, 더구나 개 식용이나 학대가 중죄에 해당하는 범죄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어 개고기 식용에 대해 ‘먹으면 큰일 나는 것’으로 알고 있다. 60-70년대 이민시절에 일부 한인들이 공원등에서 몰래 개를 잡아 먹다가 혼찌검이 난 경우도 있었지만, 이제는  “개고기를 먹고 싶으면 한국에 가라”는 인식이 거의 자리잡고 있다. 1세들 중에는 말복이 다가오면 소주잔을 기울이면서 개고기 생각을 하지만 추억으로만 그 맛을 기억할 뿐이다. 이와는 달리 2세 한인들 대부분은 미국사회문화에 익숙해져 “개고기”라는 말만 들어도 얼굴을 찡그리기 일수다.
개고기는 한국인들만 즐기는 음식이 아니다. 중국인들과 베트남인들도 매우 즐긴다. 특히 중국인들은 원숭이 골까지 요리를 해먹는다. 이런 중국인들을 두고 일부 동물 애호가 단체들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반대 캠페인을 준비하고 있다고 하니 두고 볼 일이다.
성경을 읽어 보면 창조주는 최초의 인간인 아담과 이브에게 채식만을 먹도록 하였다. 에덴동산에서 추방당하면서 인간은 동물을 먹기 시작했다. 인간이 식물을 먹을 때는 수백 세까지 장수하였으나 동물을 먹은 후 인간의 수명은 100세를 넘는 것이 힘들게 됐다. 요즈음 수많은 건강식품이 쏟아져 나오는데 동물을 이용한 식품보다 식물을 이용한 식품들이 더 건강한 식품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이번의 ‘개고기 파동’은 자칫 한인사회에 편견을 가져 올 수 있다. 이 점에서 언론은 보도 방식에 있어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언론의 생명은 사실보도 이고 진실을 바탕으로 공정하고 정확하게 보도해야 한다. 자칫하면 특종으로 여겨 사실규명에 소홀히 할 위험도 있고, 선정적으로 보도해 원래의 보도 목적에서 이탈할 위험도 있다.
언론은 이민자들의 미국생활 정착을 위해 미국의 문화와 정서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일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문제가 생기면 미국 주류 사회에 설득력 있는 논리로 한인들의 목소리를 대변 하는 데 노력해야 한다. 이번 파동이 매춘관광 등으로 그 동안 미국 사회에서 부정적으로 비쳐져 온 문제들에 이어 ‘새로운  불똥으로 튀지 않을까?’ 일부에서는 우려를 하고 있는 점도 고려할 여지가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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