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 온 <탐사보도팀> 4월16일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3일후인 19일 오전 8시 50분, 인천공항에서 아시아나 항공 여객기가 242명의 승객을 태우고 사이판을 향해 출발했다. 운항 1시간이 지났을 때 여객기는 심상찮은 징후를 보이기 시작했다. 조종석 모니터에 엔진 오일 필터 경고가 나타난 것이다. 기장은 아시아나 종합통제센터에 사실을 보고하고 더 이상 비행이 어렵다고 판단해 가장 가까운 후쿠오카 공항으로 가서 회항을 시도했다. 그러나 아시아나 종합통제센터에서는 목적지인 사이판으로 가서 정비하도록 지시를 내렸다. 기장은 종합통제센터의 지시대로 후쿠오카 인근에서 다시 회항해 4시간을 경고등이 켜진 채 운항했다. 승객 242명을 태운 항공기는 다행스럽게 무사히 사이판 공항에 도착했지만 자칫하면 또 다른 대형사고가 발생할 뻔한 아찔한 순간이었다. 착륙 후 엔진을 점검한 결과는 오일필터 주변에서 엄청난 쇳가루가 발견되었다. 아시아나 항공은 한국에서 엔진을 긴급 수송해 교체작업을 실시했다.
아시아나, 운항규정 위반 세월호 참사 기간 중에 아시아나 항공기는 다행스럽게 착륙해 세간의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전문가들은 ‘방치된 엔진 오일필터에서 불이라도 붙었으면 바다에 침몰할 수 있었다’며 아찔했던 순간에 대해 고개를 흔들었다. 또 ‘사회전반에 만연된 안전불감증과 나는 괜찮겠지? 의 안일함 그리고 사건 뒤에 쉬쉬하며 은폐와 조작보고에 급급하는 태도로는 제2, 3의 대형사고를 막을 수 없다’고 말했다. 세월호 참사 악마의 망령 재연 다행히 무사히 착륙은 했지만 아시아나 항공의 운행실태를 점검해보면 왠지 세월호 사건과 유사점을 발견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세월호 참변으로 온통 쏠려 시점으로 크게 보도되지 못했지만 대형사고의 징후는 충분했다. 즉, 항공기는 종합통제센터의 역할은 어디까지나 ‘권고’일 뿐이고 최종 결정은 기장이 하여야 한다. 따라서 이번 사고 역시 기장이 최종 결정을 한 것이므로 국토부 조사가 끝나는 대로 결과에 따라 기장의 징계 여부도 검토할 예정이라고 아시아나 항공 측은 밝혔다. 그러나 기장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태도로 크게 비난을 받고 있다.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말도 안되는 파렴치한 소리다 기장이 최종 권한이 있긴 하지만 회사 통제센타의 지시를 따르지 않을 기장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3월, 승객 239명을 태우고 실종된 말레이시아항공 MH370편 여객기(보잉 777-200)가 지난해 미국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추락한 아시아나항공기와 동일한 기종인 것으로 드러나 또 다른 우려를 낳고 있다. 항공기 현황 자료에 따르면(2014년 3월4일 기준), 문제가 된 보잉 777-200기종은 대한항공이 18기, 아시아나는 12기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국내 주요 항공사들은 20년 이상된 노후화 기종이 많아 국내 항공기 이용객들의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실제로 국내 항공사들이 보유한 항공기(승객, 화물)는 총 285기 중에 기령 20년을 초과한 기종은 총 27기 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항공 13기(화물 3기), 아시아나 10기(화물 6기), 에어부산과 에어인천(화물)이 각각 2기 등이다. 지하철 사고도 세월호 사고 재연 지난 2일, 지하철 2호선 상왕십리역에서 지하철이 추돌하는 아찔한 대형사고가 터질 뻔 했다. 추돌 사고는 뒤따르던 차량이 급히 멈춰서면서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앞 열차의 뒤쪽 차량 두 칸이 일부 탈선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사고는 35년 된 차량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서울메트로가 경영상 어려움 때문에 열차 교체를 제대로 하지 못한 것이 이같은 사고로 나타난 것으로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날 지하철 승객들과 가족들은 몇 해 전 200여명의 사망자를 낸 대구 지하철 사고가 연상돼 아픈 가슴을 쓸어냈다. 사고 소식이 전해지자 세월호 사건 여파로 뜨거운 사회 논란이 일었는데, 누리꾼들은 “2호선 추돌, 너무 무섭다” “무서워서 전철 못타겠네” “추돌 부상자들 걱정이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승객들은 비상 레버를 조작해 문을 열고 선로로 내려왔다.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승객들은 캄캄한 객실 내에서 불안에 떨어야 했다. 이 사고 역시 승객 구호 및 대피 유도는 엉망이었다. 매뉴얼대로라면 역무원들은 승객들이 즉시 선로에서 빠져나올 수 있도록 스크린 도어를 열어야 한다. 그러나 스크린 도어를 개방한 것 역시 승객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세월호 침몰 직후의 해양경찰의 행위나 지하철의 역무원이나 너무나 똑같은 현상에 놀라지 않을 수 없는 ‘안전 불감증’에 다시 한 번 소름이 끼칠 정도이다. 한 승객은 “왜 사고만 나면 역무원들이 우왕좌왕 하면서도 ‘그 자리에 있으라’는 소리만 안내하는지 모르겠다 이제 그런 말에 순종할 국민은 없을 것”이라며 비아냥거렸다. 이에 대해 한 관계자는 “메뉴얼의 문제가 아니라 훈련과 연습이 부족한 승무원과 구조대원들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역무원과 소방관 엇갈린 조치 서울메트로는 사고 원인으로 신호 시스템 오작동을 지목했다. 신호 시스템은 일종의 도로 신호등이다. 초록(진행)·노랑(주의)·빨강(정지)으로 후속 열차 기관사에게 운행 신호를 알려준다. 이 신호 시스템은 ‘자동 정지 장치(ATS)’와 연결돼 있다. 신호 시스템에 빨간불이 들어오면 ATS가 자동으로 작동돼 열차를 멈추게 한다. 지하철 2호선의 모든 전동차에는 이 장치가 설치돼 있다. ATS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이다. 상왕십리역에 이미 앞선 열차가 머물러 있었기 때문에 빨간불이 들어와야 했는데 파란불이 표시돼 ATS가 작동하지 않은 것이다. 그 결과 시속 15㎞로 달리던 후속 열차는 제동 후에도 128m를 더 가서야 간신히 멈췄다. 하지만 추돌을 피하진 못했다. 이 사고로 승객 249명이 다쳤고, 이 중 7명이 중상을 입었다. ‘철도마피아’ 법령 개정후 독점 사업 세월호 망령의 유사점은 또 있다. 세월호는 청해진해운을 비롯한 해운업체들의 이익단체인 한국선급이 안전관리를 도맡았다. 해운업체 사주들로 구성된 단체가 선박 검사 업무를 직접 맡아 하는 꼴이다. 사고가 난 지하철 2호선의 신호 시스템을 설계·제작한 곳은 ‘유경제어’라는 민간 업체다. 이 회사가 회원사로 있는 사단법인 한국철도신호기술협회가 안전 점검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완공 앞둔 건물 기울어 붕괴 위험 이런 상황은 지상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준공을 앞두고 있는 아산테크노밸리 내 5층 오피스텔 건물이 신축 과정 중 한쪽으로 심하게 기울면서 붕괴 위험에 빠졌다. 경찰 발표에 따르면, 12일 오전 8시 7분쯤 충남 아산시 둔포면 석곡리 아산테크노밸리 내에서 신축 중인 오피스텔 건물이 한쪽으로 기울어 붕괴될 것 같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이 건물은 현재 20도 가량 기울어져 있으며 입주자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
계속되는 대형사고…실종된 안전의식 ‘관(官)피아 복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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