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몰 중앙그룹…누가 건질까?] 현금 많은 건설사들이 중앙미디어에 군침 흘리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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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남 기업 호반건설과 KG그룹 잠정적 인수 후보로 거론
◼ 중앙 JTBC에 대한 홍씨 일가의 집착, 내려놓을지가 변수
◼ 중앙일보는 본업 측면에선 나쁘지 않으나 보증문제 관건
◼ 망할 줄 뻔히 알면서도 수백억 채권 판매는 명백한 사기

JTBC를 비롯한 중앙미디어그룹(중앙홀딩스)주요 계열사가 회생신청을 한 데 이어, 모회사나 다름없는 중앙일보마저 부도를 맞았다. 중앙일보 측은 본국 시간으로 24일 홈페이지를 통해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다른 중앙그룹 계열사들과 경영적으로 분리된 독립 법인”이라며“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절차)을 통해 재무구조를 더 단단하게 정비함으로써, 채권자가 피해를 입지 않도록 투자자 보호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본국 미디어업계에서는 중앙일보가 정상화될지 물음표를 던지는 시선이 훨씬 많다. 오히려 본국에서는 중앙일보를 인수하기 위해 침 흘린다는 후보군의 이름이 하나둘 나오고 있다. 호반건설이나 KG그룹 등이 거론되는 회사다. 하지만 점차 활자보다 영상으로 미디어의 중심이 이동해 가는 상황에서 중앙일보를 살리기란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동안 본국 언론을 중심으로 중앙미디어그룹의 몰락 원인을 숫자로만 분석했지만, 결국 그 끝에는 홍석현 회장, 즉 홍씨 일가의 오랜 방송 집착이 있었던 데에서 원인을 찾는다. JTBC 부활에 대한 과거의 열망들이 무리한 투자를 이끌었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삼성 이재용회장과 등을 돌린 것이 결정적인 이유였다는 것이다. <리차드 윤 취재부 기자>

이재용 삼성그룹 회장의 모친인 홍라희 여사의 한자 이름은 ‘羅喜’다. 뜻을 풀면 전라도에서 얻은 기쁨이란 뜻이다. 홍라희 여사의 부친인 홍진기 전 내무부 장관은 왜 첫째 딸에게 이런 이름을 지었을까. 사연은 이렇다. 일제시대에 판사를 하던 홍 전 장관은 결혼 후에도 당분간 자녀가 생기지 않다가 전라북도 전주에서 1943년부터 44년까지 근무하다가 홍 여사를 가지게 되었고, 1945년 7월 15일 홍라희 여사가 태어났다. 홍 전 장관은 늦둥이를 본 기쁨이 너무 커서 홍 여사의 이름을 ‘라희’라고 지었다고 한다.

홍라희 여사가 익산에서 생겨난 종교인 원불교를 믿게 된 데에는 이러한 영향이 대단히 컸던 것으로 알려진다. 홍 전 장관은 1980년도 이런 인연으로 전주에 금암도서관이라는 곳을 직접 지어서 전주시에 기증했다. 기증 당시만 해도 이름은 중앙도서관이었다. 홍 전 장관의 뜻이었지만, 직접적으로 이를 기증한 곳은 중앙일보와 동양방송으로, 동양방송은 금암도서관이 탄생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해 준 뜻깊은 기증자(공동 건립자)였다. 이 정도로 홍씨 일가는 TBC에 대한 인연이 깊었고, 이런 유대가 가족들 사이에서 공유되기도 했다. 본지가 최근 중앙미디어그룹의 본격적으로 몰락하기 시작한 지난해 7월, 홍라희 여사가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에게 360억 원을 빌려줬다는 내용의 단독보도를 했다.

결정적 이유는 이재용과의 갈등

결국 이때부터 홍 회장의 자금 사정이 좋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인데, 여기서 주목할 것은 홍라희 여사가 돈을 빌려준 이유다. 사실 두 사람이 중앙홀딩스의 재무 상태 때문에 돈을 주고받았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다만 당시부터 중앙홀딩스 재무 상태가 외부로 흘러나왔다는 점에서 그 가능성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홍씨 일가가 중앙홀딩스, 더 구체적으로는 JTBC에 대한 상당한 애착이 이런 금전거래의 원인이었다고 말한다. 더 나아가서는 아버지 홍진기 전 내무부 장관이 못다 이룬 꿈을 이루기 위해서였다고도 말한다. JTBC의 전신은 1965년 12월 설립된 동양방송(tbc)이다. 이보다 3개월 전인 삼성그룹 창업주인 이병철 회장은 중앙일보를 설립했다. 이병철 회장은 신문과 라디오, TV의 3개 매체를 겸영하는 한국언론사상 첫 언론기관이 되었다.

이병철 회장은 중앙일보 설립 전인 1964년 홍진기 전 내무부 장관을 동양방송 사장으로 영입해 출범을 준비시켰다. 그리고 1967년에는 이병철 회장과 홍진기 전 내무부 장관의 자식들인 이건희 회장과 홍라희 여사가 결혼함으로써 혼맥으로 맺어졌다. 이 결혼 하나가 TBC와 중앙일보가 홍씨 가문이 주도하는 언론사가 된 결정적 계기가 됐다. 홍 전 장관은 TBC를 주도해 운영했고, 중앙일보는 이병철 회장이 직접 관여하다가 1964년 홍석현 회장이 중앙일보 대표이사로 올라선다. 이듬해 홍 회장은 부사장에서 사장이 되고, 1999년 중앙일보는 본격적으로 삼성에서 계열 분리를 한다. 하지만 홍씨 일가에게 아픈 손가락은 TBC였다. 홍 전 장관이 1964년부터 설립을 준비해 출범시킨 TBC는 1980년 전두환의 언론통폐합 조치의 하나로 동양방송을 KBS에 흡수 합병됐다. 이때부터 TBC는 홍씨 일가에게는 이루지 못한 꿈이었고, 결국 이명박 정부 때 종합편성채널 출범 당시 가장 의욕적으로 뛰어들었다.

통 큰 투자가 결국 부메랑

하지만 홍씨 일가의 무리한 투자로 인한 손실을 계속 누적됐고 오늘날의 사태가 벌어졌다. 홍씨 일가의 오랜 꿈인 JTBC는 회생 가능성에 물음표가 붙는다. 본국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분석하면 JTBC의 숫자는 이 회사가 애초에 돈을 버는 체질이 아니라고 정확히 말한다. 3월 말 기준 총자산이 5,755억 원인데 빌린 돈만 4,274억 원, 부채비율은 2,443%에 누적 적자가 7,293억 원까지 쌓였다. 자기 돈은 거의 다 까먹고 빚으로 연명하는 구조라는 뜻이다. 2011년 문을 연 이래 흑자를 낸 해가 2017년과 2018년 단 두 번뿐이고, 그 두 해를 합쳐도 순이익이 200억 원에 못 미친다. 광고가 유튜브와 OTT로 빠져나가는 흐름은 모든 방송사가 겪지만, 같은 처지의 다른 종편들이 멀쩡한 걸 보면 결국 경영진에 문제로 귀결된다.

보통 위기에 몰린 회사는 사람을 줄이는데, JTBC는 직원 수가 2023년 345명에서 올해 462명으로 오히려 늘었다. 심지어 최근까지도 중앙일보와 JTBC는 경력직 기자를 모집했다. 결국 경영진이 손볼 시점을 한참 놓쳤다는 신호로 읽히는 대목이다. 설령 회생계획안이 통과돼 빚을 크게 덜어내더라도, 광고 매출이 줄어드는 근본 문제를 못 풀면 응급처치가 끝난 뒤 다시 같은 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한계다. 중앙일보의 사정은 그래도 좀 낫다. 지난해 매출 3,210억 원에 영업이익 175억 원, 순이익 59억 원을 기록해 국내 신문사 가운데 가장 큰 규모를 유지했다. 채권단이 법정관리 대신 워크아웃을 받아준 것도 살릴 만한 알맹이가 남아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중앙일보의 경우 사업보단 부채 속도 증가다. 총차입금이 2021년 1,189억 원에서 2024년 2,887억 원으로 3년 만에 2.4배가 됐고, 부채비율은 313%까지 올라갔다. 더 위험한 건 만기 구조였다.

2025년 말 기준으로 전체 차입금의 절반 이상이 1년 안에 갚아야 할 돈이었으니, 언제든 자금이 막힐 수 있는 상태였다. 결정타는 자기 빚이 아니라 식구들 빚을 떠안은 부분이었다. 중앙일보는 계열사들이 돈을 빌릴 때 보증을 서줬는데, 그 규모가 1분기 말 기준 1,792억 원에 달했다. 계열사들이 줄줄이 회생 절차에 돌입하자 이 보증들이 일제히 실제 빚으로 돌변했고, 1,370억 원어치 회사채에서 기한이익상실이 터지면서 도미노가 시작됐다. 결국 12월과 내년 3월이 만기였던 220억 원 어음을 채권자가 조기 상환하라고 들이밀었고, 이걸 못 막으면서 최종부도까지 갔다. 한마디로 본업은 흑자인데 보증 고리에 걸려 넘어진 셈이다.

호반건설-KG그룹 등 후보군에?

중앙일보의 관건은 워크아웃 통과다. 이 절차는 채권단의 4분의 3 이상이 동의해야 시작되지만, 개인투자자들이 이를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중앙일보가 찍어 판 공모 회사채가 1,820억 원 규모인데, 연 7%대 고금리에 끌린 개인들이 상당수 사들였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들의 손실을 어떻게 처리하느냐가 협상 전체의 뇌관이다. 그룹 안에서 살아남을 가능성이 가장 높은 회사이긴 하지만, ‘흑자 기업이 부도까지 갔다’는 사실 자체가 보증의 사슬을 끊지 못하면 우량 사업도 위험해진다는 걸 보여준다. 이런 상황에서 업계 안팎에서는 중앙일보를 매각할 구체적인 후보들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서울신문을 인수한 호반건설하고, 이데일리를 소유한 KG그룹이다.

호반건설은 대표적 호남건설사로 2022년 서울신문 최대주주에 올랐다. 다만 호반건설의 경우 중앙일보보다는 대한항공 인수에 관심이 더 많다는 후문이다. 3월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지난해 말 기준 제출된 한진칼 사업보고서를 보면 조원태 회장을 포함한 특수관계인의 합산 지분율(보통주)은 20.56%로 집계됐다. 2대 주주인 호반건설 등 호반그룹(18.78%)과의 격차는 불과 1.78%포인트다. 이외 지분율 5% 이상 주주는 델타항공(Delta Air Lines, Inc.) 14.90%, 한국산업은행 10.58%, 국민연금공단 5.44%다.

총발행 주식 대비 소액 주주 지분율은 15.52%다. 산업은행이나 국민연금공단이 대한항공과의 우호적 관계를 파기하고 호남 정권과 연관이 있는 기업의 손을 들어줄 경우 언제든 대한항공이 위기에 빠질 수 있다. 이미 이데일리를 운영하는 KG그룹도 호사가들의 입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이들은 끝까지 중앙홀딩스 계열사들의 상황을 지켜보고, 구조조정에 관여하지 않다가 어느 순간 뛰어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과거 동화마루가 한국일보를 인수할 때와 비슷한 그림이다. 관건은 홍석현 회장이 과연 JTBC를 포기하고 중앙일보를 살리느냐, 아니면 또 다른 재무적 투자자를 찾아서 그룹을 재건하느냐. 선택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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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협회보에 드리는 <사과의 글>

일단 이번 사안으로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하여 기자협회보와 최승영 기자님에게 정중하게 사과를 드립니다. 귀사로부터 최초의 ‘기사 표절 수정요청’ 이메일을 받고(한국시간으로 24일 오전 1시 47분경), 저희가 할 수 있는 최대한 이른 시간 내에 문제의 기사 내용을 삭제하였습니다.(한국시간 오전 2시경). 이에 관련 내용을 취재해 기사화하는 과정에서 <기자협회보>의 기사를 인용하면서 출처를 밝히지 않고 기사를 표절, 작성한 점 머리 숙여 사과드립니다. 추후 이와 같은 일이 없을 것을 약속드리며, 이번 일로 심려를 끼쳐드리게 된 점 다시 한번 정중히 사과드립니다.
-선데이저널 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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