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년전 매도한 뉴욕 주소로 소송장 송달했다가 슬그머니 철회
◼ 예보 1주일 후인 9월 18일 캘리포니아북부연방법원에 재소송
◼ 이번엔 의사인 조현호동생 소유주택 CA 팔로알토 소재로 송달
◼ CA법원, 관할권 인정 공방 불가피…자칫 또 무위로 돌아갈 듯
불길한 예감은 적중하는 것인가? ‘아마도, 조만간, 안타깝게도, 예보는 또 다시 기사거리 하나를 선물할 가능성이 크다’는 본보보도가 또 적중했다. 한국예금보험공사는 지난 5월말 뉴욕남부연방법원에 조현호 씨를 상대로 2백억원 채무변제소송을 제기하면서 12년전 조씨가 매도한 뉴욕콘도주소로 소송장을 잘못 송달, 결국 지난 9월 11일 소송을 자진취하한데 이어, 조만간 다시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는 본보보도대로 9월 19일 다시 소송을 제기했다. 예보는 이번에는 본보가 지난 6월초 공개한 조씨의 라스베가스주택으로 소송장을 보냈다. 하지만 이번에도 쉽지 않은 코스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예보는 조씨 거주지관할법원이 아닌 조씨동생의 소유주택을 근거로 준물적 관할권을 내세워 캘리포니아북부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 바로 본안을 심리하지 못하고 관할권 문제로 적지 않은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지적을 낳고 있다. 한국판결 인용소송을 비교적 쉬운 소송이지만, 예보는 너무 둘러가고 있는 셈이다.
<안치용 시크릿 오브 코리아 편집인>
본보는 지난 6월 8일 발행된 1460호를 통해 한국예금보험공사가 조현호씨를 상대로 2백 억원 채무변제소송을 제기하면서 엉뚱한 곳으로 소송장을 송달했다고 보도했고, 지난 9월 21일 발행된 본보 1473호를 통해, 예보가 12년전 매도한 콘도의 주소를 근거로 관할권도 없는 곳에 소송을 했다가 본보의 예상대로 결국 9월 11일 소송을 취하했다고 보도했었다. 그리고 2주전 보도에서 ‘조만간 예보가 다시 기사거리를 선물할 것’이라고 예상했고, 이 예상이 적중했다.
본지 보도 하루만에 소송철회
한국예금보험공사는 지난 9월 19일 캘리포니아북부연방법원에 조현호 씨를 상대로 2백억원 채무변제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9월 11일 뉴욕남부연방법원에서 소송을 철회한지 8일만이며, 본보가 9월 18일 목요일 1493호를 통해 예보가 관할권이 없는 곳에 소송을 제기했다가 철회했다고 보도한지 하루만이다. 당시 본보는 예보가 12년전 매도한 콘도의 주소를 근거로 관할권도 없는 곳에 소송을 했다가 본보 예상대로 소송을 자진 취하 했다고 보도했었다. 그리고 ‘조만간 예보가 다시 기사거리를 선물할 것’이라고 예상했고, 이 예상도 적중한 것이다. 한국예보의 소송장은 지난 5월말 뉴욕남부연방법원에 제출한 소송장과 사실상 동일했고, 소송액수는 9월 12일기준으로 변경했다,
1달러당 원화 1389.4원 기준으로, 원금은 503만 8천여달러, 이자는 959만 1천여 달러로, 약 1463만 달러를 갚으라고 요구했다. 예보는 같은 날 6월초 본보가 조현호 씨가 부인 김미화 씨와 함께 라스베가스에 주택을 매입했다며, 디드와 함께 제시한 주소지를 송달주소지로 적은 소환장을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예보가 소환장을 보낸 주소는 ‘네바다 주 라스베가스의 10114 케틀밸리스트릿’으로, 본보가 보도한 주소지와 정확히 일치했다. 예보는 이 주소지가 마지막으로 알려진 조씨의 주소지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한국의 예금보험공사(이하 예보)는 왜 조 씨가 네바다 주 라스베가스에 거주하고 있으며, 이곳에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음을 알면서도 캘리포니아북부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을까? 여기서 또 에보가 어려운 코스를 선택했다는 논란이 발생한다.
네바다연방법원으로 갔으면 피고주소지이므로 관할권이 자동적으로 인정된다. 하지만 예보는 캘리포니아북부연방법원으로 간 것이다. 한국예보는 소송장에서 ‘ last known address is Las Vegas, Nevada, with significant property located in Palo Alto, California.’ 마지막 주소지는 네바다주 라스베가스이며, 중요한 프로퍼티가 캘리포니아주 팔로알토에 있다’고 주장했다. 통상 이 경우 프라퍼티는 부동산에 해당한다. 예보는 또 원피고, 즉 소송당사자에 대한 설명에서도 Defendant Henry Kim Cho is an individual whose last known address is in Las Vegas, Nevada, with substantial property located in Palo Alto, California. , 즉 마지막주소지는 네바다 주 라스베이거스이며, 실질적인 프러파터가 캘리포니아주 팔로알토에 있다’고 주장했다.
주소지 관할권 문제로 CA법원 재소송
본보는 지난 6월초 예보가 조씨가 12년 매도한 뉴욕콘도로 소송장을 발송했으므로 송달이 불가능할 것이라고 지적했고, 이 지적대로 송달도 못하고 관할권도 없어 소송을 철회했다. 본보는 바로 이 기사에서 조씨가 뉴욕콘도 매도과정을 상세하게 설명했으며, 2013년 10월 31일 뉴욕콘도를 매도할 때, 소유법인 ‘HC 일레버커블 트러스트’의 트러스티, 즉 신탁관리 인으로서 ‘성호김조’씨가 서명했다고 밝혔다. 또 본보는 바로 이 성호조 씨가 신경외과의사로서, 조중식-김복수회장부부의 세째아들이며 헨리김조, 즉 조현호씨의 남동생이라고 보도했었다. 본보가 트러스트의 트러스티가 누구인지까지 이미 6월초 상세하게 전했던 것이다.
바로 이 매도계약서에 성호김조씨가 기재한 주소지가 ‘캘리포니아주 팔로알토의 1248 해리엣 스트릿’였다. 아마도 한국예금보험공사는 이를 근거로 조현호씨가 팔로알토에 실질적으로 가지고 있는 중요한 부동산이 있다고 주장했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이 부동산의 소유주는 이 소송의 피고인 조현호 씨 또는 헨리김조가 아니다. 이 부동산주인은 조성호씨와 부인 조이스씨가 2002년 6월 25일 매입했으며[디드 서류번호 200216328494], 현재도 조성호부부 공동소유로 확인됐다. 이 부동산은 올해초 산타클라라카운티가 세금부과를 위해서 평가한 공시가격이 214만달러, 질로닷컴등 부동산업체들은 이 부동산 가치를 440만달러로 평가했다.
이처럼 팔로알토소재 부동산은 조성호씨 부부 소유이며, 조성호씨는 조현호 씨의 동생일뿐, 조현호 씨와는 엄연히 다른 사림이다. 한국예금보험공사가 팔로알토에 조현호 씨가 가진 부동산이 있다고 주장함에 따라 조현호 씨 가 법인등의 명의로 소유한 부동산을 찾았다면 천만다행이다. 한국예금보험공사입장에서는 이보다 더 좋을 수가 없다. 하지만 만약 뉴욕콘도 매도 때 조현호 씨의 동생 조성호 씨가 기재한 팔로알토 부동산만을 근거로 했다면, 엄연히 조성호와 조현호는 다른 사람이므로 과연 어떻게 관할권을 입증할지 주목된다. 소송장 주장을 살펴보면 조씨소유의 팔로알토 부동산을 찾지 못했을 가능성도 드러난다.
다소 애매한 준물적 관할권 주장
한국예금보험공사는 소송장에서 이 법원에 관할권이 있다는 근거로 ‘Quasi in rem jurisdiction’, 즉 준물적 관할권을 내세웠다. ‘준물적 관할권을 주장하기에는 다소 애매한, 물적관할권 비스무리 한게 있다’는 주장이다. 준물적 관할권이란 피고가 해당법원관내에 개인적으로 거주하지 않거나, 일반적 관할권이 없지만, 해당법원관내에 피고의 자산이 존재하며, 원고가 그 자산을 금전적 청구 또는 판결집행수단 으로 삼고자 할때 인정되는 관할권이다. 전제조건은 해당법원내 피고자산이 존재해야 한다는 점이다.
즉, 팔로알토에 피고조씨소유 자산이 있다면 관할권이 인정될 수 있고 예보는 이 자산을 가압류하는 것은 물론 한국판결을 인정받아 경매처분해 채권을 확보할 수 있다. 하지만 만약 조현호가 아닌 다른 사람, 조성호의 부동산을 근거로 준물적 관할권을 주장한다면 상당한 법적 논란이 예상된다. 준물적 관할권 적용의 핵심관건은 ‘해당자산이 판결집행대상이 될 수 있을 만큼 실질적[substantial]’이어야 한다.
예보가 소송장에서 팔로알토에 상당한 자산을 주장하며 한국판결을 미국에서 집행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피고소유 자산이 있느냐가 중요한 요소이다. 법인지분, 금융계좌, 지적재산권등이 캘리포니아북부연방법원 관할에 있다면 준물적 관할권을 인정받을 수 있다. 따라서 예보가 논란끝에 관할권을 인정받을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분명한 것은 예보가 캘리포니아북부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근거는 ‘일반적 관할권’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래서 준물적 관할권을 내세운 것이다. 이에 따라 예보의 조현호 소송은 준물적 관할권을 내세움으로서 외국판결을 인정할 것이냐는 본안심리에 앞서 관할권여부를 두고 상당한 논란이 예상된다. 조씨는 예보가 준물적 관할권을 내세움에 따라 당장 원고 측에 입중책임이 있다며 이를 입증하라고 할 가능성이 크다. 또 자신의 거주지이자 부동산소유지인 라스베이거스와 캘리포니아북부연방법원은 5백 마일 이상 떨어져 있다는 점을 내세울 것이고, 무엇보다도 원고인 한국예금보험공사도 한국소재 법인이므로, 원고측 소재지에 따른 관할권도 성립되지 않는다고 주장할 것이 뻔하다. 외국법원 판결 인용소송은 관할권만 있는 법원만 찾아가면 대부분 손쉽게 인정을 받는다.
스스로 힘든 길 가는 예보의 헛발질
사실관계가 명확하기 때문에 외국법원판결인용은 신속하고 간단하게 처리된다. 그러면 그 판결을 가지고 미국전역을 대상으로 강제집행에 나서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예보는 캘리 포니아북부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함으로서 그리 어렵지 않은 외국법원 판결 인용소송을 관할권논쟁부터 시작하겠다고 나선 셈이다. 네바다주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면 피고의 거주지이므로 관할권 다툼여지가 없다. 하지만 캘리포니아주북부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하면서 관할권 입증부터 해야 할 형편이다. 시간, 돈 모두 적지 않게 투입돼야 한다. 조씨는 이 사이에 라스베이거스 집을 매도할 수도 있다. 물론 소송이후 매도한다면 강제집행면탈로 무효화될 수 있지만, 이 또한 적지 않은 시간과 노력을 필요로 한다.
거꾸로 말하면 예보는 스스로 힘든 길을 가는 셈인 반면, 자연적으로 채무자 인 조씨는 너무 유리한 입장에 서는 것이다. 또 만에 하나, 캘리포니아북부연방법원에서 관할권이 인정되지 않는다면, 뉴욕남부연방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가 철회한 데 이어 동일한 데자뷰가 연출될 수 있다. 자칫 한번 더 소송을 철회하고 네바다연방법원으로 옮겨가는 일이 생길 수도 있는 것이다. 예보가 쉽지 않은 길을 택했고,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공교롭게도 피고의 이익이 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 관할권논란이 있으므로, 관할권이 인정된다고 해도 그 논쟁기간만큼 판결인용이 늦어지니, 피고의 이익으로 볼 수 있다. 네바다연방법원으로 갔다면 하루라도 더 빨리 한국판결을 인용받았을 가능성이 크다. 곧바로 가는 길이 있는데, 지금 둘러가는 것 아니냐 하는 우려가 든다. 예보가 누구를 위해 소송을 한 것이냐, 일부러 봐주는 것이냐는 의문이 제기될 수 밖에 없다.
국정감사서 전후사정 알아봐야
이 소송을 담당한 로펌은 지난 9월 11일 캘리포니아중부연방법원에서 전성수 씨를 상대로 사기양도행위취소소송을 제기한 로펌이며. 지난 5월말 뉴욕남부연방법원에 조현호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던 로펌이다. 예보는 조현호소송도 캘리포니아에서 활동하는 바로 이 로펌을 이용하면, 서로 엇비슷한 소송이므로, 비용을 줄이고 효율을 높일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네바다로펌을 고용해서 네바다연방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지 않고 캘리포니아북부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상당히 크고 유명한 로펌이므로, 만약 관할권만 인정되면 소송을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 하지만 관할권을 인정받지 못한다 면, 예보는 ‘느릿느릿’ 둘러가게 되는 것이고, 국민의 혈세인 소송비용은 더 들어가고, 그로 인한 이익은 채무자에게 귀속될 판이다. 이 또한 국정감사에서 전후사정을 들어봐야 될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