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주한인사회 사랑 둘러싼 금품갈취와 성추행 소송전 만연
■ 혼인빙자 금품 사기 사건은 예사…‘몸도 뺏고 돈도 챙기고’
■ 큰돈 벌게 해 주겠다 라며 접근 후 5만 달러 챙긴 뒤 잠적
■ 성관계 때 몰래 콘돔제거로 임신되자 ‘낙태 시켜라’ 오리발
미주 한인사회에 혼인을 빙자한 성폭행과 성추행, 금품사취 등과 관련된 소송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중국인 남성은 한인여성이 수만 달러 상당의 다이아몬드 반지 등 예물을 가로챈 뒤 사라졌다며 소송을 제기했고, 한인남성은 한인여성이 결혼과 체류신분유지를 빙자해 7만 달러상당을 갈취했다고 소송을 제기했다. 반면 상대여성은 성적인 즐거움까지 제공했는데 사기꾼으로 몰고있다 라며 맞소송을 제기했으나, 남성의 돈으로 주택을 매입한 사실이 드러났다. 또 다른 한인남성은 고교동창인 여성에게 접근, 돈을 벌게 해 준다며 금품을 갈취한 뒤 연락을 끊은 혐의로 피소됐고, 이 모교수는 한 여성으로 부터 성관계 도중 콘돔을 제거, 원치 않은 임신을 하게 한 혐의로 피소되는 등 이른바 사랑을 둘러 싼 한인남녀의 갈등이 법정에서 속속들이 노출되고 있다. 너무나 아름다워야 할 남녀 간의 사랑, 이제는 별처럼 빛나는 사랑도 돈의 노예로 전락하고 있는 추잡한 공방전을 짚어 보았다. <박우진 취재부기자>
▲ 오모씨는 지난 2019년 1월 A여인이 결혼을 미끼로 자신을 유혹, 집을 산다며 6만 5500달러를 갈취했다며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다.
수만 달러 예물챙겨 잠적한 한인여성
지난 1월 21일 중국인 남성 T씨가 뉴욕 주 뉴욕카운티지방법원에 브루클린거주 한인여성을 상대로 결혼을 빙자해 수만 달러의 결혼예물을 가로챘다며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중국인 남성은 소송장에서 ‘지난 2021년 9월 26일 한인여성 L씨에게 결혼을 해달라며 프로포즈를 했고, 다이아몬드 반지 등을 선물했다. 결혼반지를 주문하면서 환불이 불가능한 2만 천달러를 선불로 지급했고, 다이아몬드 웨딩밴드 등 다른 결혼예물도 2만 765달러어치를 매입했다’고 주장했다.
이 남성은 ‘L씨가 지난해 12월 6일 뉴욕시청에서 혼인신고를 하기로 했으나 끝내 나타나지 않았고 일방적으로 결혼 취소를 통보하고 연락을 끊었다. 또 지난해 12월 10일 내 집에 불법으로 침입, 나의 귀중품을 몰래 가져갔다’고 주장했다. 중국인 남성은 L씨가 혼인을 빙자해 5만 달러 상당의 결혼예물을 갈취했으며, 정신적 피해, 징벌적 배상 등을 고려해 17만 달러 상당의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소송장에 기재된 이 중국인 남성의 주소지는 렌트비가 월 7500달러가 넘는 맨해튼 타임스퀘어 인근의 고급콘도로 확인돼 상당한 재력을 가진 것으로 추정된다.이 남성은 한인여성의 주소지인 브루클린의 한 디자인사무소로 소송장을 송달했지만, 이 여성은 이미 두 달 전 회사를 그만둔 것으로 드러났다. 즉 결혼취소를 통보한 시점과 비슷한 시기에 회사를 퇴직하고 종적을 감춘 셈이다. 이 남성 측은 회사에서 L씨의 주거지를 알아내 소송장을 송달하려 했지만, 역시 L씨가 사라진 뒤였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이 남성은 L씨의 주소를 알 수 없는 만큼 신문광고 등 다른 대체수단을 통한 소송장 송달을 인정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구한 것으로 밝혀졌다.
신혼집 장만 빌미 돈 챙겨 도주
이에 앞서 2019년 1월 16일 O씨는 뉴욕 주 퀸즈카운티법원에 A여인이 결혼을 빌미로 자신의 돈을 갈취했다며 이 여인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O씨는 소송장에서 ‘지난 2012년 6월 A여인을 만나 결혼을 약속하면서 A여인과 함께 살게 됐다. 그러나 A여인은 만난 지 얼마 되지 않아 결혼 뒤 함께 살 집을 사자고 제안, 집 구매자금을 줬지만, 돈만 받고는 갑자기 결혼약속을 지키지 않고 혼인을 파탄냈다’고 주장했다. 특히 오씨는 ‘A여인이 내가 성실하고 독실한 기독교인이며, 약 7만 달러의 예금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미리 알고 접근했다. 또 나에게 지금 구매하려는 주택이 코압이므로, 신용이 좋지 않은 사람은 구입할 수 없으므로 자신의 이름으로 사야한다고 설득했고, 결국 내가 A여인을 믿고 여러차례 수표를 발행, 모두 6만 5500달러를 전달했다’고 강조했다.
O씨는 ‘A여인이 내게 직장을 그만두고 자신 소유의 세탁소에서 함께 일하자고 권유, 결혼을 꿈꾸며 2012년 10월부터 돈 한푼 받지않고 일을 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A여인은 세탁소에서 돈이 없어졌다고 다그치고 더 이상 같이 살고싶지 않다 라며 집에서 나가라고 요구했다’고 전했다. 또 ‘A여인이 2013년 3월 31일까지 내가 준 돈을 모두 돌려주겠다고 약속했지만, 한 푼도 돌려주지 않았다’며 6만 5천 달러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A여인은 같은 해 2월 28일 답변서 및 맞소송을 제기했다. A 여인은 ‘나는 O씨를 사랑했다. O씨가 내게 준 돈은 사랑에 대한 감사의 표시’라고 주장했다.
A 여인은 ‘2012년 7월 원고와 피고가 만났을 때, 원고는 한국에서 온 불법체류자 신분이었으며, 다른 불체자 신분의 여성과 함께 살고 있었다. 원고는 내가 미혼인 미국시민권자라는 사실을 알고 접근했으며, 성공적으로 나를 유혹해 연인이 되는데 성공했다. 2012년 9월 원고는 나와 살기위해 동거 중이던 여성을 버렸고, 나를 자신이 다니던 교회로 데려가 교회신도들에게 약혼자라고 공개적으로 선언했다. 원고는 세탁소에서 3년간 일했는데 피곤하다며 일을 그만둔 뒤 2012년 10월부터 나의 가게에서 세탁소 일을 도왔다’고 주장했다. 즉 O씨는 A여인이 자신의 돈을 노리고 먼저 접근했다고 주장한 반면, A여인은 O씨가 자신이 미국시민권자임을 노리고 고의적으로 자신을 유혹했다며 엇갈린 주장을 한 것이다.
▲ A여인은 자신이 오씨에게 렌트비도 받지 않은 것은 물론 성관계로 기쁨을 주었지만 오씨가 돈을 훔쳐갔기 때문에 결별했다며, 정신적 상처를 받았으므로 50만달러를 배상하라고 맞소송을 제기했다.
소송합의하고는 합의금 주지 않아
A여인은 또 ‘2012년 7월부터 12월까지 O씨가 돈 한푼 내지않고 내 집에서 기거했으며, 나는 매일 원고를 위해 요리를 하고, 청소 및 빨래를 해준 것은 물론, 성관계를 포함한 기쁨을 주고 명품 등을 선물했고, O씨는 이를 고마워하며 몇 차례 나에게 돈을 주었다’고 밝혔다. A여인은 이 답변서에서 6만 5천여 달러를 받았다고 명시적으로 밝히지 않고, 그저 자신이 성관계와 숙식 등을 제공한 답례로 몇 차례 돈을 줬다고만 주장한 것이다. 그 뒤 A여인은 ‘2012년 9월 이후 내 집에서 종종 돈이 없어지고, 내가 운영하는 세탁소에서도 돈이 없어진 사실을 알게 돼 결국 2013년 2월 원고와의 관계에 종지부를 찍었다. 그 후 O씨는 교회신도와 주변사람들에게 나에 대한 험담을 하기 시작했고, 말 한마디 없이 아파트에서 나가면서 내 물건을 가져가 버렸다’고 강조했다. O씨를 도둑이라고 주장한 셈이다. 특히 A여인은 ‘원고가 내 돈 만 5천 달러를 훔쳐간 뒤 이 사실을 숨기기 위해 주위사람들에게 내 욕을 해, 내가 불면증 및 트라우마를 겪는 등 심각한 정신적 피해를 입었다’며 50만 달러의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맞소송을 제기했다.
본보가 뉴욕시 부동산등기소에서 A여인의 이름으로 부동산 소유여부를 검색한 결과 A여인은 지난 2013년 4월 5일 뉴욕 퀸즈 잭슨하이츠의 코압 1채를 매입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시기는 A여인이 O씨에게 돈을 돌려주기로 한 3월 31일로 부터 불과 5일이 지난 시점이다. 즉 A여인은 O씨에게 주기로 한 돈을 돌려주지 않고 자신의 명의로 주택을 매입한 것이다. 이는 A여인이 혼인을 이유로 금품을 갈취했다는 O씨의 주장이 사실일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양측은 소송이 제기된 지 약 2년여 만인 지난해 3월 29일 합의에 도달했다고 재판부에 통보했다. 양측은 ‘지난 2020년 11월 23일 A여인이 O씨에게 2만 5천 달러를 지불하기로 했으며, 양측이 소송중단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약 1년이 지난 현재까지 이 소송은 종결되지 않은 것으로 미뤄, 아직 합의금이 전달되지 않았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 뉴욕거주 여성기타리스트는 이교수가 이른바 스텔싱 이라는 방법의 데이트 폭력을 행사, 결국 원치않는 임신을 했다고 주장했다.
우연히 나타난 동창생에 사기 성추행피해
지난 1월 13일 W씨는 뉴욕 주 퀸즈카운티법원에 플러싱거주 한인 P씨가 자신과 고교동창 임을 이용, 돈을 빌려가고 성추행을 하려 했다며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다. W씨는 소송장에서 ‘P씨와는 고등학교 동창으로서, 졸업이후 단 한 번도 만나지 못했지만, 지난해 9월 6일 P씨가 갑자기 페이스북을 통해서 접촉해 온 뒤 전화를 걸어왔다’고 주장했다. 또 ‘P씨가 나에게 자신만의 독특한 투자기법으로 엄청난 돈을 벌었다. 돈을 벌 수 있게 도와줄 테니 나에게 돈을 보내라고 요구, 2021년 10월 12일부터 11월 9일까지 6차례에 걸쳐 4만 6천여달러를 지급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W씨는 ‘P씨가 나를 자기의 집에 초대한 뒤 갑자기 정중했던 태도가 돌변, 음란패설을 늘어놓으며 나의 동의 없이 어깨에 만지려 했다. 또 나에게 마사지를 해달라고 요구하며 브래지어 끈을 푸려고 했으나 나는 거부하고 P씨 집을 나와 버렸다. 그 뒤 P씨는 전화도 받지 않고, 문자메시지를 보내도 답이 없었다. 결국 P씨를 만나지 못했고, 사기를 당했음을 알았다’고 말했다. 그 뒤 W씨는 P씨 아버지에게 전화를 한 끝에 11월 17일 간신히 P씨와 전화통화가 이뤄졌지만 P씨는 돈을 잃어버렸으므로 돈을 줄 수 없다며 고함을 지르고 협박을 했다’고 주장했다. 결국 W씨는 P씨가 다른 여성들에게도 비슷한 사기를 쳤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지난해 12월 9일 P씨를 사기혐의로 경찰에 신고한 뒤 소송을 제기한 것이라고 밝혔다.
▲ 중국인 남성은 다이아몬드 반지 선금 2만천달러, 다이아몬드밴드등 2만 8백 달러 등 4만 1800달러 상당의 예물을 마련했지만, 이씨가 일방적으로 결혼을 취소했다고 주장했다.
유명대학교수의 파렴치 성관계
또 지난 1월 31일 뉴욕의 한 여성기타리스트가 뉴욕 주 뉴욕카운티지방법원에 모 대학교수 L모씨가 성관계 중 동의 없이 콘돔을 제거, 원치않는 임신을 했다며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이 여성은 소송장에서 ‘2021년 9월 L모교수를 만난 뒤 10월 25일 성관계를 가졌다. 당시 L교수 스스로 내가 동의하면 콘돔을 끼고 성관계를 하겠다고 말했고 내가 보는 눈앞에서 콘돔을 착용했다. 이교수가 불을 끄자고 요구, 이를 받아들였지만 성관계가 끝난 뒤 콘돔이 사라졌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L교수에게 질내에 사정했느냐고 묻자 그렇다고 답변했다. 이는 이른바 ‘스텔싱’이라는 데이트 폭력’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이 여성은 ‘생리가 사라져 2021년 11월 17일 뉴욕응급의료센터 시티엠디에서 진료를 받은 결과 임신판정을 받았으며, 12월 4일 출장에서 돌아온 L교수에서 임신사실을 통보하자 낙태를 하라고 강요했고, 낙태를 하지 않으면 자살할 것이라고 협박했다’고 강조했다. 이 여성은 L교수가 예일대 학부와 스탠포드대 대학원을 졸업한 인물이라며 신체적 정신적 배상과 징벌적 배상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L교수는 소송장을 송달받은 뒤 지난 3월 4일 법원에 소송장에 대한 답변서 제출을 4월 1일로 연기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동의없는 성관계 뿐 아니라 피임을 약속하고도 이를 어기는 것도 데이트폭력의 새로운 형태로 등장하고 있으며 이 또한 성폭행 못지않은 중범죄로 인식되는 추세다. L교수는 자칫하면 민사소송에 그치지 않고 형사사건의 피의자로 전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너무나 아름다워야 할 남녀 간의 사랑이 이제는 별처럼 빛나는 사랑도 돈과 육체의 향락과 노예로 전락하고 말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