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위키리스크, NSA 프랑스대통령 등 우방국 도청문서폭로 ‘발칵’
◼ 시라크-크리스마스코지-올랭드- 반기문등 도청사실 운영 폭로
◼ 미 NSA 훈련 뒤 시라크 지원인사 알아챈 뒤 ‘따로 작업한 듯’
◼ ‘오늘의 미국 건설 원동력’…세계 주요인사들 전화까지도 감청
미국 정보기관을 비롯한 사법당국의 최우선목표는 미국의 국가안보이며, 이를 위해서는 비록 미국의 혈맹이라할지라도 이들 국가에 대해서도 예외없이 특정임무를 수행한다는 것은 여러 사례를 통해 반복적으로 확인되고 있다. 특히 미국 국가안보국이 프랑스 대통령등의 통화등도 도청, 미국 국가안보에 대한 위해요소가 없는 지를 살펴볼 정도로 철저하며, 이같은 사실은 에드워드 스노든이 위키리크스를 통해 공개한 기밀문서를 통해 입증됐었다. 설사 혈맹을 다소 불편하게 할지라도, 국가안보를 최우선한다는 미국의 원칙은 미 국민입장에서는 무엇보다 든든한 정책이 되며, 미국 정보기관에 대한 믿음의 원천이 된다. <안치용 시크릿 오브 코리아 편집인>
미 국가안보국이 프랑스대통령 3명을 도청했음을 입증한 기밀문서는 NSA 전직원 에드워드 스노든이 공개한 문서 중 최고 등급의 기밀문서이며 스노든이 아닌 제3의 유출자가 존재할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대통령 등 국가수반의 집무실전화와 휴대폰은 물론 전용기 관련번호도 타겟이 되고 있으며 특히 각국 정상의 미국방문 때 본국과의 통화 등도 빠짐없이 도청됐음을 보여주고 있다.
초특급 기밀정보 ‘이그제큐티브 에디션’
지금으로부터 약 9년 전인 지난 2015년 6월 23일 위키리크스가 폭로한 미 국가안보국이 작성한 기밀문서는 전세계를 놀라게 했다. 특히 미국 혈맹들의 충격이 적지 않았다.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프랑스 역대대통령 및 각료들에 대한 도청관련 문서는 모두 5건이며 이 문서들을 곰곰이 살펴보면 미국 정보기관이 외국정부를 대상으로 한 첩보활동에서의 대상, 이들 대상에 대한 도청방식, 도청보고서작성양식, 분류등급 등을 비교적 자세하게 알 수 있다. 이 문서는 국가안보국의 여러 비밀문서 중 “Global SIGINT Highlights-Executive Edition”이란 정보보고서로, 각종 신호정보를 통해 수집한 세계 정세 중 하이라이트를 뜻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그제큐티브에디션이란 국가안보국내 최고지휘부용이라고 볼 수도 있고 또는 도청 등의 목표물이 최정상이란 것을 의미할 수도 있으나 EDITION이란 단어의 통상적인 사용범주를 감안하면 국가안보국 국장 등과 미국정부 내 최고지휘부용 보고서로 보는 것이 더욱 타당하다. 하이라이트란 단어가 붙었으므로 일정기간 수집한 여러 정보 중 가장 가치가 높은 정보를 매일 또는 일정시기마다 주기적으로 작성하는 보고서일 가능성도 있다. 이들 문서 5건은 2006년과 2008년, 그리고 2010년과 2011년, 2012년에 각각 작성됐고 그 대상은 자크 시라크 전대통령이 1건, 니콜라 사르코지 전대통령이 2건, 프랑수아 올랭드 현대통령이 1건등 대통령의 직접 대화내용이 언급된 것이 4건이며 1건은 사르코지 전대통령당시 대통령외교고문과 주미프랑스대사와의 대화내용이다.
대통령이 직접 언급된 문서에 예외없이 등장하는 문구는TOP SECRET//COMINT-GAMMA로, 이는 1급 비밀 중 신호정보이며, 감마는 격리돼 보관되는 장소등급을 의미한다. 일반정보와 별도로 분리해서 보관하는 초특급 기밀정보를 말하는 셈이다. 이 문서를 살펴보면 역대 프랑스대통령의 대화내용이 언급된 문서 4건은 모두 감마로 표시됐다. 즉 도청을 통해 입수함으로써 매우 엄격한 보관이 필요한 문서 중에서 그 대상이 대통령 등 국가원수급 일 때는 감마로 분류됨을 알 수 있다. 이같이 국가수반의 도청비밀문서를 감마로 표기하고 별도분류하기 시작된 것은 1960년대 소련최고지도자대화를 도청해서 작성한 문서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비재래식 방식으로 작성된 대통령 문건
더욱 흥미로운 것은 이들 문서에 적시된 정보입수방법이다. 2006년, 2010년, 2011년. 역대 대통령의 대화를 도청한 정보의 입수방식은 UNCONVENTIONAL, 즉 비재래식 방식이라고 기록돼 있다. 과연 비재래식 방식은 무엇을 의미할까? 재래식 방식이 아니라면 상대적으로 첨단방식을 의미하는 셈이다. 외국정부 도청에 있어 재래식 방식이란 대륙간 해저광통신케이블을 도청하는 방식을 주로 의미한다. 이 같은 방식으로 전화통화와 인터넷 등을 필터링하는 것이다. 따라서 비재래식방식이란 해당국가의 로컬교환기, 즉 프랑스라면 파리의 전화교환기 또는 대통령관저인 엘리제궁이나 중요부처의 자체교환기[PBX]등을 도청하는 방식을 의미한다고 볼 수있다.
한국으로 말하면 서울등 특정지역의 교환기등을 통하거나 정부부처가 사용하는 공용전화망에 침투해 정보를 획득하는 것이다. 반면 비재래식 획득은 국가안보국과 미 중앙정보국[CIA]가 공동운영하는 특수획득전담팀[SCS]이 주로 전담한다. 말 그대로 정보기관의 정보요원들이 첩보영화를 방불케 하는 특수 활동을 하는 것이다. 이는 미국의 해외대사관내에 장비를 완비, 운영되고 프랑스 파리의 미국대사관에도 이 같은 팀이 있음이 스노든이 폭로한 비밀문서를 통해 확인된 것이다. 말하자면 특수획득전담팀이 대통령 문건 중 3건을 획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또 2012년 5월 22일 작성된 것으로 명시된 올랭드 대통령과 국무총리와의 대화를 도청한 비밀문서는 비재래식방식이면서도 FOREIGN SATELLITE라고 명시돼, 인공위성을 통한 도청임을 암시하고 있다.
이 시기 전후의 올랭드 대통령 일정을 살펴보면 왜 인공위성을 통해 도청됐는지 이해가 된다. 올랭드 대통령은 비밀문건 작성전인 5월 18일 백악관을 방문, 오바마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다. 즉 이 시기 미국을 방문중 프랑스대통령이 프랑스내 국무총리와 전화통화를 하다 위성에 감지됐을 가능성이 크며, 보고서는 그 이후인 5월 22일에 작성된 것으로 보인다.나머지 1개 비밀문서는 참으로 특이하다, 2008년 사르코지 전대통령의 발언이 언급된 이 비밀문서는 대화상대방의 발언내용은 전혀 없고 오로지 사르코지 전대통령의 말만 기록돼 있다. 이 문서에는 사르코지 당시 대통령이 글로벌금융위기와 관련, 미국정부를 비난하고 프랑스가 EU주도권을 획득해 전세계 금융시스템 변화를 리드하겠다는 발언만 담고 있다.
이 문서의 획득방법은 UNIDENTIFIED, 즉 알 수 없다 내지 확정할 수 없다로 기재돼 있다. 대화 상대방 중 일방만, 특히 프랑스 대통령 발언만 기록됐다는 것은 유무선라인을 도청한 것이 아니라 대통령이 발언하는 장소에서만 도청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있지만, 이른바 대통령의 발언을 함께 들은 사람이 전해주는 내용을 기록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그래서 프랑스 일부언론은 혹시 대통령 집무실내에도 도청장치가 있는 것 아닌가 의심하는가 하면, 대통령 최측근에 미국에 정보를 제공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라는 주장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들 비밀문서에는 외국인 배포여부에 대한 기준도 적혀 있다. ‘NOFO-RN’[NF]이라고 적혀진 것은 외국인이나 외국기관 배포금지를 의미한다.
비밀문서는 감마방식으로 별도 보관
즉 절대 우방국에도 배포하지 말라는 것이다. 5건의 비밀문서 중 2006년과 2008년 문서는 NOFORN이라고 명시돼 있지 않다, 따라서 이들 문서는 스노든이 폭로한 FIVE EYE, 즉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 적어도 4개국의 정보기관에는 배포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여진다. 또 대통령 발언이 직접 언급된 4개 문서에는 모두 ORCON[OC]이라고 적혀 있다. 이는 보안구역 내에서만 볼 수 있거나, 복사나 인쇄 등이 허용되지 않는 문건을 말한다고 한다. 정리하면 대통령 발언이 직접 실린 비밀문서는 감마방식으로 별도로 보관되며 보안구역 내에서 볼 수 있고, 복사-인쇄도 허용되지 않는다. 보안등급 면에서도 스노든이 폭로한 대부분의 문서는 TOP SECRET//COMINT라고 표기돼 있으며 이는 국가안보국이 신호정보방식, SIGINT로 획득한 정보로 작성되는 모든 문서에 부여되는 보안등급으로 알려졌다.
더구나 스노든이 공개한 대부분의 문서는 파워포인트 프리젠테이션 형식으로 각 첩보활동의 개요를 설명하는 문서로 그 알맹이는 담지 않고 있다. 또 하나 놀라운 것은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국가안보국의 프랑스대상 도청타켓리스트였다. 이 리스트에는 대통령 집무실 유선전화번호와 휴대폰번호 등은 물론이고 외교장관, 국방장관, 상무장관 등 각료들과 엘리제궁 비서실장, 즉 대통령비서실장, 그리고 VIP 전용기관련 전화번호도 포함돼 있다. 도청리스트에 VIP 전용기 관련 전화번호가 포함된 것은 앞서 2012년 올랭드 대통령이 미국방문 중 국내와 통화하다 도청된 사실과 함께 미국을 방문 중인 각국 정상들의 통화도 미국 내에서 국가안보국에 의해 빠짐없이 체크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한편 2006년 시라크 당시 대통령과 외무장관과의 대화는 흥미롭게도 반기문 유엔사무총장과 관련된 내용을 담고 있었다. 이 비밀문서에서 시라크 대통령이 같은 해 12월 외무장관 에게 반기문 신임유엔사무총장을 만나 현 유엔특사인 아무개씨를 유엔사무부총장내지 그에 상응하는 직책에 임명하라고 요구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더 놀라운 것은 이 문서에 언급된 아무개씨에 대해 알아본 결과 프랑스인이 아니고 노르웨이의 전직 외무부 장관이었다는 사실이다. 프랑스 대통령이 노르웨이 전 외무장관의 인사문제에 발 벗고 나섰다는 것은 의외로 받아들여진다. 또 노르웨이 전 외무장관과 프랑스는 도대체 어떤 관계인가 하는 궁금증이 생기는 것이다. 프랑스대통령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 인사는 유엔사무부총장에는 임명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무엇을 의미할까, 프랑스대통령의 천거노력이 미국 안테나에 사전 포착 됐음을 감안하면 대충 일이 어떻게 돌아갔을까 짐작된다. 천거노력을 저지하는 모종의 반대노력이 있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 문서는 이처럼 치열한 외교전의 단면을 잘 설명하고 있다. 위키리크스가 NSA의 프랑스대통령 도청 비밀문서를 폭로한 뒤 백악관 국가안보위원회는 ‘국가안보목적이외에는 외국정부에 대해 감시하지 않는다, 이 같은 기준은 미국국민이나 외국정상에게도 똑같이 적용된다’고 전제한 뒤 프랑스 전‧현직대통령을 사실상 시인하는 발언을 했다. NSA가 ‘우리는 현재 올랭드대통령을 목표로 하지 않고 있으며 앞으로도 목표로 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밝힌 것이다.
이 발언은 시점을 유의해야 한다. 현재와 미래만을 이야기하고 있다. 즉 과거에 프랑스대통령을 목표로 하지 않았다는 말은 하지 않은 것이다. 과거는 스스로 불문에 붙이고 더 이상 도청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것이지만 과연 그 약속이 얼마동안 유효할 지는 미지수이며 이 약속을 곧이 곧대로 믿을 바보는 없다는 것이 언론의 대체적 분석이다. 미국의 대전제는 NSA공식성명에도 나타나듯, 국가안보이다. 미국의 최우선목표는 국가 안보이며, 이는 그 어느나라나 마찬가지일것이다. 미국정보기관이 이처럼 당당하게 ‘국가 안보’를 외침으로서, 정보기관의 존재이유가 부각되고, 이들 기관에 대한 미 국민의 신뢰가 깊어질 수 밖에 없다. 국가안보에 있어 그 어떤 예외도 인정하지 않는다는 대원칙, 세계를 주도하는 오늘의 미국을 만들어 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